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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기] 미국 세포라 취업 후 적응기

세포라 적응기
돌아왔습니다! 그간 책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마음의 여유를 얻었어요. 책 작업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파트 원고까지 다 넘겼고, 추가 작업 정도만 하면 되거든요. 원고를 넘기고 나니 속이 좀 후련해져서 최근의 근황이랄까? 세포라(SEPHORA)에서 일을 시작하고 난 후 세포라 적응기를 얘기해 보려고요. 세포라에서 일을 시작한 후로 정말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있거든요. 시트콤 같이 웃긴 일도 종종 일어나서 그 썰들도 풀어야 하는데 기억을 못 할까봐 걱정. ㅎㅎㅎ 일단 취직썰만 풀고 세포라 입사 후의 과정이나 적응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오늘은 가볍게 미국 세포라 적응기 정도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고용계약서 상의 입사 날짜는 6월 1일이에요. 그날 계약서에 싸인하고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답니다. 세포라가 콜스(KOHL’S) 백화점에 입점하기로 결정되면서 미국 전역에 400여개의 매장이 오픈할 예정인데, 북서부 지역에서는 저희가 1호 매장이고, 두 번째 매장이 11월에 워싱턴주 타코마에 오픈해서 ‘세포라 @콜스’는 현재 두 개밖에 없답니다. 전국적으로 더 많은 세포라 매장이 오픈할 테니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동네 콜스 매장의 구인광고를 검색해 보세요. 그리고 ‘세포라 @콜스’ 외에도 세포라 직영 매장이 군데군데 있으니 가까운 지점으로 검색해 보셔도 됩니다.

비디오 교육
고용계약서 쓰고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나니 이메일로 엄청난 양의 비디오 교육자료가 도착했어요. 약 360여개의 비디오 교육 메일이 사흘에 걸쳐 도착했는데, 세포라에서 취급하는 제품들에 관한 교육 비디오였어요. 세포라는 단일 화장품 브랜드가 아닌 화장품 편집샵이라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다 보니 정말 배워야 할 게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왼쪽) 이메일로 도착한 약 360개의 비디오 리스트, (오른쪽) 각 제품의 상세한 제품 정보와 새로운 영어 표현, 응대 스킬 등을 메모하며 사흘 밤을 꼬박 새며 공부했다. ©스마일 엘리

짧게는 3분, 길게는 15분짜리 영상들인데, 미국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 저는 새로운 제품 정보, 새로운 영어 표현, 기억해야 할 응대 스킬 등을 메모하면서 보다 보니 꼬박 사흘 밤을 샜답니다. 중복된 메일도 많아서 결국 봐야 할 비디오는 총 160여개 정도였지만, 저는 봤던 것도 복습하는 마음으로 다시 봤어요.
솔직히 제가 미국 원어민이었으면 ‘에라이~ 모르겠다, 일 시작하고 하지 뭐~!’ 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미리 공부를 해 두면 나중에 출근해서 덜 무섭겠지…… 하며 예습하는 마음으로 봤답니다.
무서웠냐고요? 네, 저 엄청 무서웠어요. ㅠ.ㅠ 세포라 매장을 가득 채운 엄청난 양의 제품들을 떠올리며 ‘내가 저걸 다~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서웠어요. 그리고 손님이 와서 무언가 질문을 했는데 제가 대답도 못하고 어리버리하는 상황이 그려져서 매장으로 출근할 일이 정말 무서웠어요.
게다가 화장품 교육만 있는 줄 알았더니 세포라에서 향수와 헤어 제품까지 취급하고 있어서, 세상에~ 제가 향수, 헤어 제품, 헤어 도구까지 전부 다 공부를 해야 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세포라에 정식 출근을 시작했답니다. 이렇게 보라보라한 머리를 하고 말이죠. ㅎㅎㅎ

보라보라한 머리로 첫 출근한 엘리의 모습 ©스마일 엘리

첫 출근
사실 예전부터 보라 머리를 해보려고 염색약을 사두었는데, 세포라의 드레스 코드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미루고 있었어요. 그런데 비디오 교육에서 빨간 머리 직원이 있는 걸 보고 저도 셀프 염색을 했답니다. 아, 완전 셀프는 아니고 오른쪽은 제가 하고, 왼쪽은 와플이 아부지가 담당한 분업 염색이었죠.ㅎㅎ
콜스 백화점의 경우, 복장 규정은 정해져 있지만 그 외에는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어 자유롭게 할 수 있더라고요. 머리 색깔에 대해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준다니 넘나 자유로운 것!!! 미국에 안 살았으면 죽기 전에 보라색 머리는 못 해봤겠죠? ㅎㅎㅎ

아무튼 그렇게 세포라에 첫 출근을 하니, 먼저 줌미팅으로 온라인 교육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흘에 걸쳐 4시간씩 줌미팅으로 전국의 세포라 직원들과 교육을 받았습니다. 온라인 교육이라 만만하게 봤는데 어찌나 질문을 해대는지 사흘 동안 초긴장 상태였어요. 질문도 하고, 발표도 시키는데, 저는 진짜 안 걸리려고 안간힘을 썼어요. 그런데 어느 날은 아직 목소리 안 들어본 사람들이 있다며, “이번에는 목소리 안 들어본 엘리씨~” 하며 제 이름을 콕 집어 부르더라고요. 아놔~~~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포라 온라인 교육 ©스마일 엘리

교육생이 총 65명이었는데, 그 중에 동양인은 저를 포함해 딱 2명이었고, 강사 중 한 명이 동양인이어서 보라 머리의 동양인인 제가 더 눈에 띄었을 것 같기도 해요. 어쨌든 다음 날 발표를 하라는데, 이번엔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발표 준비와 예습을 철저히 하고 수업에 임했지요. 저를 지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채팅창에 열심히 답변을 날렸어요.ㅋㅋㅋ 그랬더니 오~ 다행스럽게 발표를 따로 시키지는 않고 채팅창에 답변한 것들을 읽으며 넘어가더라고요. 그러니 혹시라도 세포라 입사해서 온라인 교육 받으시는 분들은 발표하가 싫으시면 채팅창에 열심히 답변하시면 됩니다. ㅎㅎ

그렇게 모든 온라인 교육이 끝난 후에 트레이닝 제품들을 한가득 받게 되었습니다.

세포라의 교육용 탑 셀러 제품들 ©스마일 엘리

세포라에서 판매중인 제품 중에서 잘 나가는 제품들 위주로 교육용 제품을 받게 되는데, 약 1200불 상당이고 더욱이 제가 사려던 제품들도 들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사실 스킨케어 제품은 제가 직접 써보지 않으면 판매할 때 자신이 없는데, 이렇게 탑 셀러 제품들을 직접 써볼 수 있으니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제일 좋았던 제품은 클리니크의 클렌징 밤과 Dr. Dennis Gross의 Alpha beta daily peel이었어요. 저는 맘에 드는 제품을 찾으면 오래 충성하는 스타일이라 클렌징 오일은 15년, 마스카라는 13년 동안 한 제품만 써왔어요. 그런데 세포라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써 볼 기회가 생기니 이렇게 변심의 기회도 생기더라고요.

엘리 본색
이렇게 하루하루 긴장 속에서도 세포라에 점점 적응이 되어가니 이제 슬슬~ 눈치를 보며 제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매장의 캐비넷과 서랍을 열면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어서 좀 스트레스 받았거든요. 캐비넷 안에 종이백을 저렇게 쌓아 놓는데, 꺼낼 때마다 우르르 무너져서 다시 정리해야 하고, 그럼 뭐하나요? 다른 사람이 꺼내면 또 무너져 있는 걸…….
‘아니, 이걸 나만 불편하게 느끼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정리할지 몰라서 못 하는 건가?’ 답답하게 여기던 차에, 동료들과 친분도 좀 생기고 해서 내가 살짝 손을 대고 분위기를 봐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창고에 버려진 박스들을 가지고 서랍식 수납함을 만들었어요. 서랍처럼 쭉 잡아 당기면 되고, 종이백도 무너지지 않으니 얼마나 편하게요~ 이게 바로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그리고 수납함에 메모를 남겨뒀어요. ‘이렇게 바꿔 봤는데 혹시라도 맘에 들지 않으면 바꿔도 된다’고요.

(왼쪽) 꺼낼 때마다 우르르 무너지는 종이백들(Before), (오른쪽) 버려진 빈 박스 주워다 만든 종이백 수납함(After) ©스마일 엘리

다음날 출근했더니 동료들이 다들 고맙다, 덕분에 너무 편해졌다, 너무 맘에 든다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저희 매장의 종이백 수납은 이 시스템으로 유지하게 됐답니다.
서랍들 안에도 물건이 막 뒤섞여 있어서 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빈 티슈통을 모아서 문구류와 비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했어요. 몇 개의 티슈통만 있어도 훨씬 더 정리정돈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거든요.

(왼쪽 위) 물건들이 어지럽게 들어 있는 서랍(Before) (나머지) 빈 티슈통과 종이 박스들을 이용해 서랍의 문구류와 비품을들 깔끔하게 정리한 모습(After) ©스마일 엘리

그렇게 일도 어느 정도 적응하고, 동료들과 매니저들에게 인정받으며 즐겁게 일하던 어느 날, 미국 전체 콜스 백화점 체인의 CEO가 저희 매장을 방문한다는 거예요. 저희 매장은 완전 초비상이 걸렸죠. 직원들이 열심히 청소하면서 긴장된다며 난리난리~!!! 마치 연예인 만나는 듯 흥분해서 야단법석인데, 저는 미국인이 아니라 그런가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게다가 저는 3시면 근무 끝나고 집에 갈 거니까 못 볼 수도 있으니 저에게는 그냥 한 명의 미국인 같은 느낌이었죠.
그런데 제가 집에 가려고 가방 들고 나오는데 마침 그 CEO가 도착해서 입구에서 콜스 매니저들과 슈퍼바이저들이 인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동료들한테 집에 간다고 안녕~ 하고 가려는데 동료들이 저를 붙잡고는, “그냥 지나가지 말고 가서 인사하고 네 소개하고 가. 그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거야.”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아, 몰랑!!! 난 못 해!!! 내가 일하고 있었어도 ‘나한테 말 걸지마, 말 걸지마’ 하면서 도망갔을 거야.” 했죠.
그리고 출구로 나가며 그쪽을 쳐다보니 콜스 매니저가, “엘리, 퇴근하는 거야?” 하는 순간, 이 미친 발걸음이 CEO를 향하며 손을 내밀고 있었네요. ㅎㅎㅎ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엘리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하며 덥썩 콜스 CEO의 손을 잡아 버린 나!!! 따뜻하게 제 손을 잡아주시며, 세포라에서 일하는 것은 어떠냐고 질문하시는 콜스 CEO님.
“여기서 일하는 거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동료들도 너무 좋고요, 일하는 동안 정말 많이 배우고 있고, 제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져서 너무 행복해요.”
이런 사탕발림 멘트가 술술~~~ 그런데 또 이게 너~무 사실이기도 했어요. 아무튼 그렇게 홀린 듯이 콜스 CEO와 얘기를 나눈 후, 빠이~ 하고 나왔죠. 이 정도면 저 적응 잘하고 있는 거죠?^^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여행기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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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뉴스] 리얼 아이디, 2025년부터 미 전역에 시행

▶ 리얼 아이디 시행 2년 연기, 2025년 5월 7일부터
내년 5월 3일부터 미 전역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던 리얼 아이디(Real ID) 시행일이 연기되었다. 연방국토안보부(DHS)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리얼 아이디 시행일을 24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규 시행일은 오는 2025년 5월 7일로 변경되었다.
DHS는 내년까지 50개주 및 워싱턴 DC와 미국령에서 리얼 아이디법을 시행하기에는 각주 차량국(DMV)마다 업무 적체가 과부하 상태라 시행을 강행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량국(DMV)이 올해부터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운영되고 있지만, 예약 위주의 대면 업무가 대부분이라 정상적인 업무 스케줄로 돌아가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내년 2월 빅스텝 가능성, 최종금리 5% 넘을 수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노동시장 과열 때문에 내년에도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임금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현재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까지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의 지난 달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을 훨씬 상회한 것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전망치를 30% 이상 상회한 데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망치의 두 배인 0.6%(전월 대비) 급등해 연준의 고민을 깊게 했다.
이러한 임금 상승세와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산업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연준의 최종금리를 현재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5%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임금이 계속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12월 13~14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13일 발표 예정인 11월 물가지수(CPI)가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이 다음 회의인 내년 2월에도 연속 빅스텝(한번에 0.5% 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포드 전기차 판매 2위, IRA 영향으로 현대차 앞질러
전기차 판매에서 포드가 현대차 그룹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포드는 올해 11월까지 총 5만 3753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5만 2061대를 판매한 현대차를 1691대 차이로 앞서며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포드의 전기차 부문 시장 점유율도 전년도 5.7%에서 7.4%로 증가했다. 하지만 1위 테슬라와는 큰 격차가 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까지 39만 814대를 판매했고, 포드의 판매량은 테슬라의 13.8%에 불과하다.
포드가 현대차를 제치고 2위에 오른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7,500 달러 세금 공제 인센티브를 상실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 산유국, 하루 200만 배럴 감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OPEC+는 정례회의 후에 낸 성명에서 기존의 감산 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향후 원유 시장을 관찰하면서 수급 균형과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OPEC+는 정례회의를 열고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고, 이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은 10월보다 200만 배럴 감소한 하루 4천 185만 배럴 수준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최대 감산을 결정한 OPEC+는 당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른 경제적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견제하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산유국들의 이같은 결정을 비난했다.
이날 OPEC+의 결정이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설정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나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는 가격 상한선 아래에서 석유를 공급하기보다는 생산량을 줄일 것이며, 서방의 이런 조치가 다른 산유국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애플의 탈 중국, 아이패드도 인도 생산 검토
애플이 주요 제품 생산의 ‘탈 중국’ 계획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도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인도에서 구형 아이폰 모델을 생산해 온 애플은 지난 9월 출시한 스마트폰 새 모델 아이폰 14를 인도에서 생산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아이패드를 언제부터 인도에서 생산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아이패드의 생산 이전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지난 2주간 중국에서 관련 시위가 일어난 후 애플로부터 공급망을 다양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아태지역 스토리가 앞으로 100년의 중심축
“아시아태평양지역(APAC)의 스토리는 향후 디즈니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 루크 강 사장이 밝힌 목표다. 내년에 설립 100주년을 맞는 디즈니는 새로운 100년을 이끌 또 다른 축으로 APAC을 언급한 것이다.
루크 강은 “K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인도네시아 로맨틱 코미디 및 호러처럼 현지 시청자에게 친숙한 로컬 스토리텔링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K컨텐츠가 가장 성공적이라고 언급했다.

[건강칼럼] 가장 안전한 서혜부 탈장수술 방법

강윤식 박사
기쁨병원 대표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16 한미 참의료인상 수상
gibbeumhospital.com

탈장수술
탈장은 배를 둘러싸고 있는 복근에 틈이 생겨 이 틈으로 장이 빠져 나오는 질환입니다. 담벼락에 생긴 작은 구멍으로 쥐가 들락거리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사타구니 부위에 탈장이 잘 생기는데 이를 서혜부 탈장이라고 합니다. 증상은 낮에 활동을 하면 사타구니 부위가 볼록 솟아 올랐다가 자리에 누우면 쏙 들어가 없어집니다. 통증은 없는 경우도 많고 뻐근한 불편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탈장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저절로 나을 수 없고, 탈장 구멍에 장이 끼어 썩는 합병증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수술 받는 게 좋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서혜부 탈장수술법 중에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 입니다.
서혜부 탈장수술은 인공망 사용 여부와 수술 방식의 조합에 따라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 좋은 수술 방식은 절개 무인공망 탈장수술입니다. ©기쁨병원

일부 의사들은 복강경 인공망 탈장수술이 가장 간단한 수술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인공망 탈장수술은 최소 14 x 10cm 크기의 인공망(mesh)을 탈장 부위에 삽입해 고정하기 위해 안쪽에 넓은 수술 상처를 만들게 되는 침습도가 매우 높은 수술입니다.

(왼쪽) 인공망 탈장수술 장면. 인공망은 모기장과 똑같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것이다. ©Dr. Mishra (오른쪽) 인공망을 사용한 복강경 탈장 수술의 범위 참조 ©비단흑건

따라서 여러 가지 탈장수술법 중에서 최선의 수술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 요소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공망 후유증
인공망을 사용하면, 인공망의 수축, 말림, 이동, 유착으로 인해 주변 조직들이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평생 가는 만성 통증이나 장천공, 방광천공, 자가면역질환은 물론, 드물게는 암이 발생했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이로 인한 감염 위험도 10,000배나 높아집니다.
만성 통증의 경우, 전체 수술 환자의 10~20%에서 생깁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오리건 헬스 사이언스 대학(Oregon Health Science University)의 마틴데일(Martindale) 교수는 복강경 인공망 탈장수술 후 생긴 장천공 환자를 매년 70~80명씩 수술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인공망 탈장수술의 후유증에 대한 TV 특집 프로그램이 반복해 방영되고 있으며, 집단소송도 여러 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발률
미국은 탈장수술의 경우, 95% 이상 인공망 탈장수술이 시행되고 있는데,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50만 명이 넘는 탈장수술 환자들 중 13%가 재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는 인공망 탈장수술의 재발률이 최소 10% 이상이라는 의미입니다.
탈장수술에 인공망을 쓰지 않으면 재발율이 높다고 말하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무(無)인공망 탈장수술법의 하나인 숄다이스 탈장수술의 재발률은 2~3%입니다.

수술 후 회복 속도
인공망 탈장수술 후에는 최소 6~8주, 길게는 6개월까지도 심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 권유합니다. 너무 일찍 움직이면 인공망이 떨어지면서 재발과 후유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무인공망 탈장수술의 경우, 수술 2~3주 후부터 운동이나 일상생활에 특별한 제한 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맞춤수술 여부
서혜부 탈장에는 ‘간접 탈장’과 ‘직접 탈장’이 있습니다. 기존의 탈장수술법들은 간접 탈장이든 직접 탈장이든 다 똑같은 방식으로 서혜부 전체를 수술합니다. 인공망 탈장수술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탈장의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방식으로 서혜부 전체를 수술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증상에 맞는 최적의 수술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 수술 범위가 넓어집니다.
셋째,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수술 후 통증도 심하고, 회복 과정도 더 어렵고, 후유증 가능성도 더 높아집니다.
따라서 탈장의 종류에 맞는 맞춤(type specific) 탈장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유리합니다.

안전한 마취
탈장수술에 사용되는 마취에는 크게, ① 전신마취, ② 척추마취, ③ 비수면 국소마취, ④ 수면 국소마취가 있습니다. 복강경 탈장수술은 반드시 전신마취를 해야 합니다. 다른 인공망 탈장수술도 대부분 전신마취 또는 척추마취로 진행됩니다. 이는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무인공망 탈장수술은 국소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건강한 분들은 물론이고, 연세가 많거나 건강이 안 좋은 분들도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습니다.

강리페어 무인공망 탈장수술
기쁨병원에서는 10년 전부터 수면 국소마취 무인공망 탈장수술법인 ‘강리페어 탈장수술’을 개발해 매년 3,000건 이상, 지금까지 총 2만 7천건 이상의 탈장수술을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강리페어 탈장수술은 간접 탈장과 직접 탈장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수술해 드리는 맞춤 서혜부 탈장수술법입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재발률이 매우 낮습니다. 탈장 종류별 맞춤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 범위가 작으면서도 더 튼튼하게 수술이 됩니다. 그 결과 재발률이 0.5% 이하로 현저히 낮습니다.
둘째, 후유증이 거의 없습니다. 인공망을 사용하지 않으며 수술 범위가 1/2 이하로 작기 때문에 수술 후유증이 거의 없습니다.
섯째, 안전한 수면 국소마취 탈장수술입니다. 수술 범위가 매우 작아 국소마취 수술이 가능합니다. ‘수면’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마취주사의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잠깐 잠든 상태에서 국소마취 주사를 놓기 때문입니다.
넷째, 빠른 정상 생활 복귀가 가능합니다. 강리페어 탈장수술은 탈장 구멍을 단단하게 봉합해 주기 때문에 수술 2주 후부터 골프, 헬스 등 그 어떤 운동을 하셔도 됩니다.
환자분들의 독보적인 신뢰 덕분에 지금까지 세계 38개국에서 저희 기쁨병원으로 탈장수술을 받으러 찾아오셨습니다. 그 어느 나라 그 어느 병원에서도 받을 수 없는, 기쁨병원만의 특별한 탈장수술법 때문입니다. 이제 탈장수술은 기쁨병원의 강리페어 서혜부 탈장수술로 최상의 수술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왼쪽) 매년 3,000건 이상의 무인공망 탈장수술을 시행하는 기쁨병원 ©기쁨병원 (오른쪽) 무인공망 탈장수술의 안전성을 깨닫고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환자들 ©기쁨병원

[코칭칼럼] 현명한 남자의 복종 전략과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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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성공한 남자의 조건
사주팔자 때문에 이혼했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무슨 말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제 아내의 사주는 흙이고, 저는 물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만나면 진흙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웃자고 한 얘기다. 그런데 당신의 부부관계는 어떠신지? 좋은 남편, 좋은 아내로 살고 계신지?
나이가 들수록 남자에게 아내의 소중함은 더욱 극명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아내에게 남편의 존재란 어떨까? 남편이 아내를 필요로 하는 만큼 아내도 남편을 필요로 할까? 만약 나이 들어서도 아내가 남편을 꼭 필요로 한다면 그 남자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그러니 남자들이라면 한번 생각해보라. 나는 아내에게 어떤 존재일까?

젊어서는 아내와 싸우고 경쟁할 수 있다. 화면 조정 시간이고, 맞춰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바뀌어야 한다. 나이 든 노인이 아내 말 안 듣고 바득바득 자기 고집을 피우는 건 보기 민망하다. 난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아내와의 전쟁에서 이기면 무슨 이득이 있을까? 국가에서 무슨 포상이라도 주나? 아니면, ‘그동안 아내와 싸우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아내와의 전쟁에서 이기길 바랍니다.’라며 칭찬이라도 받을까?
나는 차라리 그 힘을 아껴 열심히 일하고 한 푼이라도 돈을 벌어 아내에게 갖다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집 안에서는 힘을 빼고, 밖에서 힘을 쓰라고 조언하고 싶다.
나는 태생적으로 싸우는 걸 싫어해서 신혼 때도 거의 싸운 적이 없었다. 일단 게임이 되지 않았다. 아내는 나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를 갖고 있었는데, 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싸움이란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데, 아내는 내 상대가 아니었다. ‘넘사벽’이었다. 그래서 나는 투쟁 대신 복종의 전략(Surrender Strategy)을 선택했다.

복종의 전략
한용운의 ‘복종’이란 시가 있다. 대강 이런 내용이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내가 이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당신’의 자리에 ‘아내’를 대입하면 그대로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자유로운 독거노인보다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 남편으로 남고 싶다. 아내의 지시를 거역하다 쫓겨나는 중년 남성보다는 아내에게 복종하면서 사랑받는 남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아내의 잔소리와 지시가 내게는 사랑 고백으로 들린다.

현명한 남자의 미덕
가정에서 내 처세술의 핵심은 ‘의견이 없는 것’이다. 내가 정말 아무 의견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 아내의 말을 따른다. 그런 처신해 온지 10년이 넘어가는데 제법 괜찮은 전략이다. 우선 편하다. 마찰이 없다. 별다른 노력도 필요 없다. 그저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내가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아내 귀에는 안 들어갔으면 좋겠다.
아내가 화를 내면 방비는 단단히 하되, 얌전히 샌드백이 되는 수밖에 없다. 자연재해에 정면으로 맞서봐야 어차피 이길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뱃사공처럼 그저 몸을 움츠리고 뭔가 딴 생각을 하며 태풍의 회오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복종의 전략을 잘 쓰는 것도 현명한 남자의 미덕이다.

[상담칼럼] 작은 일 키우다 큰 일 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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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희
NOBTS 겸임교수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RTP지구촌교회 사모
[email protected]

상담 받으러 간다고?
요즘은 한국에서도 상담이 비교적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상담소의 문턱을 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많은 이민 1세들은 자기가 이민을 오던 시기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사를 보러 간다는 말은 마치 시장 간다는 말처럼 쉽게 하며 어디가 아픈지, 어느 의사나 병원이 좋은지 서로 정보를 주고받지만, 상담에 대해서는 ‘아니, 왜???’ 하며 의구심 어린 시선과 수치심을 먼저 떠올린다.
더욱이 미국에서 자란 자녀들이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 단단히 먹고 강한 정신력과 영성으로 이겨내야지, 무슨 상담까지 받을 필요가 있느냐고 말린다. 그래서 어쩌다가 상담을 요청하는 ‘희귀한’ 한국분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상황이 이미 심각한 경우가 많다. 자녀와의 갈등이 극에 달해 가정폭력이 일어나고, 그 결과 아동보호기관에 아이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한쪽 배우자가 이혼을 결심하고 법적 수속을 밟을 때쯤 상담소를 찾기도 한다. 중독으로 인해 가족들이 모두 등을 돌리고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문제를 깨닫는 경우도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과 치유의 역사들을 보지만, 이미 상처 입고 신뢰를 잃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때로 자신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괜찮아질 거라고 자위하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진작에 짜내면 좋았을 작은 염증이 수술을 해야 하는 큰 종기가 될 때까지 내버려둔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자리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남는다.

작은 문제들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린 많은 일들이, 사실은 별것도 아닌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자녀가 부모에게 무언가 말을 할 때 대수롭지 않게 넘긴 작은 순간들이 쌓여, 큰 일이 일어날 때까지 부모를 찾지 않는 이유가 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알려고 하기보다 감정이 격해져 야단부터 친 몇 번의 순간들이 대화의 통로가 막힌 시점이 되기도 한다. 아내가 힘들어 할 때 ‘그 날’이냐며 농담으로 때운 순간들이 쌓여, 끝내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그저 아내의 기분이 안 좋아 내뱉은 짜증스러운 말, 비교하는 말들이 남편을 집 밖으로 밀어내는 이유가 된다. 교회가 반쪽 나는 가슴 아픈 일들도 알고 보면 저마다 교회를 아끼는 마음에서 이 말은 꼭 해야겠어서 목청을 높인 순간들이 쌓인 결과일 때도 있다.
이처럼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연약하고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다. 가까운 사이에서도 작은 일에 쉽게도 상처받고, 금방 오해한다. 우울증, 불안증, 성격장애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시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사람의 생각과 시야가 훨씬 더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 상처와 오해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볼 새도 없이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이를 뒷바침하는 증거들만 눈에 들어온다. 눈덩이처럼 커진 오해를 그대로 방치하다가 이내 확신으로 굳어진다.

지레짐작
S씨는 얼마 전 새로 옮긴 교회에서 너무나 상처를 받아 몇 주 동안 예배를 빠졌다. 교회 일을 많이 맡아 하시는 한 리더가 자기를 모른 척하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도 잘 걸면서 S씨를 보면 인사도 안 하고 경계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분이 참여하는 모임에 자신을 초대한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S씨는 확신했다. 그 사람이 분명 자기 흉을 보고, 없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다니고 있을 거라고. 그러고 보니 전에는 반가워하던 몇 사람이 요즘 자신을 피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이유는 결국 다 그 사람 때문이었다. 그 사람은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서 편협하고 적대적인 성격이라고 장담했다.
그런데 반대로 S씨는 자신이 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거나, 자신에 대해 소개한 적이 없었다. 자신이 이 지역에 이사 와서 느끼는 낯설고 어색한 느낌을 그 사람과 오픈해서 나눈 적도 없었다.
인간의 지레짐작은 자주 틀린다. 그래서 혼자 넘겨짚기보다는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정확하게 물어보는 것이 현명하다. 자신이 먼저 다가가 묻지 않으면 상대가 그저 내성적인 사람인지, 최근에 무슨 일이 있어 정신이 없었는지 알 도리가 없다. 따라서 지레짐작은 스스로 상처받기로 이미 작정하는 것이다.

바로바로 해결하기
성격장애 치료의 권위자인 마쉬 리한(Marsh Linehan)은 우리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대인관계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제안하는 첫 번째 훈련은 문제나 상처가 쌓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작은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작은 문제일 때 바로바로 해결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손가락을 살짝 베었을 때 바로 약을 바르면 될 일을 방치해서 손가락을 자르게 되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작은 일을 바로바로 해결하는 훈련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대화를 포기하고 살까? 상대방의 대답을 뻔히 알 것 같고, 상대방의 행동이 뻔히 예상되어서 아예 말조차 꺼내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 상대방이 짜증내고 화낼까봐 두려워서 뭐가 문제인지 묻기조차 피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도 상대방과의 사이에 조금 더 높은 벽을 쌓아간다. 그저 늘 하던대로 짐작만 한다.
가까운 가족끼리는 더 심각하다. 어떻게 나올지 다 안다는 확신이 몇 배나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한 걸음에 쉽게 넘을 수 있었던 벽이 어느새 서로의 머리카락도 안 보일 만큼 높은 성벽이 된다. 그때 그 한 걸음을 떼지 않고 물러난 결과, 관계가 깨진 후에 때늦은 후회를 한다.

용기 있는 한 걸음
하나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다가서신다. 우리가 하나님께 살아계신 게 맞냐고 의심하고, 왜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냐고 비난하고, 스스로 죄 지으며 멀어지고, 바쁘다고 무관심해질 때도 포기하지 않으신다.
아직도 먼저 다가설 용기가 없는 우리라서, 작은 것에 자존심이 상하는 우리라서, 사소한 비난조차 두려워하는 우리라서, 우리는 오늘도 예수님이 필요하다. 그 벽을 허무신 예수님께 매달려서 우리 앞에 놓인 작은 벽을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일까지 미뤄서 좀 더 높아질 그 벽을 오늘 카톡 한 번으로, 전화 한 통화로 낮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번에 헐어내기는 힘들지라도 오늘 한 번의 용기가 화평을 향한 작은 한 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영사관 소식] 한국 입국시 PCR 검사 자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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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후 1일 이내 PCR 검사 의무 폐지 및 PCR 자율 검사 실시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 해외출입국관리팀은 지난 10월 1일자로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검역 지침을 완화하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자 또는 시민권자가 한국을 방문할 때 요구되던 입국 후 1일차 PCR 검사 의무 대신, 무증상자들은 3일 이내에 자율적으로 PCR 검사를 실시하도록 관련 지침을 변경하였다.
내국인과 장기체류외국인은 실거주지 관할 보건소에서 무료검사를 받을 수 있고, 단기체류외국인은 공항 코로나19 검사센터 또는 의료기관에서 자비부담으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입국 후 1일차 검사 결과를 Q-Code 웹사이트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입국시 코로나 유증상자는 공항에서 즉시 PCR 검사를 실시하고 격리조치가 이루어진다.

[영어칼럼] 영어 회화에서 자주 쓰이는 시제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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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mail protected]

영어의 시제
영어 회화에서는 여러 가지 시제가 사용됩니다. 우리말에도 시제가 있지만, 영어의 시제는 조금 더 다양한 편입니다. 그런데 시제는 영어 구사의 기본이기 때문에 원어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시제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먼저 현재와 관련된 시제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형
현재형 시제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현재형이 습관적, 반복적 행동을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 What do you do?
• What do you do for a living?
이 문장들은 현재 습관처럼 무엇을 하는지 물어보는 것인데, 바꿔 말하자면 ‘직업’을 묻는 기본 표현입니다. 한국어의 “무슨 일 하세요?”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What is your job?”이라고 직설적으로 물을 수 있지만, What do you do?가 더 흔하게 사용됩니다.

• The airport shuttle runs every 20 minutes.
위 문장은 버스가 20분마다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적, 반복적 상황은 나중에 언젠가 변경될 수도 있는데,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 진리에 대해서도 현재형을 사용합니다.
• The sun goes down every day.
한국어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비슷하게 “해는 매일 진다.”와 같이 현재형으로 표현합니다.

현재형이 때로는 ‘미래’ 상황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주로 시간이나 조건을 나타내는 표현과 함께 사용됩니다.
• When you finish it, I will give you the next thing to do.
위 문장에서 끝마치는 것은 미래의 상황인데 현재형을 사용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재진행형
현재진행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하며, 한국어에서도 자주 쓰는 시제입니다.
• I‘m looking for the right person that I can ask about this item.
직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현재형 대신 현재진행형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임시로 일하고 있다는 어감을 표현합니다.
• I’m helping my sister at her bookstore.
현재진행형 시제에서 가장 혼동되는 부분은 현재진행형이 ‘미래’ 상황을 표현하는 경우입니다. 가까운 미래의 정해진 계획을 말할 때 사용하는데, will, be going to로 대체 가능합니다.

• I‘m driving to a new town.
앞뒤 문맥 없이 이렇게 표현하면 현재진행형인지, 가까운 미래 상황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 I‘m driving to a new town now.
이렇게 표현하면, 지금 운전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 됩니다.
• I‘m driving to a new town this weekend.
이 경우 미래의 주말 계획을 표현하기 때문에 ‘나는 운전할 거예요’로 의미가 달라지며, 미래에 진행될 확정된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재완료형
현재완료형의 핵심은 과거 사건과 현재 대화 상황의 연결성입니다. 과거 사건을 그때 관점으로 이야기한다면 간단히 과거 시제로 표현하면 됩니다. 그런데 과거 사건이 현재 진행되는 대화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면 현재완료형을 쓰게 됩니다. 흔한 예는 과거 경험을 현재 대화에 공유하거나, 과거에 시작된 행동이 최근까지 이어져온 경우입니다.
• She has never been to the city, but she knows a lot about it. (경험)
• They have learned so much about how the complicated system works. (과거부터 지속된 동작)
위 두 문장은 ‘~하곤 했다’와 ‘~해왔다’로 의미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Did you do your homework?
=> 숙제 했니?
Have you done your homework yet?
=> 이제 숙제 다 했니?
위 두 문장을 조금 더 정확하게 구분해 보자면, 과거형 문장은 과거 상황을 과거 기준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와 달리 현재완료형 문장은 조금 전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 대화에 영향을 주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이 좀 까다로운 부분인데요, 굳이 해석하자면, “이제는 숙제를 다 해서, 대화하고 있는 지금은 쉬고 있는 거니?”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완료진행형
현재완료진행형은 현재완료형의 속성에 진행형이 추가된 것입니다. 결국 과거에 시작된 상황이 현재 대화에 영향을 주는데, 여기에 진행형의 ~ing가 붙은 것입니다. 이 ~ing가 붙으며 상황 종료가 아닌 현재도 진행 중이고 미래의 일정 시점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 We’ve been dating since last December.
• They’ve been talking about the scandal for over two years.
이처럼 have+과거분사+~ing형태로 길어지다 보니 어렵다고 느끼기 쉬운데, ‘~해오고 있다’는 의미에 집중하며 여러 번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전 연습
오늘 배운 현재 관련 시제 표현들은 대화의 기본 문법이기 때문에 실제 대화에서 시의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 혼동되는 부분은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익숙해지도록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시안 커뮤니티] 하버드와 UNC의 아시안 차별 입시제도 ‘위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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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email protected]

대법관 6명 인종 기반 입학사정 제도 반대
지난 10월 31일, 연방대법원에서 하버드와 UNC의 인종 기반 입학사정 제도(Affirmative Action) 소송에 대한 구두 변론이 열렸다. 특히 이날 구두 변론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 6명은 이 제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위헌 판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학측 변호인단은 입학사정에서 인종은 여러 평가 요소들 중 하나이며, 대학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필요한 장치라고 말했다. 또한 인종을 고려하지 않으면 인구학적으로 다양한 분포의 학생을 확보할 수 없어 관점의 다양성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먼저, 흑인이자 예일대 법대 출신의 대표적인 원칙주의자인 토마스 클레런스 대법관은 UNC측 변호사에게 대학입시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전체 입학생에 영향을 주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고, UNC측은 1.2%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클레런스 대법관은 1.2%밖에 안 되는데 굳이 인종에 기반을 둔 입학사정을 해야 하느냐고 회의감을 표했다.

또 한 명의 원칙론자인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은 아시안 학생들의 SAT 성적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인성점수가 나빠 떨어뜨리는 이유에 대해 물으며 하버드측 변호사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변호사가 개인점수를 언급했는데, 그것은 하버드가 청렴, 용기, 친절, 공감과 같은 인성을 기반으로 부여한 점수로서, 기록에 따르면 아시안 학생 지원자는 다른 인종 그룹 중 가장 낮은 개인점수를 얻는다고 적혀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버드측 변호사가 직답을 회피하자 알리토 대법관이 다시 물었다.
“자료에 의하면 인성 측면에서 아시안 학생은 백인보다 떨어지고, 라틴계보다 더 떨어지고, 흑인보다 훨씬 더 떨어진다는데, 이에 대한 해명은 무엇입니까?”
하버드측 변호사는 이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알리토 대법관은 대학입시는 제로섬 게임과 같아서 누군가 혜택을 받으면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됨을 강조하였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피부색만 보고 점수를 주는 것이 관점의 다양성을 가져온다면, 그것이 고정관념에 근거한 것이 아닌지 판단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인종에 기반을 둔 입학사정은 위험한(dangerous) 일이며, 반드시 이 제도가 끝나는 시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입학원서에 인종 표기 항목을 없앨 것을 제안하며, “인종이 더 이상 고려되지 않는다면 대학이 인종 중립적인 대안을 진정으로 추구하게 만드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닐 고서치 대법관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인종 기반 입학사정 제도를 언제쯤 끝낼 것인지 대학측에 질문하였다.

인종 기반 입학사정 반대 63%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미국 내 여론이 이 제도에 부정적임을 보여준다. 워싱턴 포스트와 조지 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인종에 기반한 입학사정 제도를 반대했다. 심지어 라틴계 60%와 흑인들 중 무려 47%가 인종 기반 입학사정 제도를 철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정한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SFFA)’의 지원서를 분석한 듀크대 경제학과 피터 아시디아코노(Peter Arcidiacono)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시안 학생들이 특정 SAT 점수(예를 들면 1,500점)를 가지고 하버드에 입학할 확률은 25%인 반면, 백인은 36%, 라틴계는 77%, 흑인은 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명백한 아시안 학생 차별이다.

한인 하원의원들의 활약
캘리포니아주의 하원의원인 최영옥(Young Kim) 의원과 박은주(Michelle Steel) 의원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하버드 법률안(Harvard Act)’을 발의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법안의 핵심은 입학사정에서 인성을 고려하는 대학들은 이를 입학원서와 웹사이트에 공지하고, 그 이유와 기준을 분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내년 6월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법관들은 이 제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릴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시가 있는 삶] 내 생의 바다 – 임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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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바다

강의 사계로 가득한 바다
강물이 발로 쓴 일기
고스란히 다 모여 출렁이지

바다에 와 보면
왜 바다가 그리웠는지
왜 바다가 외로움을 때리는지
비로소 알게 되지

삶은, 흘러가는 것
허나 나날이 채워가는 것

내 생의 발자국들 다 모여 출렁이는
바다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네

▶ 시인의 말

바다에 가보고 싶은가요? 가끔씩 바다가 궁금하기도 한가요?
바다가 그립기도 한가요? 그렇다구요?
그럼 그건 왜 그럴까요?
아마도 그건 바다에 강의 사계절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강물이 발로 쓴 일기가 고스란히 다 모여 출렁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면 강물만 바다로 흘러가 쌓여 출렁일까요?
우리 삶도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라면,
우리 삶의 사계도, 모든 기록들도 고스란히 다 어딘가에 모여 출렁이지 않을까요?

우리 생의 발자국들 다 모여 출렁이는 그 바다는 어떤 바다일까요?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다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임문혁 시인의 새 시집 <반가운 엽서>가 출간되었다. ©시와함께

[스마일 엘리의 미국생활기] 엘리네 땡스기빙 만찬 특별 레시피

땡스기빙 만찬 준비
11월은 뭐니 뭐니 해도 땡스기빙의 달이잖아요. 미국 사람들 중에 어떤 이는 땡스기빙을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하고, 또 어떤 이는 크리스마스를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땡스기빙을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하는 그 어떤 이 중 한 명이 바로 우리 와플이 아부지입니다.
가족, 친척, 친구들 다 모여서 음식 나눠 먹고 북적북적해야 명절 분위기가 날 텐데, 결혼 후 지금까지 그렇게 대가족이 모여 함께 명절을 보낼 기회가 없었고, 또 그동안 잦은 이사로 인해서 땡스기빙을 제대로 즐길 여유가 없었어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살 때 처음으로 터키를 한 번 구워 봤던 게 전부였네요. 그런데 작년에 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이제 좀 정착을 한 기분도 들고 해서 우리 가족끼리 명절 분위기를 내보기로 하고 집에서 같이 땡스기빙 만찬을 준비했답니다. 그때 여러 가지 레시피를 찾아보며 나름 저만의 레시피를 정리해 두었는데, 그 비장의 무기를 오늘 여러분께 공개하겠습니다!!! 이름하여, 엘리네 땡스기빙 만찬 특별 레시피입니다.
미국은 집안마다 대물림되는 가족 레시피가 있다고 하잖아요. ‘올해는 우리도 집에서 땡스기빙 분위기 좀 내볼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이 레시피들을 참고하셔서 우리집만의 땡스기빙 만찬 레시피를 만들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땡스기빙의 메인인 터키 요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갈릭 터키 구이
사실 저는 터키 특유의 냄새 때문에 터키를 즐기지는 않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와플이를 출산한 직후 병원 식사에 수육이 나와서 정말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상추와 쌈장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미국 병원에서 ‘수육+상추+쌈장’ 조합의 소울 푸드를 알 리가 없으니 그저 수육만으로도 감사하며 먹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출산의 고통으로 잠시 혼미해진 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답니다. 그게 수육이 아니라 터키였어요! 하긴 미국 병원에서 수육이 웬 말이겠어요?!?! ㅋㅋㅋ
그런데 아무리 허기진 배와 혼미한 전두엽이 쌍쌍바 오류를 일으켰다고 해도 터키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었고, 고기의 식감이 정말 돼지고기에 가까운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이건 분명 조리법의 차이다!!!’라고 생각하고, 터키의 수육화를 목표로 최대한 잡내를 없애고, 속살은 부드럽게, 그러나 겉은 바삭하게. 아! 이걸 ‘겉바속촉’이라고 한다믄서요? 아무튼 그렇게 터키를 구웠는데, 오우~~ 성공한 것 같습니다! 뭐, 아무리 해도 제 기억 속의 그 수육 터키맛을 재현할 수는 없었지만, 잡내 없고 겉바속촉한 터키 구이가 완성되었습니다. 이 레시피 덕분에 이제 땡스기빙 터키 요리도 자신 있답니다~!!!

터키의 수육화를 추구한 잡내 없고 겉바속촉한 갈릭 터키 구이 ©스마일 엘리

▶ 재료
터키는 8~9 파운드 정도 되는 걸 사용했고, 냉동된 터키는 요리하기 3~4일 전부터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해동시켜주세요.
• 터키 시즈닝 재료
무염 버터 1 컵(실온 상태로 준비), 소금 2큰술, 스모크드 파프리카 1큰술, 건조 바질잎 1큰술, 건조 오레가노 1큰술, 건조 타임 1큰술, 갈릭 파우더 1큰술, 어니언 파우더 1큰술 + 1/2 작은술
• 터키 속 채우기 재료
양파 1개, 레몬 2개, 오렌지 2개, 깐 마늘 20알 정도, 프레쉬 타임 2~3줄기, 프레쉬 로즈마리 2~3줄기

* 녹인 버터 1/2컵, 치킨 브로쓰 1컵 따로 준비 (2시간 로스팅 후에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사용)

▶ 조리 순서

1. 해동된 터키는 흐르는 물에 겉과 속을 깨끗하게 씻은 후 키친타올로 물기를 꼼꼼하게 닦아준다.

2. 터키 시즈닝 재료를 잘 섞어서 터키의 속살과 껍질 사이에 조심스레 펴 바르고 터키의 겉부분에도 듬뿍듬뿍 골고루 발라준다. 이때 터키의 껍질이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 터키가 너무 차가우면 버터가 굳어서 바르기가 힘들다. 그럴 때는 시즈닝 재료를 전자렌지에 10초 정도 데워서 반액체 상태로 만든 후 발라주면 된다.

3.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4등분, 레몬과 오렌지는 껍질채로 4등분을 하고, 나머지 속 채우기 재료와 함께 터키의 몸통에 넣은 후, 다리를 요리용 끈으로 묶는다. 양 날개의 끝부분과 다리의 끝부분은 호일로 감싸서 타지 않게 한다.

4.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 2시간 구운 후 꺼내 터키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녹인 버터 1/2컵을 터키 몸통 전체와 날개, 다리 등에 구석구석 바른다. 로스팅팬에 치킨 브로쓰를 1컵을 부은 후 다시 1시간 15분 정도 더 굽는다.

5. 완성된 터키를 꺼낸 후 로스팅 팬에 남은 터키 육수를 끼얹어 촉촉함이 유지되게 한다.

2. 남은 육수를 활용한 터키 그레이비

남은 터키 육수를 활용한 터키 그레이비 ©2cookinmamas

▶ 재료
터키 로스팅 후 팬에 남은 터키 육수, 무염 버터 1/2컵, 밀가루 1/2컵, 치킨 브로쓰 2컵, 소금 한 꼬집

▶ 조리 순서

1. 로스팅 팬에 남아 있는 터키 육수를 면포나 거름망 등으로 거른다.

2. 소스팬에 무염 버터를 중약불로 녹인 후, 거품기로 저으면서 밀가루를 넣어 걸쭉한 상태로 만든다.

3. 끓기 시작하면 치킨 브로쓰를 조금씩 추가하며 계속 저어준다.

4. 죽 같은 상태가 되면 걸러 둔 터키 육수를 넣고, 마지막에 소금 한 꼬집으로 간을 맞추어 완성!!!

3. 슬로우 쿠커로 만드는 세상 쉬운 크랜베리 소스

슬로우 쿠커로 쉽게 만드는 크랜베리 소스 ©stale.ru

▶ 재료
프레쉬 크랜베리 12oz 2팩, 마멀레이드 잼 13oz 1병, 황설탕 1/3컵, 시나몬 스틱 1개

▶ 조리 순서

1. 설탕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슬로우 쿠커에 넣고 골고루 섞은 뒤 온도를 high로 설정한 후 4시간 동안 조리한다.

2. 4시간 후에 설탕을 넣고, 되직해질 때까지 약 5분~10분 정도 저어준다.

3. 원하는 농도가 되면 식힌 후 냉장고에 보관한다.

4. 콘 치즈 캐서롤
다음은, 한번 맛 보면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콘 치즈 캐서롤입니다.^^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콘 치즈 캐서롤 ©everydayfamilycooking


▶ 재료
Jiffy 브랜드 콘 머핀 믹스 1팩, whole kernel corn 1캔, cream style sweet corn 1캔, 사우어크림 1컵, 무염 버터 1/2컵, 치즈 1컵, 계란 2개, 설탕은 기호에 따라 0~1/2컵

▶ 조리 순서

1. 버터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녹인다.

2. whole kernel corn은 물기를 빼고, cream style sweet corn은 물기를 빼지 않은 채 캔 통째로 나머지 재료들과 골고루 섞는다.

3.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 45분~50분간 굽는다.

*콘 치즈 캐서롤은 식사와 함께 곁들여 먹는 사이드 디쉬로, 빵과 푸딩 중간 정도의 촉촉한 식감으로 완성되었다면 OK!

5. 스윗 포테이토 캐서롤
스윗 포테이토 캐서롤은 원래 미국의 ‘얌’이라는 주황색 고구마로 만들지만, 저는 한국 고구마를 좋아해서 일부러 군고구마로 구워서 만들어봤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그동안 스윗 포테이토 캐서롤 레시피를 여러 가지 시도해보면서 그 레시피들을 참고해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저의 레시피로 정착하기로 했습니다.ㅋㅋㅋ

스윗 포테이토 캐서롤 ©culinary Hill

▶ 재료
고구마 또는 Yam 2 파운드, 버터 1/4컵(녹인 것), 생크림 1/4컵, 계란 2개, 바닐라 익스트랙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황설탕은 기호에 따라 0~1/4컵
• 토핑 재료
밀가루 1/2컵, 차가운 버터 1/2컵, 시나몬 가루 1작은술, 다진 피칸 1컵, 마시멜로 1~2 컵, 황설탕은 기호에 따라 1/4~1/2컵

▶ 조리 순서

1. 고구마는 삶거나 구운 뒤에 으깨서 준비한다. (구운 고구마 추천)

2. 으깬 고구마와 토핑 재료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잘 섞어서 오븐 용기에 옮겨 담는다.

3. 토핑 재료들 중 피칸을 제외하고 밀가루, 버터, 황설탕, 시나몬 가루를 블렌더에 넣고 버터가 가루들과 잘 섞여 부드럽게 될 때까지 갈아준다.

4. 3에 피칸을 섞어 고구마 반죽 위에 가볍게 덮는 느낌으로 뿌린다.

5.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간 굽다가 꺼내 그 위에 마시멜로를 올려주고, 다시 10~15분간 마시멜로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6. 마시멜로가 노릇노릇해지지 않았을 경우는 브로일로 약 2~3분 정도 타지 않도록 그을려준다.

6. 메이플 피칸 파이
땡스기빙에 빠질 수 없는 디저트 피칸파이도 만들어야겠죠. 저는 손님도 안 오는 땡스기빙에 4인가족 음식을 혼자 만들다보니 너무 버거워서 냉장 파이지를 이용했어요.

땡스기빙 후식 메이플 피칸 파이 ©H-E-B


▶ 재료
버터 1/3컵, 흑설탕 1컵, 소금 1/4 작은술, 메이플 시럽 3/4컵, 계란 3개, 바닐라 익스트랙 1작은술, 피칸 다진 것 1컵, 다지지 않은 피칸 1컵, 밀가루 2큰술, 냉장 파이지

▶ 조리 순서

1. 중간불에 소스팬을 올리고, 버터를 녹이다가 설탕, 소금, 메이플 시럽을 차례대로 넣고, 녹아 들었으면 불에서 내린 후 믹싱볼에 부어 약 5~10분간 식힌다.

2. 계란은 거품기로 잘 풀어준 뒤, 나머지 재료와 1의 재료를 한데 섞어 파이지 위에 붓는다.

3.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 45분~50분간 굽는다. 25분 정도 지났을 때 꺼내서 호일로 파이 크러스트 부분을 살짝 감싸준 후 다시 오븐에 넣어 나머지 20~25분 정도 구워 주어야 파이 크러스트가 타지 않는다.

마지막에 와플이 아부지가 매쉬드 포테이토까지 만들어서 땡스기빙 만찬 음식이 완성되었습니다!!!

엘리네 떙스기빙 만찬 식탁 ©스마일 엘리

저도 한 접시 가득 떠 왔는데, 메인 요리인 터키보다 사이드 요리가 더 많네요.^^

엘리네 땡스기빙 만찬 식탁 ©스마일 엘리

여러분도 이 레시피들 활용해서 올해부터는 집에서 가족들과 땡스기빙 분위기 한번 제대로 내보세요. 참, 그리고 하루종일 빡시게 음식 준비한 저는 남은 연휴 기간 동안은 이걸로 떼우기로 와플이 아부지와 ‘3일 노 쿠킹 조약’을 맺었답니다.^^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여행기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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