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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칼럼] “저는 자기 계발 책은 읽지 않아요”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자기 계발 책
새해를 맞아 올해는 책을 좀 더 읽겠다는 목표를 세운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나는 책을 읽고 요약하는 사람이다. SERI CEO에서 20년째 책을 요약해 8분짜리 동영상을 만들고, 동아비즈니스리뷰, 교보 북멘토로 매달 신간 중 5권을 추천하고, 북클럽도 운영한다.
“저는 자기 계발 책 읽지 않아요.” 북클럽을 운영할 때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하는데, 내게는 “너희들은 자기 계발 책 열심히 읽어라. 난 절대 읽지 않을 거야.”로 들린다. 무슨 비장한 결기까지 느껴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무슨 뜻일까 많이 생각했다. 자기 계발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 그럼 자기 계발 책을 열심히 읽는 나 같은 사람은 뭐란 말인가? 자기 계발 책을 읽지 않는 그들은 무슨 책을 읽는 것일까? 그들은 어떤 의도로 이런 말을 할까?
확실한 게 하나 있다. 이들은 자기 계발 책 읽는 부류를 자기보다 한 수 아래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속마음은 이런 것 같다.
“난 너희들처럼 뻔하고 흔해 빠진 자기 계발 책 따위는 읽지 않아. 자기 계발은 어리고 젊은 애들이나 하는 유치한 짓이야. 너희들도 빨리 자기 계발 졸업하고 나처럼 한 단계 높은 책을 읽도록 해.”

자기 계발과 자기관리 매트릭스
실제 자기 계발 책을 안 읽는 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현실적인 사람보다는 몽상가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경제관념이 희박한 경우도 있다. 돈 같은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 계발 책과 자기관리를 매트릭스로 다음 네 가지를 그려볼 수 있다.

자기 계발 x 자기 관리 매트릭스 ©KOREAN LIFE

최선은 책도 열심히 읽고 실천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최악은 책도 읽지 않고 자기관리도 되지 않는 사람이다. 그 중간에 책은 열심히 읽지만 실천력이 떨어지는 사람과 책은 읽지 않지만 자기관리가 잘되는 사람이 남는다. 당신은 어디에 해당하는가?

당신의 몸과 말
물론 책을 읽는다고 다 실천을 잘하는 건 아니다. 생전 책과는 담을 쌓고 살지만 자기관리가 잘 되는 사람들도 많다. 문제는 확률이다. 어느 쪽이 성공 확률이 높을까 하는 것이다. 당연히 자기 계발 책을 읽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의 성공 확률이 높다. 나 역시 그런 삶을 지향한다.
가장 중요한 건 몸이다. 내가 생각하는 몸은 그 사람의 이력서이자 자기소개서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그가 어떤 삶을 살지도 예측하게 해준다.
다음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입을 다물고 있을 때는 괜찮아 보이지만 입을 여는 순간 깨는 사람과, 그저 그런 사람인 것 같았는데 입을 여는 순간 그를 다시 보게 되는 사람이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고, 생각은 끊임없이 책을 통해 다듬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말이 달라진다.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기관리 도구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관리하면 좋아지고 관리하지 않으면 망가진다. 집도 그렇고, 정원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그런 면에서 나는 자기 계발 책을 좋아한다. 대중적인 자기 계발서의 고전으로 꼽히는 데일 카네기의 책부터 시작해 안 읽은 책이 없고, 그들처럼 되기 위해 애썼고, 그 덕분에 과거보다 좋은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독서 취향에 따라 자기 계발 책을 안 읽을 수는 있다.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무협소설이나 만화책, 웹툰, 요리책, 과학책, 컴퓨터책 등을 안 읽을 수 있다. 특별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예술, 철학 등에 대한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그뿐이다. 하지만 가능하면 ‘나는 자기 계발 책은 읽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자랑도 아니고 딱히 내세울 만한 일도 못 된다. 자기를 계발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면 도대체 무엇이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나는 자기 계발 책을 좋아한다. 과거에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이다. 그런 책들 덕분에 내 삶이 조금씩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칼럼] ‘~하기 위해서’ 목적이나 의도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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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mail protected]

우리가 대화하면서 어떤 상황이나 행동에 대해 말하면서 그렇게 한 목적이나 의도를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해를 돕고, 추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맥락에서 주로 활용하는 표현입니다. 한국어로는 ‘~하기 위해, ~하도록’으로 해석되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된 표현방법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to부정사

목적이나 의도를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to부정사입니다. to부정사는 여러 용법으로 사용되는데, 그 중 목적을 나타내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to부정사가 문장에서 목적을 표현할 때 기본 형태는 ‘~이다/한다, ~하기 위해’가 됩니다.

• I go to the gym to keep in shape. (난 짐(gym)에 가요,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위 문장에서 keep in shape은 ‘모양(형태) 속에 유지하다’로 직역할 수 있는데, 건강한 몸 또는 체형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외적인 모습이나 전반적인 건강함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유사한 표현으로 stay in shape, stay healthy, keep healthy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 I’m here to see Mr. Kim about our new agreement. (난 여기에 있어요(왔어요), Mr. Kim을 보기 위해, 우리의 새로운 협약에 대해.)

위 문장의 I’m here to ~는 패턴으로 익혀 두어도 좋은 표현입니다. 여기서 to부정사는 여기에 온 목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see someone about ~은 직역으로 ‘~에 대해 (누구)를 보다’인데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상의한다고 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위와 같이 기본 문장에 to부정사가 붙으며 목적이나 의도를 추가 정보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초급 단계에서는 to부정사 대신 아래 예시처럼 두 문장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중급 이상부터는 점점 더 다양한 표현 방법을 익혀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 I go to the gym. I want to stay healthy.

그럼, 다음 문장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 난 계속 배워요, 유지하기 위해, 내 자신을 향상시키는 것을.

⇒ I keep learning to keep improving myself.

한 문장 더 만들어 보세요.

• 그녀는 내게 전화했어요, 한 밤(하룻날 밤에), 이야기하기 위해, 그녀의 문제에 대해.

⇒ She called me one night to talk about her problem.

간단한 문장에 to부정사를 붙이는 형태가 익숙해지면 더 긴 문장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 I’m going to drop in at the venue to check if all the equipment has been set up properly. (난 그 행사장에 들르려고 해요, 체크하기 위해, 모든 장치가 적절히 셋업되어 왔는지를.)

in order to ~

목적이나 의도를 나타낼 때 to부정사와 의미상 차이가 없는 in order to~도 종종 사용되는데, to부정사보다 격식 있는 뉘앙스입니다. in order to~의 order는 ‘순서, (순서 안에 있으니) 정리, 정돈’의 의미이며, 순서 속에 있고 정리 속에 있는 in order는 “제대로 된, 적절한”의 의미입니다. in order to~의 뜻은 간단하게 “~하기 위해”로 이해하지만, 직역의 의미는 “~하기 위해 제대로 된 (상태에 있는)”의 뉘앙스입니다.

• We’re gathering information in order to make a decision. (우리는 정보를 모으고 있어요, 결정을 만들기 위해.)

위 문장에서 in order to~ 대신 to부정사를 써도 괜찮습니다. 이어서 in order to ~의 부정 표현도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 We keep monitoring the system in order not to miss any critical issues. (우리는 계속 그 시스템을 모니터링 해요, 어떤 중대한 이슈들을 놓치지 않도록.)

이처럼 ‘~하지 않도록, ~하지 않기 위해’라고 표현할 때는 to부정사 앞에 not을 붙여 표현합니다. 그럼, 다음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 당신은 노력해야 해요, 더 열심히, 그것이(that) 일어나게 하기 위해.

⇒ You’ve got to try harder in order for that to happen.

in order to ~로 ‘~이 ~하도록’을 표현할 때는 위 문장처럼 ‘for 명사’를 넣어 표현합니다. 이 패턴에 익숙해지기 위해 in order for that to happen 같은 표현을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해서 말해 보시기 바랍니다.

• We provide spaces in order for them to practice. (우리는 공간들을 제공해요, 그들이 연습할 수 있도록.)

so as to ~

목적인 의도를 표현하는 또 다른 표현인 so as to ~도 to부정사나 in order to ~와 유사한 표현입니다. 직역하면 ‘그렇게(so), ~하기 위한(to부정사), 것으로써(as)’입니다. 간단히 ‘~하기 위해, ~하도록’의 의미가 됩니다.

• I just let them talk so as to learn their personalities. (난 단지 그들이 이야기하게 놔뒀어요, 그들의 개성들을 알기(배우기) 위해서.)

• We try to save every penny so as to make a better future. (우리는 모든 돈을(작은 돈까지) 모으려고 해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so that ~

마지막 표현으로, so that ~은 접속사로 뒤에 문장이 나오는데 ‘~하도록’의 의미를 표현합니다. 그런데 어순이 한국어와 반대이기에 특히 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한국어에서는 ‘~하도록 ~한다’와 같이 표현하는데 영어로 표현할 때는 ‘~한다, ~하도록’이 됩니다.

• They often send messages so that people can be cautious. (그들은 자주 메시지를 보내요, (그래서) 사람들이 주의할 수 있도록.)

• Let me pull up the app so that you can see what I’m talking about. (내가 그 앱을 당겨 올릴께요, (그래서) 당신이 볼 수 있게, 내가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를.)

그런데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so that ~에서 that을 빼고 쓰기도 합니다.

• I’ll have the car fixed so you can pick them up tomorrow. (내가 그 차가 수리되게 가질께요(할께요), (그래서) 당신이 그들을 태워올 수 있게.)

위 문장은 in order to ~를 써도 비슷한 의미를 전달합니다.

• I’ll have the car fixed in order for you to pick them up.

오늘은 목적이나 의도를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표현들은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평소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고 실제 대화에서 써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표현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시안 커뮤니티] 아시안 학생들과 경쟁하기 두려워 이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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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학생들이 이사오면 백인 가족들이 이사간다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에서 흥미로운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인 리 부스탄(Leah Boustan)과 그의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캘리포니아 교외 지역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부유한 152개 학군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연구를 실시한 결과, 고소득 교외 지역에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 1명이 들어올 때마다 백인 학생 0.6명이 지역 사회를 떠나는 이동 패턴이 나타났다. 그 이유는 백인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아시안 급우들과 보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백인과 아시안 가족들이 교육 기회를 놓고 경쟁하는 양상인데, 특히 고등교육을 받은 중산층 사이에서는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아시안 학생들은 자신이 등록한 학교의 평균 시험 점수를 향상시켰지만, 백인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백인 동급생들의 성적을 더 나빠 보이게 만들었다.

가장 우수한 인종
실제로 여러 가지 측정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 인종 범주로 나타났다. 국가 성적표라고 불리는 연방 표준시험인 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는 아시아계 학생들과 백인, 흑인, 히스패닉계 학생들 사이에 큰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 입학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SAT 수학 섹션에서 700점 이상을 받은 전체 응시자의 43%가 아시안 학생이었다.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시험 외에도 아시아계 고등학생들은 다른 배경의 학생들보다 더 높은 GPA를 획득하며, AP(Advanced Placement) 또는 IBA(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정을 통해 대학 학점을 획득하는 아시안 학생들의 비율이 백인의 두 배에 이른다.
이런 배경에 대해 부스탄은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에는 600만 명 이상의 아시아계 인구가 살고 있고,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은 미국 중위 소득보다 평균적으로 38% 이상 더 많은 소득을 얻고 있다. 이들은 교외 지역에 살면서 아이들을 이 지역 학교에 보냈고, 덕분에 교외 지역의 학교에 아시안 학생들이 더 많이 등록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들의 뒤에는 10년 전부터 유명했던 ‘타이거 맘(Tiger Mom)’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자녀가 높은 수준의 교과 과정에서 탁월한 성적을 얻도록 강요하고, 교실 밖에서 사교육을 받게 하는 의욕이 넘치는 아시안 부모들이다.
그들은 자녀교육에도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대학원 학위를 소지한 아시아인 부모들은 비슷한 학위를 가진 백인 부모들보다 자녀의 사교육에 22%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고, 고등학교 이하 교육을 받은 부모들 중에서도 아시아인은 6% 이상 더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이에 따라 구몬(Kumon)과 같은 오프라인 사교육 센터가 아시안 고학력 및 고소득층이 거주하는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위해 이사 결심
올 여름에 발표된 미 전역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안 가정은 학교 밖 개인교습과 교육에 지출하는 경향이 더 컸고, 이에 비해 백인 가정은 공원, 콘서트, 박물관, 여행과 같은 문화 활동과 스포츠 등에 아시안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틀리 대학교(Bentley University)의 수학 교수이자 사교육 연구의 공동저자인 에디 김(Eddie Kim)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산층 가족의 최우선 과제는 훌륭한 공립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좋은 학군으로 이사한 후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학교 시스템을 통해서는 더 나은 성취를 기대하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학교 밖에서 대체 경로를 찾아야 하죠. 자신의 아이가 교실에게 뒤처질까봐 두려운 부모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학교를 바꾸거나 이사를 가는 조취를 취하게 됩니다.”
가족의 역량을 교육에 집중하는 아시안 가정들의 노력이 훌륭한 결과를 맺고, 아시안 학생들이 미국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기를 기원한다.

[아시안 커뮤니티] 불공정의 상징, 하버드 레거시 입학제도 반대

불평등 영속화하는 입학제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대학인 하버드는 학생들을 정치, 경제, 기술 분야의 최상위 계층으로 진출시키는 능력 덕분에 수많은 학생들이 입학을 열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수많은 미국의 미래 지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는 골든 티켓을 받을 학생을 선택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의심을 받아왔고, 최근 법원 소송에서 하버드가 졸업생 자녀를 포함한 ALDC(Athletes, Legacies, Dean’s interest list, Children of faculty, 운동선수, 기부자 및 동문 자녀, 학장 추천, 교직원 자녀)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레거시 입학(Legacy Admissions)으로 알려진 이 입학 정책은 아이비리그의 8개 대학교와 기타 많은 사립대 및 엘리트 공립대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지원자의 부모나 가까운 친척이 해당 학교에 다녔다면 유사한 역량을 갖춘 다른 지원자보다 더 선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에서 밝혀진 증거들은 하버드가 레거시 제도를 이용해 일부 지원자들을 대기열을 건너뛰고 하버드에 입학하게 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그러자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인 파벨 파야노(Pavel Payano) 의원부터 하버드 학생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 정책의 종료를 요구하게 되었다.
대법원 사건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하버드는 ALDC 후보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레거시 입학 지원자는 전체 지원자의 5%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무려 합격자의 1/3을 차지하며, ALDC 지원자의 70%가 백인이었다. 레거시 입학 제도의 이 특별한 이점은 미국 엘리트층의 성층권으로 향하는 로켓이었다.

상위 1%로 가는 지름길
하버드 대학과 브라운 대학에 기반을 둔 연구 그룹인 오포튜니티 인사이트(Opportunity Insights)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동일한 점수를 받은 레거시 지원자가 일반 지원자에 비해 합격할 가능성이 4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12개 사립 ‘아이비 플러스(Ivy Plus)’ 대학교(아이비 리그의 8개 대학교 –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유펜, 콜롬비아, 코넬, 다트머스, 브라운 + MIT, 스탠포드, 듀크, 시카고 대학)의 15년간의 입학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레거시 제도로 입학한 학생들이 레거시 제도가 없는 다른 최고 대학에 지원했을 때 합격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하버드에 ALDC로 합격한 백인 학생의 75%가 일반 학생으로 입학 사정을 했다면 ‘불합격’했을 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거시 제도로 아이비 플러스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일반 대학에 다닌 학생들에 비해 미국 사회의 상위 1%에 들어갈 가능성이 60% 더 높았고, 의학, 법률, 금융 및 기타 연구 분야의 최고 직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3배나 더 높았다.
이번 연구를 공동 집필한 브라운 대학교(아이비 리그 학교)의 존 프리드먼(John Friedman) 교수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오늘 이 캠퍼스에 있는 학생들은 내일 미국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리더가 될 것입니다. 모든 배경의 학생들이 리더십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느끼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이들 대학이 더 폭넓은 기회 평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입학시켜야 합니다.”

레거시 제도의 뿌리는 백인 보호 및 이민자 차별 정책
레거시 입학 제도는 20세기 초반 미국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이민자 인구가 급증하던 시기에 시작되었다. 이민자 인구의 증가는 기존의 사회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었고, 대학 역시 이민자 인구의 증가로 인해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아이비 리그 대학들은 그 당시 고등교육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백인 상류층의 자녀들이 주로 입학하고 있었다. 대학들은 이민자 인구의 증가로 인해 백인 상류층 자녀들이 입학하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였고, 이에 따라 레거시 입학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졸업생의 자녀에게 입학시 우대를 주는 제도였다. 대학들은 레거시 입학 제도를 통해 백인 상류층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자 했던 것이다.
레거시 입학 제도 최초로 도입한 학교는 하버드였다. 하버드는 1870년대부터 레거시 입학 제도를 시행해 백인 상류층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자 했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시행하던 것이 점차 확대되면서 1920년대에는 아이비 리그 대학뿐만 아니라 다른 명문 대학들도 레거시 입학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레거시 입학 제도는 이처럼 처음부터 백인 상류층 자녀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시행된 제도였고, 부유층 자녀들은 학업 성적이나 다른 요소에 관계없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결과 레거시 제도가 대학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최근에는 레거시 입학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 이미 레거시 입학 제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버드의 변명
레거시 제도가 시작된 때로부터 150년이 지난 오늘날은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다양성과 형평성을 지향한다고 말하는 하버드는 이 낡은 입학 제도를 지금도 옹호하고 있다. 그들은 이 제도가 “대학과 졸업생 사이에 평생 지속되는 강한 유대를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레거시 제도를 없애면 동문들이 제공하는 “관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로 하버드는 500억 달러라는 세계 최대의 대학 기부금을 보유하고 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각각 70억 달러의 기부금을 보유한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하버드가 이 풍부한 자금으로 국가 엘리트층을 세습하고 현상 유지를 꾀하며 불평등을 영속화시키는 데 사용하고 있다.
파벨 파야노 상원의원은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것 중 하나는 능력주의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버드 학생 루이스 로세티는 세계여러 나라 대학들이 레거시 제도 없이 우수한 학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고 대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가 있는 삶] 죄송합니다 – 임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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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손전화에 들어온 문자 한 통
“죄송합니다”
누굴까

다음날 또 들어왔다
무엇이 죄송하다는 걸까

또 한 해가 간다
돌아보니, 내게도 죄송한 것 헤아릴 수 없다
우선, 문자라도 보내야 할까보다
하늘에 땅에 책상, 거울, 그리고 길에게
토끼와 거북이에게도

“죄송합니다”

▶ 시인의 말
벌써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늘 아쉬움이 남지요.
좀 더 잘 하지 못한 것, 좀 더 잘 대해주지 못한 것이 많으니까요.
어느 날 누가 문자 한 통을 보내왔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
그 문자를 받고 생각하니 저에게도 죄송한 일이 너무너무 많은 거예요.
직접 찾아뵙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야겠지만
급한 대로 우선 문자라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맨 먼저 하느님께, 그리고 그 동안 제가 만난 분들에게,
자연과 동물은 물론 함부로 사용했던 사물들에게도 말입니다.
새해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임문혁 시인의 새 시집 <반가운 엽서> ©시와함께

[미국생활기] 손 떨리게 무서운 미국의 도둑놈들

후드티, 마스크, 백팩 – 도둑놈 착장
제가 세포라에서 일하는 동안 자잘한 도난 사건들을 많이 겪었는데, 사실 그동안 손 떨리게 무서운 도난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은 지역 뉴스에도 나왔어요. 미국 살면서 미국의 어두운 면을 직접 경험한 일이어서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작년 이맘 때 쯤, 한가한 저녁 시간에 저는 가가양과 둘이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매장에는 계산대가 정면 입구를 바라보고 있고, 계산대 오른쪽으로 향수 코너가 있어요. 아무래도 향수가 고가 제품들이고, 도난 사고도 가장 빈번해서 계산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제 뇌피셜…
아무튼 그날 따라 세포라 매장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는데, 갑자기 키가 큰 남성이 후드티로 머리를 덮어 쓰고, 검정 스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백팩을 메고 향수 코너로 직진하더라고요. 그 당시 저는 그것이 도둑들의 기본 착장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해맑게 “하와유 투데이?” 하며 인사를 했는데 저한테 눈길도 안 주고 향수 코너로 가더라고요.
도난방지 부서의 담당자 J는 영상실에서 이 장면을 보고 이미 감을 딱! 잡고 저희 매장으로 오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 도둑놈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백팩을 열고 향수를 마구잡이로 쓸어 담기 시작했죠. 그때 짜잔~ 하고 나타난 J가 그 백팩을 확 낚아채자 도둑놈은 백팩을 뺏어서 도망가려 했고, J가 그놈을 잡아채면서 둘 다 바닥에 넘어졌어요. 그런데 도둑놈이 잽싸게 일어나서는 가가양과 저를 밀치고 도망가 버렸고, 향수병들이 깨지면서 J는 손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J가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보니 심장이 쿵쿵 요동을 치면서 진정이 안 되더라고요. 가가양도 놀라서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죠. 일단 J에게 휴지를 건네주고, 덜덜 떨고 있는 가가양을 안아서 달래주었습니다.
슬리퍼 한 짝을 남기고 간 신데렐라 도둑놈은 경찰에 리포트했고, 그 사건 이후로 저는 약간의 트라우마가 생겨서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쓴 특정 인종의 남성이 매장으로 들어오면 긴장을 하게 되더라고요.

겨울에 뿌리지 않는 향수
그리고 몇 달 후, 또 다시 늦은 저녁 시간. 그날은 저 혼자 근무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특정 인종의 두 남성이 저희 매장으로 들어오더라고요. 두 명이 향수 코너로 와서는 저를 코너 구석으로 쥐몰이 하듯 몰아가면서 “겨울에 뿌리지 않을 것 같은 향수는 뭐가 있냐”고 묻더라고요. 저를 코너로 몰아가는 것이 좀 수상하고, 향수를 구입하려는 사람의 질문치고는 너무 이상했기에 직감적으로 위험 상황이다 싶었죠. 그래서 일단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응하자 생각했어요. “겨울에 뿌리지 않는 향이요? 그럼 여름에 뿌리기 좋은 향으로 추천해 드리면 되나요?” 하면서 응수했죠.
그 중 한 명은 후드티로 머리를 가리고 있었지만 둘 다 얼굴은 가리지 않았기에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으려고 J에게 무전을 하지 않았던 게 너무너무 후회됐어요. 제발 J가 영상실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제가 위험한 상황인 걸 알아차려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코너에서 빠져 나갈 방법을 궁리했어요. 한 명은 제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계속 막으면서 말도 안 되는 질문들을 해대고, 다른 한 명은 향수를 보는 척 하는데, 그들이 둘 다 술에 취한 것은 아닌데 왠지 느낌적인 느낌으로 마약을 한 것처럼 흐물거렸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
바로 그때! 도난방지 부서의 J가 짠~ 하고 나타나더니 향수를 보고 있던 남자에게 다가가 옷 속에 숨긴 거 다 꺼내 놓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세상에!!! 저를 코너에 몰아 넣고 고새 벌써 해 드셨던 거죠!!!! 2인 1조로 두 놈이 들어와서 저를 위협인듯 위협 아닌 위협 같은 코너 몰이를 해 놓고 그새 주머니에 향수를 3개나 집어 넣었더라고요. J의 덩치와 인상에 압도당한 녀석들은 경찰이 오고 있다는 말을 듣자 뻔뻔하게 돈 주고 사면 될 거 아니냐고 하다가 결국은 맘에 드는 향수가 없다며 유유히 나가 버렸습니다.
J는 딱봐도 (마)약한 애들이라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코너에 몰려 있는 동안 이놈들이 총이라도 꺼내면 어떡하나 싶어 정말 가슴이 조마조마했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사람이 들어오면 일단 매장에서 벗어나야겠다! 마음 먹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장의 상품이 털리는 건 둘째 문제고, 저는 아직 키워야 할 애들이 있으니 무엇보다 저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5일만에 3천만원 손실
그리고 바로 몇 주 전에 또 다시 향수 도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제가 금요일 휴무를 하고, 토요일에 오프닝 멤버로 출근을 했더니 메모가 남겨져 있더라고요. 금요일 저녁 8시쯤 웬 남자가 산타 선물 주머니 같은 큰 쌕을 들고 와서 향수 코너의 향수 테스터들을 싸~악 다 쓸어 담아 갔다는 거예요. 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향수를 쓸어 가는 놈들이 하도 많아서 새 상품은 아예 진열하지 않고 테스터만 놓아 뒀다는 겁니다. 하지만 테스터들이 다 사라져 버렸으니 새 상품으로 테스터를 만들어야 해서 결국 세포라 입장에서는 큰 손실을 입은 거였죠. 다음날 도난당한 테스터들의 가격을 계산해보니 4,000불(약 450만원) 정도가 되었습니다.
금요일에 도난 사고가 있었고, 토요일에는 테스터 없이 보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에 출근했더니 테스터를 전부 다 새로 만들었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화요일. 그날은 제가 클로징 멤버로 혼자 매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8시 40분쯤, 그러니까 매장 문을 닫기 20분 전에 두 남자가 커다란 쌕을 메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 오더라고요. 오 마이 갓! 딱 보니 금요일에 왔던 그놈이 친구 하나 데리고 또 왔구나 싶더라고요. 지난 금요일과 이날 화요일 밤 모두 도난방지 부서의 J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들어오자마자 새로 만들어 놓은 향수 테스터들을 정신없이 쌕에 쓸어 담더라고요. 향수 테스터에는 도난방지 알람이 부착되어 있어서 그 알람들이 동시에 울리기 시작하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냥 다 집어 넣더라고요.
저는 얼른 매장 밖으로 나가 콜스 백화점 고객센터 쪽으로 갔습니다. 그 장면을 목격한 손님들이 고객센터에 몰려 있었고, 콜스의 수퍼바이저는 J에게 전화해서 이 상황을 알리고 있었죠. 이미 퇴근한 J는 당장 911에 전화하라고 했고요. 하지만 두 도둑놈들은 약 5분만에 매장의 테스터들을 싹쓸이 해갔습니다. 금요일에는 쌕 하나에 다 담을 수가 없어서 남자 향수쪽만 털어 갔는데, 이번에는 두 놈이서 남녀 향수 코너를 전부 다 털어 갔어요. 약 10분 후에 경찰들이 도착했지만 도둑놈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죠. 다음날 콜스 매니저가 도난당한 제품들 합계를 내달라고 했는데, 세상에 22,000불이었어요. 5분만에 약 2,500만원, 지난 5일 동안 약 3,000만원의 손실을 입은 거죠.

매니저의 망언
가끔 미국 뉴스를 보면 직원들이 눈앞에 있는데도 도둑들이 너무나 태연하게 물건을 대놓고 훔쳐가는 장면을 볼 수 있어요. 직원들이 왜 도둑들을 막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제가 직접 겪어 보니 알겠더군요. 미국은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나라이니 그들이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리고 내 목숨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요. 또한 리테일에서 일을 시작하면 안전교육으로 배웁니다. 관련 부서의 직원이 아니면 절대로 도둑과 맞서지 말고 막지도 말고, 관련 부서에 알리라고요.
그리고 저는 이런 일을 연달아 겪으면서 점점 이곳에서 일하는 것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이런 도난 사건은 주로 밤에 일어나는데 밤 근무자를 혼자 근무하게 하는 콜스의 스케줄링에 실망했고요, 제가 근무했던 화요일 밤에 콜스 매장을 통틀어 남자 직원은 한 명도 없었어요. 스무살 남짓한 여직원들과 저, 그리고 콜스의 60대 슈퍼바이저뿐이었죠. 만약 그들이 총으로 저희를 위협했다면 저희는 모두 독 안에 든 쥐마냥 꼼짝없이 인질이 되는 시나리오였어요.
그런데 다음날 콜스 매니저의 망언에 정말 대대적인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오프닝 멤버였던 라라양이 저에게 물었어요.
“어제 그 도둑놈들이 물건 훔쳐 가는 동안 너는 어디에 있었어?”
“나는 매장 밖에 나가서 콜스 계산대 옆에 서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사람들이 전부 다 거기 모여 있었거든. 콜스 수퍼바이저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거기 있으라고 했어.”
그러자 라라양이 말했어요.
“당연하지! 내 안전이 제일 중요하지. 그런데 콜스 매니저가 오늘 아침에 뭐라고 했는줄 알아? 도둑이 들어와서 물건을 훔치기 시작하면 고객 서비스를 시작하래!!!”
“왓?!?!?!?!”
여기서 말하는 고객 서비스란 인사를 건네고,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물어보는 고객 응대 메뉴얼이에요. 그런데 물건 훔치겠다고 작정하고 큰 자루를 들고 온 놈들한테 고객 서비스라니!!! 정말 기가 막혀서… 두 번의 도난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그 매니저는 매장에 없었어요. 그런데 모든 직원들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와중에, 매니저 자신은 안 떨고 그놈들한테 가서 “How are you? Is there anything I can help you with?” 라고 할 수 있나 보죠?
라라양도 그 말을 듣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말했대요.
“저는 그렇게 못하겠어요. 저는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있어요. 그 사람들이 총을 가지고 있는지 칼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요? 고객 서비스하려고 제 목숨 거는 일은 안 할 거예요! 진짜 그러길 원하는 거면, 도둑놈들이 오면 ‘하와유! 오, 너희들에게 필요한 거 찾았네. 그럼 네 볼일 편하게 봐. 나는 나가 있을게.’ 하고 나갈 거예요!!!”
ㅋㅋㅋㅋ 제가 이래서 라라양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덧붙이더군요.
“언제는 안전이 제일이라더니, 자꾸 돈을 잃으니까 이제는 이성도 잃었나봐!”
라라양 말대로 도난 사건으로 연달아 큰 손실이 나니 매니저도 망언인줄 알면서도 그냥 막 던지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도둑 잡은 라라양
그 도둑놈들은 저희 지역 뉴스에도 나왔는데 아마 잡혔을 거예요. 그 결정적 제보를 한 사람이 누구였게요? 바로 라라양입니다. 라라양이 다음날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에 중고로 올라온 향수들을 죄다 뒤지다가 뙇~ 하고 저희 제품을 발견했지 뭡니까! 저희 제품인지 어떻게 알았냐고요? 저희 매장의 테스터 제품들은 뚜껑을 전부 제거하고 테스터만 진열대에 올려둬요. 대신 재고 확인을 위해서 바코드를 직접 만들어서 테스터 바닥에 붙여 두거든요. 그런데 그 바코드는 저희 편의에 맞게 아주아주 작은 사이즈로 잘라서 붙여둔 거였어요. 그 사실을 모르는 도둑놈들이 그 바코드를 떼지 않고, 뚜껑도 없는 향수를 중고 향수라며 떡~ 하니 페이스북 중고 마켓에서 팔고 있더라고요. 라라양이 그걸 발견해서 콜스 매니저에게 보고했고, 콜스 매니저가 바로 경찰에 신고했어요.

향수 코너의 테스터들을 커다란 자루에 담아 싹쓸이 해가는 도둑놈 ©스마일 엘리

위의 사진들은 실제로 저희 매장을 털어가는 놈들의 모습입니다. 이놈들은 금요일 저녁에 저희 매장을 털어 먹고, 화요일 저녁에 다시 털기 전에 매장에 들어와서 손님이 있는지, 그리고 저희가 새로운 테스터를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나가서 쌕을 들고 다시 들어와 털어간 거였어요. 총을 안 가지고 와서 그나마 고마웠네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엘리네 미국집> 책의 저자. [email protected]

[생활법률] 미국의 신종 사기 유형들 알아두기

신종 주유소 사기
최근 A씨는 주유를 하러 평소에 자주 가던 주유소에 들렀다. 카드 결제를 하고 주유를 막 시작했을 때 한 남자가 다가와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기가 A씨 다음에 주유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으니 자기가 펌프 노즐을 대신 잡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인상이 착해 보이고 노즐을 잡아주겠다는 제안이 특별히 나쁠 것도 없어서 그러라고 하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차에 탔다.
주유가 끝나자 그 남자는 A씨의 차 탱크를 잘 닫아주고 다시 상냥하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A씨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고 그 일은 곧 잊어버렸다. 그런데 신용카드 고지서를 받아보니 그날 주유소에서 자신이 165불을 결제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평소에 50불 내외로 결제가 되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순간, 아차차! 자신의 노즐을 대신 잡아준 그 남자가 떠올랐다. A씨는 요즘에 유행하는 주유소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사기꾼들은 주유소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자신이 대신 주유를 해주거나, 노즐을 다시 펌프에 걸어주겠다고 제안한 다음, 펌프에 노즐을 걸지 않고 있다가 자기 차량에 주유를 했다. 이것도 모자라 더 심한 경우에는 계속 활성 상태인 노즐을 이용해 다음 차량에 대신 주유를 해주고 현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 피해자의 신용카드 결제액은 200불, 300불로 점점 불어나게 된다.
이런 사기꾼들은 주로 인상이 착해 보이거나 신체적으로 약해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리고 노즐을 대신 잡아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서 노즐을 억지로 빼앗아 가기도 했다.

이런 사기가 점점 일반화됨에 따라 주유소에 갔을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차 탱크에 노즐을 걸어 놓고 주유를 하는 동안 핸드폰을 확인하거나 주유소 옆의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사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주유소 직원이 아닌 사람이 주유를 대신 해주겠다고 할 경우 정중하게 도움을 거절할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
만약 사기꾼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이거나 대립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그들과 말다툼을 하지 말고 곧바로 주유소 직원에게 가서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청하면 된다. 그리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머물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주유를 마친 후 영수증을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노즐을 펌프에 걸고 매번 ‘거래 종료’ 버튼을 눌러 영수증을 받아 자신에게 청구된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솔직히 매번 거래 종료 버튼을 누르고 영수증을 확인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겠지만, 사기를 당한 후 사고처리를 위해 경찰과 신용카드 회사에 연락하는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앞으로 주유소에 갈 때는 주유에 집중하고, 주유 후에는 꼭 영수증을 챙기도록 하자.

가짜 경찰 전화
최근 애틀랜타 경찰국은 경찰을 사칭한 가짜 전화 사기에 대한 수많은 신고를 받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사기꾼들은 경찰을 사칭하며 전화를 걸었고, 발신번호가 경찰서 번호인 것처럼 보이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즉시 지불해야 하는 영장이나 소환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돈을 송금해서 사기 피해를 당한 것이었다. 경찰국 담당자는 경찰서에서는 법정에 출두하기 위해 개인에게 소환장을 보내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며, 개인에게 벌금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전화를 거는 일도 결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누군가 IRS나 경찰서, 이민국 등을 사칭해 전화를 걸어 와서 ‘즉시’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할 경우, 이는 십중팔구 사기꾼임을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발신자 번호를 눈에 보이는 그대로 믿지 말고, 발신자의 신원을 물어보고 필요한 경우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그리고 그 번호가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거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즉시 현금을 지불하도록 요구하거나, FedEx나 기타 택배를 이용해 지불을 요구하거나, 또는 기프트 카드, 선불 직불카드, 전신환 송금, 비트코인(암호화폐) 등을 통해 지불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이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나 문자,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은행계좌 번호나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의 정보를 절대 알려주지 말아야 한다. 만약 전화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 바로 경찰서에 전화해 범죄 신고를 해야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 백신 사칭 사기
이메일을 통한 새로운 온라인 사기에 대해서도 주의가 당부된다.
가짜 Microsoft Windows Defender 백신의 “Warning(경고)” 메시지를 받은 경우 이메일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면 Microsoft의 Defender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에서 팝업 창으로 경고가 나타난다. 그리고 ‘Microsoft 기술 지원팀’에 전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도 제공된다. 경찰은 이 메시지가 피해자들이 겁을 먹고 사기꾼들에게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링크에 포함된 광고가 공식 온라인 소매업체에서 제공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기 쉽다.

경찰국에서는 이런 유형의 온라인 사기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활용하도록 안내한다.

1. ‘즉시’ 행동하라는 지시나 압력을 거부한다.

2. 웹 주소 표시줄에 ‘http’ 대신 ‘https’라고 표시된 안전한 웹사이트인지 확인하고 방문한다.

3. 이메일이나 링크를 통해 안내하는 전화번호를 믿지 말고, 그 번호로 전화를 걸지 않는다.

4. 기프트 카드, 암호화폐, Western Union이나 MoneyGram 같은 송금 서비스로 결제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5. 이메일 내용 중, 문법이나 구두점, 철자 오류가 있는지 확인한다. 피싱 메시지에는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즉시’ 전화하라거나, ‘즉시’ 송금하라는 말은 일단 무시하고 사기라고 의심해야 한다.

[쉬운 집밥] 외국인들에게 인기만발한 연말 파티 추천 메뉴 – 초간단 등갈비찜과 레전드 치즈 케이크

대박 등갈비찜
12월에 크리스마스도 있고, 연말 파티도 많아서 요리할 일이 많은데, 그럴 때 쉽고 맛있게 뚝딱 만들 수 있는 고기 요리 메뉴 한 가지쯤 있으면 좋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바로 외국인들에게 인기만발한 초간단 등갈비찜 레시피입니다.
이 레시피가 정말 별 거 없는데, 입맛 까다로운 저의 미국인 시어머니도 감동한 맛입니다. 그래서 제제 돌잔치 때도 만들었는데, 그때 오셨던 분들이 다들 엄지척! 하며 너무 맛있다고 레시피를 내 놓으라고 하셔서 딱히 레시피라고 할 것도 없는 레시피를 공유했답니다. 그랬더니 제 블로그 친구 중 한 명이 이 등갈비찜으로 남편 생일상을 손수 차려주었는데, 결과는 대박이었답니다. 제 주변의 미국인, 영국인 할 것 없이 다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초간단 대박 등갈비찜 레시피를 공유합니다.

초간단 재료
재료는 매우 간단합니다. 포크 백립과 사과, 양파, 그리고 청정원 소불고기 양념 한 통이면 끝!

• 2인분 기준
등갈비 8~10대, 사과 반개, 양파 반개, 청정원 소불고기 양념 반 통 + 물(소불고기 양념통으로 2/3컵)

• 4인분 기준
등갈비 16~20대, 사과 1개, 양파 1개, 청정원 소불고기 양념 1통 + 물(소불고기 양념통으로 1컵)

조리 순서

1. 포크 백립은 핏물을 뺄 필요가 없습니다. 큰 냄비에 고기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된장 1 큰술, 인스턴트 커피 1큰술, 월계수잎 2장을 넣고 끓입니다. 물이 끓으면 고기를 넣고 약 15분 정도 끓여서 잡내를 제거합니다.

2. 사과와 양파를 블렌더에 갈아줍니다.

3. 고기를 15분 정도 끓인 후 건져서 찬물에 씻은 후, 먹기 좋게 1대씩 잘라주세요.

4. 큰 냄비에 준비한 재료를 전부 넣고 뚜껑 닫고 30분간 끓입니다.

5. 30분이 지나면 뚜껑을 열고 다시 30분간 졸이면서 끓입니다. 이때 기호에 따라 양파, 당근, 버섯, 밤 등을 같이 넣고 졸여주시면 됩니다. (Tip: 외국인에게 대접하시는 거면 야채 없이 깔끔하게 고기만 졸이시는 게 먹기도 좋고, 서빙하기도 좋습니다. 바베큐 백립처럼요.)

재료 넣고 뚜껑 닫고 30분, 뚜껑 열고 30분이면 완성 ©스마일 엘리

조리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로 길지만, 불 앞에 계속 서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아요. 그냥 30분 타이머 맞춰 놓고 30분 지나면 뚜껑 열고, 다시 15분 타이머 맞춰 놓고 15분 지나면 바닥에 눌러 붙지 않도록 한번 뒤적이며 졸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참고로 이 레시피 그대로 소갈비찜도 가능합니다. 소의 short rib 부위를 사서 모든 과정을 똑같이 하시면 되는데, 사과 대신 배를 갈아 넣는 것만 다르게 하시면 됩니다.

레전드 치즈 케이크
고기 요리가 준비되었으면, 후식으로 맛난 케이크도 있으면 좋겠죠? 고기 요리하는 동안 뚝딱 만들 수 있는 레시피라면 더 금상첨화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제 친구가 팟럭(Potluck)할 때 만들어온 치즈 케이크인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레시피를 내 놓으라고 했죠. 그래서 그 레시피대로 만들어 봤는데, 세상에 완전 대박!!! 저희 남편도 먹어보더니 그냥 맛있다 정도가 아니라, 정~~~말 맛있다고, 이 치즈 케이크를 한번 먹고 회사 가서도 생각이 날 정도였다고 했으니 여러분도 한번 믿고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초간단 재료
재료는 시판용 파이 크러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역시나 매우 간단합니다.

• 9 인치 (6 oz) 파이 크러스트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2팩, 계란 2개, 설탕 1/2컵, 바닐라 익스트랙트 1 티스푼(없으면 생략 가능)

• 10 인치 (9 oz) 파이 크러스트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3팩, 계란 3개, 설탕 3/4컵, 바닐라 익스트랙트 1 티스푼(없으면 생략 가능)

조리 순서 (10인치 파이 기준)

1. 치즈 케이크를 만들기 2시간 전에 크림치즈 3팩과 계란을 미리 꺼내서 실온 상태에 둡니다.

2. 오븐을 325°F (165°C)로 예열합니다.

3. 실온 상태의 크림 치즈 3팩을 믹서기로 잘 풀어준 다음, 설탕을 넣어서 잘 섞어주세요.

4. 계란은 30초 간격을 두고 한 알씩 넣어서 잘 섞어주세요.

5. 파이 크러스트에 크림치즈 필링을 모두 부어서 가득 채웁니다.

6. 넓은 베이킹 팬에 물을 1컵 정도 붓고 그 위에 파이 크러스트를 올려주세요. 수증기로 찌듯이 구워주어야 촉촉한 치즈 케이크가 완성된답니다.

7. 예열된 오븐에서 55분간 구워줍니다. 노릇하게 구워지면 꺼내서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서 하룻밤 정도 차갑게 숙성시켜 드시면 됩니다.

등갈비 굽는 동안 뚝딱 만들 수 있는 치즈 케이크 ©스마일 엘리

정말 간단하죠? 만들기는 간단한데 맛은 결코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진짜 최고!!! 전날 밤에 만들어서 냉장고에서 밤새 숙성시킨 치즈 케이크를 꺼내 아침에 커피와 함께 한 조각을 즐기면, 음~~~ 천국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가족들과 함께 만들기 쉽고 맛도 좋은 음식들 즐기며 행복하게 보내세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엘리네 미국집> 책의 저자. [email protected]

[인생 유머] 가족들과 해외여행 갈 때 금지어 십계명

▶ 가족 해외여행 금지어 십계명

1. 아직 멀었냐

2. 이걸 무슨 맛으로 먹냐

3. 물이 제일 맛있다.

4. 이게 다냐

5. 겨우 이거 보러 여기까지 왔냐

6. 돈 아깝다

7. 또 줄 서야 되냐

8. 내 돈 내고 뭔 쌩고생이냐

9. 집에 가고 싶다

10. 인상 쓰고 입 꾹 다물기
마지막으로 ‘이게 한국돈으로 얼마냐? 너무 비싸다. 이 돈이면 그냥 집에서 맛있는 거나 해 먹는 게 낫지.’ 이런 말도 절대 금지!!!

▶ 다시는 부모님과 유럽 자유여행 안 가려고요
부모님께서 몇 년 전부터 유럽여행 가자고 노래를 부르셨어요. 코로나 규제도 풀리고, 여행도 자유롭게 다니는 시기가 오니 저도 패키지 여행을 보내드려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패키지 여행은 싫답니다.
“엄마아빠 나이에는 패키지 여행이 훨씬 편해. 자유여행이 생각처럼 좋은 것만은 아니야.” 하며 여러 번 설득을 해봤지만 안 통했어요. 엄마 주변 친구들이 자식들이랑 같이 오순도순 유럽여행 가는 게 그렇게 부러우셨답니다. 그래서 저도 ‘그래, 저렇게 원하시는데, 효도하는 셈 치고 유럽 자유여행 한 번 다녀오자.’ 결심을 했어요. 그리고 출발하기 전에 두 분에게 다짐을 받았어요. 자유여행은 계획대로 착착착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때때로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서로 불평불만 하지 말자. 여행 가서는 현지 음식을 먹고 현지인처럼 지내자. 한국 음식 먹고 한국식으로 지내는 건 한국에 돌아와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물어봤더니 두 분 다 알겠답니다. 그래서 동의를 받은 후에 같이 파리 여행을 갔는데요…

음식이 왜 이렇게 짜냐
디저트는 왜 이렇게 달기만 하냐
지하철은 왜 이렇게 냄새가 나냐
지하철에 스크린 도어는 왜 없냐
비둘기는 왜 이렇게 많냐
달팽이 다섯 마리가 이만원이냐
한식당에 가면 안 되냐
컵라면 파는 데 없냐
수돗물을 그냥 주는 거냐
정수기도 없냐
에비앙 물이 무슨 7천원이냐
미쳤다, 바가지다
몽마르뜨에 모시고 갔더니,
한국인이 왜 이리 많냐 (본인들도 한국인이면서)
여기가 파리인지 도떼기 시장인지 모르겠다
크레페를 먹으러 갔는데,
얇은 반죽 부쳐서 설탕만 뿌린 게 무슨 오천원이나 하냐
(가격표를 볼 때마다 핸드폰으로 유로화 환율 계산하면서 이게 얼마 짜리냐며 타박을 하시더라고요.)
박물관에 모시고 갔는데,
이 쪼매난 그림 하나 보려고
이렇게 줄을 서야 하냐
센강에 갔더니, 너무 춥다
바닥에 잠시 앉았더니,
길에서 이게 무슨 궁상이냐
카페에 들어가고 싶다
그래서 카페로 들어가니,
메뉴판을 보고는 너무 비싸다

휴~~~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그러면 엄마아빠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하니, 우리가 유럽을 어떻게 아냐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참고참다가 진지하게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내가 패키지 여행 보내준다고 하지 않았냐. 서로 겨우 시간 내서 온 건데 이럴 거면 엄마아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고요. 그랬더니, 왜 기분 좋게 온 여행에서 화를 내냐고 합니다. 하…
이렇게 한바탕하고 살얼음판 걷듯이 여행을 껄끄럽게 마쳤습니다. 그렇게 원하시던 유럽 자유여행에 숙소, 맛집, 교통편까지 다 제가 짜서 본인들은 몸만 온 건데 왜 이렇게 불평만 하는지, 정말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부모님과 자유여행 체크리스트
부모님과의 여행은 말 그대로 ‘효도여행’이다. 다시 말해 자식들이 데리고 다니는 패키지 여행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자식으로 키워주신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내 돈과 몸과 마음을 바쳐 부모님 관광시켜 드리러 온 ‘가이드이자 몸종’이라는 마인드로 여행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첫 해외 자유여행은 가장 힘든 여행이다. 부모님의 여행 스타일과 취향을 모르면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로 안 맞으면 고속도로 타면서부터 싸우고, 공항에서 라운지 못 찾아서 싸우고, 여행 내내 인성 파탄날 정도로 싸우지만, 그렇게 몇 번 다니다 보면 다툼도 줄어들고 나중엔 오히려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여행을 많이 안 다녀본 분들은 많이 걸어야 하는 일정으로 인해 체력이 당신들 생각처럼 안 따라주는 경우가 많고, 외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답답해서 자식을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전, 오후에 한번씩 무조건 카페에 들어가 화장실 해결, 물보충, 체력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힘들어 하실 경우 과감하게 관광을 포기하고 그냥 하루를 쉬어줄 필요도 있다.

1. 숙소

  • 패키지 여행에 준하는 컨디션
  • 교통편 편리한 위치
  • 코골이가 심한 경우 방 분리
  • 주방 있는 에어비엔비 추천

2. 음식

  • 그 도시의 레전드 맛집
  • 그 집의 대표 메뉴 주문
  • 음식이 빨리 안 나와 짜증내실 경우, “맞아. 나도 처음에는 너무 짜증났는데, 여긴 다 이렇더라고. 그런데 좋은 점도 있어.” 하며 부모님의 생각을 살짝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3. 관광지
방문하는 도시의 대표 관광지 몇 군데를 알아보고, 혹시 부모님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 있는지 의견을 물어본 다음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 해외 여행 체크리스트 25

1. 여권/비자 – 분실에 대비해 사진 있는 1면 복사 후 따로 보관

2. 항공권 – 분실에 대비해 복사 후 따로 보관

3. 작은 가방 – 큰 가방과 분리해서 휴대할 수 있는 작은 가방

4. 펜 & 작은 수첩 – 여권번호, 여행자 수표번호, 기타 정보 메모

5. 달러 – 공항으로 이동시 교통비, 주차비, 팁 등으로 사용

6. 현지돈 – 쇼핑, 관광, 팁, 기타 개인 경비로 사용

7. 신용카드 –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2장 정도 준비

8. 여행자 보험 – 자유여행인 경우 사고를 대비해 준비

9. 국제학생증 – 해당자는 할인혜택이 있으니 준비

10. 국제운전면허증 – 렌터카로 여행할 때 본인 면허증과 함께 준비

11. 치약 & 칫솔 – 숙소에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준비

12. 화장품 & 썬크림 – 여행용이나 작은 용기에 덜어서 준비

13. 생리용품 – 현지에서 구입하기 쉽지 않고 비싸니 미리 준비

14. 비상약 – 평소 복용하는 약과 함께 지사제, 진통제, 밴드 등 준비

15. 속옷 – 호텔 등에서 세탁할 수도 있으니 적당히 준비

16. 셔츠 & 바지 – 되도록 편한 옷으로 적당히 준비

17. 재킷/가디건 – 비행기, 눈비 올 때, 밤에 기온차를 대비해 준비

18. 편한 신발 – 여행시 걷는 시간이 많으므로 편한 신발 준비

19. 휴대용 우산 – 비가 오거나 우기인 나라를 여행할 경우 준비

20. 모자 & 썬글라스 – 여름이나 열대 기후 여행시 준비

21. 수영복 & 비치 샌들 – 해변이 있는 여행지에서는 필수품

22. 빗 & 드라이어 – 호텔에 없는 경우를 대비해 준비, 플러그 확인

23. 면도기 – 1회용 면도기

24. 휴대용 손톱깍이/다용도 칼 (손톱깍이는 기내 반입 가능, 다용도 칼은 기내 반입 불가능)

25. 한국 음식 – 튜브 고추장 등

[코칭칼럼] 언제나 가장 유망한 인재, 린치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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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조교수
강점 코치
[email protected]

우렁각시 서비스
얼마 전 아이 친구의 엄마들과 함께 펜션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여행 날짜를 우리가 정한 것이 아니라 그 펜션의 비는 날짜에 맞춰 다녀왔습니다. 놀랍게도 그 펜션의 주말 예약은 1년치가 이미 꽉 차 있었는데, 마침 취소된 자리가 하나 나와서 겨우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외관은 그냥 평범해 보이는 펜션입니다. 그런데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그곳엔 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세상은 늘 변해왔지만 최근의 변화 속도를 보면 어질어질합니다. 앞으로 10년 뒤는 어떤 모습일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유망한 산업’은 뭘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더 고민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래도 전문 자격증이라도 하나 있는 게 낫겠다 싶어 의대에 몰립니다. 최근에는 초등 의대반도 생겼다고 하니 바야흐로 의대 전성시대입니다. 그런데 과연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요? 미래 사회에도 의사만 유망할까요?
그 예약하기 힘든 펜션에서는 다른 펜션에는 없는 ‘우렁각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을 때 젊은 사장님 두 분이 오셔서 뚝딱뚝딱 저녁을 차려주고 갑니다. 그리고 저녁식사가 끝나면 다시 오셔서 설거지를 샤샤샥 해주고 가시더라고요.
아이들과 놀러와서 충분한 시간을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 놀러 와서까지 부엌일에 발이 묶이고 싶지 않은 마음, 그렇지만 아이들에게는 맛있고 좋은 음식을 해먹이고 싶은 부모의 욕구를 제대로 읽고 반영해서 펜션 사업에서 예술을 창조한 것입니다.

꼭 필요한 인재, 린치핀
21세기 최고의 마케터로 알려진 세스 고딘(Seth Godin)은 수많은 마케팅 관련 책을 쓴 작가이자 기업가이자 강연가입니다. 그의 책『 보랏빛 소가 온다 』는 어떤 상품이 살아남는가를 말하고 있다면,『린치핀』은 어떤 인재가 살아남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가 유망하고 뜨고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디에서든 어느 조직이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 남다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가 바로 ‘린치핀’이다.”
린치핀(Linchpin)은 수레 등의 바퀴가 돌아갈 때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으로, 어떤 일의 핵심(key)이나 구심점이 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우리말로는 ‘비녀장’이라고 합니다. 이 린치핀이 없으면 바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습니다. 세스 고딘의 메시지는 앞으로 어느 산업이 유망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에서든 조직이 계속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게 만드는 린치핀 같은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린치핀이 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눈에 띄어라, 관대하라, 일에서 예술을 창조하라, 스스로 판단하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공유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에게 보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Stand out, be generous, create art in your work, judge for yourself, connect and share. … People can’t help but reward you.)”

일에서 예술을 창조하라
우리는 흔히 예술을 그림, 조각, 음악 같은 것으로 한정지어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예술가는 나와는 다른, 천재적인 창조성을 타고난 사람이라 여기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예술이 꼭 특정 분야에 국한되는 것일까요?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이야기와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 또한 예술입니다. 예술가는 남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고, 시류에 편승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늘 가장 유망한 인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