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사람에겐 김밥 한 줄이 천국 ©취재대행소 왱

천국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낙타보다
더 들어가기 어렵다는 천국

천국이 우리 동네 여기저기 널려 있네
김밥천국, 시네마천국, 노래천국, 열쇠천국 ……

배곯는 사람에겐 한 줄 김밥이 천국이고
이웃 이야기 함께 울고 웃으면 그게 행복이리
사진 속 추억은 늘 아름답고
슬픔도 노래하면 흐르는 운율이 되리

천국 찾아 헤매는 사람들
우리 동네 열쇠천국에서
천국 열쇠 받을 수 있으려나

천국 찾아 나선 내 귓가에
종소리 울리네
마음 가까이 천국 있다고 ……

시인의 말
천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 주변 아주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천국’이란 이름이 붙은 곳이 여기저기 많이 있습니다. 김밥천국, 시네마천국, 노래천국, 열쇠천국 …….
배고픈 사람들에겐 한 줄 김밥이 천국일 수도 있고, 영화를 보며 이웃들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는다면 그게 작은 행복일지도 모릅니다.
사진 속 추억은 늘 아름답고, 슬픔도 노래하면 굽이굽이 풀어져 흘러가기도 하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 열쇠천국에서 천국 열쇠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천국 찾아 나선 내 귓가에 종소리가 울립니다. 내 마음 가까이 천국 있다고 ……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임문혁 시인의 새 시집 <반가운 엽서> ©시와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