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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기] “너 위로 올라갈 생각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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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호박씨 까는 나나양
저도 수요일에 휴무 받아서 스탁 업무 좀 피하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요일에 휴무를 받은 적이 없어서 불만인 차에 나나양이 잔꾀만 부리는 것을 보니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고요. 그리고 나나양은 다른 상사들과 있을 때는 일하는 ‘척’이라도 하는데, 저랑 있을 때는 대놓고 일을 안 하는 거예요. 저를 상사로 인정하기 싫다는 거였죠.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어느 수요일, 라라양과 제가 매장 스탁 업무를 거의 끝내고 바구니가 몇 개 남지 않았을 때 나나양이 오후 출근을 했습니다. 라라양이 퇴근하면서 저에게 매장 스탁 업무와 창고 스탁 업무를 끝내 달라고 했고, 매장 밖에서 나나양에게도 똑같은 얘기를 했어요. 매장 밖이라고 해도 실내이고 오픈된 공간이라 대화 내용이 다 들렸죠. 라라양이 퇴근한 후 제가 나나양에게 말했습니다.
“남은 바구니 좀 정리해 줄래?”
“라라가 나보고 창고 스탁 업무 먼저 하라고 했어.”
“매장 스탁이 우선이니까 매장부터 먼저 끝내고 창고 스탁하면 돼.”
“아니야, 매장 밖에서 얘기해서 네가 못 들었나본데, 라라가 분명히 나한테 창고 스탁 하라고 했어.”
저는 슬슬 열을 받기 시작했죠. 매장 스탁은 앉았다 일어났다, 열쇠 열고 닫고 해야 하니 귀찮고 힘들어서 하기 싫은 거였어요. 반면, 창고 스탁은 아무 방해 없이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설사 라라양이 창고 스탁 업무를 하라고 지시를 했더라도 그녀가 퇴근을 했으니 나나양은 제 지시를 따르는 게 맞는 거고요. 그래서 제가 다시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오케이. 라라가 너에게 창고 스탁을 맡겼다면 창고 스탁은 니가 해. 하지만 매장 스탁 먼저 끝내고 해. 매장 스탁이 우선이니까.”
그러자 나나양이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하며 한 발 물러서더군요.
“난 아무거나 해도 괜찮아. 라라가 나한테 창고 스탁 먼저 하라고 분명히 그렇게 말을 해서 그런 거야. 매장 스탁부터 할게.”
그리고 저는 바로 휴식 시간이어서 휴게실로 와서 라라양에게 확인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랬더니 이런 답장이 왔습니다.
“나는 매장 스탁이랑 창고 스탁을 끝내 달라고 했어. 그러면 당연히 매장 스탁을 먼저 끝내고 창고 스탁을 해야지. 그리고 네가 상사니까 나나는 네 말에 따라야지.”
유치하지만, 제가 라라양에게 이렇게 확인을 해야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실 나나양이 뒤에서 열심히 호박씨를 까고 있었거든요. 뺀질거리다가 매니저에게 미운털이 박혀 버린 나나양이 최근 라라양으로 노선을 갈아탔어요. 라라양이 차기 매니저가 될 사람이니 라라양에게 ‘샤바샤바’ 해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 나갈 심산이었겠죠. 그래서 그 즈음 나나양이 라라양에게 시시때때로 문자 메시지와 페이스톡을 하며 매장에서 일어난 일과 자기가 매장에서 한 일 등을 매일 보고하고 있었더라고요. 남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으면서 자기가 했다고 말하거나, 자기 일을 신입 직원에게 시키고는 자기가 했다며 ‘가로채기’를 시전하면서요.
저는 다른 직원들과 개인적인 연락을 하지 않아서 나나양과 라라양이 그렇게 가까운 줄 까맣게 모르다가 나중에 나나양이 매장의 모든 일을 라라양에게 시시콜콜 보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래서 나나양과 부딪치는 일이 있을 때는 저도 라라양에게 메시지를 해서 전후 맥락을 알리고 객관적 증거를 남겨야 했어요. 그래야 나나양의 시점과 제 시점에서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제가 끝낸 일들을 라라양에게 사진으로 보내기 시작했어요. ‘이거 내가 했어’라고 말하지 않으면 나나양이 자기가 했다고 보고해 버린다는 걸 라라양과 대화를 하다가 알게 됐거든요.

매니저의 덫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해서 라라양과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나 불평할 게 있는데 좀 해도 돼?”
“당연하지! 뭔데?”
제가 나나양의 근무 태도에 대해 한마디를 꺼내자마자 라라양은 저보다 더 맺힌 게 많았는지 쉬지도 않고 나나양에 대한 불만을 줄줄이 쏟아내더라고요. 그리고 둘이서 내린 결론은 ‘이대로는 안 된다! 이건 매니저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였고, 잠시 후에 매니저에게 면담 요청을 했습니다.
저와 라라양은 각자 느껴왔던 나나양의 근무 태만에 대해 보고를 했어요. 매니저가 그동안 다른 매장의 오픈 준비를 돕느라 나나양의 상황을 지켜볼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어쨌거나 매니저에게 보고를 했으니 뭔가 달라지겠거니 했으나 나나양은 여전히 해맑게 일을 안 했고, 저는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결국 발목에 병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입사 후 처음으로 병가를 내려고 콜스 백화점 수퍼바이저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동안 저는 아파도 꼭 출근해서 저 대신 일할 사람이 구해지면 조퇴를 하는 식이었어요.
“저 발목이 너무 아파서 걷기가 힘들어 오늘은 일을 쉬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직원들에게는 세상 쿨하게 병가를 허락해주던 수퍼바이저가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네가 안 오면 누가 일하지? 그럼 너 대신 일할 사람을 찾아봐.”
“저 대신 일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이따가 보자, 알았지? 이따가 보는 거야, 오케이?”
아니, 저 대신 일할 사람을 찾는건 수퍼바이저가 할 일이죠! 게다가 아파서 일을 못 가겠다는 사람한테 막무가내로 이따가 보자는 건 그냥 나오라는 말이잖아요. 너무 열이 받는 겁니다. 같이 병원에 가려고 하루 휴가를 낸 남편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더 화를 냈어요. 결국 발목 지지 부츠인 워킹 부츠를 신은 사진을 찍어 보내고 나서야 병가를 허락 받았어요. 그리고 저도 이쯤되니 열 받아서 의사가 쉬라고 했다며 3일간 병가를 내버렸어요. 그 덕에 수요일 스탁 업무도 한번 피해볼 심산이었죠.
그렇게 월화수 3일을 쉬고, 목요일에 출근을 했더니, 세상에나 ……. 수요일에 다 끝났어야 할 스탁 업무가 목요일에도 여전히 한가득 쌓여 있지 뭡니까!!!
‘지금 나 일 시키려고 이렇게 미뤄둔 건가? 아니면, 내가 없어서 이걸 다 못 끝낸 건가?’ 정말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잘 걷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워킹 부츠를 신고 출근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하필 그날 같이 일하게 된 사람이 또 나나양!!!
저는 걸어 다닐 수가 없으니 바구니에 담긴 제품들을 브랜드별로 스탁하기 쉽게 분류 작업을 했는데, 바구니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매니저가 점심식사를 하러 간다고 나가자 나나양은 들고 있던 바구니를 내려 놓더니 또 머리에 트리트먼트를 바르고, 손님들과 수다를 떨기 시작하는 거죠. 하아~~~
아, 진짜 오늘은 다 때려치고 싶다!!! 그런데 때려칠 때 때려치더라도 오늘 이 스탁 업무는 내가 전부 다 끝내고 간다!!! 성격이 팔자라고 저는 결국 속으로 오만 욕을 하면서 발을 절뚝거리며 바구니를 들고 여기저기 스탁을 하러 다녔습니다. 서랍에 스탁할 때는 워킹 부츠 때문에 쪼그려 앉을 수가 없어서 최대한 허리를 구부려 스탁하느라 허리가 뽀사지는 줄 알았어요. 제가 그렇게 절름발이로 스탁을 하면서 바구니를 서너 개 없애는 동안, 점심 시간 내내 바구니 하나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나나양…
저는 매니저가 점심식사 후 돌아오면 오늘 만큼은 사단을 내야겠다 결심했어요. 그리고 잠시 후 매니저가 돌아왔습니다.
“식사하러 가신 동안 나나양이 스탁 업무를 전혀 하지 않…”
“알아. 실은 영상실에서 나나양을 지켜보고 있었어.”
그리고 매니저는 나나양을 데리고 사라지셨죠. 얼마 후 나타난 나나양은 기가 푹 죽어 있었어요. 그리고 그 말 많던 나나양이 한마디도 안 하더라고요. 다음 날 출근길에 보니 나나양이 휴식 시간인지 매장 밖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좀 불쌍해 보였어요. 그걸 보니 또 마음이 안 좋아서 일할 때 말을 걸었는데, 평소의 나나양 답지 않게 말수도 적고, 그렇다고 저에게 화 난 것 같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수시로 저에게, “내가 할 일이 있으면 알려줘. 뭐 할까? 도와줄 일 없어?”라고 묻더라고요.
그렇게 나나양은 사회생활의 쓴 맛을 조금 본 듯했고, 그로 인해 한 뼘 정도 성장을 하나 싶었지만… 본래 성격이 어디 가나요? ㅋㅋㅋ

너 매니저 생각 있니?
이런 고생 끝에 좋은 일도 있었답니다.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했는데 직원 휴게실에 뭐가 붙어 있더라고요. 이게 뭐지? 응? 내 이름이 있네? 이달의 사원??? 오 마이 갓!!! 제가 세포라의 ‘이달의 사원’으로 선정된 거였어요! 미 전역의 세포라@ 콜스 매장의 세포라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명씩 우수사원을 선정하는데, 세포라 오픈 이래 저희 매장에서 선정된 사람은 가가양 한 명뿐이었어요. 그런데 저희 매장에서 또 한 명의 우수사원이 선정되었고, 그것이 바로 “저”였습니다!!!! 어리둥절한 상태로 오피스로 들어가니 부매니저가 격하게 저를 반겨주며, “엘리, 그거 봤어? 너 이달의 사원에 선정된 거??? 너무너무 축하해!!! 너무 기뻐!!!!!” 하며 안아 주더라고요.
그동안 유령 취급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버텨냈더니 승진도 하게 되고, 이런 거에도 뽑히게 되니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해 나름 보상 받는 느낌이었어요. 콜스 매니저가 저희 세포라 매장에도 이걸 붙여 주더라고요. 한국 아줌마가 미국 세포라 매장에 이름이 걸리다니!!!! 이것은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저는 리드 포지션이자 세포라 우수사원으로서 밥값에 이름값까지 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답니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더 편하게 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모든 선반의 서랍에 정리 시스템을 만들고, 스탁룸에도 시스템을 만들고, 그래서 매장에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어요.
그러던 어느 일요일. 그날은 오전 출근이었는데 스탁룸에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쌓여 있어서 제가 정리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매장 선반을 청소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출근하더니 저에게 스탁룸 정리를 했냐고 묻더라고요. 그렇다고 했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저에게 물었어요.
“너 위로 올라갈 생각 있어?”
“위요? 저기 △△ 지점이요?”
그러자 매니저가 피식 웃으며,
“매니저 될 생각 있냐고!”
앗??? 매니저라… 솔직히 말하면 저는 매니저 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었습니다. 세포라 매니저가 하는 일을 대충 아는데, 저는 경력도 자질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매니저로서 각종 회의에 가서 발표하고, 윗 사람들이 방문할 때마다 응대하는 등의 스킬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저는 즈~언혀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직접 저에게 매니저 생각 있냐고 물으니 ‘어? 우리 매니저 눈에는 내가 매니저감으로 보이는 건가?, 나도 자격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한계를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번뜩 나나양 생각이 스치더군요. 나를 자기 발 밑으로 생각하던 나나양에게 다시 한번 저의 위치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에, “아직 배울 것이 많지만,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도전해 보고 싶어요.”라고 해버렸습니다. ㅎㅎㅎ
그랬더니 매니저가,
“콜스 매니저가 스탁룸 정리하려고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대. 그래서 네가 정리했나보다 했는데, 나와서 보니까 어느 새 또 청소를 하고 있더라며, 너는 정말 바쁜 꿀벌 같대. 너야말로 매니저가 될 자격이 있어. 신입 매니저들 교육 끝나는대로 너 매니저 트레이닝 시켜줄게.”
이것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었고,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 걱정은… 나나양…이 아니라 라라양이었습니다. 저희 매니저는 은퇴를 앞두고 있었고, 차기 매니저가 될 사람이 라라양이거든요. 그런데 저에게 매니저 트레이닝을 시키겠다는 것은 라라양이 아닌 저를 저희 매장 매니저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지, 아니면 저를 다른 매장의 매니저로 트레이닝을 시키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라라양 입장에선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제가 매니저 트레이닝을 받는다면 기분 나쁘진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요. 라라양과의 관계가 어색해지는 건 원하지 않았거든요.
매니저가 어떤 식으로 라라양과 이야기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해 버렸으니 ‘나중에 돌아가는 상황을 봐서 어떻게든 해보면 되겠지, 뭐’ 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중요한건, 그동안 전혀 존재감이 없었던 산소 같은 여자에서 이제는 매니저를 넘볼 수 있을 만큼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 거니까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 정보, 일상생활, 문화 차이 등을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이자 <엘리네 미국 유아식>, <엘리네 미국집> 책의 저자. [email protected]

『엘리네 미국집』에는 인테리어 초보자를 위한 다양한 미국집 인테리어 법칙과 아이디어,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시스템 살림법, 알뜰 쇼핑 정보 등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세종서적

[비즈니스 칼럼] 사업의 목표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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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마케팅 & 브랜딩 전문가
<팬을 만드는 마케팅> 저자
YC College 영어학원 대표
[email protected]

사업의 목표
최근에 컨설팅이나 멘토링을 가면 사장님들의 이런저런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혼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고객도 많이 늘어서 직원을 뽑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식점을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사업 자체가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보니 만나는 사장님들로부터 이런 질문들을 자주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컨설팅 경험이 쌓이면서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이런 고민을 하시는 사장님들 대부분이 아주 열심히 일하십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밤 늦게까지 열심히 하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은 열심히 하지만,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명확한 목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에서 목표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목표가 있으면 의사결정 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해줍니다. 매출이 늘어서 직원을 더 충원해야 할지 고민인 대표님께 한 달 순수익 목표가 얼마인지 여쭤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였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 번 정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원하시는 한 달 순수익 목표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질문을 드렸습니다.
“원하는 한 달 순수익을 얻기 위해서 직원을 뽑아야 하나요? 아니면 혼자서 이루실 수 있나요?”
그러자 바로 답이 나왔습니다. 이 사장님이 원하는 순수익을 이루려면 혼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원 채용을 결정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대해 고민하시던 음식점 사장님도 간단히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분이 한 달에 벌고 싶은 순수익 목표를 정한 후 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원하는 순수익을 이루기 위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말이죠. 결과적으로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순수익을 현재보다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게를 알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목표: 의사결정의 기준
명확한 목표는 한 달 순수익 외에 다른 식으로도 표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학원 YC College의 목표는 ‘대한민국 공교육 시스템이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런 명확한 목표는 의사결정을 수월하게 만듭니다.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비용을 투자할지 말지 고민할 때 이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이 커리큘럼이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별로 못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장님들의 고민을 쉽게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명확한 사업의 목표입니다.
팬을 만들기 위한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도 이런 명확한 목표가 중요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팬을 많이 만듭시다’라는 목표보다는 ‘6개월안에 우리 브랜드의 팬을 100명 만듭시다’와 같이 수치화된 목표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팬에 대한 정의 자체도 수치화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예를 들면, ‘지난 6개월간 우리 회사 제품을 100만원 이상 구매하신 분들’을 팬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YC College 영어학원에서는 48개월 이상 학원에 다닌 수강생을 팬으로 규정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분들을 팬으로 규정하는 것이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치화된 정의가 더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식장이나 여행사와 같이 지속적인 구매가 일어나기 힘들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인스타그램에 우리 사업을 소개해준다거나, 지인에게 직접 추천해서 구매하게 만드는 소비자를 팬으로 정의할 수도 있습니다.

직접 써서 기록한 목표
마지막으로 이런 목표를 이루는 데 효과적인 방법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가 쓴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의 게일 매튜스 교수가 목표를 직접 손으로 쓰는 것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기업가, 임원, 예술가, 의료 전문가, 교육자, 변호사 등 여러 나라 출신의 전문가들 267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직접 써서 기록한 그룹과 단순히 목표를 정하고 머릿속에 기억한그룹으로 나누어 몇 주에 걸친 추적조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여러분의 예상대로 목표를 기록한 그룹의 성취도가 42% 향상되었습니다.
목표를 기록하는 이 단순한 행동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쓰는 행위는 인간의 선택적 주의력을 더 강력하게 만듭니다. 흔히 사고 싶은 차가 있으면 길에서 그 차가 자주 보입니다. 사고 싶은 가방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가방을 자주 쳐다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사업에서도 원하는 목표가 있으면 일을 하면서 거기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것을 기록까지 해둔다면 더높은 성취율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기록하는 것은 여러분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사업 목표를 적어 보시라고 강력히 권해 드리는 바입니다.

[자랑스런 한인] 뉴럴링크 이끄는 서동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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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뉴럴링크의 핵심 인물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회사들 중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회사는 단연 전기차 회사 테슬라다. 그 뒤를 이어서 스페이스X, 뉴럴링크, 트위터, 솔라시티, 보링 컴퍼니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뉴럴링크는 한국계인 서동진 박사가 이끌고 있다.
뉴럴링크(neuralink)는 2016년에 공동창업자인 머스크와 서동진 박사를 포함한 6명의 신경과학자와 엔지니어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머스크를 포함한 7명의 공동창업자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머스크와 서동진 박사뿐이다. 따라서 서동진 박사가 실질적으로 뉴럴링크를 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뉴럴링크는 인간과 하이테크를 접목시키는 회사다. 뉴럴링크의 공식 웹사이트(https://neuralink.com/)에는 뉴럴링크의 설립 목적(Mission)이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치료할 수 없는 사람들의 자율성을 회복하고 미래의 인간 잠재력을 여는 일반화된 뇌 인터페이스를 만듭니다. (Create a generalized brain interface to restore autonomy to those with unmet medical needs today and unlock human potential tomorrow.)”
이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선천적인 맹인의 시력을 회복시키고 근육이 마비된 사람이 기본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뉴럴링크 외에도 인간의 뇌에 칩을 심어 치매환자 등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는 회사들은 많이 있지만, 뉴럴링크는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널리 알려진 회사다. 특히 뉴럴링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연구와도 많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세계적인 회사를 한국계인 서동진 박사가 이끌고 있다는 것은 한인들에게는 매우 자랑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다.

서동진 박사
서동진 박사는 4살 때 부모를 따라 루이지애나주로 이민을 왔다. 그리고 LA 인근의 파사데나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이어 UC 버클리에서 전기공학, 컴퓨터, 신경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MIT대학에서 발간하는 124년 전통의 MIT Technology Review는 매년 과학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35세 이하의 35인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지난 2020년에 서동진 박사가 여기에 선정되었다.
MIT Technology Review는 서동진 박사가 머스크와 함께 뉴럴링크를 창업한 과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서 박사는 UC 버클리에서 신경 먼지(neural dust)를 이용하여 인간의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 프로젝트의 목표는 대뇌 피질 내부의 뉴런의 발화를 읽고 정보를 다시 보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기술은 뇌로부터 정보를 읽고 쓸 수 있는 방법과 뇌에서 정보를 읽고 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2016년에 일론 머스크는 그를 새로운 회사인 뉴럴링크로 이끌었다. 그는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 사이의 매끄러운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일론이 설명한 비전은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그건 내가 상상했던 모든 것이었습니다.”
뉴럴링크는 초박막 칩을 동물의 뇌에 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서 박사는 이를 위한 저전력 컴퓨터를 설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1차적인 기여는 필요한 회로판과 칩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칩들이 소음처럼 보일 수 있는 신호를 수집하고 처리하며, 뇌를 깨우지 않고 모든 일을 해내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술은 동물 실험 단계를 거쳐 신체마비 환자나 중환자의 뇌에 컴퓨터를 연결할 예정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사람들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하여 신체 능력을 증강함으로써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하드코어 CEO 일론 머스크
뉴럴링크가 설립된 2016년 당시에는 머스크 외에 6명의 전문가가 공동창업자로 참여했지만, 현재는 서동진 박사만 남아 있다.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일론 머스크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은 이렇게 서술한다.
“뉴럴링크의 공동창업자 중에는 머스크 외에도 뇌와 기계의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6명의 최고의 신경과학자 및 엔지니어들이 있었다. 머스크와 함께 일해야 하는 압박감과 소용돌이를 이기고 살아남은 창립팀의 유일한 멤버는 4살 때 한국에서 루이지애나로 이주한 DJ 서(서동진)였다. 그는 어린 소년으로서 영어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힘들어 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머릿속에 작은 무언가를 집어넣어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머스크의 전기를 읽어보면 머스크가 스스로 ‘하드 코어(hard core)’로 미친듯이 일을 하고, 다른 직원들도 자기처럼 열심히 일하기를 요구한다. 그는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몇날 며칠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작업자들과 함께 밤을 새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온 사람이었다. 그의 경영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신은 우리와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군요.” 하며 그 자리에서 해고를 통보했다.
따라서 머스크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쫓겨나거나 회사를 떠난 임원이 부지기수였다. 머스크가 요구한 일정에 맞춰 원하는 성과를 내며 살아 남은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동진 박사가 현재 유일하게 남은 창업 멤버로서 뉴럴링크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한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서동진 박사는 현재 뉴럴링크에서 150여명의 전문가 그룹을 이끌며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인간과 기계가 연결된 인간 문명의 탄생을 예고하는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 북리뷰] 일론 머스크가 사업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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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공식 전기
지난 9월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첫 번째 공식적인 전기인 <일론 머스크>가 출판되었다.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은 타임지 편집장과 CNN 회장겸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1년에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출판하기도 했던 세계적 명성을 가진 언론인이다.
우리 한인들 중에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규모로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고, 그 후보들 중에는 아마도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솔라시티, 보링 컴퍼니 등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도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테슬라에 투자하는 것은 곧 일론 머스크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는 일반적인 창업자나 CEO들과는 매우 다른 성향과 행보를 보이며 회사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로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좀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 전기는 그러한 필요에 매우 부합하는 책이다.
아이작슨이 쓴 머스크의 전기가 기존의 다른 전기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작슨이 무려 2년 동안 머스크를 따라다니며 회사 운영과 위기 대응 방식, 그의 가족사와 사생활까지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주변인들과 인터뷰한 내용들을 근거로 상당히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머스크라는 인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작슨은 이렇게 말한다.
“일론 머스크는 2년 동안 내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걸 허락해주었고, 회의에 초대해 주었으며, 수많은 인터뷰와 심야 대화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메일과 문자도 기꺼이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동료, 가족, 적대자들, 전 부인들에게 나와 대화를 나누도록 권해주었다. 그는 이 책이 출판되기 전에 원고를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고, 책에 대해 어떠한 통제권도 행사하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의 사명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머스크가 왜 화성에 인간을 보내려고 하는지, 그가 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외에도 뉴럴링크, 솔라시티, 보링 컴퍼니, 심지어 트위터까지 운영하는가이다.
이 책에서는 그가 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일에 몰두하는지 그의 성격적인 특성과 인류를 위한 사명감에 대해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설명해준다. 그는 인류가 지구에서만 살 경우 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에 의해 인류 전체가 멸종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우주에서 인간의 의식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지구에서 벗어나 다행성 종(種) 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페이팔 멤버들의 모임에서 머스크가 너덜너덜한 러시아제 로켓 엔진 매뉴얼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예전 동료인 마크 울웨이가 앞으로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에 머스크는 이렇게 답했다.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할 계획이에요. 인류를 다행성 문명으로 만드는 게 내 평생의 사명이지요.”
울웨이는 이렇게 화답했다.
“이봐요, 당신은 정말 제정신이 아니에요.”
또 다른 멤버인 리드 호프먼도 화성에 로켓을 보내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을 듣고 의아해 하며 물었다.
“그런 게 사업이 되나요?”
나중에 호프먼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간과했던 것은 일론은 사명감으로 일을 시작해서 나중에는 그것을 재정적으로 성공시키는 방법까지 찾아낸다는 점이었어요. 바로 그런 면이 그를 경외감이 들 정도의 강력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지요.”

인류가 화성에 가야 하는 이유
당시 당황스러워하던 친구들에게, 그리고 이후 꾸준히 이어진 다양한 대화 자리에서 그는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야 할 이유 세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 그는 인류의 기술 발전이 필연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고 두려웠다. 아예 멈출 수도 있고, 심지어 후퇴할 수도 있었다. 미국은 달에 갔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엔가 우주왕복선 임무가 중단되면서 그 분야의 기술 발전도 멈춰버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기술이 자동적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기술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에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둘째, 그는 화성에 식민지를 개척하는 것이 인류 문명과 의식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언젠가는 소행성 충돌이나 기후변화, 핵전쟁 등으로 인해 지구가 파괴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는 ‘페르미의 역설’에 동의했다. 페르미의 역설이란 수학적으로는 우주에 다른 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구의 인간만이 의식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종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 지구에서 언제 꺼질지 모르는 섬세한 의식의 촛불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이 의식의 유일한 사례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다른 행성으로 갈 수만 있다면 소행성에 충돌하거나 그밖에 다른 재난으로 문명이 파괴될 수 있는 하나의 행성에 갇혀 있을 때보다 인간 의식의 수명이 훨씬 더 길어지지 않겠습니까!”
마지막 이유는 그가 십대 시절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결심한 개척자 정신이었다.
“미국은 말 그대로 인간의 탐험정신이 응축된 곳입니다. 이곳은 모험가들의 땅입니다. 화성에 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며, 미국의 개척 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엄청나게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며, 우리는 그렇게 세상에 고무적인 일이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아침에 일어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사업을 하는 목적은 뚜렸했다. 우주에서 인류의 의식을 보존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지구의 기후문제를 해결하고자 테슬라에서 전기차를 만들었고, 인류를 화성으로 보낼 수 있도록 스페이스X에서 로켓을 만들었으며,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기간시설이 파괴되어도 생존할 수 있도록 우주 인터넷 스타링크와 각 가정에 태양열 지붕을 설치하는 솔라시티를 만들었다. 또한 인간이 도로 운전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도록 테슬라와 트위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자율주행용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지하에 훨씬 빠른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보링 컴퍼니를 가동시켰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의 전기를 통해 미래 세상을 조금 더 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경화 편집장 [email protected]

[쉬운 집밥] 투움바 파스타로 일주일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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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파스타
한국 주부들이 친구들과 일주일 여행갈 때 커다란 들통에 곰국을 한 솥 끓여 놓고 가듯이, 미국 주부들이 여행갈 때는 아주 커다란 오븐팬에 라자냐를 만들어 1인분씩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 놓고 간다고 한다. 물론 라자냐가 맛있긴 하지만, 최강의 ‘칼로리 폭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쩌다 가끔 먹는 것은 좋지만, 매일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미국 음식 중에서 한번에 대용량으로 만들어 놓고 매일 먹어도 괜찮은 간편 요리는 뭐가 있을까?

샐러드? 일주일 내내 저녁으로 샐러드를 먹어봤는데, 그 이후로 더 이상 샐러드를 먹고 싶지 않아졌다. 고기 요리? 일주일 내내 고기 요리를 해주니 남편이 싫어했다. 심지어 고기 요리 좋아하는 나조차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국적을 초월해 세계인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인 ‘파스타’로 생각이 좁혀졌다. 그런데 파스타도 면 종류부터 소스 종류까지 엄청 다양한데, 대용량으로 만들어 두고 매일 먹을 만한 파스타는 뭐가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겠지만, 오늘 소개하고 싶은 파스타는 ‘투움바 파스타’이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인기 메뉴로 널리 알려진 투움바 파스타는 미트볼 스파게티나 맥앤치즈에 질려버린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메뉴다. 일단 크림 베이스에 새우와 베이컨이 들어가서 기본적인 맛은 보장되고, 여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야채를 다양하게 추가해 영양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그리고 편마늘과 다진 마늘을 적절히 추가하고 간장과 고춧가루로 간을 하기 때문에 느끼함도 적당히 잡아준다.
그리고 데워 먹을 때 우유+생크림에 토마토 1~2개를 추가해 끓인 소스를 사용하면 금방 만든 파스타 같은 먹음직한 한끼 식사가 완성된다. 인터넷에 투움바 파스타를 만드는 다양한 레시피가 있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버전을 시도해보면 된다.
쉬운 집밥 레시피의 목적은 요리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대용량 요리 중에서 맛도 있고 영양적으로도 괜찮은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대용량 투움바 파스타를 만들어보자.

재료 준비
마트에서 파는 1파운드 짜리 스파게티면 1박스를 기준으로 나머지 재료들을 그에 맞춰 준비하고, 6Qt 이상의 큰 팬과 냄비를 준비한다.

스파게티 면 1파운드용 투움바 파스타 레시피 ©KOREAN LIFE

1. 먼저 생크림(heavy whipping cream) 16oz(약 500ml)와 우유 24oz(약 700ml)를 섞고 쪽파 반컵을 잘게 썰어 넣은 후 냉장보관하며 숙성시킨다. 쪽파는 많이 사다가 한꺼번에 썰어서 냉동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면 편리하다. 바쁘면 숙성 과정 없이 바로 요리해도 된다. 쪽파가 없으면 생략하면 된다.

2. 크림 소스가 숙성되는 동안 파스타에 넣을 재료들을 손질한다. 양파 큰 거 1개를 채썰고, 브로콜리, 버섯, 편마늘 등을 준비한다. 베이컨은 적당한 크기로 썰고, 새우를 손질한다. 시간이 있으면 껍질이 있는 새우를 사다가 손질해도 되고, 시간이 없으면 껍질이 벗겨진 새우를 사오면 된다. 새우 사이즈는 중간 크기부터 점보 사이즈까지 취향대로 고른다. 마늘은 한꺼번에 까서 편으로 썬 다음 유리병에 담고 올리브유를 부어 냉장보관하면 오래 보관하면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투움바 파스타 만들기

1. 큰 냄비에 물을 끓인 후 소금을 3큰술 넣고 파스타 면을 삶는다.

2. 큰 팬이나 웍에 올리브유를 3큰술 두르고 편마늘을 5큰술을 중불에서 굽는다. 마늘이 반쯤 익었을 때 다진 마늘 2큰술을 넣고 익힌다. 마늘이 거의 익으면 양파채를 넣고 소금을 2꼬집 넣고 익힌다.

3. 양파채가 반쯤 익으면 베이컨을 넣고 볶는다. 베이컨이 반쯤 익으면 새우와 버섯을 넣는다.

4. 새우가 반쯤 익었을 때 크림소스를 부어서 끓인다.

5. 소금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2큰술을 넣고 간을 한다. 크림소스가 끓은 후 파스타 면을 넣고 끓인다. 브로콜리, 블랙 올리브 슬라이스를 넣는다. 소스가 끓는 동안 바닥에 눌어 붙지 않으면서 소스가 골고루 배어들도록 잘 섞어준다.

6. 소스가 끓으면 불을 끄고 간을 본다. 약간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조절한다.

7.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치즈 1장을 얹는다. (잘 녹지 않으면 전자렌지에 살짝 돌린다.) 그위에 후추와 파슬리 가루를 살짝 뿌려서 낸다.

데워 먹기
대용량으로 만들어 놓은 투움바 파스타는 냉장고에서 냉기가 가장 강한 부분에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1인 가구라면 양을 반으로 줄여서 만들면 일주일 정도 먹을 양이 된다. 양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면 1인분씩 포장해 냉동하면 된다.
데워 먹을 때는 1인분 기준으로 팬에 우유 3/4컵, 생크림 1/4컵, 토마토 1개, 소금 2꼬집, 후추 약간을 넣고 소스를 끓인다. 여기에 투움바 파스타 1인분을 넣고 5분 정도 끓이면 금방 만든 것 같은 크림소스 자작한 투움바 파스타가 완성된다.
3일 정도 똑같은 음식을 먹는 것에 질릴 때쯤 관자, 연어, 정어리(sardines), 스테이크, 마늘빵, 신선한 바질잎, 깻잎, 치즈 등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면 좋다. 접시에 샐러드를 깔고 그 위에 투움바 파스타를 얹어서 먹어도 훌륭한 식사가 된다. 스파게티 면과 함께 알록달록한 3색 푸실리(fusilli)면을 넣고 삶으면 더 완벽한 모습이 된다.

스테이크를 얹은 투움바 스테이크 파스타 ©dorocypasta.co.kr

[건강 상식] 노년에도 충분한 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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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잠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속설일 뿐 노년에도 중년일 때만큼 충분한 잠이 필요하다. 그저 필요한 만큼 잠을 잘 수가 없을 뿐이다.
노년에 접어든 이들이 고통스럽게 깨닫게 되는 사실은 나이를 먹을수록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 잠을 제대로 자기가 점점 더 어렵다는 것이다. 나이 든 어른들이 흔히 먹는 몇몇 처방약들과 여러 가지 질병들이 결합되어 밤에 자주 깨고, 화장실에 자주 간다. 그래서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않다. 대규모 연구 자료들을 살펴보면 노인들이 잠을 덜 자고 있지만, 실제로는 젊은 사람들과 똑같이 8시간 이상 밤에 잠을 푹 잘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수면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대에 접어들면서 깊은 수면의 양과 질이 눈에 띄게 감소한다.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들고, 깊은 수면 뇌파가 약해지고 횟수도 줄어든다. 4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들어서면 깊은 잠의 60~70%가 사라지고, 70대에 들어설 무렵에는 깊은 잠의 80~90%가 사라진다. 그 이유는 우리 뇌에서 깊은 수면 뇌파를 생성하는 전두엽 영역이 가장 일찍, 그리고 가장 심하게 위축되고 퇴화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깊은 잠을 자고 싶어도 깊은 잠을 생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밤에 잠을 잘 때,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사람들 대다수는 자신이 잠을 얼마나 푹 잤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는 많은 노인들이 말년으로 갈수록 자신의 깊은 잠의 양과 질이 얼마나 망가지는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즉 노인들이 수면의 악화와 건강의 악화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의사를 찾아가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치료법을 찾으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잠 문제로 도움을 청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 그 결과 의사들은 노인이 걱정하는 건강 문제 외에 그들의 잠 문제까지 살펴보려는 동기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노화와 관련된 신체적, 정신적 질환들 중에는 수면 장애와 관련된 것들이 아주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면제를 처방 받을 생각부터 하지는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대신에 먼저 수면 의학 쪽으로 학위를 지난 의사가 제공할 수 있는 효과적이면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비약물적 조치들을 먼저 따르기를 권한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밤에 자주 깨는 문제
나이가 들면서 잠이 달라졌다는 징표는 밤에 더 자주 깨는 것이다. 여기에는 약물과 질병의 상호작용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주된 원인은 약해진 방광이다. 그래서 노인들은 밤에 화장실을 더 자주 들락거린다. 늦은 저녁 시간과 밤에 마시는 음료를 줄이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잠이 토막나기 때문에 노인들은 누워 있는 시간 중 잠을 자는 시간의 비율인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잠자리에 8시간 동안 들어가 있으면서 8시간 내내 잠을 잤다면 수면 효율이 100%가 된다. 그 8시간 중 겨우 4시간만 잠을 잤다면 수면 효율은 50%가 된다.
십대 청소년일 때는 수면 효율이 약 95%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면 전문의들은 수면 효율이 90% 이상이면 잠을 잘 자는 것으로 본다. 80대에 들어서면 수면 효율은 70~80% 아래로 떨어지곤 한다. 그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은 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8시간 동안 누워 있는데 매일 1시간 내지 1시간 반 동안 잠들지 못하고 뒤척뒤척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는 점을 깨달으면 아마도 생각이 바뀔 것이다.
수면 효율이 낮은 문제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노인 수만 명을 조사한 연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체질량 지수, 성별, 인종, 흡연 기록, 운동 횟수, 의료기록 같은 요인들을 감안했을 떄, 노인의 수면 효율이 낮을수록 사망 위험이 더 높았고, 신체 건강이 더 나빴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고, 기력이 더 떨어졌고, 잘 잊어먹는 등 인지 기능도 더 떨어졌다.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수면이 만성적으로 교란되면 신체적 질병, 정신 건강의 불안정, 각성도 저하, 기억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노인이 낮에 이런 증상들을 보이면 식구들이 무턱대고 ‘치매’라는 진단을 내리곤 한다는 것이다. 나쁜 수면이 원인일 가능성도 그에 못지않게 높다는 점을 모르는 채 말이다.
그리고 노인이 밤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와도 직접 연관되어 있다. 바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질 위험성이다. 우리는 밤에 깨어날 때 종종 비몽사몽 간에 비틀거리곤 한다. 이렇게 몽롱한 상태에 있는데, 주변이 어둡기까지 하다. 더군다나 침대에 계속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머리에 있던 피가 중력을 받아서 다리로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 그래서 발을 딛고 일어서는 순간 조금 어지러움을 느끼고 몸이 비틀거리게 된다.
노인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나이가 들면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인들이 밤에 화장실에 가다가 휘청거리고, 넘어지고, 뼈가 부러질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그리고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면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노인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자연 수면을 유도하는 방법
자연 수면은 우리의 면역계를 증진하고 감염을 막는 가장 강력한 요소다. 그런데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수면제는 자연 수면을 유도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면제로 유도된 잠은 자연 수면이 제공하는 면역 회복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 결과 수면제를 먹는 이들은 다양한 감염에 시달리며 이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약 5배나 높다. 또한 수면제의 종류에 따라 암에 걸릴 가능성이 30~60%나 된다. 그렇다면 수면제를 먹는 대신 수면을 개선시킬 수 있는 다른 대안은 무엇일까? 기본적인 지침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난다.

2. 매일 30분 정도 햇빛을 받으며 운동을 한다. 운동의 빈도가 늘어나면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나고 깊은 수면 뇌파도 강해진다. 단, 운동은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끝내야 한다.

3. 카페인, 술, 담배를 피한다.

4. 밤에 음식을 먹지 않는다.

5. 수면에 방해가 되는 약을 피한다. 심장약, 혈압약, 천식, 알레르기약 등은 수면 패턴을 교란할 수 있다. 따라서 복용 시간을 낮이나 이른 저녁으로 바꿔도 되는지 알아본다.

6. 낮잠은 좋지만, 늦은 오후 낮잠은 피한다. 오후 늦게 낮잠을 자면 밤에 잠들기가 어려울 수 있다.

7. 잠들기 전에 독서 등으로 긴장을 푸는 잠자리 습관을 만든다.

8. 잠들기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더 쉽게 잠들 수 있다.

9. 침실은 어둡게 하고, 온도는 선선하게 하며, TV나 스마트폰 등을 치운다.

10. 정신이 말똥말똥하다면 일어나서 졸음이 올 때까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 긴장을 푸는 활동을 한다. 단, 스마트폰의 청색광은 수면에 방해가 되므로 종이책을 읽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을 통해 매일 밤 일찍 잠이 들고 건강하게 푹 잘 수 있다는 심리적 자신감을 회복하면 깊은 잠을 자는 시간도 늘어난다.

[인생 유머] 30년만에 밝혀진 뒤늦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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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뜻 vs 아내의 뜻
내가 대학생 때 한 여학생을 좋아했다. 그녀의 이름은 몰랐지만, 우연히 그녀의 도서관 사물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연애편지를 써서 그 여학생의 사물함에 끼워 두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내가 착각을 해서 그녀의 사물함 옆의 다른 사물함에 편지를 끼워둔 것이었다. 내 편지를 받은 여학생은 나에게 연락을 해왔고, 차마 실수였다고 실토할 수가 없어서 그냥 그녀와 사귀게 되었다.
그렇게 사귀다가 우리는 결혼을 했고, 결혼 30년만에 아내에게 솔직하게 고백을 했다.
“그때 나의 실수는 아마도 신의 뜻이었나봐.”

그러자 아내가 이렇게 대답했다.
“아, 그거? 사실은 내 뜻이었어. 당신 편지를 내가 일부러 내 사물함으로 바꿔놨거든.”

▶ 우리 엄마가 아빠랑 결혼을 결심하게 된 한마디
우리 엄마랑 아빠가 첫 데이트를 하는 날, 아빠가 약속 장소에 먼저 나와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고, 미안한 마음에 아빠한테 물어봤다.
“늦어서 죄송해요. 얼마나 기다리셨어요?”
그러자 우리 아빠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32년이요.”

▶ 내 쌍꺼풀
우리 엄마 눈에는 예쁜 쌍꺼풀이 있는데 내 눈에는 쌍꺼풀이 없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내가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 나는 왜 쌍꺼풀이 없어?”
“응, 성인이 되면 생기더라. 엄마도 어른 되고 생겼어~”

그래서 나는 엄마 말에 안심을 하고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어도 내 눈에는 쌍꺼풀이 생길 기미가 안 보였다. 그래서 어느 날 엄마에게 다시 물어봤다.
“엄마, 나는 왜 아직도 쌍꺼풀이 안 생기지?”
그러자 엄마가 이렇게 대답했다.
“응, 이제 마음만 먹으면 생길 수 있어~~~.”
“응???”

▶ 무뚝뚝한 아빠 1
내가 처음으로 알바를 해서 아빠한테 서류가방을 선물로 사다 드렸는데, 아빠 반응이 시큰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아빠 차에 타자마자 내가 아빠 선물이라고 줬는데, 풀어보지도 않고 그냥 뒷자리에 두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풀어보라고 하니까 뭘 풀어보냐며 귀찮아 하길래 내가 직접 포장을 풀어헤쳐서 보여줬더니,
“어, 괜찮네.”
이렇게 한마디 하고 끝이었다. 평소에 아빠 성격이 좀 무뚝뚝한 편이어서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집에 갔다.
집에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엄마랑 식탁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아빠가 조용했다. 그래서 뭐하나 봤더니 거실에서 혼자 그 서류가방 안고 TV를 보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 한 30분 동안 서류가방을 품에 안고 조용히 TV를 보고 있는 아빠. 엄마랑 내가 막 웃었더니 아빠가 갑자기 일어나서 뭘 찾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망치랑 못을 가져와서 벽에 못을 박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다 가방을 걸어놨다. 손도 잘 안 닿는 높이에 무슨 명품 그림 전시하듯이. ㅋㅋㅋㅋㅋ

▶ 무뚝뚝한 아빠 2
이번엔 아빠 생일선물로 집업 스웨터를 사드렸다. 아빠는 이번에도 역시 포장을 뜯어보고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한테 고맙다는 말도 안 했다. 나도 별 기대를 안 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다.
그 다음주에 엄마랑 아빠가 다른 부부들하고 같이 2주 동안 부부동반 여행을 갔다. 다녀와서 엄마가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내줬는데, 분명히 엄마 옷은 계속 바뀌었는데, 아빠 옷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사진마다 내가 사준 옷을 입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엄마한테 들어보니 아빠가 여행 기간 13일 중에 10일 동안 그 옷만 입으니까 나중에 사람들이 도대체 왜 그 옷만 입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아빠가, “아, 이거 우리 딸이 사준 거예요.” 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하고는 2주 내내 자랑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아빠한테, “아빠, 여행 가서 그 옷만 입었다며~~~??? ㅎㅎㅎ” 했더니, 겨울에 입을 옷이 저것밖에 없다면서 괜히 엄마한테 뭐하고 했다.ㅋㅋㅋ

▶ 너 같은 딸
외모, 성격, 학벌, 직업, 집안… 뭐 하나 특별한 것 없고 잘난 것도 없는 대한민국의 흔하디 흔한 여자 중 한 명이었던 나는 서른이 넘어서야 겨우 나와 비슷한 조건의 남자를 소개받아 연애하고 결혼을 했다. 그런데 내가 결혼을 하니까 엄마가 자꾸 나보고 아기를 낳으라고 보채기 시작했다.
“너도 빨리 애기 낳아야지.”
“애기는 무슨… 나 같은 딸 낳으면 어떡해!”
“너 같은 딸이 어때서…”
이러더니 엄마가 말을 다 맺지 못하고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아, 이 보잘 것 없는 나도 우리 엄마한테는 소중한 딸이구나 싶어서 나도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엄마, 미안해…’

▶ 산부인과 의사의 충격
출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산모가 자연분만이 어려워 제왕절개를 하기로 했다. 수술 날짜에 맞춰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고,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를 보니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아기가 금발에 파란 눈이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남편은 누가 봐도 분명 한국인이었다. 그러자 의사와 간호사의 눈에 지진이 일어났다. 이를 어쩐다???
그래도 일단 수술이 잘 끝났다고 보호자에게 결과 알려줘야 했기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수술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아기 아빠가 다가오며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그런데 아기 아빠 뒤로 나이가 좀 있으신 백인 여자분이 서 계셨다.
“저분은 누구신가요?”
“아, 제 어머니세요.”
알고 보니 아기 아빠는 한국인과 러시아인의 혼혈인데, 아버지를 닮아서 혼혈 티가 전혀 안 나는 토종 한국인의 외모였고, 대신에 손자가 할머니를 쏙 빼닮은 경우였다. 산부인과 의사 20년 하면서 그렇게 공포스럽고 10년 감수했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 연하남이 최고
회사에서 직원 가족들을 초대해서 행사를 하던 날이었다.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을 다 모아 놓고 퀴즈대회를 하는데, 진행자가 퀴즈를 냈다.
“아빠가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한테 뭐라고 하나요?”
정답은 ‘안녕히 다녀왔습니다.’였다. 그런데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이렇게 대답했다.
“누나, 보고 싶었어!!!”
평소에 아빠가 집에 올 때 그런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은 가만히 있는데, 직원들은 다 뒤집어졌다. ㅋㅋㅋ
‘누나, 나 왔어. 보고 싶었어!!!’ 그러면 누구든 좋아 죽지. 역시 연하남 최고!

▶ 아내와 싸운 뒤 너무 화 나서 집 나가 450km를 걸은 남자의 최후
아내와 싸우고 화가 난 이탈리아인이 마음을 좀 진정시키기 위해 무려 450km를 걸었다. 일주일이 넘는 산책을 떠난 48세의 이 남성은 스위스 국경과 인접한 이탈리아 북부 코모(Como)에서 무려 450km나 떨어진 남부 아드리아해 해안 도시 파노(Fano)까지 걸어갔다. (맨 위 사진)
그런데 경찰이 새벽 2시에 락다운 통행금지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그를 붙잡으면서 그의 멈출 줄 모르던 산책이 끝났다. 남자는 그제서야 자신이 그렇게나 멀리 걸어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남자는 “조금 피곤할 뿐이지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 경찰이 남성의 이름을 확인하자, 코모시에서 아내가 실종 신고를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 온 아내가 달려와 통금위반 벌금 400유로를 내고 그를 데려갔다.

[코칭칼럼] 한 템포 쉬고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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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성급한 말
군인 출신이던 아버지는 성격이 내성적이고 침착하고 깔끔한 분이었다. 군인정신이 몸에 배어 정리정돈은 물론, 모든 물건은 제 자리에, 주변은 늘 청결하게 관리했고, 주무실 때도 차렷 자세로 주무셨다. 말이 많지 않고, 낯을 많이 가렸다.
어머니는 정반대 스타일이었다. 활달하고, 외향적이고, 대인관계가 좋으셨다. 늘 씩씩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집에 돌아오실 때는 100미터 전방부터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만나는 사람마다 안부를 물으며 온 동네 참견을 다 하는 분이었다. 그런데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었다. 옷도 아무 데나, 지갑도 여기저기. 그러다 보니 외출할 때마다 뭔가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버지에게는 잘하셨지만 급한 말 때문에 두 분이 자주 다투셨다. 급한 성격에 화가 나면 그걸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했다. 그러다 보면 별일 아닌 일이 싸움으로 번지곤 했다. 한 템포만 쉬었으면 아무 일도 아닌 일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

한 템포 쉬고 하는 말
그러데 나 역시 그런 어머니를 닮아 성격이 급하고 덜렁거린다. 잃어버리기 선수다. 늘 무언가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말을 할 때도 상대를 잘 배려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얘기는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성향으로 보면 나 역시 자주 싸워야 할 것 같은데 결혼생활 40년 동안 싸워본 기억이 없다. 신기한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00% 아내의 공이다. 아내의 지혜로운 처신 덕분이다. 아내는 말에 관한 한 스승이다. 언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지금이 말을 해야 할 순간인지 아닌지 잘 안다. 아내의 주특기는 한 템포 쉬기다. 아내는 그걸 잘한다. 타고난 성향인 듯 싶다. 초등학생 때 담임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재향아, 너는 말하기 전에 꼭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구나. 참 좋은 습관이다.”
화가 나도 절대로 쏘아 붙이지 않는다. 내게도 그렇고, 자식들에게도 그렇다. 한 템포 쉬고 다음날 얘기하거나, 아니면 며칠 지난 후에 얘기한다. 그때쯤 되면 서로 온전한 정신으로 얘기할 수 있다. 그러면 싸움으로 번질 일이 없다. 그 덕분에 부부싸움 없이 잘 지내왔다. 만약 내가 내키는 대로 막 퍼붓는 여자와 살았다면 이미 이혼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말버릇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로 말을 하는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일단 털어놓는가?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부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가? 그러고 나서 ‘나는 뒤끝은 없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이 곧 말인 사람들이 있다. 뭔가 생각이 나면 바로 얘기를 하고 따지고 든다. 본인은 자신이 똑똑한 줄로 착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자신의 기분은 풀릴지 몰라도 주변 사람이나 어린 자식들은 그런 필터링 없는 말에 깊은 상처를 입거나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헛똑똑이’라고 부른다. 자신은 뒤끝이 없을지 몰라도 그에게 언어 폭력을 당한 사람의 상처는 평생 갈 수 있다.

재앙을 불러오는 입
대부분의 재앙은 입에서 비롯된다. 말을 안 해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을 잘못해서 불러온 비극도 많다. 그래서 말을 하기 전에는 한 템포 쉬며 생각하는 게 좋다. 그것만 해도 실수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면 대개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말의 목적이 싸움은 아니다. 따라서 화가 나거나 흥분했을 때는 작전상 후퇴하는 것이 현명하다. 뭔가 따지고 싶을 때 한 템포만 쉬어도 불필요한 싸움이 줄어들고 영혼이 평온해진다.

[상담칼럼] SNS 많이 할수록 자존감 낮아져

심연희
NOBTS 겸임교수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RTP지구촌교회 사모
[email protected]

SNS의 두 얼굴
꽤 오래 전 일이다. 어느 중학교에서 아시안 학생 K를 우리 상담소로 보내 상담했던 적이 있다. 그의 SNS에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올린 한마디가 문제가 되었고, 심리검사와 상담을 지속적으로 받는다는 조건 하에 퇴학을 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K는 생각보다 공격성이 없었고, 오히려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K는 별다른 문제 없이 미국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듯 보였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다른 아이들에게 섞여들지 못하는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어가 서툰 부모님이 창피했고, 친구들과는 좀 다른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이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이었던 SNS에서 행복해 보이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자신의 가족은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아는 친구들이 주말에 누군가의 바닷가 별장에서 자기들끼리 모여 놀고 생일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고 화가 났다. ‘좋아요’를 몇 백 개씩 받는 인기 있는 학교 친구에 비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 아이에게는 ‘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말이 잠시 열받아 내뱉은 한마디였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힘들어요. 외로워요. 제발 나를 도와주세요’라는 절박한 구조 요청이었을 수도 있다. K에게 도움이 필요함을 알아채고 길을 열어준 것이 SNS라면, 아이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자신을 비하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한 것도 SNS였다.

얼굴 없는 친구들
소셜 네트워크의 사용에서 오는 심리적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장점을 먼저 찾아보자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사람들을 알아가기도 하고, 멀리 있는 지인들의 소식을 간간이 접할 수도 있다. 옛 친구를 찾는 징검다리가 되기도 한다. 원한다면 자신을 폭넓게 알릴 수도 있다.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장점을 살려 잘 사용한다면 좋은 생각을 나누고,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다. 기도 부탁이나 전도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K의 사례처럼 힘들어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채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나 인터넷의 부정적인 영향력은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을 옭아매고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SNS에서 맺은 ‘친구’는 과거와는 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더 이상 친하게 어울리며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얼굴도 모르지만 인터넷상에서 우연히 연결된 누군가를 ‘친구’라고 부르게 되었다. 인스타에서 맞팔을 한 사이라도 막상 만나게 되면 서로 어색하고 할 말이 없는 묘한 관계다. 피상적인 관계의 극단적인 표현이 바로 SNS상의 ‘친구’인 것이다.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같이 게임을 하게 된 사람들을 친구라고 부른다. 각자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보면서 성별도, 나이도, 인종도 알 수 없지만 서로 친구가 되어 교류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인터넷상의 친구는 수십, 수백 명이지만, 정작 서로 얼굴을 보고 소통하며 진짜 벗을 사귀는 방법은 점점 잊어가고 있다.
K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터넷에 올라온 친구들의 피상적인 삶의 모습은 친밀감보다는 박탈감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단편적이고 선택적으로 게시된 그들의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만 보고 구질구질한 내 삶을 비관하기 십상이다. 그 결과 자아존중감 하락과 행복감의 저하로 이어진다.
영국 셰필드대학 연구팀은 ‘소셜미디어의 이용과 아이들의 건강’이라는 논문에서 아이들은 ‘학교생활’과 ‘자신의 외모’에 관한 불만족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특히 SNS를 많이 하는 아이들일수록 이런 불만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한다. 그 외에도 많은 연구들이 아이들의 불안증, 우울증, 공격성, 주의력결핍장애 등이 SNS 사용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한다.

부모의 책임
SNS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이해하듯이 인터넷상에서 더 많은 ‘친구’나 ‘팔로워’, 혹은 ‘좋아요’를 얻기 위해 조금은 가식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올리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K처럼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해 학교가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비상사태를 불러오기도 한다. 십대에 막 접어든 아이가 ‘우리 엄마는 내가 처녀가 아니라는 걸 모른다’는 글을 온 세상이 다 보도록 올리기도 한다. 미성숙한 사람들의 생각과 언어가 그대로 드러나고 남는 곳이 인터넷이다. SNS에 올린 글 때문에 싸움이 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스크린 뒤에 숨어서 뱉어내는 독하고 자극적인 말들로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지 모른다. 인터넷 댓글들은 수많은 연예인들을 자살로 내몰았다. 얼굴을 마주 보고는 절대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익명이라는 장막 뒤에 숨어서 거침없이 내뱉는다. 악플들을 보면 여과되지 않은 사람의 생각과 말이 얼마나 더럽고, 독하고, 저열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아이들이 인터넷과 SNS가 만들어낸 세상에 무방비로 노출될 때 받게 될 영향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안 줄 수도 없고, 인터넷을 끊어버릴 수도 없다. SNS를 못하게 한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위험이 있는지 경고는 해주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대화해야 한다. 아이들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부모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 아이가 분별 있게 판단하고 자신에게 좋은 것을 선택할 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바타 친구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 나로서 진정한 관계를 맛볼 수 있는 곳이 가정과 교회다. 따라서 자신이 드러나든 감춰지든 언제나 하나님의 자녀로서 행동하고 살아가야 함을 제일 가까운 부모가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삶 속에서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부모의 거룩한 책임이다. 이 책임을 등한시 하는 것은 부모로서 심각한 직무유기다.

[독서 명상] 남에겐 너그럽고 자신에겐 엄격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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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일반화
진영 씨는 극단적인 흑백 논리에 따라 사물을 받아들인다. 모든 것이 실패 아니면 성공이다. 그녀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그만 실수나 실패도 잘 용납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지각하면 ‘피곤해서 그랬거니”하고 넘어가지만, 자신이 지각을 하면 ‘게으르고 무능하다’고 단정 지어 버린다. 이 같은 흑백 논리는 그녀의 삶에 두루 영향을 끼쳤다.
진영 씨는 또한 한 가지 사건을 마치 전체인 양 받아들인다. 이를 ‘과잉 일반화’라고 하는데, 그동안 성실하게 일하다가 단 한 번의 실수를 하면 ‘나는 실패자’라고 결론짓는 것이다. 평소에 꼼꼼하고 완벽하던 그녀가 실수를 하자 주위 동료들은 “진영 씨도 실수할 때가 있구나” 하며 웃으며 넘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 한 번으로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려 버렸다.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여긴 것이다.

의미 확대, 의미 축소
부정적인 사람들이 세상만사를 판단하는 잣대가 두 개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쓰는 넉넉한 잣대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평가할 때 쓰는 엄격한 잣대이다. 그래서 남들이 실수를 하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이해하면서도, 자신이 실수를 하면 ‘역시 나는 안 돼’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런 사고 방식을 ‘의미 확대’와 ‘의미 축소’라고 한다.
이런 오류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일의 의미는 크게 확대하고, 긍정적인 일의 의미는 작게 축소해서 받아들인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자기가 일을 잘했던 것은 모두 우연이며 운이 좋았기 때문이고, 자신이 한 번 실수한 것은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난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 방식은 상처와 분노, 죄책감 등과 연결되어 우울감을 불러온다.
인생에는 행운이 따를 때도 있고, 불운이 따를 때도 있다. 그러므로 그에 맞는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사고가 필요하다. 자신의 잘못에 엄격하고 타인의 잘못에 너그러운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도 너무 지나치면 병이 된다.

긍정:부정 = 1.6:1
마음상태분석 모형(State of mind model)에 따르면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의 황금비율은 1.6:1이다. 이 비율을 유지하면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부정적인 스트레스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람도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흔히 긍정적인 사람은 평소에 부정적인 생각을 별로 안 하는 줄 알지만 그것은 오해다. 살다 보면 매사에 돌발 변수가 너무 많고, 언제 어디서나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도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긍정적인 사람들은 착한 사람에게도 불행한 일이 벌어지는 게 인생임을 알기에 부정적인 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한 늙은 인디언 추장이 어린 손자에게 말했다.
“얘야, 하얀 개와 검은 개가 싸우고 있다면 어떤 개가 이길 것 같니?”
“그건 아무도 모르죠.”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긴단다.”
우리 마음 속에서는 늘 하얀 개와 검은 개가 싸우고 있다. 하얀 개는 사랑, 기쁨, 친절, 인내, 겸손 등을 가지고 있고, 검은 개는 분노, 슬픔, 질투, 열등감, 죄의식 등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마리 개 중에서 어떤 개를 향해 미소를 짓고 먹이를 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출처: 김해남,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