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뽑아야 할지 말지 고민이라면 사업 목표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면 된다. ©배우 박재민 인스타그램(본문과 무관)
문영호
마케팅 & 브랜딩 전문가
<팬을 만드는 마케팅> 저자
YC College 영어학원 대표
[email protected]

사업의 목표
최근에 컨설팅이나 멘토링을 가면 사장님들의 이런저런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혼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고객도 많이 늘어서 직원을 뽑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식점을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사업 자체가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보니 만나는 사장님들로부터 이런 질문들을 자주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컨설팅 경험이 쌓이면서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이런 고민을 하시는 사장님들 대부분이 아주 열심히 일하십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밤 늦게까지 열심히 하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은 열심히 하지만,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명확한 목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에서 목표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목표가 있으면 의사결정 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해줍니다. 매출이 늘어서 직원을 더 충원해야 할지 고민인 대표님께 한 달 순수익 목표가 얼마인지 여쭤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였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 번 정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원하시는 한 달 순수익 목표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질문을 드렸습니다.
“원하는 한 달 순수익을 얻기 위해서 직원을 뽑아야 하나요? 아니면 혼자서 이루실 수 있나요?”
그러자 바로 답이 나왔습니다. 이 사장님이 원하는 순수익을 이루려면 혼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원 채용을 결정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대해 고민하시던 음식점 사장님도 간단히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분이 한 달에 벌고 싶은 순수익 목표를 정한 후 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원하는 순수익을 이루기 위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말이죠. 결과적으로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순수익을 현재보다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게를 알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목표: 의사결정의 기준
명확한 목표는 한 달 순수익 외에 다른 식으로도 표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학원 YC College의 목표는 ‘대한민국 공교육 시스템이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런 명확한 목표는 의사결정을 수월하게 만듭니다.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비용을 투자할지 말지 고민할 때 이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이 커리큘럼이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별로 못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장님들의 고민을 쉽게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명확한 사업의 목표입니다.
팬을 만들기 위한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서도 이런 명확한 목표가 중요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팬을 많이 만듭시다’라는 목표보다는 ‘6개월안에 우리 브랜드의 팬을 100명 만듭시다’와 같이 수치화된 목표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팬에 대한 정의 자체도 수치화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예를 들면, ‘지난 6개월간 우리 회사 제품을 100만원 이상 구매하신 분들’을 팬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YC College 영어학원에서는 48개월 이상 학원에 다닌 수강생을 팬으로 규정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분들을 팬으로 규정하는 것이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치화된 정의가 더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식장이나 여행사와 같이 지속적인 구매가 일어나기 힘들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인스타그램에 우리 사업을 소개해준다거나, 지인에게 직접 추천해서 구매하게 만드는 소비자를 팬으로 정의할 수도 있습니다.

직접 써서 기록한 목표
마지막으로 이런 목표를 이루는 데 효과적인 방법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가 쓴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의 게일 매튜스 교수가 목표를 직접 손으로 쓰는 것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기업가, 임원, 예술가, 의료 전문가, 교육자, 변호사 등 여러 나라 출신의 전문가들 267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직접 써서 기록한 그룹과 단순히 목표를 정하고 머릿속에 기억한그룹으로 나누어 몇 주에 걸친 추적조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여러분의 예상대로 목표를 기록한 그룹의 성취도가 42% 향상되었습니다.
목표를 기록하는 이 단순한 행동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쓰는 행위는 인간의 선택적 주의력을 더 강력하게 만듭니다. 흔히 사고 싶은 차가 있으면 길에서 그 차가 자주 보입니다. 사고 싶은 가방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가방을 자주 쳐다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사업에서도 원하는 목표가 있으면 일을 하면서 거기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것을 기록까지 해둔다면 더높은 성취율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기록하는 것은 여러분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사업 목표를 적어 보시라고 강력히 권해 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