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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칼럼] 솔로몬이 한국으로 휴가를 온다면

우리의 여름
여름은 산이나 바다를 찾아 휴가를 떠나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해마다 한국에 다녀오는 부부들도 있고, 일본이나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 한국 관광객이 넘친다. 반대로 번거롭게 여기저기 다니기보다는 시원한 집이나 사무실에서 여유롭게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우리네 이민생활을 돌아보면 가족들과 여름 휴가를 떠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뜨거운 열기 속에 하루 종일 떠나지 못하는 일터, 바쁜 일과 중에 동동거리며 달려가는 장터, 저녁에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내 가족의 쉼터. 하지만 잠자리에 누워서도 보이지 않는 근심 걱정과 무거운 짐들로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면 인생이 좀 가벼워질까 생각했다. 그런데 은퇴 후 손주들을 돌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시니어의 삶도 피로하고 과로하긴 마찬가지다. 얼마 전 우리 집사람은 응급실에 실려가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아담은 죄의 결과로 땀을 흘려야 먹고 살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무슨 죄가 있는 것일까?
솔로몬은 개미들의 생활을 통해 놀라운 진리를 가르쳤다. 개미는 지상의 생물들 중에서도 지극히 작은 곤충이다. 개미들에게는 CEO도 없고, 매니저나 팀장도 없다. 그런데도 여름 동안 양식을 준비하고 추수 때에 먹이를 모아둔다(잠 6:6-8).
남들은 여기저기로 휴가를 떠난다지만, 나는 선풍기 하나만으로도 족하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디지털 시대의 개미와 거미와 매미 3형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개미
생태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10%가 개미다. 개미들은 흙을 뒤엎어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작은 생물들의 사체 90%를 먹어 치워서 청소한다. 12가지 분비물을 내보내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늘 근면하고 검소하게 금욕적인 생활을 한다. 그래서 지구에서 개미가 사라지면 생태계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거미
거미들 중에는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와 만들지 않는 거미가 있다. 거미줄을 치는 거미는 인간에게 유익한 점이 있다. 날아다니는 곤충들, 특히 모기와 파리, 심지어 바퀴벌레까지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거미류 대부분은 인간에게 무해하다고 한다. 또한 거미의 디지털 그물망인 WWW(World Wide Web)은 오늘날 현대 정보 사회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매미
어린 시절 한여름의 매미 소리는 경쾌하고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대부분의 생물들처럼 매미도 짝을 찾기 위해 각자 자기만의 소리를 낸다. 매미들의 고유한 소리는 현악기가 소리를 내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매미나 여치, 귀뚜라미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요즘 아이들은 여름에 매미채를 들고 뛰어다니는 대신,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끼고 살아간다.

한국에 휴가를 온 솔로몬
솔로몬은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하다고 했다(전 1:4). 그의 말처럼 땅은 여전한 것 같지만, 세대가 변하고, 생태계가 변하고, 세상이 변했다.
하나님은 모든 민족에게 똑같이 24시간을 주셨다. 그런데 한국인은 그 똑같은 24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디지털 시대 K개미는 땀을 흘린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모래 사막, 넓은 바다, 높은 산이나 계곡은 물론, 온 세계가 K개미들의 일터다. 디지털 시대 K거미도 네트워크를 만들며 장터를 넓혀간다. K전기·전자제품, 반도체, 배터리, K푸드, K뷰티 등 K마크가 곧 세계적인 KS마크다. 그뿐만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 K매미들,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에게는 전 세계가 그들의 무대다. BTS를 선두로 하여 클래식 음악 콩쿨, K-Pop, 트로트, K드라마, K예능, 체능까지 온 세계를 휩쓸고 있지 않은가? K문화를 통해 온 세상이 K개미들의 일터가 되고, K거미들의 장터가 되고, K매미들의 놀이터로 변하는 것 같다.

만약 솔로몬이 타임머신을 타고 한국으로 여름 휴가를 온다면, 여름에도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K개미 3형제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까? 그리고 잠언이나 전도서에 이런 당부를 추가하지 않을까?
“한국의 K개미 3형제를 보라. K 문화를 보고 배우라. 더 자세한 내용은 K문화를 클릭하라!”

* 필자의 요청에 따라 필자의 성함과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습니다.

[영어칼럼] remember 관련 표현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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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mail protected]

영어단어 remember(기억하다)는 일상에서 쉽게 쓰는 단어인데, 기본 형태와 함께 몇몇 패턴을 익혀두면 대화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미 알고 있는 패턴은 더 자유롭게 쓰고, 생소한 패턴은 익숙해지도록 함께 연습해 보시죠.

remember의 쓰임
동사 remember는 문장에서 자동사와 타동사로 모두 쓰일 수 있습니다.

• He’s a good guy if I remember right.
⇒ 그는 좋은 남자예요, 내가 맞게 기억한다면.

위 문장에서 동사 remember는 자동사로 쓰였기 때문에 뒤에 무엇을 기억하는지 목적어가 따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remember는 다음과 같이 타동사로도 쓰일 수도 있습니다.

• He’s a good guy. I remember what he did for us.
⇒ 그는 좋은 남자예요. 난 기억해요, 그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이처럼 remember는 자동사와 타동사로 모두 쓰일 수 있지만, 목적어를 가지는 타동사로 쓰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목적어의 자리에 어떤 형태가 오는지가 remember 패턴 연습에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remember + 명사
먼저, 가장 기본적인 패턴은 remember 뒤에 명사 목적어가 오는 경우입니다.

• I remember you.
⇒ 난 당신을 기억해요.

• She and I remember our good times together.
⇒ 그녀와 난 기억해요, 우리의 좋은 시간들을, 함께한.

• Do you remember the times we had so much fun?
⇒ 당신은 그 시기들을 기억해요, 우리가 매우 많은 재미를 가졌던?

remember + 의문사절
목적어 자리에 명사 대신 의문사절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참고로, 의문사절은 ‘의문사+주어+동사’의 형태를 취하며 문장에서 명사의 역할을 합니다. 명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장에서 주어, 목적어, 보어로 사용되며, 여기서는 remember의 목적어로 쓰입니다. 의문사절을 잘 쓰면 영어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숙해져야 하는 패턴입니다.

• He doesn’t remember what his name is.
⇒ 그는 기억하지 못해요,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

• You should remember how much he has helped you.
⇒ 당신은 기억하는 것이 좋아요, 얼마나 많이 그가 당신을 도와왔는지.

그럼, 다음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 제발 기억해요, 무엇을 내가 항상 당신에게 하도록 말해왔는지.
⇒ Please remember what I have always told you to do.

• 난 기억하기를 원치 않아요, 어떻게 그가 나를 대했는지.
⇒ I don’t want to remember how he treated me.
‘remember + when ~’ 형태도 많이 사용되는데 ‘~한 때를 기억하다’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 I remember when you threw a surprise party for me.
⇒ 난 기억해요, 당신이 던졌던 때를, 서프라이즈 파티를, 나를 위해.

• I remember when you were a child and knew nothing about the world.
⇒ 난 기억해요, 당신이 아이였고 아무것도 몰랐던 때를, 세상에 대해.

이 문장을 the time을 써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 I’m sorry, but I don’t remember the time you talked about it.
⇒ 난 미안해요(유감이에요), 하지만 난 기억하지 못해요, 그 때를, 당신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했던.

remember + that 절
목적어로 that 절이 사용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 I remember that they always tried to do some things for others.
⇒ 난 기억해요, 그들이 항상 하려고 애썼던 것을, 어떤 것들을, 다른 이들을 위해.

• Unfortunately, she doesn’t remember that she had a happy family before.
⇒ 불행하게도, 그녀는 기억하지 못해요, 그녀가 전에 행복한 가족을 가졌던 것을.

그럼, 다음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 당신은 기억해야 해요, 우리가 많은 시간을 써왔다는 것을, 일하면서 그 프로젝트(위)에서.
⇒ You must remember that we’ve spent much time working on the project.

remember + 목적어 + ~ing
다음은 목적어로 사람이 나오고,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현재분사로 설명하는 패턴입니다.

• I remember you calling everyone you knew to sell it.
⇒ 난 당신을 기억해요, 모든 이에게 전화하고 있는(전화하던), 당신이 알았던, 그것을 팔기 위해.

• I remember her reading me a book before bedtime.
⇒ 난 그녀를 기억해요, 나에게 책을 읽어주는, 취침시간 전에.

지금까지 remember의 여러 가지 목적어 패턴을 살펴보았습니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으니, 반복 연습을 통해 익숙해지면 되겠습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문장을 서너 개씩 만들어 보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하면 실제 대화에서도 remember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사관 소식] 재미 납세자를 위한 한ㆍ미 세무설명회 안내_9/6(수) 오후 6시, 애틀랜타 한인회

동남부 지역 동포들을 위한 한ㆍ미 세무설명회 개최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은 미동남부 지역 한인 동포들을 위하여 한국 국세청, 주미대사관 및 애틀랜타 한인회와 공동으로「재미 납세자를 위한 한ㆍ미 세무설명회」를 9월 6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애틀랜타한인회관 소강당에서 개최합니다. (주소: 5900 Brook Hollow Pkwy, Norcross, GA 30071)

이번 한․미 세무설명회에서는 아래 주제들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며, 이후 개별적인 세무상담 순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한국세법 거주자 판정기준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 ▶ 한국의 양도소득세 ▶ 한국의 상속ㆍ증여세 ▶ 한국의 주택임대소득세 ▶ 미국 세법 등

<재미 납세자가 알아야 할 한․미 세금상식> 책자 무료 배포
이번 세무설명회와 세무상담은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참석자들에게는 2023년판 <재미 납세자가 알아야 할 한․미 세금상식> 책자를 무료로 배부합니다. 이 책자는 한국에 재산을 가지고 있거나 금융 및 부동산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재미 납세자가 꼭 알아야 할 미국과 한국의 과세제도(양도소득세, 상속세ㆍ증여세, 해외금융계좌 보고의무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재미 납세자가 자주 물어보는 질문과 답변(FAQ)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한ㆍ미 세무설명회에 많은 참여를 바라며, 본 설명회에 대한 문의는 주애틀랜타총영사관 박유리 영사([email protected])에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사관 소식] 2024년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모집 안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EPIK)
대한민국 국립국제교육원은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하여 수준 높은 영어권 원어민 보조교사(EPIK, English Program In Korea)를 모집합니다. 원어민 보조교사로 선발되는 사람은 1년간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영어를 가르치게 됩니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홈페이지(www.epik.go.kr)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 지원 자격
1.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의 시민권자

–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 한국 교포 등 영주권자일 경우, 최소 7학년부터 해당 국가에서 교육받은 자로 현지 체류기간이 10년 이상인 자(남자일 경우 병역문제가 없는 사람)

2. 만 62세 미만(계약일 기준)

3. 한국 생활에 적응이 가능하며,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자

4. 다음 중 1가지 이상의 조건을 갖춘 자

– 학사 학위(전공 분야 상관없음) + TEFL/TESOL/CELTA 등의 영어교육 자격증 소지자(100시간 이상의 교육과정 수료)

– 교육학 관련 학사 학위 소지자

– 학사 학위 + 초·중등 교사 자격증 소지자

– 학사 학위 + 교육학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

– 영어 사용 능력이 우수한 자

– 한국에서 적법한 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E-2-2, F6/F2, F4)

■ 계약 기간

– 1년(52주)

– 2024년 2월(봄학기) 또는 8월(가을학기)에 배치

– 주 5일 근무

– 하루 8시간 근무

– 주당 22시간 수업

■ 혜택
1. 급여 : 월 220만원~270만원

– 근무 지역, 학력, 경력, 교사 자격증 소지 여부에 따라 차등 지급

2. 주택 제공

– 기본 가구 및 가전제품 포함

3. 입·출국 지원금

– 입출국시 각각 130만원씩 지원

4. 초기정착금

– 신규고용시 1회에 한하여 초기정착금 30만원 지급

■ 지원 서류
1. 지원서, 자기소개서, 자기건강 보고서, 서류검증 동의서

2. 학위증 사본 또는 재학증명서 원본

3. 최종 학교 전학년 봉인 성적증명서

4. 추천서 2부

5. 시민권/영주권, 여권 사본

6. 범죄경력 증명서(Criminal Record Check)

[아시안 커뮤니티] 하버드대 동문 자녀 우대 입학제도 사라진다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UNC, 하버드 아시안 학생 차별하는 인종 쿼터제 폐지
지난 6월 29일 연방 대법원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대와 사립대인 UNC 채플힐과 하버드대의 인종 쿼터제 입시 정책에 철퇴를 가한 후, 지난 27일 UNC 채플힐의 이사회가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하는 입시 정책(Affirmative Action)을 완전히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UNC 채플힐 이사회는 “인종을 이유로 개인이나 그룹에 ‘우대’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며, 에세이나 다른 수단을 통해 ‘인종 기반 선호도’를 전제로 하는 제도를 수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버드대 역시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을 확실히 따를 것”이지만, “대학은 소외된 이들에게 열려 있는 기회의 장소가 되어야 하며, ‘다양성’이라는 하버드의 가치를 계속 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문 자녀 우대 입학제도
그런데 대법원의 판결로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학들의 동문·기부자 자녀 우대 입학제도(레거시 입학제도, Legacy Admissions)에도 후폭풍이 불고 있다. ‘민권을 위한 변호사(LCR, Lawyers for Civil Rights)’ 단체는 레거시 입학제도로 하버드대에 진학한 학생들의 70%가 백인이며, 레거시 입학의 합격 가능성이 일반 지원자의 6~7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제도로 백인들이 압도적 이익을 받고, 반대로 자격 있는 유색인종 지원자들이 차별을 받았다며 교육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지난 25일 연방 교육부가 하버드대 레거시 입학 제도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에서는 부유한 백인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레거시 입학제도의 특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 왔다. 실제로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75%가 레거시 입학제도를 반대한다. 따라서 MIT, 존스홉킨스대 등 100여개의 대학이 “명문대 출신 부모의 부와 특권을 대물림하는 레거시 입학제도는 불평등의 상징”이라며 2015년 이후 이 제도를 폐지했다. 또한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라지 체티(Raj Chetty) 교수팀은 “명문대 재학생 6명 중 1명이 상위 1% 가정 출신으로, 성적이 같아도 대학 입시에서 부자가 2배 더 유리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정책 위헌 판결에는 “강력히 반대”한다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레거시 입학이 더 문제”라며 “기회가 아닌 특권을 확대한다”고 비판했다.

하버드 졸업생 28% 동문 자녀
레거시 입학제도는 동문 자녀나 기부자 자녀를 우대하는 특례 입학 제도이다. 이 제도는 계층간 양극화를 더욱 고착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미국 대학의 약 75%가 레거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AP 통신이 미국 주요 대학의 레거시 입학생 비율을 조사한 결과, 적게는 4%에서 많게는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레거시 입학생 비율은 약 15%에 달한다. 올해 예일대 졸업생 4,000명 가운데 12%가 레거시 수혜자였고, 프린스턴대의 경우 레거시 입학률이 30%까지 치솟았다가 매년 꾸준히 줄어 지금은 10%에 머물고 있다. 하버드대의 경우 2019년 졸업생의 약 28%가 동문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거시 제도 폐지 수순
하버드는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고 대학이 열린 기회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시아계 입시 차별 소송에서 제출한 자료를 보면 ALDC(운동선수, 레거시, 교직원 자녀, 학장 추천)로 입학한 백인 합격자가 무려 43%에 달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는 “동문 자녀 입학 우대정책은 소속감 형성에 도움이 되고, 저소득층 장학금 재원 마련 목적도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상은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하며 ‘다양성’을 추구하고, 레거시 제도를 통해 그들만의 ‘소속감’을 도모해 온 셈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과 교육부 조사로 인해 레거시 제도를 스스로 폐지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웨슬리안대학과 미네소타대학교는 이번 7월부터 레거시 제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레거시 제도는 머지 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입시제도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아시안 학생들이 될 것이다. 대학이 진정한 기회의 장소가 되어서 더 많은 아시안 학생들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생활법률] 학자금 대출 상환액 SAVE Plan으로 줄이자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10월 1일부터 학자금 상환 시작
지난 6월 30일 연방대법원이 행정부의 일방적인 학자금 융자 탕감 정책은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이에 따라 학자금 융자를 받은 사람들은 오는 10월 1일부터 융자금을 다시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소득기반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인 ‘SAVE(Saving on a Valuable Education) Plan’을 발표하였는데, SAVE Plan은 연방 학자금 대출 월 상환액 부담을 현재보다 많이 낮추어주었다. 그리고 학자금 대출 월 상환액 지불 면제 대상을 1인 가족 기준, 현재 연방 빈곤선 150% 미만(연소득 $21,870)에서 225% 미만(연소득 $32,805)으로 확대하였다. 따라서 학자금 융자를 받아 10월 1일부터 학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분들은 교육부 사이트 “https://studentaid.gov/announcements-events/save-plan”을 참고하여 자신의 대출 상환 플랜을 점검해보기 바란다.
SAVE Plan은 내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계획이지만, 월 상환금 지불 면제 대상 확대 등 일부 내용은 올 7월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SAVE Plan 신청은 지금부터 가능하다. 기존의 REPAYE Plan 가입자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SAVE Plan이 REPAYE Plan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납부가 시작되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는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신용등급을 낮추거나 채권추심 기관에 넘기지 않는다. 다만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계속 발생한다.

스탠다드 플랜 상환 방법
학자금 대출은 원래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10년간 원금과 이자를 전부 상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복잡한 이자 계산을 생략하고 단순화시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대학을 졸업할 당시 상환해야 할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가 $72,000이라고 가정해보자. 모든 학자금 대출은 졸업 후 총 10년간(120개월) 나누어 상환하는 Standard Repayment Plan(SRP)을 따른다. 따라서 $72,000을 10년으로 나누면 매년 $7,200을 갚는 것이다. 이 금액을 12개월로 나누어 매월 $600씩 120번 상환하는 것이 SRP다.
그런데 실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매월 $600씩 낼 수 없는 사정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이 채무자는 SRP 대신 IDR(Income-driven Repayment)을 신청하여 매달 상환액을 자신의 소득에 맞추어 줄일 수 있다. 소득이 연방 빈곤선 이하일 경우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소득기준 학자금 상환 방법
먼저, 소득기준 학자금 상환(IDR, Income-driven Repayment) 방법에는 총 4가지가 있다.

• REPAYE Plan – Revised Pay As You Earn Repayment Plan

• PAYE Plan – Pay As You Earn Repayment Plan

• IBR Plan – Income-Based Repayment Plan

• ICR Plan – Income-Contingent Repayment Plan

이 중에서 교육부가 ‘REPAYE Plan’에 대해서 채무자에게 좀 더 유리한 상환 방안을 마련한 것이 SAVE Plan이다. 따라서 다른 플랜에 등록된 사람은 먼저 REPAYE Plan으로 변경을 해야만 새로 도입된 SAVE Plan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SAVE Plan 혜택
그러면 SAVE Plan에 새로 등록하거나 기존의 REPAYE Plan에 등록되어 있을 경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예를 들어 REPAYE Plan에 등록된 2인 가족의 경우, 2023년 연방 빈곤선이 $19,720이므로 현재는 $19,720의 150%인 $29,580이 하한선인데, 이것이 금년 7월부터는 $19,720의 225%인 $44,370로 상향조정된다. 따라서 2022년 세금 보고시 AGI(Adjusted Gross Income)가 $44,370 이하라면 금년 10월 1일부터 재개되는 대출금 상환시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내년 7월부터는 대학 학부 기간의 대출금에 한해, 재량소득의 10%를 5%로 인하한다. 하지만 대학원, 로스쿨, 메디컬 스쿨 등 학사 이후에 다녔던 학교에서 받은 대출금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10%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REPAYE Plan에 등록된 2인 가족의 AGI가 $60,000이라면 $60,000에서 $44,370을 뺀 $15,630이 재량소득이 된다. 그러면 내년 6월까지는 $15,630의 10%인 $1,563을 연 단위로 내야 한다. 이를 12개월로 나누어 월 $130.25를 내년 6월까지 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도 연소득 $60,000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학부 대출자는 내년 7월부터 매월 $130.25가 아닌 그 절반인 $65.13만 내면 된다. 재량소득 $15,630의 5%인 $781.50을 12개월로 나누어 매월 $65.13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원 이상의 대출자들은 현재와 같은 $130.25를 그대로 내야 한다.
연소득이 연방 빈곤선 225% 미만이라 대출 상환금을 내지 않거나 적은 금액을 상환하더라도 REPAYE Plan에 등록된 이상 대출금 잔액에 대해서 이자가 부과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매월 이자가 $50씩 누적되고 매월 $30불씩 상환금을 납부한다면 남은 $20은 청구되지 않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 원금이 $12,000 이하이면 10년간 대출금을 상환하면 남은 채무는 탕감된다. 대출 원금이 $12,000 이상이면 $1,000이 추가될 때마다 상환기간도 1년씩 추가된다. 그래서 대출 원금이 $14,000이라면 대출기간이 10년에서 12년으로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패어런트 플러스 론(Parent Plus Loan)은 이번 SAVE Plan에 포함되지 않는다. 플러스론은 ICR Plan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시가 있는 삶] 수평선 – 배한봉

수평선

저 빨랫줄 참 길게 눈부시다

태양을 널었다가
구름을 널었다가

오징어 떼를 널었다가
달밤이면 은빛으로 날아다니는 갈치 떼를 널었다가

옛날에는 귀신고래도 너끈하게 널었다는

그래도 아직 단 한 번 터진 적 없는
저 빨랫줄

한라산과 백두산이
가운데쯤에 독도를 바지랑대로 세워놓고
이쪽, 저쪽에서 팽팽하게 당겨주는

참 길게 눈부신
저, 한국의 쪽빛 빨랫줄

배한봉 (1962~) 시인. 경남 함안 출생. 1998년 <현대시> 신인상 공모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흑조』,『우포늪 왁새』,『악기점』,『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주남지의 새들』,『육탁』등이 있다.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김달진창원문학상, 경남문학상, 박인환문학상, 서귀포칠십리문학상, 풀꽃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시 해설

바다 끝 수평선을 빨랫줄로 인식하니 참 신기한 일들이 펼쳐집니다.
그 수평선 빨랫줄에는 태양도 널 수 있고 구름도 널 수 있습니다.
오징어 떼, 갈치 떼는 기본입니다. 달빛에 은빛으로 날아다니는 갈치 떼는 상상만 해도 환상적입니다. 정말 귀신고래도 너끈하게 널었겠습니다.
수평선 빨랫줄이기에 무엇을 널어도 터질 리가 없지요. 백두산과 한라산을 잇는 이 긴 빨랫줄은 중간의 독도쯤에 바지랑대를 세워놓고 팽팽하게 당겨주어야겠지요.
참 눈부신 쪽빛 상상력입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임문혁 시인의 새 시집 <반가운 엽서> ©시와함께

[미국생활기] 미국 초등학교 왕따 사건에 대처하는 법

미국 학교의 불리(Bully)
내 나라가 아닌 곳에 살면서 혹시라도 내 아이가 부당한 일을 겪게 된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막연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정말 대처를 해야 할 일이 이렇게 빨리 생길 줄은 예상치 못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학교와 소통하고 잘 해결이 되었지만,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 혹시나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실 부모님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사건 – “Bitch!”
저희 와플이와 제제는 스쿨버스를 이용합니다. 평소 아이들로부터 J라는 아이가 좀 짖궂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어요. 와플이는 동생으로 인해 멘탈이 좀 강해서 어지간한 놀림에는 상처받지 않고, 무시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와플이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감정이 격해져 있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길래 일단 진정시키고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어요.
와플이의 말에 의하면, J라는 아이가 와플이에게 “Bitch!”라고 불렀대요. 그래서 하지 말라고 했더니 더 보란듯이 “Bitch! Bitch! Bitch!”하면서 열 번도 넘게 그렇게 불렀대요. 너무 화가 난 와플이가 참다 못해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줬고, 스쿨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 울면서 집에 온 거였어요.
J라는 아이는 와플이보다 한 학년 어린 2학년생인데, 고작 2학년짜리 아이가 ‘bitch’ 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 아이가 전에도 우리 아이들에게 물총을 쏘고 도망간다든지 하는 일이 있었지만 학교에 보고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 일은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라고 판단돼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인터넷에 bully 대처 방법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 아이가 같은 동네 아이라 그 엄마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은 ‘엄마 대 엄마’로 해결하기보다는 우리 아이와 그 아이 사이에 bully 문제가 있었다는 기록을 공식적으로 남겨두기 위해 학교에 보고를 하고, 학교의 중재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나중에 이런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으니 지속적인 보고와 학교의 대응을 보고, 만약 해결이 안 될 경우 상위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먼저 담임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육하원칙에 따라 사건이 일어난 날짜, 시간, 장소, 사건 경위에 대해 객관적으로 적었어요. 보통 이렇게 아이가 상처받은 일을 쓰다보면 아이의 감정에 이입되고 부모로서 속상한 마음이 더해지는데, 학교에 보고하는 이메일에는 최대한 객관적 사실 중심으로 쓰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와플이 엄마입니다. 어제, 2022년 9월 28일 와플이가 울면서 집에 왔습니다. 와플이는 8번 스쿨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J라는 2학년 아이가 와플이에게 bitch라고 불렀습니다. 그 전 주에도 그렇게 부르며 놀렸지만 와플이는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10번 이상 계속해서 불렀고, 와플이는 화가 나서 자기방어로 가운데 손가락을 세웠습니다. (객관적인 상황 설명을 위해 우리 아이가 잘못한 부분도 함께 보고함. 상대 부모가 이 상황을 다르게 해석해서 와플이를 비난할 수도 있어서) 아이 아빠와 저는 이미 이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와플이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J가 와플이에게  bitch라고 부른 일은 옳지 않으며, 이 일이 재발할 수도 있음에 염려가 됩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를 위한 대처를 희망합니다. ” 

담임 선생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교장 선생님께도 CC(carbon copy)를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도 이메일을 보실 수 있게요. 왜냐하면 혹시라도 담임 선생님이 이 상황을 가볍게 판단하시고 대처에 미온적일 수도 있으니, 교장 선생님도 이 상황에 대해서 알고 계시고 처리 과정을 지켜보시길 바랬거든요. 특히 이번 일은 같은 반 학생끼리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학년 아이와의 문제이니 J의 담임 선생님도 이 일을 함께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날 바로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답장이 왔고, 그날 오후에 교감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습니다. 와플이와 J를 각각 불러 얘기를 나누었고, J가 와플이에게 사과했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쿨버스 운전기사에게 얘기해서 서로 자리를 떨어뜨려 놓겠다고 하셨어요.
담임 선생님이 아닌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 직접 연락을 주시고 일을 해결하시는 것을 보고 안도했고, 빠른 대처에 만족했습니다. 상대 아이도 아직 어린 2학년이니 선생님이 잘 타일러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그 일은 잘 해결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건 – “Go back to your country!”
그런데 얼마 후 와플이와 가장 친한 친구의 엄마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가 왔어요. 자기 아이에게 들었는데, 며칠 전 스쿨버스에서 어떤 아이가 와플이에게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했는데, 자기가 와플이를 위해 나서주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고 그 엄마에게 얘기하더래요. 와플이는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테니 얘기를 해보라고요. 이런 말을 들었다면 엄마인 제가 알아야 할 거라고 생각해서 메시지를 했다면서요.
‘bitch’까지는 참을 수 있었지만, ‘Go back to your country’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그 메시지 읽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어요.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면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이 ‘Go back to your country’ 아닐까요?

그날 밤, 밤새 이 일을 학교에 어떻게 보고해야 하나 검색했습니다. 이 일은 bullying에 인종차별까지 더해진 사건이었어요. 와플이와 제제가 이 초등학교에서 유일한 동양계 아이들이라 이런 인종차별 문제에 저 대신 나서줄 사람도 없으니 이번 일만큼은 제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지난 번 사건 때처럼 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건이 일어난 날짜, 장소, 사건 경위에 대해서 쓰고, 학교의 적절한 대처를 요구함과 동시에 학교의 인종차별에 대한 학칙이 무엇인지 저에게 첨부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인종의 다양성과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이 있는지, 아이들에게 교육을 해줄 수 있는지도 요구할 생각이었죠. 그리고 저는 이 사건을 학교는 물론, 교육청과 주정부에도 보고할 생각이었어요. 인종차별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참고자료: https://www.pbs.org/newshour/classroom/2022/05/today-my-daughter-was-called-n-heres-my-advice-to-parents/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와플이에게 최근에 스쿨버스에서 누군가 너에게 기분 나쁜 말을 한 적이 있는지 물어봤어요. 그런데 와플이의 대답은, “기억 안 나.”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기억이 안 날 수가 있지????? 그래서 제가 직접적으로 다시 물어봤어요.
“혹시 누군가 너한테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말한 적 없어?”
“몰라, 기억 안 나! 근데 나한테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하면 난 너무 신날 것 같은데? 나는 한국에도 가고 싶고, 일본에도 가고 싶어.(일본은 자기가 태어난 곳이니까 가고 싶고, 한국은 자신이 half Korean이니까 가고 싶대요. ㅜ.ㅜ)”
아니, 이 애미는 이 말에 밤새 가슴이 벌렁거리고 눈물을 질질 짰는데, 너는 이 말에 이렇게 해맑게 반응하면 우짜냐고!!! 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이 애미는 아주 비장한 각오를 다졌건만, 정작 본인이 기억이 안 난다니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서 학교에 보고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이 일은 보고도 하지 못하고 어이없게 끝나 버렸습니다. (나중에 그 엄마가 얘기하길, “사실,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말한 거 J였어.”)

세 번째 사건 – “OO이 게이야?”
그리고 한 달 정도가 지났을까? 그날 저는 클로징을 하고 와플이가 잠든 후에 퇴근을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말하기를, J라는 아이가 와플이한테 ‘게이’라고 놀렸다며 와플이가 너무 상처를 받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음 날 아침 와플이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J가 가진 휴대폰으로 질문을 해서 그 질문의 답이 긍정이면 “Yes”나 “호호호”라고 답을 하는데(아마도 아이폰의 시리같은 기능인 듯), J가 휴대폰에 대고 “와플이는 게이야?”라고 물으니 그 휴대폰이 “호호호”라고 답을 했대요. 그러자 J가 이거 보라며, 와플이는 게이라고 하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와플이는 게이야!!”라고 소리치며 같이 웃었다는 거죠. 한 두번도 아니고 여러 번!!! 와플이가 그만 하라고 말했고, 와플이 친구도 그만 하라고 소리쳤지만, 계속 휴대폰으로 “와플이는 게이야?”라고 질문하고 놀리기를 반복했대요.
이 말을 듣는데 진심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2학년짜리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아이를 놀릴 수 있는 거죠? 이 J라는 아이, 같은 동네 살면서 계속 같은 학교에 다닐텐데 이대로 뒀다간 우리 와플이를 우습게 보고 계속 괴롭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제가 와플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싸우지 말고, 반응하지 말고, 무시하라고 가르쳤어요. 그래서 엄마 말 잘 듣는 와플이는 절대로 폭력적으로 반응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것 때문에 와플이가 타겟이 된 건가, 내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었나 자책하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우리 제제는 형을 이겨 먹고,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J가 제제를 건드리는 일은 없었어요. 제제가 J보다 학년이 더 어린데도 말이죠.
아무튼 와플이와 얘기를 마치면서 말했어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고, 너한텐 엄마와 아빠가 있고, 널 지켜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요. 그 누구도 우리 와플이에게 상처주지 못하게 할 거라고요!

그리고 저는 다시 학교에 불리 보고 메일을 작성했습니다. 최대한 정중하게, 그러나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담아서 썼어요. 그리고 이번에도 교장 선생님을 CC로 추가했습니다.

“와플이에게 또다시 일어난 불리 사건을 보고하고자 합니다. J, L, J  이 세 아이들은 2023년 3월 30일 스쿨버스 안에서 와플이를 게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어제인 2023년 4월 10일, 휴대폰을 이용해 와플이가 게이인지 물었고, 스마트 기기는 그렇다고 답해서 아이들은 그것으로 더 놀렸습니다. 이 사건을 목격한 아이도 있고, 그 아이가 그만하라고 말렸음에도 세 아이들은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와플이는 상처 받았습니다. 저는 2022년 9월 28일 J로 인한 괴롭힘 문제를 이미 학교에 보고한 바 있고, 같은 아이로 인해 또 다시 이 같은 일이 재발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심히 우려하고 있으며, 학교측이 긴급히 대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련 아이들의 학부모에게도 이 일을 알렸는지도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학교의 bullying policy도 첨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자 그날 오후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사건 해결 상황을 자세히 알려주시고 bullying policy도 첨부해 주셨어요. 학교의 발빠른 대처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죠. 집에 돌아온 와플이에게 물어보니 그 아이들이 직접 사과를 했고, J는 교장 선생님과 대화를 나눈 후에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모든 일이 잘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음 날 교장 선생님께 감사 이메일을 드렸습니다.

네 번째 사건 – “너는 지정석에 앉아.”
그런데, 그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 온 와플이가 또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불리 사건 이후로 스쿨버스에 와플이와 그 놀린 아이들 그룹의 지정석이 생겼는데, 어이없게도 그 놀렸던 아이들은 원래 자리에 그대로 앉고, 와플이만 혼자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지정석을 받아서 베프와 떨어져 앉게 됐대요. 그래서 와플이가 베프 옆에 앉겠다고 했더니 스쿨버스 기사가 너는 지정석이 있으니 그곳에 앉아야 한다고 해서 속상하다는 거예요.
와플이 얘기를 들은 남편이 이건 잘못된 거라고, 놀린 아이들이 분리되어야지, 왜 피해자인 와플이가 분리되어야 하냐고, 이건 운전기사에 의한 또 다른 차별이라고, 이번엔 자기가 직접 이메일을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동안 제가 교장 선생님과 소통을 해왔으니 이번 사건까지는 제가 마무리를 하겠다고 했어요. 대신 남편이 하고 싶은 얘기를 이메일로 써주면 제가 교장 선생님께 보내고, 남편을 CC해서 남편도 진행 상황을 볼 수 있게 하고, 교장 선생님께도 와플이 아빠가 이번 사건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괴롭힘 문제를 보고한 후, 그 조치로 와플이가 스쿨버스에서 지정적을 받게 되었고, 가해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가해자 학생들에게 취해진 조치가 없는 것 같아 괴롭힘을 당한 아이의 부모로서 심히 우려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 몇 가지 의문 사항이 있습니다.

1. 스쿨버스 운전기사에게 이번 괴롭힘 사건에 대해 전달이 되었습니니까?

2. 스쿨버스의 표준관행에 의하면, 괴롭힘 가해 학생에게 자리를 지정해야 합니까? 아니면 피해 학생에게 자리를 지정해야 합니까?

3. 스쿨버스의 징계 규정은 어떻게 됩니까? (보통 스쿨버스에서 3번 이상 문제를 일으키면 스쿨버스 이용을 못하게 되는데, 이 규정에 대해 확실히 알고 싶었어요. J는 이번 일로 이미 두 번의 보고가 들어간 상태였으니까요.) 

저는 우리 아이가 괴롭힘을 학교에 보고하는 것으로 인해 처벌이나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쿨버스 지정석에 대해 재고해주시고, 이 상황을 바로잡아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그러자 그날 바로 교장 선생님께서 답장을 주셨습니다. 스쿨버스 운전기사와 소통 오류가 있었다며 사과하시고, 누가 지정석을 받아야 하는지 운전기사에게 다시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알려주셨어요. 스쿨버스 징계 규정에 대해서는 담당자를 연결해주셨고요. 언제나처럼 신속하게 답 메일을 주시고 속시원하게 일을 바로 잡아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 저에게 직접 전화까지 주셨더라고요. 가해 아동들을 각각 떨어뜨려서 지정석을 마련해 주었고, 와플이는 그 아이들을 피해서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지정석을 주는 것으로 조치를 하셨다고요. 이렇게 일련의 불리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고, 다행히 그 이후로 J가 와플이를 괴롭히는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 사건을 통해 배운 불리 문제에 대처하는 핵심은 첫째, 절대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 것. 둘째, 사건 경위를 육하원칙에 따라 명료하게 보고할 것. 셋째, 학교에서 법과 학칙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할 것. 넷째, 학교의 대응이 미온적일 경우 언제든 상위 기관으로 갈 준비를 할 것.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을 두려워하지 말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J가 이번 일을 통해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한 가지는 배웠기를 바랍니다. ‘와플이를 건드리면 그 엄마가 가만히 안 있는구나!’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엘리네 미국집> 책의 저자. [email protected]

[미국 경제뉴스] 조지아주 서배너의 인력확보 전쟁

▶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와 협력업체들 1만 7,000여명 필요

미국에서 세 번째 큰 산업단지(4,150만 SF), 시 당국, 60마일 이내 지역에서 ‘인력 확충 어렵다’ 판단

조지아주 서배너를 중심으로 자동차업계의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55억 달러를 들여 건설 중인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의 경우 내년 공장 가동을 위해 8,100명을 채용해야 하고, 협력업체 등의 인력 수요까지 합치면 향후 8년간에 걸쳐 1만 7,750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이미 채용을 시작해 올해 500명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조지아주 상원 인력관련 위원회에 출석하여 I-16, I-95 고속도로에서 60마일 이내 지역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인력을 충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톨리슨 청장의 이같은 언급은 사상 최대의 제조업 붐을 맞고 있는 조지아의 현실적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등 청정 에너지 관련 대규모 투자가 조지아주 남부의 시골 지역에 집중됨으로써 심각한 인력 확보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서배너 합동 개발청의 마리아 휘트필드 인력담당 국장은 곧 인력 수요 조사와 확보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뉴저지에 기반을 둔 웨들리 도노반 커쇼 컨설팅사가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배너에서는 현재 약 20개의 공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12년간 45억 달러 규모의 확장 공사를 감안할 때 인구 유입과 인력 수요, 도시개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 IRS 가정·기업 기습 방문감사 활동 중단, IRS 사칭 사기 기승 탓
국세청(IRS)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국세청 공무원의 기습 방문 감사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는 우편을 통해 방문감사 스케줄을 미리 잡고 방문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했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매년 가정이나 기업을 불시에 방문해 수만 건의 기습 감사를 실시해 왔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국세청 공무원을 사칭하는 사기범죄가 늘면서 이에 따라 혼란만 가중되는 경우가 많아 기습 방문감사를 중단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국세청은 ‘725-B’로 알려진 편지를 보내 방문 날짜를 정하게 된다. 국세청은 “납세자가 필요한 정보와 문서를 가지고 미팅에 참여하기 때문에 여러 번 만나야 하는 부담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연준, 금리 0.25%p 인상, 2001년 이후 최고 수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달 26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기존 5.00~5.25%에서 지난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상향됐다.
연준은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세가 견고하고 실업률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물가상승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기준금리를 9월 회의에서 다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유지를 선택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며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놨다. 그리고 “더는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한국, 상온 초전도체 개발 소식, 인류의 미래를 바꿀 꿈의 물질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YTN

한국의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이 ‘꿈의 물질’로 불리는 초전도체를 상온, 상압에서 구현하는 물질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초전도체(超傳導體ㆍsuperconductor)란 전기저항이 0이 되면서 전류가 장애 없이 흐르는 물질을 말한다. 지금까지 초전도 현상은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섭씨 30도, 1기압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깝고 약하지만 자석을 밀어내는 반자성(反磁性) 현상을 띄는 초전도체 ‘LK-99’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초전도체의 성질을 이용하면 뉴욕에서 LA까지 20분만에 주파하는 자기부상열차를 만들 수 있어 교통 및 유통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미래 무한 에너지원이라는 핵융합발전과 모든 전자제품의 경량화, 발열 문제,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 역시 초전도체를 사용하고 있어 상온 초전도체가 상용화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LN) 소속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LK-99에서 초전도체 특성이 감지됐다는 내용을 공유하면서 과학자들은 “이 발견이 사실이라면 노벨상을 탈 만한 업적이며, 물리학의 ‘성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비즈니스 칼럼] 과감하게 포기하고 그만둘 용기

고현숙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코칭경영원 대표 코치 [email protected]

끈기 vs 끊기
‘포기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고, 이기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Quitters never win, winners never quit.)’라는 격언을 나는 좋아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모든 일을 끝까지 버티며 계속 하는 것만이 과연 최선일까?
1974년 32세의 노장 무하마드 알리가 당대 무적의 헤비급 챔피언인 24세 조지 포먼을 쓰러뜨린 ‘킨샤사의 기적’은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면으로 꼽힌다. 그후 알리는 프로선수로 7년을 더 링에 올랐는데, 경기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져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고, 그 결과 참담한 패배가 이어졌다. 그렇게 맞은 수많은 펀치들이 파킨슨병을 악화시켰다. 이처럼 할 만한 가치가 없는 일을 계속한다면 그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그만둘 용기
우리 삶을 더 가치 있는 일에 투자하려면 그만둘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커리어를 전환할 때 멘토인 한근태 코치의 조언이 작용했다. 그 즈음 한 코치는 나에게 ‘배우는 것도 없는데 왜 그 회사를 계속 다니느냐’고 압박질문을 하고 그만두라고 조언했다. 솔직히 그 직장은 나의 안전지대(safe zone)였다. 익숙하고 편안했지만 발전은 없었다. 고심 끝에 결국 사표를 쓰고 돌아서 나오는데 속이 후련하고 마음이 가벼웠다. 그때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박사학위 취득도, 코칭경영원 설립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만둘 수 있는 지혜
에베레스트 등반가들이 세계 최고봉에 오르는 훈련에는 반환시간, 즉 하산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을 반드시 엄수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걸 어기면 정상에 올랐다 하더라도 하산 중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상을 단 몇 백 미터 앞에 두고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서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세계적인 등반가이자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반 산업을 시작한 롭 홀(Rob Hall)은 이 규칙을 철저히 지켰지만, 평생에 딱 한 번 이를 어긴 일이 있다. 동료의 정상 정복의 꿈을 이뤄주려고 정상에서 3시간을 더 기다렸던 것이다. 그 결과는 두 사람 모두의 사망이었다(, 애니 듀크, 2022).
사업도 그렇다. 늘어나는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익이 나오지 않고, 경쟁자를 앞설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져도 사람들은 그만두기를 어려워한다.
온라인 게임 ‘글리치(Glitch)’의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벤처 사업으로 투자를 많이 받았다. 사업이 그런대로 성장했고 투자금이 600만 달러가 남아 있었지만, 어느 날 그는 사업을 접기로 결심하고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었다. 신규고객 확보 비용이 감당 못할 만큼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기업용 메신저 ‘슬랙(Slack)’을 개발해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는 중간에 그만두면 아주 멈출까봐 두려워하지만, 오히려 빨리 그만두지 못하기 때문에 아주 멈추게 되는 경우도 많다.

현상유지, 손실회피 성향
중간에 그만두기가 어려운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목표에 대한 집착이 그 중 하나다. 마라톤을 뛰다가 부상을 당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아 결승점까지 무리하게 달린 결과 마라톤을 아예 못하게 된 사람들이 그 예다.
그만둔 이후의 상황이 불확실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거기에 매몰비용, 즉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과 돈과 노력이 아까워서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일을 몇 년간 했고 그동안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이미 사라진 비용이지만,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투자를 하는 셈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문제가 있는 관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동안 쏟은 정이 아까워 관계를 끊지 못하면 그 관계를 지속할수록 자신만 더 고갈될 뿐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주식 시장에서 손해를 볼 때, 그 시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당장의 손실을 감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한다. 안 파는 것은 그만큼 더 사는 것과 같은데도 말이다.
인간의 이런 어리석은 행동의 배후에는 현상유지 편향, 손실회피 편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실패가 확실한 일에도 고집스럽게 끝까지 집착하는 것이다. 줄어들지 않는 대기줄에 서서 계속 기다리는 것, 미국의 베트남전처럼 이길 수 없는 전쟁을 계속 하는 것도 모두 그런 예다.

‘그만두기 코치’가 필요하다
인생에서 때로는 ‘끈기’보다 ‘끊기’가 필요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자 행동과학자인 데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어떤 일을 과감하게 잘 그만두려면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감정 상하는 말을 서슴없이 해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만두기 코치’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그만두고 나서야 친구로부터 ‘잘했어.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라는 말을 듣는다. 그들은 묻는다.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냐고. 그러면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대답한다. ‘네 마음을 상하게 할까봐 그랬어.’
그러니 당신의 장기적인 행복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 ‘그만두기 코치’를 찾아 당신이 꼭 들어야 할 뼈 아픈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