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발자국이 다 모여 출렁이는 내 생의 바다 ©snexplores.org

내 생의 바다

강의 사계로 가득한 바다
강물이 발로 쓴 일기
고스란히 다 모여 출렁이지

바다에 와 보면
왜 바다가 그리웠는지
왜 바다가 외로움을 때리는지
비로소 알게 되지

삶은, 흘러가는 것
허나 나날이 채워가는 것

내 생의 발자국들 다 모여 출렁이는
바다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네

▶ 시인의 말

바다에 가보고 싶은가요? 가끔씩 바다가 궁금하기도 한가요?
바다가 그립기도 한가요? 그렇다구요?
그럼 그건 왜 그럴까요?
아마도 그건 바다에 강의 사계절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강물이 발로 쓴 일기가 고스란히 다 모여 출렁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면 강물만 바다로 흘러가 쌓여 출렁일까요?
우리 삶도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라면,
우리 삶의 사계도, 모든 기록들도 고스란히 다 어딘가에 모여 출렁이지 않을까요?

우리 생의 발자국들 다 모여 출렁이는 그 바다는 어떤 바다일까요?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다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임문혁 시인의 새 시집 <반가운 엽서>가 출간되었다. ©시와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