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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칼럼] 원어민들이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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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단어부터 영작까지 모든 분야가 다 도전입니다. 그런데 고급 레벨로 갈수록 한국인에게 특히 더 도전적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영어의 억양입니다. 앞으로 높은 단계의 영어 실력을 원한다면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억양에 대해 미리 알아둘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 억양
억양이란 소리의 높낮이, 길이, 강약 등을 말합니다. 억양에는 말하는 사람의 태도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억양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 다른 억양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잘하더라도 그 억양 때문에 금방 구별이 됩니다.

적절한 억양의 중요성
초급 단계에서는 각 단어의 발음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말을 조금씩 하는 중급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억양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게 됩니다. 문장에 적절한 억양이 가미되지 않으면 상대방이 내용을 빨리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말을 빨리 하려는 태도입니다. 유창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속도에만 신경을 쓰고 억양을 소홀히 한다면, 유창해 보이기만 할 뿐 실제 대화는 산으로 가기 십상입니다.

억양을 익히는 방법
기초 회화를 익힐 때는 강사의 억양을 따라하면 되기 때문에 억양을 익히기가 그래도 쉽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만들어낸 문장의 억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문장의 억양을 들은 적이 없는데 말이죠.

억양이라는 것이 본래 의미 단위들이 조합되면서 그에 적절한 소리의 높낮이, 길이, 강약이 가미되는 것인데, 영어의 의미 단위 조합은 한국어 어순과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영어의 억양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억양을 어떻게 익혀야 할까요? 우선,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억양 규칙들이 있습니다. 첫째, 새로운 정보(보통 명사)는 강한 억양을 갖는다. 둘째, 동사도 그 의미를 강조할 때는 강한 억양을 가질 수 있다. 셋째, 보통 기능어(전치사, 접속사, 대명사, 관사)는 강한 억양을 갖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대화에서 그때그때 이런 규칙을 적용해 억양을 구사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억양은 무의식에 가까운 ‘감’을 익혀야 합니다. 그 ‘감’을 키워가는 것이 바로 영어의 억양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억양의 감을 익히기 위해서는 영어 표현이나 문장을 익힐 때 입으로 따라 말해보는 습관이 필수적이며, 동시에 많은 양의 듣기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듣기를 많이 하다보면 원어민들이 특정 표현이나 패턴을 비슷한 억양으로 구사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배우게 되고, 이런 배움이 쌓이면 새로운 문장을 말할 때 어떤 억양을 사용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감’이 생기게 됩니다.

원어민 같은 억양?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원어민 수준의 억양을 소망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억양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의미 단위 표현이 거침없이 조합되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말은 억양뿐 아니라 말하고 듣고 쓰는 모든 영역에서 원어민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억양 학습의 1차 목표는 제대로 된 의사 전달이어야 합니다. 이 1차 목표에 가까이 갈 때 조금씩 더 원어민스러운 억양을 위해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마치 조각가가 조각을 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우선 전체적인 형태를 만들고 세부적인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영어 억양을 익히는 속도는 성인보다는 아이들이 빠르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영어를 접할 때의 개방성과 집중력, 그리고 섬세한 감각 등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영어의 소리와 발음에 대해 오픈 마인드로 다가가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누구나 빨리 영어의 억양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천 과제
억양을 익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쉐도잉입니다. 원어민의 음성을 들은 후 그대로 따라서 말해보는 훈련인데, 듣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합니다. 이것은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이 꼭 가져야 할 습관입니다.

쉐도잉을 할 때 꼭 문장 전체를 따라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문장을 쉐도잉하기 어렵다면 더 짧은 표현들을 따라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이 훈련을 지속하면 원어민들이 억양을 어떻게 구사하는지 서서히 감을 잡게 됩니다. 원어민 수준의 억양을 익힐 때까지 평생 습관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이와 관련해 질문이나 피드백이 있으시면 contact@koreanenglish.org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영사관 소식] 복수국적 제도 관련 설명회 개최 안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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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적 제도 관련 설명회
배경
최근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병역 문제가 동포 언론에 게재되어 총영사관에 많은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는 바, 국적 관련 설명회 개최를 통해 동포분들의 국적 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고 궁금증을 해소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 선천적 복수국적자 ‘남성’의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의 3. 31까지 국적 이탈 신고를 하지 않으면 병역 의무 이행 또는 면제 후에야 국적이탈이 가능하다.(국적법 제12조)

취지
이번 설명회를 통해 선천적 복수 국적자 남성의 국적 이탈 신고 안내 및 국적 상실 신고 방법, 국적 회복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동포분들의 국적 문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한다.

특히, 2019년에 만 18세가 되는 복수국적 남성의 경우, 국적이탈 신고기간이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므로, 신고가 적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행사 개요
일시: 12. 6(목) 오전 11:00~12:30
(약 90분)
장소: 애틀랜타 한인회관
5900 Brook Hollow Pkwy, Norcross, GA 30071
대상: 재외동포
내용: – 국적 제도 개관
– 국적 상실, 국적 이탈, 국적 선택 및 국적 회복
–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 및 병역 의무
– 재외동포의 국적 회복 절차
– 참석자들의 질의 및 응답
문의: T. 404-522-1611(영사관) atlanta@mofa.go.kr

2. 랄리 지역 순회영사 실시
주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랄리(NC)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분들에 대한 민원 업무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2018년도 11월 순회영사 실시 계획을 알려 드리니, 이 기간 중에 여권발급 등 민원업무가 있는 인근 지역 동포분들께서는 적극 활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일시: 11. 29(목) 오후 2:00~5:00
11. 30(금) 오전 9:00~12:00
※ 마감 30분 전까지 입실
장소: 랄리한인장로교회
5408 Duraleigh Rd, Raleigh, NC 27612
장소문의: T. 919-787-4673(교회)
업무문의: T. 404-522-1611(영사관) atlanta@mofa.go.kr

 처리 업무
– 여권 발급 신청, 영사 확인(사서 인증 및 공증 등), 위임장, 재외국민등록 및 교부 신청 접수, 가족관계등록(혼인, 출생 신고 등) 및 증명서 발급 신청 접수, 국적 관련 업무(국적상실 및 이탈 등)
– 기타 민원 업무 안내 및 상담(국적 및 병역 등)

유의사항
– 신청서 접수 시 반드시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여권(여권 갱신 시 만료된 여권) 원본을 소지하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 복수 국적자는 미국 여권과 출생증명서 원본을 지참하셔야 하며, 미성년자 대리 신청의 경우 친권자의 유효한 한국 여권을 필히 지참해주시기 바랍니다.
– 순회영사 실시 장소에서는 여권사진 촬영이 불가능하오니, 여권(재)발급을 신청하실 분은 아래 유의 사항을 참조하여 규격에 맞는 사진을 미리 준비해 오시기 바랍니다.

여권 신청
– 여권 신청자는 여권 접수 비용을 현금으로 준비하여 방문(성인 $53, 8세 이상 $45, 8세 미만 $33)
– 여권 신청자는 우표를 구매하여 방문 요망(우체국에서 $10.15 우표 또는 일반 우표 21장 구입)

여권 사본 공증
– 여권 사본 공증 발급 관련 구비 서류: 순회영사 시에는 여권 사본 공증의 당일 발급이 불가하므로 영사관 발급 후 우편 발송합니다.
– 여권 원본(법정대리인이 미성년 자녀의 여권 사본 증명을 신청하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여권도 함께 제출)
– 수수료는 현금(1매당 $1, 필요하신 매수를 생각하여 준비)
– 우표 구매하여 방문(우체국에서 $10.15 우표 또는 일반 우표 21장 구입)

여권 사진 촬영시 유의사항
– 사진 크기: 가로 3.5cm, 세로 4.5cm (정수리부터 턱까지의 머리길이 : 3.2cm ~ 3.6cm, 머리 길이를 초과하는 사진은 접수 불가함)
– 촬영 시기: 최근 6개월 이내
– 얼굴 및 상반신 방향 : 정면 응시(상반신은 어깨까지 나와야 함)
‧ 머리 및 귀 부분 : 모자 착용 금지 및 귀 부분 노출
‧ 표정 : 입은 자연스럽게 다문 상태(이가 보이면 안 됨)
– 의상 : 흰색, 제복, 군복 착용은 안 됨(깊게 파인 상의 금지)
– 안경 착용자 : 조명이 반사되거나 안경태가 눈을 가리지 않아야 함.
– 배경 : 사진 바탕은 흰색이어야 하며, 얼굴에 그림자가 없어야 함.

※ 여권사진 규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주애틀랜타총영사관 홈페이지(http://us-atlanta.mofa.go.kr) 영사/여권/여권사진 규격 안내를 참조 바랍니다.

3. 2018년도 세계 한인의 날 유공 포상 전수식 개최
지난 11월 1일, 한국 정부는 2018년도 세계한인의 날 유공 포상 수상자로 주애틀랜타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는 배기성 전 애틀랜타 한인회 회장에게 국민포장을, 선우인호 재미한국학교 동남부지역협의회 회장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습니다.

배기성 전애틀랜타한인회 회장: 국민포장
배기성 수상자는 두레스홈리스봉사단, 애틀랜타 기독실업인협회 총무, 재미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 애틀랜타 한인회 회장 등 애틀랜타 동포사회의 화합 및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으로 봉사하고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수상했습니다. 이 상은 국민훈장에 준하는 포상으로 민간인이 수상하기 쉽지 않은 훈장입니다.

선우인호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동남부지역협의회 회장: 대통령 표창
대통령 포창을 받은 선우인호 수상자는 1990년 8월부터 현재까지 애틀랜타 한국학교 교사, 2003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애틀랜타 한국학교 교장을 역임하였습니다. 그리고 2011년 8월부터 현재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동남부지역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 미주사회 동포들을 위한 한글, 역사, 문화 교육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 교황청 시사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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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대해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의 교황청 시사회가 지난 11월 5일 로마 살레시안 교황청 대학교((Salesian Pontifical University)에서 개최되었다.

불교의 스님이 기독교 영화를 만들어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 교황청 대학교에서 시사회를 개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사건으로써 인류의 종교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며, 세계 종교 화합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이다.

지난 2017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산상수훈’은 그동안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잇달아 초청받아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였고, 여러 국제 종교영화제에 초청받아 ‘예수님 복음상’, ‘새로운 시선상’ 등을 수상하면서 종교 화합을 통한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산상수훈’ 포스터 ©사진 영화사 그란

세계 순회 시사회 및 강연회
감독인 대해스님은 지난 4월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또한 세계 평화와 종교 화합의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동맹 피스메이커에서 준 황금평화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여러 대학들의 초청으로 영화 상영 후 강의와 토론을 이어가는 세계 순회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CNN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영화 ‘산상수훈’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자, 미국 CNN 방송의 Great Big Story에서 2만달러를 지원하여 감독 대해스님과 산상수훈에 대한 다큐멘터리 ‘Across’를 제작하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의 부산 국제영화제와 미국의 오스틴 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되었고, 11월 5일 CNN 방송 Great Big Story 채널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었다.

Great Big Story 채널은 영화를 전공하거나 배우지 않은 대해스님이 영화를 제작하고, 전세계적으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게다가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이 특별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삶이 있는 시]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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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정희성 (1945~ )
시인.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변신’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에 『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 돌아보면 문득 』등이 있다.

시 해설
겨울! 외롭고 가슴 시린 계절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날줄과 씨줄로 만나서 한 폭의 비단을 짜낼 수 있다면, 어떤 겨울의 추위도 우리를 춥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 슬픔이 다른 슬픔의 손을 따뜻이 감싸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눈을 그윽한 눈길로 들여다보아 준다면, 그런 슬픔은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래 참고 기다리며,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세상의 어떤 추위도 우리를 춥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서로가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아 주고, 따뜻한 손길이 되어주고, 오래 참고 기다리면서, 마음과 마음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 고운 비단을 짤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등이 있다. Ymmh22@daum.net

[영화 칼럼] 희망의 건너편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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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윤 캐롤라이나 열린방송에서 ‘박성윤의 영화는 내 인생’코너 진행 parksungyoontree@gmail.com

희망의 건너편(2017)
(The Other Side of Hope)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주연: 셰르완 하이,
사카리 쿠오스마넨

1982년 도스토예프스키의 동명소설 <죄와 벌>을 직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시작으로,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소외계층을 주인공으로 삼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35년간 끈질기고도 진심어린 영화를 만들어 온 핀란드 출신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신작 ‘희망의 건너편(2017)’은 전작 ‘르 아브르(2011)’에 이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 위기를 주제로 한 영화이다.

영화는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석탄 화물선에 숨어 핀란드로 망명한 칼레드와 알콜 중독자 아내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비크스트롬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시작된다.

시리아 정비공 칼레드
알레포 변두리에 살던 시리아 정비공 칼레드는 누가 쏜 것인지도 모르는 미사일 폭격으로 점심을 먹던 그의 일가족이 모두 폭사한다.

빵을 사러 갔다가 운 좋게 살아남은 칼레드와 여동생 미리암은 걸어서 터키 국경을 넘은 후 배를 타고 그리스로 밀입국했다가 마케도니아를 거쳐 다시 걸어서 세르비아 국경을 넘는다. 그런데 헝가리 국경 근처의 난리통에 동생을 잃어버리고, 동생을 찾아 난민 수용소를 헤매던 칼레드는 네오 나치족의 공격을 피해 핀란드행 석탄 화물선에 숨었다가 얼떨결에 핀란드까지 오게 된다.

석탄 화물선에 숨어 있다가 핀란드까지 오게 된 칼레드 ©happy2day

이제 막 헬싱키 항구에 도착한, 석탄재를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칼레드의 모습은 이방인을 넘어 외계인마저 연상시킨다. 배에서 빠져나온 그는 정식 망명을 신청하려고 경찰서로 향한다.

셔츠 도매상 비크스트롬
셔츠 도매상을 하는 평범한 중년 남자 비크스트롬은 알콜중독자 아내 앞에 결혼반지와 집 열쇠를 내려놓고 집을 나온다. 아내는 비크스트롬이 두고 간 결혼반지를 재털이에 던지고 다시 술을 마신다.

비크스트롬은 이제 막 불행한 결혼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삶으로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차를 몰고 나간 비크스트롬과 항구를 빠져나온 칼레드는 길거리에서 서로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그때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밴드 음악은 이 두 주인공의 표정 없는 얼굴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보다는 내일에 대한 불안과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불필요한 설명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이 오프닝 장면은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심리상태를 간결하게 잘 전달해준다.

기각된 망명 신청
칼레드가 길거리 밴드의 음악을 듣고 동전을 주자 뮤지션은 석탄을 뒤집어 쓴 그에게 기차역을 가리키며 “샤워, 저 밑에 가면”이라고 최소한의 단어로 칼레드에게 가장 필요해 보이는 것을 알려준다.

칼레드는 기차역 밑에 있는 유료 샤워장에 가서 깨끗이 씻은 후,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준법시민답게 경찰본부에 가서 정중하게 망명 요청을 한다.

난민 심사 면접관이 칼레드에게 묻는다. “그 많은 국경을 어떻게 통과한 거죠?” 그러자 그가 대답한다. “난민은 어디서나 골칫거리로 여겼기 때문에 모두들 난민을 못 본 척했어요. 그래서 국경을 넘기가 쉬웠어요.” 인권과 평등이 보장된 유럽에서조차 난민들이 혐오와 배척의 대상이 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감독은 담담하게 묘사한다.

결국 시리아 사태의 심각성에 무관심하거나 혹은 모른 척하는 관료들에 의해 칼레드의 망명은 기각된다. 그때 TV에서 시리아 알레포의 아동병원이 폭격을 당해 사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외신이 흘러 나온다. 그 뉴스를 시리아 난민들이 아무 표정 없이 보고 있다. 그들이 겪고 있는 이 끔찍한 현실을 보고도 무관심하고 냉담한 당국의 태도에 이제는 분노도 저항도 모두 포기한 그저 자포자기한 얼굴이다.

만연한 극우주의
망명 신청이 기각된 칼레드는 동생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결국 불법체류를 결심하고 본국으로 송환되기 전날 난민센터를 탈출한다.

거리를 배회하다가 길거리 밴드의 공연을 보게 된 칼레드. 그런데 앞에서 보면 평범해 보이는 관객들의 얼굴과 달리, 뒷모습을 보니 등에 모두 같은 글씨가 씌여 있는 자켓을 입고 있다. 그건 바로 ‘핀란드 해방군’. 감독의 블랙 유머를 보여줌과 동시에 칼레드가 이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고난을 당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칼레드를 발견한 극우주의자들은 칼레드를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지르려고 한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부랑자들이 들고 있던 술병과 지팡이로 그들을 물리쳐준다. 역시 카우리스마키 감독다운 설정이다.

현실에 눈 감은 사람들
한편, 비크스트롬은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식당을 차리기 위해 셔츠 도매업을 팔아 종자돈을 마련한 다음 도박판에 뛰어든다. 운 좋게 돈을 딴 그는 중개업자에게 속아 종업원 3명이 딸린 망하기 직전의 식당 ‘골든 파인트(황금 맥주잔)’를 인수하게 된다.

거미줄 쳐진 부엌 구석에서 졸고 있는 주방장, 식당 문앞에서 담배를 피우다 얼결에 손님을 받는 호스트, 급료가 얼마인지 정하지도 않고 일을 하는 견습 웨이트리스, 그리고 재료창고에서 이들이 키우는 개 한 마리가 살고 있는 ‘골든 파인트’ 식당은 메뉴도 절인 정어리와 미트볼밖에 없다. 이 허술한 식당에서 감독이 무엇을 이끌어낼지 자못 흥미가 돋는 설정이다.

칼레드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골든 파인트’의 식구들 ©happy2day

어느 날 아침 비크스트롬은 식당 쓰레기장에서 자고 있던 칼레드를 발견하고는 티격태격하다가 마침내 그를 데려와 음식을 내주며 식당의 식구가 될 것을 제안한다.

이때 비크스트롬의 행동은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영웅이 아니라, 그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정도로 표현된다. 마치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반문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 영화의 최고의 코메디는 고추냉이를 한 숟갈 듬뿍 올린, 기름에 절인 정어리로 만든 초밥이다. 미트볼과 절인 정어리를 벗어나지 않는 골든 파인트의 메뉴로는 매출이 늘지 않자 비크스트롬과 직원들은 회의 끝에 요즘 트랜드라는 초밥집으로 업종을 바꾸기로 하고 급하게 ‘임페리얼 초밥’라는 일본 식당으로 간판을 바꾼다.

어느 날 일본 단체 손님들이 초밥을 주문하는데 신선한 생선이 떨어지자 겨울에 먹으려고 소금에 절여 놓은 정어리를 쓰기로 한다. 주방장이 “너무 짜지 않을까요?”라고 묻자, 사장은 “고추냉이가 매우니까 괜찮을 거야.”라고 대답한다. 정말 괜찮았을까? 그들은 결국 초밥집을 접고 다시 ‘골든 파인트’로 돌아오게 된다.

이 에피소드는 폭소를 자아냄과 동시에 우리 눈앞에 존재하는 칼레드와 같은 정치적 난민 문제를 무시한 채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만 관심을 쏟는 오늘날의 다문화주의에 대한 풍자를 절인 정어리 초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희망의 건너편
비크스트롬의 도움으로 칼레드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여동생을 찾게 된다. 그리고 여동생에게 자기처럼 위조 신분증을 만들자고 권했으나 여동생은 자신의 정체성을 속일 수 없다며 합법적인 망명절차를 밟겠다고 한다.

다음날 경찰서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돌아가던 길에 칼레드는 네오 나치의 스킨헤드족에게 습격을 당해 칼에 깊이 찔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음날 동생과의 약속을 지켜낸다. 그리고 호숫가의 나무에 기대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칼레드는 미소를 짓는다. 그가 건너지 못한 희망의 건너편에서 여동생은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헬싱키의 회색빛 삭막함과 달리 ‘골든 파인트’ 안에는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 초라해 보이지만 유쾌한 이 곳에서는 난민이라는 편견으로 사람을 규정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보살핀다. 감독이 원하는 세상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늘 절제와 냉소로 관객들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은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희망의 건너편’의 피날레에서 절망도 희망도 아닌, 우리가 생각하는 희망의 건너편을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남겨 놓았다.

“롱샷은 희극이요, 클로즈업은 비극”이라던 찰리 채플린의 말을 뒤집어, “우리의 삶은 비극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는 듯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믿음이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절망 앞에서 스스로를 구해낼 수 없는 사람들의 편에 지금처럼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늘 함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 정보] 2분만에 잠들 수 있는 미 해군의 놀라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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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불 속에 들어가면 바로 잠드는 타입인가요? 아니면 계속 뒤척이며 쉽게 잠들지 못하시나요?

건강한 생활에 숙면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성인은 하루 7~8시간의 수면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전세계인의 약 20%는 수면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있습니다. 미 해군이 채택한 이 방법으로 당신도 쉽게 잠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먼저, 2분만에 잠들기 위해서는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먼저 눈과 입 주변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이어서 어깨의 긴장을 풀고 팔에서 힘을 뺍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며 가슴과 배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그 다음 허벅지와 종아리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발목과 발끝까지 긴장을 풀고, 마치 해파리가 된 것처럼 침대에 몸을 맡깁니다.

이제 눈을 감고 평화로운 호수에 떠 있는 작은 배를 떠올려 봅니다. 그 배에 누워 천천히 흔들리는 느낌을 느껴봅니다.

이제 까만 해먹에 누워 잠드는 느낌을 떠올려 봅니다. 주변은 완전히 캄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분 좋은 따뜻함에 둘러싸여 서서히 잠에 빠져듭니다.

만약 아직 잠이 오지 않는다면, 머리속을 완전히 비워 봅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입니다.

출처: Ranking World

[뷰티 칼럼] 제니스의 1일1식 이야기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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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 Zenith’s Beautiful Life 유투브 채널 운영자 youtube.com/c/myzenith2015 myzenith2015@gmail.com

식사에 대한 새로운 생각
음식을 먹는 것은 하나의 문화입니다. 각 나라 사람들이 먹는 전통 음식은 하나의 관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이 달라진다면 지금같은 글로벌 시대에 관습적인 음식 문화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아침은 꼭 먹어야 할까? 한국 사람에게는 정말 한식이 가장 좋을까? 나에게는 세 끼 식사가 다 필요할까? 내가 만약 아무것에도 얽매일 필요가 없다면 더 젊게, 기분좋게, 건강하게 살기 위해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을까?

아침식사, 꼭 필요한가?
간밤의 공복기를 깬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breakfast. 아침식사는 주로 이른 아침부터 상당한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먹는 이른 아침의 끼니였습니다. 아침부터 밭을 갈고, 나무를 베고, 벽돌을 쌓고, 쉴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작업을 하는 힘든 노동을 감당하려면 금새 허기가 지지 않도록 탄수화물의 당과 에너지를 천천히 공급하는 단백질의 당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침식사가 저에게도 필요할까요?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4인 가족의 설겆이와 빨래를 개는 정도의 노동을 한다면 과연 제가 아침으로 먹었을 토스트 두 쪽, 삶은 달걀 한 개, 사과 반 개와 주스 한 잔이 이 노동을 상쇄하기에 합당한 것일까요? 우리는 혹시 우리 위장이 같은 시간대에 기계적으로 위산을 내보내는 것을 마치 우리 몸이 에너지를 필요로 해서 보내오는 신호로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요?

직장인들은 어떨까요? 오늘날 많은 사무직 근로자들이 1,000 스퀘어 피트 남짓한 사무실 공간에서 몇 번 왔다갔다 움직이는 것 말고는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며 일을 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육체노동자와 같은 아침식사가 필요할까요?

하루 세 끼, 꼭 필요한가?
아침식사뿐만이 아닙니다. 하루 전체를 보면 어떨까요? 내가 어제 아침, 점심,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을 투명한 컨테이너에 담았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양이 얼마나 될까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육체적, 정신적 노동의 강도를 생각할 때 나에게 그만한 양의 음식이 필요한가요? 나아가 우리의 위와 소장, 대장, 간은 이 많은 양의 음식을 잘게 부수고 소화시키고 흡수하고 독소를 걸러내고 배출하는 노동을 무리없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또한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하고, 우리 부모님이 하루에 세 끼를 먹었으니까 나도 세 끼를 먹어야 할까요?

이런 식으로 어린 시절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습득해온 식문화와 식습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저는 저에게 가장 이상적인 식습관을 발견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보통 성인이 섭취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양의 점심 한 끼를 실험의 첫단추로 여겼습니다. 저에게는 이미 검증된 오메가 3와 프로바이오틱과 멀티 비타민들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순수하게 음식으로 섭취할 당분의 양을 점심 한 끼부터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 실험은 해볼만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건강면이나 생활의 질 측면에서 저에게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7년간 1일1식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상쾌한 배변 활동
제가 1일1식을 시작하면서 하루 한 끼를 언제 먹을지 결정할 때, 처음부터 저녁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는 다름 아닌 배변 활동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한 운동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책상에만 앉아 있던 한국의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저는 자주 변비로 고생을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많이 좋아진듯 했지만 그러다가도 한번씩 찾아와 저의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던 변비는 말 못할 고통이었습니다. 각종 변비약과 민간요법까지 그때그때 증상을 모면할 수 있는 노하우들은 쌓여갔지만, 근본적으로 ‘편안한’ 배변에는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아이를 낳고 본격적인 건강식생활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을 때, 반스앤노블에서 ‘Lean Body’라는 책을 읽고 거기에 나오는 대로 케일 샐러드와 양념없이 소금으로만 구운 닭 가슴살을 매일 식단으로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책에서는 하루 세 끼를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 귀찮아서 12시에 점심, 4시에 이른 저녁 이렇게 두 끼만 먹으며 두 달 정도 이 식단을 유지했습니다. 배변활동만 놓고 보자면 이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었다고 생각됩니다.

배변 활동은 크게 배변 간격, 배변과정의 용이함, 변의 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음식물이 섭취되고 나서 배변까지 걸리는 시간이 12~18시간 정도인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변이 24시간 이상 장내에 머물게 되면 간이 걸러서 내보낸 불필요한 호르몬들이 다시 체내로 흡수되면서 호르몬의 불균형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변 간격은 적당한 식이섬유와 물의 섭취, 그리고 섭취한 단백질의 양, 장이 얼마나 깨끗한가 등의 요인으로 결정됩니다.

식이섬유는 표면의 거친 입자가 장벽을 싹싹 닦아 내려가는 역할을 하며 수분을 많이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변을 적당하게 무른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반대로 단백질은 변의 형성 자체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단백질을 섭취할 때는 그 이상의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제가 두 달 동안 케일과 닭 가슴살, 그리고 물만 먹었으니 원활한 배변활동에 도움이 많이 되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주효했던 것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4시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매일 꼬박꼬박 화장실에 가게 되었으니 배변 간격이 훨씬 짧아졌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총 5분도 안 될 정도로 배변 과정도 굉장히 부드럽고 편안했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먹는 양은 이전보다 훨씬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배변 양은 오히려 더 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배변 후에 몸 속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시원하고 가벼운 느낌에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상쾌함이었습니다.

C급에서 수퍼A급으로
그러나 이 식단은 저와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불편을 주었습니다. 가족들끼리 외식을 해도 음식을 함께 먹을 수가 없었고, 이웃들이나 여러 단체 모임 등에서 음식을 나누며 교제하는 자리에서는 이 식단을 유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식단의 혜택을 누리려면 이 식단을 철저하게 고수해야만 했습니다. 동네 이웃분들을 초대해서 제육볶음과 닭튀김 등을 대접하면서도 저는 케일과 닭 가슴살을 먹어야 했으니, 결국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저는 여러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깨달음은 그렇게 오랫동안 C급의 배변 생활을 해오던 제가 식단을 바꿈으로써 하루 아침에 수퍼 A급 배변 생활을 체험하는 사람으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즉, 먹는 것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좌우할 수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저녁 시간에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다음날 저의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컨디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녁식사는 적에게나 주어라”, “저녁식사는 많은 무덤을 만들 뿐이다” 이런 여러 나라의 속담들이 왜 생겼는지 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제가 1일1식을 통해 경험하고 누리게 된 여러 가지 혜택들에 대해 다음 호에서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칼럼에 대한 피드백이나 질문은 myzenith2015@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골프 칼럼] 골프의 기초 9편 – 스코어의 절반, 퍼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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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케빈오 골프아카데미 원장 hanafos69@daum.net

퍼팅 실력 높이기 연습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퍼터를 항상 연습해야 한다. 프로 선수들도 가장 기본적으로 많이 하는 연습이 퍼팅 스트로크 연습이다. 따라서 연습장과 집에서도 연습 가능한 퍼팅 연습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도구를 이용하라
얼라이먼트 스틱, 클럽 등 어떤 것이든 좋다. 백스윙을 똑바로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해 눈으로 확인하며 공을 맞춰보자. 클럽이 지나갈 만큼 수평으로 놓고 스트로크 연습을 하자. 왼발과 오른발 사이는 어깨 넓이로 벌리고 발과 발 사이를 똑바르게 스크로크한다. 하루 연습량을 정해 놓고 보름 정도 스트로크 연습을 하면 실력이 놀랄만큼 향상되리라 확신한다.


집에서는 카펫이 깔린 곳에서 연습을 하면 된다. 일단 컵을 누이고 보폭을 한 걸음부터 다섯 걸음까지 정해 놓고 걸음마다 공을 놓아 컵을 향해 똑바로 보낼 수 있도록 스윙 크기에 따른 거리감을 익힌다.


퍼터 중앙을 정확하게 맞추는 연습을 위해 퍼터 중앙의 공이 맞는 부분 바깥을 고무줄로 묶어 공이 정확히 중앙을 맞힐 수 있도록 연습한다. 그리고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바닥을 스치며 헤드의 수평이동이 부족할 때는 동전2~3개를 놓고 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그린에 올라갈 때부터 공과 홀컵 경사를 파악한다
그린에 올라온 공을 향해 가면서 홀컵과 공의 경사로를 파악하며 마크를 하며, 반대편으로 가서 확인을 하고 다시 공쪽으로 오며 발걸음으로 거리를 측정한다. 이는 다른 플레이어의 퍼팅에 방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며, 왔다갔다 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정확한 방향을 찾아 적당한 강도로 임펙트하면 볼은 반드시 홀에 떨어진다. 따라서 퍼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퍼팅 라인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퍼팅 라인을 읽는 법에 소홀하거나 실전경험이 부족해 실수를 하곤 한다. 프로 선수들은 그린에 올라갈 때부터 그린 경사를 면밀하게 살피며 머릿속으로 이미 퍼팅을 준비하고 있다.


간혹 착시 현상이 있을 수 있으니 공과 홀컵을 기준으로 사방을 살피도록 한다. 또한 그린 옆에 호수가 있다면 잔디가 호수 방향으로 누워있으니 경사를 보다 많이 계산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그리고 라운드하는 시간대도 고려한다. 이른 아침에는 아직 이슬이 남아 있고, 해가 질 무렵에는 잔디가 자라므로 공을 조금 더 보내줘야 한다. 정오를 전후한 시간에는 잔디가 말라 있을 수 있으니 속도와 휘어지는 각도를 좀 더 생각하고 계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홀 반경 한 뼘이다. 퍼터를 떠난 볼은 처음에는 직진하려는 힘이 강해서 경사를 잘 타지 않지만 홀에 가까워지면서 힘이 약해져 라인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또 홀 주위는 볼록하게 솟아 있어서 힘이 너무 약하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반드시 홀을 한 컵 지나가게 쳐야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짧은 퍼팅으로 자신감을 쌓자
짧은 퍼팅을 놓치는 건 치명적이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으로 자신감을 쌓는 게 중요하다.

라운드 직전 연습 그린에서 그린의 속도 등을 체크를 할 때 1미터에 공들을 놓고 반복적으로 홀컵에 넣는 연습을 한다. 자신감을 위한 일종의 자기최면이다. 이때 과감한 퍼팅으로 홀컵 뒷벽을 보며 연습한다. 실전에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4. 짧은 퍼팅 성공율 높이기
3퍼트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롱 퍼터의 첫 번째를 실수해 두번째 퍼트가 한 번에 성공이 안 된 경우, 그리고 1.5미터 이내의 짧은퍼트를 실패한 경우다. 후자가 자신에게 해당된다면 다음의 2가지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

1) 팔뚝과 눈의 위치를 정확히 정렬한다
휘어짐이 거의 없는 짧은 퍼트에서는 자세 정렬이 중요하다. 먼저 어드레스 시 양팔뚝이 서로 수평을 이루도록 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양팔이 서로 수평을 이루는지 살펴보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혹은 다른 골퍼를 타겟 라인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옆으로 세워놓고 팔이 올바른지 봐 달라고 부탁한다. 이 경우 왼팔이 오른팔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야 하며 보인다면 퍼트라인에 대해 어깨가 열린 상태나 닫힌 상태로 셋업을 한 것이다.

2) 눈을 볼과 퍼트 라인 바로 위에 위치시킨다
어드레스를 취한 뒤 왼쪽 눈에서 볼을 떨어뜨려 볼이 놓여진 바로 위로 떨어지면 올바른 위치다.

만약 볼이 안쪽으로 떨어지면 시선이 너무 멀리 퍼트 라인 안쪽으로 위치한 것이고, 볼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서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볼이 밖으로 떨어지면 시선이 너무 멀리 앞쪽으로 나간 것이다.

짧은 퍼트 때 당겨 치거나 너무 밀어치는 실수는 스트로크의 감속 원인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임펙트 바로 직전에 스트로크 속도가 줄어들면서 볼 가까운 지점에서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혀 똑바로 보낼 수가 없게 된다.

[박영진 골프 칼럼] 골프의 기본 정신과 유의사항 및 기본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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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 USGTF Certified 골프 강사 yopark.kwise@gmail.com

필자가 생각하는 골프의 기본 정신(Core Values)과 골프 경기에서 유의할 점, 그리고 골프채의 종류와 길이에 따라 바뀌지 않는 기본 스윙을 간단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골프의 기본 정신
골프 경기를 할 때 점수보다 양심적인 태도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고, 자신도 골프를 통해 더 큰 즐거움을 얻게 된다.

필자가 6년째 봉사하고 있는 The First Tee 기관은 만 3세부터 고등학생까지 골프를 가르치는 곳이다. 여기에서는 학생들에게 골프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나열한 9가지 골프의 기본 정신을 중요하게 가르친다.[참조 1]

학생들에게 이 기본 정신을 학교나 집에서 어떻게 실천하는지 물어보고 이것을 골프에 적용하도록 가르친다. 매주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학생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주 동안 학생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면 마음 가득 뿌듯함과 함께 이 기본 정신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여성 골퍼들도 가족이나 지인들과 골프를 칠 때 이 기본 정신을 잘 따르면 더욱더 즐겁고 유쾌한 골프 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가정이나 공동체에서 적용하면 더 나은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골프의 9가지의 기본 정신은 다음과 같다.

1. 정직(Honesty): 골프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말하고 자신의 점수를 직접 기록하는 유일한 운동이다. 골프는 공이 OB(Out of Bounds)로 나가거나 해저드(hazard)에 빠지는 등 기술적 오류와 퍼팅 그린(putting green)이 아닌 곳에서 공을 만지거나(ball touch, 공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는 예외) 공이 놓인 자리를 옮기는 등 본인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양심적 오류가 있다. 이러한 오류를 범할 때 벌타가 주어지는데 기술적 오류는 1벌타이지만 양심적 오류는 2벌타가 주어진다.

2. 진실성(Integrity): 골프는 경기 규칙을 엄수하고, 남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아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3. 스포츠맨 정신(Sportsmanship): 승패에 관계없이 항상 규칙을 준수하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경기 중에 자신이 오류를 범하고 점수가 잘 안 나오더라도 골프채로 바닥에 내리치거나 상대방이 불편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승리를 같이 기뻐해야 한다.

4. 존중(Respect): 골프 경기의 명예와 전통을 존중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골프 코스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자신감(Confidence): 자신감은 골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과에 상관없이 시합을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6. 책임감(Responsibility): 골프 점수에 정직하고, 디봇(divot, 골프채에 뜯긴 잔디 조각)을 수리하고, 모래 벙커를 정리하고, 그린에 난 볼마크를 복구하고, 경기 속도를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7. 인내(Perseverance): 골프 경기에서 실수를 하고 점수가 안 좋더라도 끝까지 시합을 끝내야 한다.

8. 예의(Courtesy): 골프 경기에서는 반드시 예의바른 말과 행동을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과 악수로 시작되고 악수로 끝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샷(shot)을 준비할때 조용히 해야 한다.

9. 판단력(Judgement): 골프 경기에서는 홀이나 장애물까지의 거리, 클럽 선택, 공의 방향 등을 결정할 때 좋은 판단력을 기르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골프 경기에서 유의할 점
골프 경기를 시작하면 각 홀의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부터 그린까지 일반적으로 왼쪽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구간을 거치게 된다. 골퍼들이 각 구간에서 다음의 주의사항을 지키면 훨씬 더 재미있고 즐거운 경기를 즐길 수 있다.

1. 준비 과정: 골프는 예의를 중시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단순히 운동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골프 시작 전후의 예의도 중요한 부분이다.

경기 시작 전에 다른 사람과 악수하면서 “잘 치세요.”라고 격려하고, 마칠 때에도 악수하면서 “재미있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또한 모자와 신발을 포함한 복장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한다.

2.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 tee box): 앞 팀이 드라이버 사정거리 내에 있는데 티샷을 하거나, 다른 사람이 티 오프를 준비하는데 뒤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거나, 빈 스윙을 너무 오래하는 행동는 삼가야 한다. OB가 났거나, 혹은 OB가 났는지 확실하지 않을 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임시샷(provisional shot)을 하는데 이때는 마지막 순서에서 한다.

3. 티 오프 이후 그린 전까지 (fairway, rough): 잃어버린 공을 너무 오래 찾거나, 빈 스윙과 실제스윙을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하거나, 클럽으로 공이 놓인 위치를 약간 바꾸거나, 러프(rough)에서 공 주위의 나뭇잎이나 가지를 정리하거나, 앞팀이 그린에서 내려가지 않았는데 그린으로 공을 치는 행위는 삼간다. 참고로, 2019년 새 골프 규칙에서는 공을 찾는 시간이 3분으로 줄어든다.

모래 벙커에서 샷을 하고 난 후에 는 갈퀴(rake)로 모래를 가지런히 고르고 나온다.

4. 퍼팅 그린에서: 다른 사람이 퍼팅을 하는데 그림자가 지게 하거나, 시야를 가리거나, 상대방 공의 라인(line)을 밟는 행위는 삼간다. 공을 위치를 표시할 때 홀컵(hall cup)에 가깝게 해서도 안 된다.

골프의 기본 스윙
위의 각 구간에서 필요한 골프 스윙은 크게 4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백스윙(back swing)시 손의 위치와 피니쉬 스윙(finish swing)시 손의위치로 스윙의 크기를 정하는데 시계바늘의 위치를 이용하여 스윙의 크기를 설명하면 도움이 된다.

골프는 확률게임이므로 많은 골퍼들이 선호하고 일반적이면서 단순한 스윙을 하는 것이 좋다. 너무 기술을 많이 쓰면 연습을 할 때는 잘 되다가도 한동안 연습을 안하면 공이 잘 안 맞을 수도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스윙은 골프채의 종류, 길이에 따라 바뀌지 않는 방법이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퍼팅, 칩핑 같이 스윙의 크기가 작으면 큰 근육(몸통, 어깨)만을 사용하고, 풀스윙같이 스윙의 크기가 크면 작은 근육(손목)도 사용한다.

1. 퍼팅(Putting): 공이 그린 위에 있을 때 홀컵으로 공을 굴리는 것이다. 어깨, 팔 꿈치, 손, 퍼터를 대문자 Y를 유지하면서 팔과 손목은 쓰지 않고, 어깨의 움직임으로 스윙하는 것을 말한다. 괘종시계의 추와 같은 스윙(시계 바늘 5-7시 사이)으로 주로 퍼터를 사용한다.[참조 2] 어깨를 제외하고는 상체, 하체 모두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칩핑(Chipping) 동작 ©golfDigest

2. 칩핑(Chipping): 공이 그린 근처에 있을 때 일반적으로 공을 홀컵 쪽으로 굴리는 낮은 샷을 하는 것이다(위 사진). 무게 중심은 이미 왼쪽으로 이동되어 있고 손목의 움직임보다는 팔과 클럽이 소문자 y를 유지하도록 하면서 몸통으로 하는 작은 스윙(시계 바늘 4-8시 사이)으로, 일반적으로 웨지(gap, lob, sand wedges)를 사용한다.(위 사진) 만약 홀컵까지의 거리가 멀면 때로는 긴 아이언으로 퍼팅하듯이 스윙할 수도 있다. 또한 그린 앞의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공을 띄워야 할 때도 있다.[참조 3]

피칭(Pitching) 동작 ©golfDigest

3. 피칭(Pitching): 공이 그린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일반적으로 그린 위의 핀 근처에 공을 떨어뜨리는 높은 샷을 하는 것을 말한다(위 사진). 몸통으로 하는 반 스윙(시계 바늘 3-9시 사이)으로 일반적으로 피칭웨지를 사용한다.[참조 3]

4. 풀 스윙(Full swing): 공이 티(tee)와 페어웨이(fairway) 사이에 떨어지도록 공을 멀리 보내는 스윙을 말한다. 그린까지 남은 거리에 따라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풀스윙에 사용할 수 있다.[참조 4]

[참고자료]
1. https://www.thefirstteetriangle.org/
2.https://www.golfdigest.com/story/brittany-lang-try-myeasy-putting-keys
3 . h t t p s : / / w w w . g o l f d i g e s t .com/story/todd-anderson-chippitch-lob
4.https://www.golfdigest.com/story/swing-sequence-tigerwoods

[기고 칼럼] 장독 위에서 깨어난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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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택 목사 UMC 연합감리교회 은퇴 목사 nchjt@daum.net

장독에 놓아둔 아기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이다. 두 살도 되지 않은 해방둥이 사내아이가 며칠간 몹시 앓았다. 부모는 아이를 정성껏 돌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부모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위로 사내아이 셋이 있었지만, 귀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구차한 살림에 좁은 방이라 죽은 아기를 이불에 싸서 장독간에 내다놓고 다음날 아침 날이 밝으면 산에가서 묻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장독간으로 간 아버지는 깜짝 놀랐다. 이불을 들추는 순간 아기가 움직이지 않은가? 아이 엄마를 불러 이불을 펼쳐보았다. 분명히 엊저녁에 숨이 끊어진 아기가 방긋이 웃고 있었다.

장독 위에서 깨어나다
그 후 그 아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서 나이가 들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그 장독 위에서 깨어난 아기가 바로 나였다.

장독 이야기를 언제 처음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게 무슨 얘기인지도 몰랐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그 얘기를 들으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기는 분명히 숨이 끊어졌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생기가 돌아왔다. 만약에 부모가 숨을 거둔 아기를 부등켜안고 밤새 슬픔에 몸부림쳤다면, 혹은 아기를 밤새도록 방안에 그대로 놓아 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아기에게 생기가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안방에서 장독으로
그렇게 본다면 아기는 장독에 버려진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안방에서 장독 위로 옮겨진 것이다. 부모님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 아기를 장독으로 옮겨 놓았을 테지만 나는 하나님의 손길이 아기를 지켜주셨다고 믿는다. 생기를 되찾은 아이가 이불에 싸인 채 방긋이 웃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로 나는 두 살 때 이미 죽었다가 살아났다. 물론 그때의 나는 의식이 없었고, 죽음도 고통도 몰랐겠지만 생각할수록 장독에서 살아 돌아온 일이 감사와 감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장독에서 다시 깨어난 몸으로 살아온 70여년 삶을 돌아보면, 사는 동안 겪어온 크고 작은 어려움은 한이 없었다. 그러나 힘든 고비마다 나는 생각했다. 두 살로 끝났을 수도 있는 인생인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닌가? 죽음의 고비를 넘어 한번 더 기회를 받은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다면 이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죽을 만큼 힘들다면 진짜 죽는 순간까지 끝까지 견뎌보자!

나무토막과 장독
영국의 전도자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가 다섯 살 때 사제관에 화재가 일어났다. 그때 주민들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어깨를 딛고 올라가 2층 창문에 있던 웨슬리를 구해냈다. 웨슬리가 구조되자마자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그 순간 구조된 아들을 보며 어머니 수잔나 웨슬리는 아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들을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토막(A brand plucked out of the burning, 스가랴 3:2)’이라고 불렀다.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죄악을 제거하고 새 옷을 입혀주신 것처럼, 웨슬리는 자신의 생명을 하나님의 은혜를 확신하는 기회로 여겼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첫 기억이 개인의 생애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내 삶을 감히 웨슬리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웨슬리를 불에서 꺼내주신 하나님이 밤새 장독대에 놓여 있던 그 어린 생명을 지켜주신 손길에 깊이 감사한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 남은 시간 동안 ‘‘지고 싶은 욕심보다, ‘‘누려는 마음으로 ‘‘같이 더불어 사는 ‘가나다 인생‘을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날마다 내 앞에 감사함뿐
삶과 죽음의 체험은 사람마다 다르다. 인간의 질병은 의술과 약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같은 병이라도 어떤 사람은 생을 마감하고, 어떤 사람은 기적적으로 회복한다. 이처럼 생명이란 과학으로 완전히 해결하거나 해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다면 생명이란 각자 믿을 수 없는 것을 믿고, 바랄 수 없는 바라고, 볼 수 없는 것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저마다의 믿음과 소망과 바람 속에 한 생이 흘러간다.

11월을 감사의 달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감사한 달은 11월만이 아니다. 장독에서 깨어나 지금까지 누리고 있는 생명. 그리고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시 돌아갈 생명. 전혀 두렵지 않다. 불안도 없다. 믿음과 바람을 안고 하루하루 ‘가나다 인생’을 살아갈 뿐이다.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내 앞에 어려운 일 보네”(Sandrea Berg & Ahnfelt Oscar) 이 노래를 부를때마다 나는 속으로 다른 가사를 생각한다.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내 앞에 감사함뿐이네” 우리에게 허락된 생명과 수많은 가능성!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니 날마다 내 앞에 감사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