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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칼럼] 내 삶의 열정과 의무 사이

심연희
NOBTS 겸임교수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RTP지구촌교회 사모 [email protected]

결혼의 현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결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것은 그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신데렐라 이야기에서는 신데렐라가 딱 한 번 같이 춤을 추고 사랑에 빠진 왕자님과 결혼하는 데에서 끝나는 이야기가 그저 재미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은 그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한 이후, 서로의 배경 차이, 문화 차이, 성격 차이, 왕비로서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부담 등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았을지, 그녀가 과연 행복했을지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결혼에 골인하면서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로맨틱한 감정에 이끌려 결혼을 하고 나면 이어서 화장실 청소도 해야 하고, 아기 기저귀도 갈아야 하고, 잔디도 깎아야 하고, 매달 날아오는 청구서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역의 현실
구원의 기쁨과 은혜에 충만해 사역에 헌신하고 시작할 때는 신난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가서 커피를 내리는 일도, 교회 쓰레기통을 치우는 일도 그저 감사하고 은혜롭다. 하지만 그 사역을 계속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 점점 김 빠진 콜라처럼 느껴지면서 아무 감정도 없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그 거룩하고 멋진 순간 뒤에는 훨씬 많은 시간 동안 치뤄야 하는 값이 있다. 잠못 이루는 밤들, 끝도 없이 계속 되어야 하는 독서, 버릇이 되지 않는 새벽기도, 이어지는 불만들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감, 내가 과연 좋은 리더인가 하는 의문과 자괴감, 자책감 등등 사역의 고단함과 말 못할 아픔들이 숨어 있다.

직장의 현실
상담소를 찾은 G양은 지난 6개월 동안 직장을 세 번이나 옮겼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옷가게에 매니저로 취직해서 처음에는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모두에게 호감을 샀다. 일을 빨리 배우는 순발력으로 사람들을 감탄시키고 칭찬을 받았다. 자신이 얼마나 빨리 인정받았는지, 그것이 얼마나 빨리 승진으로 이어질지 생각하면 가슴이 부풀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면서 날마다 끝도 없이 옷을 접어야 하고, 쉬는 날에도 갑자기 불려 나가서 아픈 사람들의 빈 자리를 대신해야 하고, 진상 부리는 손님들과 불공평한 슈퍼바이저의 태도를 보면서 열정과 기대로 부풀었던 가슴은 점점 실망으로 변해갔다. 그러다 그 일을 계속 해야 할 이유를 더 이상 찾을 수 없어 옷가게를 그만두었다.
이런 일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삶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성격장애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특히나 더 견디기 힘든 경험으로 다가온다. 좋을 때는 너무 좋지만 힘들 때는 극단적으로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삶이란 늘 이상적이고 완벽한 순간의 연속이어야 하는데, 한 순간의 짧은 행복 뒤에 숨겨진 끝없는 수고와 지루한 일상이 견디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너무나 신나고 열정에 찬 순간이 지나가면 모든 것이 다 나쁘게만 느껴진다.

삶의 균형
어떻게 해야 시작한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신나는 순간들과 그 뒤에 따라오는 지루한 수고들을 함께 감당할 수 있을까? 부부로 함께 살면서 은혼식(25주년), 금혼식(50주년)의 축복을 누리는 비결은 무엇일까? 30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역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마샤 리네한(Marsha M. Linehan) 박사는 그 비결의 하나로 ‘균형의 원리’를 강조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Wants)과 해야 하는 것(Shoulds) 사이의 균형이 건강하고 지속적인 삶의 요건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열정과 의무 사이의 균형이다. 우리가 하는 수많은 일들 중 어떤 것이 내가 원하는 일이고, 어떤 것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인지 가늠해 보라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그 대가가 따른다. 즉흥적으로 장기간 여행을 떠나 은행 잔고가 바닥나도록 돈을 쓴다면, 제때 내지 못한 방세와 전기세 등에 대해 벌금을 물어야 한다. 혹은 집을 잃고 누군가에게 얹혀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내가 해야 할 일들에만 둘러싸여 산다면 분노, 우울감, 피로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니 매일 기계적으로 출근해서 일을 하고, 끝도 없는 집안일을 반복하고, 매일 아이들 레슨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 그런데 그런 삶을 계속 살아간다면 삶이 지겹고 지칠 수밖에 없다. 나를 이런 삶에 묶어 놓은 자신과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은혜와 의무 사이
건강한 삶에 필요한 균형은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느끼는 일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맡겨진 일이다. 때로는 나의 열정과 의무가 만나는 행복한 순간도 있다. 요리하기를 즐기는 엄마가 식사 준비의 의무를 기쁘게 감당할 때처럼 말이다. 또한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선생님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면 훨씬 낫다. 힘든 일을 하고 나면 나에게 작은 보상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콤한 초콜릿 아이스크림, 한 권의 책과 커피 한 잔, 30분의 자유시간 등 스스로를 배려하는 소소한 일들이 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서 오는 피로감을 덜어주기에 충분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도 주시고 의무도 주신다. 우리를 아무 대가 없이 구원하셨지만, 주님의 자녀답게 빛으로 살라고 격려하신다. 우리에게 마음의 소원과 열정도 주시지만 인내와 도전도 주신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하셨지만 또한 쉬라고 명령하셨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은 하루만 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길게 쓰임 받으려면 내 삶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 조금 더 지혜로워야 한다.

[코칭칼럼] 이심전심? 반드시 말로 표현하라!

김종명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인정받은 경험
초등학교 시절에 나는 건강한 치아를 가진 사람을 뽑아서 상을 주는 ‘건치상’을 받은 적이 있다. 내 기억으로는 이게 내가 받은 최초의 상이다. 이 상을 받기 전까지 나는 엄마가 그렇게 양치질을 하라고 해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상을 받은 후엔 완전히 달라졌다. ‘건강한 치아’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유지하기 위해서였을까?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침저녁으로 꼬박꼬박 양치질을 했다.
고등학교 때 윤리 수업 시간에 발표를 했는데, 선생님이 나에게 발표를 잘한다는 칭찬을 해주셨다. 딱 한 가지, 내 사투리만 고치면 매우 훌륭한 연설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이날 이후 나는 말하기 전에 먼저 말할 내용을 머릿속으로 연습하는 버릇이 생겼다. 전화 통화를 하기 전에는 말할 내용을 메모하기도 했다. 이 습관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초등학교 때 ‘건치상’을 받은 걸 계기로 지금까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있고, 고등학교 때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계기가 되어 평생 동안 말하는 연습을 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사투리는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말로 표현해야 한다
“그런 걸 꼭 말로 해야 아나? 척하면 척, 이심전심이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대단한 착각이다. ‘이심전심’이라는 말은 2,600여 년 전 인도에서 석가모니와 가섭이라는 제자 사이에 단 한 번 일어난 사건일 뿐이다.
말하지 않으면 귀신도 모른다. 하물며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어떻게 알겠는가? ‘하루에도 오만 가지 생각이 든다’고 하는데, 생각은 그저 무수하게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했더라도 말로 표현되지 않은 생각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서로 말 한 마디 주고받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서로는 어떤 존재로 비춰질까? 360도 다면평가를 할 때, 팀장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고 하는데 팀장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 본 경험도 없다면 어떻겠는가?

존.이.공.탁.
어떻게 하면 코칭을 잘할 수 있는지 묻는 후배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존.이.공.탁’ 하면 된다. 먼저 고객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존중하고(존),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며(이), 공감을 표현하고(공), 고객에게 탁월한 부분이 있음을 믿으면(탁) 좋은 코칭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마음이 따듯하시군요’, ‘책임감이 강하시군요’, ‘정리정돈을 잘하시는군요’, ‘남을 잘 도우시는군요’, ‘상상력이 풍부하시군요’ 등 내가 들은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해 말로 표현하면서 고객의 마음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코치의 말을 들은 고객은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게 되고, 그 일을 더 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코치와 고객 사이에 깊은 신뢰 관계가 만들어진다. 내가 ‘건치상’을 받은 일, 발표를 잘한다고 칭찬을 들은 일, 그리고 후배들에게 말해준 그들의 강점은 모두 표현을 통해 비로소 존재할 수 있었고, 표현되었기에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저 사람은 뭘 좋아할까? 무엇에 보람을 느낄까? 뭘 더 잘하고 싶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그때 떠오른 생각들을 말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앞에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영어칼럼] With 관련 표현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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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mail protected]

영어의 with는 ‘~와, ~와 함께’로 해석되는 전치사입니다. 한 번 배우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단어이지만, with와 함께 사용되는 동사구 표현을 익혀둔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help with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help 동사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을 도울 때 with와 함께 사용됩니다. 예문을 통해 뉘앙스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I’m not going to help you with your assignment.
=> 난 당신을 돕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과제와.
여기서 with your assignment는 ‘당신의 과제와’로 직역할 수 있지만 숨은 의미는 상대가 과제 하는 것을 돕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with가 수단이나 도구의 개념으로 많이 쓰이지만, 위 문장에서는 과제를 가지고 돕는 것이 아니라 과제와 관련된 상황에서 상대를 돕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help 대신 쓸 수 있는 표현으로 give someone a hand 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한국어로는 ‘손을 빌리다’ 정도의 느낌입니다.
• Can you give me a hand with the babies?
=> 당신 내게 손을 줄 수 있나요, 그 아기들과?
이 문장의 의미도 아기들과 관련된 상황, 즉 아기들을 돌보는 것을 도울 수 있는지 묻는 것입니다.

come with
come with는 직역 그대로 ‘~와 (함께) 오다’라고 쓰일 수 있는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가적으로 같이 제공되는 것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 I’ve decided to buy that bag because it comes with another smaller bag.
=> 난 저 가방을 사기로 결정했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또 하나의 더 작은 가방과 함께 와요.
더 작은 가방과 함께 온다는 것은 그것이 추가로 딸려온다는 의미입니다.

go with
go with는 ‘~와 (함께) 가다’라는 기본 의미로 사용되는데, 상황에 따라 확장된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 I’m not so sure, but I’ll go with the first one.
=> 그렇게 확실하진 않지만 나는 갈 거예요, 그 처음 것과.
이 표현은 TV나 라디오 퀴즈쇼 등에서 들을 수 있는 표현인데, 처음 것을 선택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와 (함께) 가다’라는 직역 의미로 익히고 익숙해지는 것이 사용 가능성을 더 높여줄 것입니다.
• If you can’t change it, you should go with the flow.
=> 당신이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당신은 그 흐름과 같이 가야 해요.
go with the flow는 ‘순리에 따르다, 흐름에 맡기다’로 의역되는데 ‘그 흐름과 함께 가다’라는 직역으로 익히는 것이 사용과 응용에 더 효과적입니다.

come down with
come down은 내려오는 느낌인데, 여기에 with가 붙으며 ‘~과 함께 내려온다’는 의미가 됩니다. 보통 심각하지 않은 질병으로 몸이 좋지 않게 되는 상황에서 사용합니다.
• He told me that he was coming down with the flu, but I didn’t believe it.
=> 그는 내게 말했어요, 그가 독감과 함께 내려가고 있었다고, 하지만 난 그것을 믿지 않았어요.
여기서 he was coming down with the flu는 그가 독감으로 아파지기 시작하는 진행 상황을 표현한 것입니다.

get along with
along은 ‘~에 따라(서)’의 의미인데, 여기에 get이 붙으면 along의 느낌을 취하는 것입니다. 뒤에 ‘with 사람’이 나오며 누군가와 서로 잘 따르는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는데 ‘~와 사이좋게 지내다, ~와 잘 지내다’의 의미로 확장됩니다.
• He has helped me get along with others.
=> 그가 나를 도와왔어요, 다른 이들과 잘 지내도록.

deal with
deal with는 ‘~을 다루다, ~을 처리하다’라는 의미로 일상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 It’s none of my business. I’m not going to deal with it for him.
=> 그것은 내 비즈니스의 어떤 것도 아니에요. 난 그것을 처리하지 않을 거예요, 그를 위해서.
none of one’s business는 누군가의 비즈니스와 관련이 없음을 나타내는데, ‘상관이 없다,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come up with
비즈니스 상황에서 많이 쓰이는 come up with는 직역으로 ‘~와 (함께) 올라오다’인데 어떤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 He’s good at coming up with new approaches.
=> 그는 좋아요, 새로운 접근방식을 떠올리는 것에서.
good at은 어떤 기술에 있어 그것을 잘한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good 대신 excellent, great, bad, not good 등 여러 유사 형태로 응용해서 표현 가능합니다.

mess with
명사로 ‘혼잡, 난잡’을 뜻하는 mess는 타동사로 ‘혼잡하게 만들다, 어질러 놓다’이며, 자동사로는 ‘혼잡해지다, 엉망이 되다’입니다.
• The last thing you want to do is mess with him.
=> 그 마지막 것은, 당신이 하기를 원하는, 그와 엉망이 되는 거예요.
여기서 mess with someone은 상대를 화나게 하며 논쟁이나 싸움을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오늘 살펴본 with 관련 표현들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거나 접해본 적이 있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의미만 익히는 대신 일상에서 어떻게 쓸 수 있을지 생각하며 연습한다면 실제 대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질 것입니다.

[로컬 소식] 제12회 일일종합병원 행사 성황리에 마쳐

제12회 일일종합병원 행사
그 동안 우리 지역사회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온 ‘일일종합병원’ 행사가 올해로 열두 번 째를 맞이하여, 지난 2월 18일과 25일, 두 번의 토요일에 걸쳐 랄리제일한인침례교회(First Korean Baptist Church of Raleigh) 비전센터에서 진행었다.
일일종합병원 행사는 지난 2011년에 설립된 비영리 의료법인 ‘누가클리닉’ 주최로 매년 실시되어 왔다. 언어와 경제적인 이유로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RTP 지역 한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섬겨 온 일일종합병원은, 지난 2020년 제11회 행사 이후 코로나 사태로 중단되었다가, 3년 만에 재개되었다. 덕분에 그동안 소홀했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교육과 상담 받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알차고 짜임새 있는 행사 진행
금년 일일종합병원은 두 번의 토요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검사의 날’인 18일에는 약 150명의 환자들이 간/신장기능 검사, 빈혈 검사, 당뇨 정밀 검사, 콜레스테롤 검사, 갑상선 검사, 전립선 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약 30여명의 환자들에게 자궁암 검사가 실시되었으며, 덴탈 버스를 통한 치과 검진 등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진료의 날’인 25일에는 1차 의료 전문의들이 혈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하였다. 또한 사정상 18일에 혈액검사를 하지 못한 분들 약 40여명에게 추가로 혈액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안과, 피부과, 소아과, 신경정신과, 물리치료, 치과 등의 다양한 전문과 상담과 함께 복부 및 갑상선 초음파 검사도 실시되었다.
이와 더불어 법률 상담, 메디케어 상담, 백신 접종 등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 한인들에게 여러 가지 실질적인 필요를 섬기는 기회가 되었다.
혈액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건강 문제가 발견된 환자들에게는 3월부터 누가클리닉을 통해 추적 관리를 할 예정이며, 차후에 보험 유무와 수입에 따라 누가클리닉 월례 진료 또는 병원진료 의뢰 등의 안내가 있을 예정이다.

제12회 일일종합병원 행사가 많은 의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기관들의 협력으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누가클리닉

많은 봉사자들의 헌신과 기관들의 협력에 감사
일일종합병원 행사 모든 검사와 상담은 덴탈 버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험 유무와 수입에 상관 없이 무료로 시행되었다. 그리고 30명의 전문 의료진을 포함한 100여명의 의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임상병리회사인 ACCU reference medical lab과 여러 약회사의 후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한 ‘좋은 씨앗’ 선교회와 ‘랄리 한인회’의 협력으로 이루어졌으며, 해가 거듭할수록 더욱 알차고 내실 있는 모습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일일종합병원 행사가 앞으로도 지역사회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비영리 의료법인 ‘누가클리닉’ 주최로 실시되는 일일종합병원 행사는 우리 지역사회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누가클리닉

[한인회 소식] 샬롯 인근지역 한인회 작은 운동회 및 영화 상영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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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롯 인근지역 한인회 작은 운동회 개최
샬롯 인근지역 한인회(회장 한주형)는 지난 2월 12일 Matthews에 있는 하모니 교회 체육관에서 샬롯 지역 한인들을 위한 작은 운동회를 개최하였다. 샬롯 지역 한인들이 좋아하는 운동을 기왕이면 함께 모여서 즐겁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실시한 행사였다.
이번 작은 운동회에서는 현재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피클볼(pickle ball),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족구(foot volleyball), 다섯 명 줄넘기 (jump rope)와 줄다리기(tug of war) 청백전 등 한국의 초등학교 운동회처럼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다.
피클볼에서는 Eric, Chris Ko 형제팀이 이규웅, 김흥기 부부팀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고, 족구에서는 샬롯 축구회가 하모니 팀을 누르고 우승했다. 줄넘기에서는 백팀이 우승했고, 줄다리기에서는 청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샬롯 한인회에서는 우승자와 행사 참가자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나눠 드렸다.

샬롯 한인회는 지역 한인들과 함께하는 작은 운동회를 개최하였다. ©샬롯한인회

▶ 샬롯 한인회, 삼일절 기념 영화 “영웅” 상영
샬롯 한인회는 제104주년 삼일절을 맞이하여, 3월 4일(토) 오전 10시에 Stone Theartres Sun Valley 14 Cinemas 영화관에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웅장한 음악과 함께 되살린 영화 “영웅”을 상영한다.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각색한 영화 ‘영웅’은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삶을 웅장한 음악과 함께 스크린에서 펼쳐낸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단지동맹’, 거사를 앞둔 독립운동가들이 거리에서 부르는 ‘그날을 기억하며’, 재판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죄목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누가 죄인인가’, 명성황후의 복수를 다짐하는 설희의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등 재편곡된 뮤지컬 넘버 한 곡 한 곡이 개별적으로 하나의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무료 입장권을 신청하실 분들은 샬롯 한인회 공식 홈페이지 Charlotte.Korean.net의 공지 메뉴에 가셔서 무료 입장권 신청 링크를 클릭해 신청서를 작성해 주시기 바란다.

샬롯 한인회는 삼일절 기념 영화 ‘영웅’ 상영회를 갖는다. ©샬롯한인회

[한인회 소식]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한인회 이취임식 및 삼일절 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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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한인회 이취임식, 제26대 한인회 출범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한인회는 지난 2월 25일, 한인 교육문화센터에서 지역 한인 단체장들과 임원 및 지역 한인 동포들을 초청하여 제25대 양효식 전임 회장과 제26대 유선옥 신임 회장의 이취임식 행사를 가졌다.
이임사에서 양효식 전 한인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한인회가 진행하지 못한 행사들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어려운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트라이어드 지역 교회 협의회, 트라이어드 지역 목회자회, 그린스보로 연장자회, 한국학교 등을 비롯해, 함께 봉사했던 제25대 한인회 임원들과 지역 주민들께 감사의 뜻을 피력하였다.
이어서 유선옥 신임 한인회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3년간 코비드 19의 영향으로 한인회가 준비한 모든 행사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으나, 이제 그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과 더불어 젊은 세대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더욱 건강하고 가치 있는 한인회로 거듭하겠다고 전했다.

▶ 제26대 한인회 주요 사업
제26대 한인회는 오는 4월 ‘NC 코리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광복절 행사, 추석 행사, 송년 잔치 등 국경일 행사와 지역 동포 위로잔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분기별로 그린스보로에 위치한 마켓 스트릿 청소를 시행하고, 봉사센터와 문화교실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한인회는 그동안 3년에 한 번씩 영사관 출장소를 그린스보로 한인 교육문화센터에 유치하여 미 동남부 동포들의 영사 업무를 도와 왔다. 제26대 한인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 동포들의 더욱 원활한 영사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2년에 한 번 영사관 출장소를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새롭게 출범하는 제26대 한인회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한인회, 투명한 한인회가 될 수 있도록 지역 동포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번 이취임식에는 제22대 회장부터 제26대 회장까지 5대에 걸친 한인회장들이 함께 자리하여 더욱 특별한 이취임식이 되었으며, 축하 화환을 대신하여 마련한 기금을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의 긴급 구호 기금으로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 삼일절 기념 행사
한인회 이취임식과 함께 개최된 제104주년 기념 3.1절 행사는 국민의례(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삼일절 노래 및 동영상, 만세 3창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의 절정은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동포 3세대가 함께 모여 3.1절 만세 3창을 외친 것이다. 지역 교민 어르신들과 한인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역 동포들, 그리고 한국학교 학생들까지 3대에 걸친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한인들이 모여 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삼일절의 의미를 숙고하였다.

제104주년 삼일절을 맞이하여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동포 3세대가 함께 모여 삼일절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만세 3창을 함께 외쳤다. ©그린스보로 인근지역 한인회

[교계 소식] 성경적 상담 수료 과정 1기 수료식 후기

이철 목사
RTP지구촌교회 담임목사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KOSTA/USA 중보기도팀 멘토 및 세미나 강사

“54명의 수료자들이 사랑의 도구로 쓰임 받기를 축복하며 축하합니다”
지난 2023년 2월 17일(금)~18일(토) 이틀에 걸쳐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Southea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Jacumin-Simpson Missions Building에서 2023년 가정 컨퍼런스 및 성경적 상담 수료 과정 수료식이 신학교와 Life Plus Family Center(이철 목사, 심연희 사모 공동대표)의 섬김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17일 저녁에는 달라스, 덴버, 필라델피아, NC 등 원근 각지에서 참석한 수료자들과 지역 교회 참석자들이 Life Plus Family Center가 준비한 저녁식사로 교제한 후 세미나에 참여하였다. “팬데믹과 가정”이라는 대주제 아래 이철 목사는 ‘주님께서 다스리십니다'(시편 103편 19절)라는 제목으로 팬데믹이라는 폭풍우보다 그 폭풍우를 다스리시는 주님을 믿음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정용철 목사는 ‘은혜 안에서 불편한 감정과 함께 살아가기’라는 제목으로 팬데믹 가운데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한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고 그 안에서 함께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도전하였다. 이어서 심연희 교수는 ‘Family가 산다’라는 제목으로 팬데믹 가운데 일어나는 관계들의 어려움들을 살피고 건강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어떻게 행복한 관계와 가정으로 살아갈지를 나누었다.

심연희 교수가 ‘Family가 산다’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모습 ©Life Plus Family Center

18일에는 오전 9시부터 교회 내 상담 사역을 위한 패널토론이 진행되었다. 이어서 10시부터는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에서 동아시아 리더십 이니셔티브 디렉터로 섬기고 있는 장민우 목사의 사회로 성경적 상담 수료 과정을 마친 54명에 대한 수료식이 진행되었다.

교회 내 상담 사역을 위한 패널토의 장면 ©Life Plus Family Center

성경적 상담 수료 과정은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와 Life Plus Family Center가 공동 개발하여 운영하는 과정으로서, 부부 및 결혼 전 상담, 중독 상담, 상담 기술 및 위기 상담, 감정 조절을 위한 개인 상담, 부모와 자녀 상담, 그룹 상담, 지역 교회에서의 성경적 상담개론 등의 7과목을 한국어로 수업하고, 1년 6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수강하여 수료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특히 Life Plus Family Center에서 모집, 멘토링, 상담코칭 등으로 협력하여 진행된다.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의 Dr. Daniel Akin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수료한 학생들을 축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였다. 또한 부총장인 Dr. John Ewart 교수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 사랑의 도구로 쓰임 받으라”고 도전하며 축복하였다.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의 Dr. Daniel Akin 총장과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이철 목사가 수료증을 전달하는 모습 ©Life Plus Family Center

이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특히 가장 먼저 자신의 삶과 관계, 가정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소감을 나누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자녀들에게 사과하였다는 분들도 계셨고, 부부 사이와 교회 내에서의 관계 및 상담 사역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경험을 나누어 주셨다. 그리고 더 일찍 이런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면 많은 실수와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며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적극 추천한다고 고백하였다.

수료자들과 가족들 및 관계자들은 이 과정을 허락하시고 1기 수료자를 배출하게 하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사랑의 도구로 쓰임 받기를 결단하고 서로 축복하며 모든 일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수료자들은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와 Life Plus Family Center에서 각각 수여하는 수료증을 받았다. 성경적 상담 수료 과정에 대한 문의는 Life Plus Family Center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www.lifeplusfamily.org

[세계 최고 부자 한인] 가장 많은 억만장자(billionaire)를 배출하는 산업은?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산업별 억만장자 분포
2023년 계묘년은 다복함과 번영을 상징하는 토끼의 해이기에 지금까지 억만장자(billionare)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산업 분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옛부터 돈을 벌려면 장사를 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돈이 되는 장사는 바로 “돈 장사”다. 실제로 2022년에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산업군 중에서 억만장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분야는 돈 장사인 금융업계였다.
2022년에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총 2,668명이었고, 그 중에 금융업계 종사자가 393명(15%)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제조업으로서 337명(13%)의 억만장자를 배출했고, 3위인 하이테크 분야에서 332명(12%)의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4위는 의류 및 소매업으로서 250명(9%)이었고, 5위는 헬스 분야로 217명(8%)이었다. 6위는 식음료업으로 203명(8%), 7위는 부동산 및 건설업으로 193명( 7%)이었다. 8위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109명(4%)이었고, 9위는 재생에너지 분야로 95명(4%)이었다.
미국에 이민 와서 자식들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는 이민 1세 부모들이 자녀들의 진로 결정을 도울 때 이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또한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억만장자들 과반수가 자기 손으로 부를 이루어낸 흙수저 또는 무수저 출신이라는 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업계 휘어잡은 유태인들
미국의 어느 산업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금융업계에는 특히 유태인들이 많다. 그들은 포브스 500대 부자의 40%를 차지하고,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월가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영국의 중앙은행 역시 유태인 금융회사가 설립한 민간기구라는 점은 유태인의 금융 지배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0년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는 총 760만명의 유태인이 살고 있고,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2.4%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들 중 금융업계에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리스트는 무려 238명이나 된다. 참으로 놀라운 숫자다.

유태인의 금융 DNA
유태인들은 ‘돈은 곧 생명’이라는 인식이 뼛속 깊이 새겨져 있다. 철저한 기독교 중심 사회였던 중세 시대에 유대인들은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직업도 갖기 힘들었다. 그들은 결국 기독교인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바로 고리대금업, 즉 돈 장사였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독점적으로 대금업을 하게 된 그들은 많은 부를 쌓으면서 수도 없이 재산 몰수와 국외 추방을 당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돈만 있으면 죽음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생사를 오가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돈은 곧 생명’이라는 인식이 유태인의 DNA 속에 박히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어느 나라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국제통화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보석과 다이아몬드였다. 그래서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90%를 유태인이 장악하게 되었다.
그들은 또한 종교적으로도 돈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도록 배운다. 돈이 많아야 선행을 많이 베풀 수 있고, 그래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태인 뺨치는 한인 금융인들
불과 195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유태인들은 하층민 취급을 받으며 힘들게 살았다. 그들은 청과상, 식료품점, 세탁소, 봉제, 잡화, 네일 가게 등을 운영하며 밤잠을 안 자고 열심히 돈을 벌어 자식들을 명문대에 보냈다. 그리고 보석상을 거쳐 정계, 재계, 호텔, 금융 분야로 진출해 월가를 장악했다. 유태인의 뒤를 따른 것이 이탈리아인들이고, 그 뒤를 한국인들이 따라가고 있다.
지금은 한인 1세들이 유태인들의 세탁소, 식료품점, 봉제, 잡화, 네일 가게 등을 이어받아 열심히 돈을 벌어 자식들을 명문대에 보내고 있다. 그리고 한인 2세, 3세들은 명문대를 거쳐 월가로 진출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8년, 이규성 씨가 처음으로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의 공동 CEO가 되었고, 2021년에는 조셉 배(한국명 배용범) 씨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Kohlberg Kravis Roberts & Co)의 공동 CEO 자리에 올랐다. 그들 외에도 수많은 한인들이 금융업계에서 점점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한인 2세, 3세들의 이름이 줄줄이 오르게 될 날을 기대한다.

[시가 있는 삶] 자판기 커피 – 감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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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커피

커피 속에 종이컵 바닥이 어른거린다.
향긋하고 달착지근한 맛에
커피 주는 줄 몰랐구나.
자판기 커피가 일생의 거울인 줄 몰랐구나.
반품 안 되고 리필 안 되는
딱 한 컵의 생애,
마지막 한 모금 삼키고 나면
누구든지, 그냥 빈 종이컵 하나.

감태준 시인, 경남 마산 출생. 197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몸 바뀐 사람들』,『마음이 불어가는 쪽』,
『마음의 집 한 채』,『사람의 집』,『 역에서 역으로』등이 있다. 한국시협상, 녹원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

▶ 시 해설

자판기 커피 한 잔이 일생의 거울입니다.
우리 일생은 신에게 건네받은 한 잔의 자판기 커피입니다.
향긋하고 달착지근한 맛에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어느새 커피는 얼마 안 남고 종이컵 바닥이 비치며 어른거립니다.
반품도 안 되고 리필도 안 되는 딱 한 컵, 그것이 우리의 일생입니다.
마지막 남은 한 모금 마자 삼키고 나면,
그냥 빈 종이컵 하나일 뿐인 인생입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반가운 엽서』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스마일 엘리의 미국생활기] 매니저가 나를 싫어하나 봐…

인사 잘하는 사람
세포라에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동료들이나 매니저에 대해 신경 쓸 틈이 없었어요. 일이 너무 바빴거든요. 새로 오픈한 매장이다 보니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정말 쉴 틈 없이 바빴어요. 게다가 방학 기간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튼 매일 정신없이 바쁘게 일을 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이제 일도 점점 익숙해지고, 직장 환경에도 적응을 하다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슬슬 눈에 띄기 시작하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심적으로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저희 매니저였답니다. 저는 출근할 때마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심호흡을 한 번 하며 숨을 가다듬고 들어가요. 왜냐하면 제가 붙임성이 좋은 성격은 아니라서 그날 만나는 동료들에게 최대한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게 그날 저의 가장 큰 일이었거든요. ㅎㅎㅎ 사실 저는 이런 게 어려운 사람인데, 미국에서 살아 남으려면 다른 건 몰라도 인사 하나만큼은 잘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냥 수줍은 듯이 “하이~” 이러는 게 아니라, 마치 오랫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처럼 “어머, 얘!!! 하~이!!!” 하는 그런 느낌으로요. 물론 상대방이 ‘쟤 뭐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나는 너를 만나서 진짜 반갑거든?’ 이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ㅎㅎㅎ
생각해 보세요. 내가 별 관심 없는 사람인데 이상하게 나만 보면 막 반가운 척을 한다면? 그것도 어쩌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만날 때마다 그러면 ‘저 사람은 진짜 내가 반가운가 봐?’ 하는 마음이 들지 않겠어요? 나를 반겨주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ㅎㅎㅎ

차가운 매니저
아,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 제가 날마다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도 유독 저희 매니저만큼은 시큰둥한 반응이었어요. 심지어 인사의 기본 매너인 안부 되묻기도 하지 않더군요. 제가 “Hi! OOO, How are you?”라고 하면 “I’m good.” 이걸로 끝!!! 보통의 미국인들이라면 “넌 어때?”라고 되묻는 게 기본 예의잖아요. 그런데 입사한 이후로 매니저가 저에게 먼저 인사한 적도 없고, 제가 인사해도 인사를 제대로 받아주지도 않았어요.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점점 커져 가고 있던 어느 날. 매니저와 저, 그리고 다른 직원 한 명이 같이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날 하루 동안 매니저는 저에게 단 한마디도 말을 걸지 않았고 그냥 각자의 일만 했어요. 다른 직원이 가서 매니저에게 말을 걸고 스몰톡을 하곤 했는데, 제가 매니저에게 말을 안 걸어서였을까요? 하여튼 매니저는 저와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자기 일만 했죠.
게다가 매니저는 저의 휴식 시간도 안 챙겨줘서 2시간마다 있는 15분 휴식 시간 중, 마지막 휴식 시간은 한 번도 챙겨 받지 못하고 있었어요. 제가 아직 신입인데다가 매장이 너무 바쁘다 보니 일하던 도중에 휴식 시간 챙기겠다고 나갈 수가 없어서 저는 다른 사람이 쉬러 가도 된다고 말해주길 기다렸거든요. 그런데 매니저와 제가 단 둘이 있을 때에도 매니저는 저에게 쉬고 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 대신에 자기 휴식 시간은 칼같이 챙기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내 휴식 시간은 내가 챙겨야겠다 싶어 그날 마지막 휴식 시간이 됐을 때 매니저에게 “저, 휴식 다녀와도 될까요?”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매니저가 시계를 보더니 “Real quick!(최대한 빨리 다녀와!)”라고 하더라고요? 법으로 정해진 휴식 시간이 15분인데, real quick은 무슨 뜻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돼서 동료인 나나양에게 살짝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콜스 백화점 매니저에게 상담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못마땅해 하는 것 같고, 저에게 인사를 하지도 않고, 심지어 퇴근할 때 제가 “Have a good day!” 라고 해도 어떤 대답도 안 하는 매니저……. 이건 저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거 맞죠???

이런 마음이 드니까 매니저와 함께 일하는 날은 하루가 너무 길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날은 답답한 마음에 집에 와서 남편에게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하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내가 딱히 뭘 잘못한 것도 아니라서 결론은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내가 할 일만 열심히 하자~’였죠.
그러다 어느 날 나나양과 대화를 하던 중에 나나양이 그러는 거예요. “매니저가 나를 싫어하거든.” 제가 깜짝 놀라서 “매니저가 너를 왜 싫어해? 나는 매니저가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했더니, “아, 너 지난 번에 △△가 그만둔 이유가 매니저 때문인 거 몰랐구나?” 하더라고요.
사실 그 즈음에 저희 매장의 직원 2명이 연달아 일을 그만두었는데,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매장에서 직원 2명이 연달아 그만두는 것은 개인 사정보다는 근무 환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잖아요? 그리고 그때 매니저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어요. 당시에 저는 매니저 문제보다는 매장 시스템 중에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서 그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고 장문의 글을 썼어요. 그렇게 해서 그 시스템이 고쳐져서 나름 만족했었고요.
그런데 나나양과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저희 매니저가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차가운 분이라는 사실이었어요. 저에게만 차갑게 대하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그렇게 대하고 있더라고요. 대신 한번 신뢰를 얻고 나면 그 뒤부터는 그렇게 차가운 분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문제는 매니저의 그런 냉랭한 태도를 견뎌내고 신뢰를 얻는 사람보다는,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직원이 많다는 것이었죠. 흠…, 저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긴 한데, 그렇다면 저는 그 시간을 잘 견디고 매니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미국의 아.묻.따 반품 제도
세포라에서 근무한지 석달째 되어갈 무렵, 매니저의 성격에도 적응하고 동료들과도 친해지니 일하는 것도 즐겁고 다 좋았어요. 그런데 일을 하면서 딱 한 가지!! 제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반품 제도였어요. 미국에 사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미국의 반품 정책은 하나님, 부처님, 공자, 맹자, 순자의 마음보다 더 너그러운 아.묻.따 아니겠습니까? 반품 기한(보통 30일~90일, 심지어 이케아는 1년) 내에만 가져오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반품을 받아주잖아요. 그래서인지 반품 기한 내에 실컷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고 전액을 환불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제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반품하는 것 자체가 미안해서 직원들 눈치를 보곤 했는데, 지금은 ‘반품도 소비자의 권리’라고 여기며 필요한 경우에는 영수증 내밀고 당당하게 반품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제가 세포라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도 손님이 반품을 하러 오면 저도 아.묻.따 반품을 받아줍니다.
세포라의 반품 규정은 제품 구입일로부터 30일 내에는 무조건 반품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반품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더라고요. 얼굴에 직접 바르는 제품이다 보니 피부에 맞지 않아 트러블이 생겼다거나 파운데이션 같은 경우 자기 피부톤과 맞지 않는다는 등의 합당한 이유도 있지만, 그냥 “맘에 안 들어서”라는 단순 변심에 의한 반품도 상당히 많았어요. 심지어 구입할 때부터 반품을 염두에 두고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예를 들면 두 가지 색을 놓고 고민하다가 “두 개 다 살게요. 안 어울리는 건 나중에 반품하죠, 뭐.” 이러더라고요. 아무리 반품 규정이 너그럽다지만 이럴 땐 “두 개 안 팔아도 되니까 하나만 사세요.”라며 말리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
왜냐하면 화장품은 개봉해서 사용 후에 반품을 하기 때문에 반품된 제품은 100% 재판매가 불가능해요. 심지어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라도 제품 포장이나 씰(seal)이 손상된 제품 역시도 재판매가 불가능해요. 그래서 반품 제품 중에서 매대로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오픈한 적이 없고, 씰도 손상되지 않은 제품만 재판매가 가능하답니다.

반품하면 전량 폐기
그럼 반품된 제품들은 어떻게 처리하냐고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새 제품이라도 씰이 손상된 것은 모두 손상 제품으로 분류되어 ‘손상 반품 제품’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전량 폐기 처리합니다. 사실 한두 번 사용해서 거의 새 것이나 다름없는 제품들을 폐기 처분하는 것도 너무너무 아까운데,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씰이 손상된 제품들조차 그대로 폐기 상자에 담기는 것을 보면 정말 속이 쓰려요. 심지어 세트로 판매된 제품 중에서 한 제품만 사용하고 나머지 제품들은 사용하지 않은 새 제품의 경우에도 세트 전체를 폐기 처리해야 한답니다. 만약 직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제가 사고 싶을 정도로 아깝고 안타까워요.

씰(seal)이 손상된 반품 제품들은 재판매가 불가하여 전량 폐기 처리된다. ©스마일 엘리

반품한 고객들은 전액 환불을 받았으니 손해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이 반품한 제품이 그대로 쓰레기가 되어 우리가 사는 땅과 강물, 내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오염시킨다면 과연 손해본 게 하나도 없는 걸까요? 게다가 그 제품들을 만들면서 이미 끼친 환경 오염은 어쩌고, 그 제품의 원료나 원자재 낭비는 또 어떻고요……. ㅜ.ㅜ

반품 제품은 기부도 불가
그럼, 반품된 제품들을 기부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하면 되지 않냐고요? 그게 또 생각처럼 간단하지가 않답니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의 특성상, 반품된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한 후에 누군가의 피부에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마음으로 반품된 제품을 기부했다가 법정 소송에 휘말려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주느니, 차라리 제품 원가를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 거죠. 그래서 반품된 제품은 나눔이나 기부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샘플을 만들어주세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요? 물론, 있습니다!!
여러분, 매장에 테스터를 놓아두고 고객이 직접 자유롭게 발라보고, 그려보고, 테스트해본 후에 제품을 구입하게 한 뷰티업계 최초의 기업이 바로 세포라였답니다. 저 지금 세포라 약 파는 거 아니고요 ㅎㅎㅎ, 화장품 구입할 때의 꿀팁 한 가지를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세포라에는 ‘샘플’ 제도가 있어요. 스킨, 로션, 크림 등 대부분의 스킨 케어 제품의 경우, 혹시 내 피부에 맞지 않아 트러블이 생길까봐 걱정되시잖아요. 그리고 파운데이션 색깔을 두세 가지 사용해본 후에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색상을 고르고 싶잖아요. 그럴 때 직원에게 “이것들로 샘플을 만들어주세요.”라고 말만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요청하신 제품들을 작은 용기에 덜어서 샘플을 만들어 드려요. 집에서 충분히 테스트해볼 수 있는 넉넉한 양이에요. 샴푸, 린스, 세럼 같은 헤어제품도 가능하고, 파우더 제품은 물론, 심지어 케잌 타입의 브론저도 쌉가능입니다.
그렇게 본 제품과 샘플을 함께 구매한 후에 샘플을 먼저 사용해 보고, 맘에 들면 본 제품을 개봉하시고, 맘에 안 들면 본 제품은 개봉하지 말고 그대로 매장에 가져오셔서 반품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환경에도 좋으니 에브리바디 해피 엔딩 아니겠어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여행기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책의 저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