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Blog Page 41

[코칭칼럼] 언제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가?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kthan@assist.ac.kr

명품 구두
대기업 공장에서 책임자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영국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히드로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구두 한 켤레를 샀다. ‘화려한 청춘을 안전화만을 신으며 보낼 수는 없지 않겠나. 괜찮은 명품 구두로 내 영혼을 위로하자’라는 말로 명분을 삼았다.
그런데 문제는 효용성이 없었다. 불편했다. 늘 구두를 의식해야 했다. 공장에는 온갖 장애물이 있다. 예전에는 안전화를 신고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다녔는데, 이제는 자꾸 구두를 의식하며 걷게 되었다. 물이 고인 곳은 피하고, 무엇인가에 부딪치면 혹시나 가죽이 상하지 않았는지 신경이 쓰였다.
근처 식당에 갈 때도 늘 구두가 걱정됐다.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신발을 벗어 놓던 내게 식당 입구에 붙어 있는 ‘구두 분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심각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비닐봉지에 구두를 담아 밥 먹는 내내 옆에 두어야만 했다.
공장 책임자인 나는 하루에 보통 2만보를 걸어야 했는데, 그 구두를 신고는 오래 걸을 수가 없었다. 발이 아팠다. 비 오는 날이 결정적이었다. 비 오는 날 공장을 도는데 물이 새면서 발이 질척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렇게 비싼 구두가 물이 새다니!

어느 날 명품 구두 매장에 들러 물이 새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직원이 나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길을 걷는지 등등을 자세히 물었고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매장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이 구두는 많이 걷는 사람을 위한 신발이 아닙니다. 또 비 오는 날에는 가능한 한 이 구두를 신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개발에 편자라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이 말이 좀 섭섭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왜 명품 구두를 신을 수 없느냐, 명품 구두 신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느냐 하는 반발심도 생겼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분 말이 맞았다. 공장에서 발품을 파는 내게 명품 구두는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1년도 안 돼 명품 구두를 폐기 처분했다. 너무 험하게 신어서 더 이상 신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나는 원래대로 다시 안전화를 신었다. 그러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구두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 기뻤다. 어느 곳이든 거리낌없이 다닐 수 있고, 돌부리에 채여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식당에서도 더 이상 비닐 봉지에 구두를 담을 필요가 없었다.

명품 만년필
한번은 지인이 명품 만년필을 선물해 주었다. 워낙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성격이라 한 번도 명품 만년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멋진 선물을 받게 되었으니 기쁜 마음에 열심히 몸에 지니고 다녔다. 디자인도 예쁘고, 잘 써지고, 그 만년필을 꺼내 들면 사람들이 나를 다시 보는 것 같은 착각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어쩌다 만년필이 눈에 안 보이면 잃어 버렸나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만년필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년필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그날이 왔다. 만년필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처음엔 정말로 아까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아쉽긴 했지만 어차피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마음의 평화
언제 마음의 평화가 깨질까? 바로 자기 분에 넘치는 걸 소유하고 있을 때다. 공장에서 하루 종일 걸어다니는 사람이 명품 구두를 가질 때, 밥 먹듯이 물건을 잘 잃어 버리는 사람이 명품 만년필을 가질 때 마음의 평화는 깨진다.
이는 재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자기가 가진 재물에 혹시라도 손실이 생길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당한 재물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재물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재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유명해지는 것, 인구에 회자되는 것, 누군가가 내게 열광하는 것도 모두 같은 이치다.
잠시 동안 가만히 앉아 자신의 마음을 느껴보자. 마음이 어딘가 불편한가? 그렇다면 혹시 자신의 분에 넘치는 것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기 바란다.
나는 홀가분한 삶을 원한다. 내가 하는 일도 그렇다. 언제든 문을 닫고 떠날 수 있는 일이 좋다. 그래서 생의 마지막 날 故 박경리 소설가처럼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라는 말을 하면서 떠나고 싶다.

[글로벌 리더십] 메르켈 총리의 아름다운 퇴임

오는 9월에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마지막 고별방문으로 지난 15일 워싱턴을 찾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05년에 취임한 메르켈 총리는 동독 출신의 양자물리학 박사이며, 독일의 첫 여성 총리로서 지난 16년간 독일을 이끌었다(기민당 대표로 18년 재직). 또한 국제사회에서 EU(유럽연합)의 단합을 이끌어 ‘유럽의 여제(女帝)’로 불렸다.
그녀의 퇴임을 맞아 한 러시아인이 쓴 글을 김진국 유엔 대사가 번역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독일과 지구촌을 위한 메르켈 총리의 헌신과 아름다운 퇴임을 축하하며 함께 읽어보기를 권한다.

잘 가요, 메르켈!!!
그녀가 퇴임을 선언하자, 독일은 6분간의 따뜻한 박수로 메르켈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독일인들은 그녀를 선택했고, 그녀는 18년 동안 능력, 수완, 헌신과 성실함으로 8천만 독일인들을 이끌었다.
그녀가 18년 동안 독일을 통치하는 동안 위반과 비리가 없었고, 그녀는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영광스러운 지도자인 척 하지 않았고, 자신보다 앞섰던 정치인들과 싸우지도 않았다. 그녀는 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았고, 사진에 찍히려고 베를린 골목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메르켈은 어제 당의 지도부를 떠나 후임자들에게 뒷일을 넘겼고, 독일과 독일 국민은 더 성숙해졌다. 독일의 반응은 국가 역사상 전례가 없었다. 도시 전체가 집 발코니로 나갔고, 인기 시인, 연주자들, 기타 시민단체들도 없는 가운데 6분 동안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이는 자발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찬사, 위선, 공연, 북소리도 없었고 아무도 “글로리 메르켈(Glory Merkel)”을 외치지도 않았다.
독일은, 그녀가 전 동독 출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로 뭉쳤고, 패션이나 빛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으며, 다른 나라 지도자들처럼 부동산, 자동차, 요트, 개인 제트기를 사지도 않은 물리학자인 이 독일 지도자에게 작별을 고하였다.
18년 동안 그녀는 한결같이 새로운 패션의 옷을 갈아 입지 않았다.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가 메르켈에게 물었다.
“우리는 당신이 항상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것에 주목했는데, 다른 옷은 없나요?’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
“나는 모델이 아니라, 공무원입니다.”
또 다른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가 물었다.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가사 도우미가 있나요?”
그녀는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그런 도우미가 없고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남편과 저는 매일 집에서 이 일들을 우리끼리 나누어 합니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물었다.
“누가 옷을 세탁합니까?”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옷을 손보고, 남편이 세탁기를 돌립니다. 이 일은 대부분 무료 전기가 있는 밤에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와 이웃집 사이에는 방음벽이 있어서 이웃에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나는 이제 여러분이 우리 정부의 성과와 실패에 대해 질문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메르켈은 다른 시민들처럼 평범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독일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도 이 아파트에 살았고, 그 후에도 여기를 떠나지 않았으며, 별장, 하인, 수영장, 정원도 없다.
이 여인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총리 메르켈이다! 그녀는 정직했고 진실했으며, 참으로 존경스럽고 대단한 사람이다.

[영어칼럼] 영어 공부에 대한 잘못된 생각

0
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contact@koreanenglish.org

이번 칼럼에서는 영어학습자들이 흔히 갖는 잘못된 생각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미국에 살면 영어가 쉽게 되겠지
이것은 미국에서 살아보지 않은 학습자들이 흔히 갖는 오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학생이나 이민자들 중 성공한 사례를 보며 미국에 가면 누구나 쉽게 영어를 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유학생들이 영어가 늘지 않아 고민이고, 또한 많은 이민자들이 매우 제한적인 영어만 구사하며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이미 머릿속에 자리잡은 한국어의 영향이 크고, 어린 아이들에 비해 도전과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2. 영어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이것은 영어공부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는 사람들이 갖는 오류입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올해 안 되면 내년에는 되겠지 하며 계속 미루는 것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주하는 삶에 대한 변명일 뿐, 영어는 집중력 있게 공부하며 점프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입니다.

3. 미국 방송을 보면 귀가 뚫리겠지
영어 공부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계획 없이 무턱대고 미국 드라마나 뉴스를 보는 것은 시간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청취력을 높이려고 미국 방송을 본다면 매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저 물 흐르듯 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에 징검돌을 놓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4. 이것만 해도 되겠지
부족한 시간을 쪼개 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자기에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한 가지만 붙잡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을 원한다면 여러 영역의 학습을 병행하는 복합학습을 진행해야 합니다.

5. 이 정도 하면 되겠지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공부해야 자신이 원하는 영어 실력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른 채 공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기초회화 수준만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바쁜 일상으로 인해 초급 수준의 시간도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시간 투자가 적다면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6. 도전 없이도 되겠지
영어는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일상에서 실제로 활용하며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관계대명사를 이해하는 데는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그것을 일상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십 시간이 필요합니다. 리딩이나 리스닝 훈련도 단순히 읽고 듣는 것이 아니라 문장 전체나 구절을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도전이 필요합니다. 이런 도전은 능동적인 두뇌 활동을 유도하고 보이지 않는 영어 근육을 생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7. 원어민과의 대화만이 도움이 되겠지
장기적으로 보면 원어민과의 대화 훈련이 꼭 필요하지만, 초급 단계에서는 굳이 원어민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내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기 위한 연습 상대가 있으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거울을 보며 혼자 대화 연습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8. 문법은 몰라도 되겠지
기초 회화나 관용 표현을 익힐 때는 문법을 몰라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문법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어와 가장 거리가 먼 언어인 영어를 공부할 때는 영문법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문법만 이해한다고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급 이상의 학습자들에게는 영문법 지식을 대화 중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습득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실천 과제
영어학습자들이 이런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부족한 공부 시간을 쉽고 빠른 방법으로 메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학습방법을 찾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영어 학습시간을 늘리는 것이고, 쉬운 길보다는 제대로 된 길을 찾는 것입니다.
한국어식 두뇌를 영어식 두뇌로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한두 가지 방법으로 되지 않습니다. 미국에 사는 환경적 혜택이 있지만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은 열정에서 비롯되며, 그 열정이 바로 가장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부의 미래, 양자 컴퓨터와 금융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joonkleedr@gmail.com

전통적 부자 VS 미래형 부자
‘세계 최고 부자’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아닐까. 그런데 재미있게도 워렌 버핏은 금융을 통해 부를 이룬 전통적인 부자를 대표하고, 빌 게이츠는 미래기술을 개발해 부를 이룬 미래형 부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 전통적인 방식은 점점 쇠퇴하며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다. 빌 게이츠를 비롯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이 미래기술을 발판으로 이미 버핏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 시대를 맞아 더욱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통적 부자들의 실수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세상을 이끌어갈 4차 혁명의 초입에서 뒤돌아볼 때, 워렌 버핏과 그를 따르던 전통적 부자들이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들은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로 세상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산업을 ‘허상’이나 ‘거품’으로 치부하며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렌 버핏이 지금도 컴퓨터 한 대 없는 자신의 책상에서 코카콜라를 마시며 하루종일 종이 서류를 읽는 모습은 많은 기성세대에게 컴퓨터와 미래기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 결과, 안 그래도 컴퓨터를 잘 모르는 “어른들”은 워렌 버핏처럼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며 컴퓨터나 신기술 없이도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컴퓨터는 “어린애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인도는 1991년 경제개방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IT 관련 서비스를 아웃소싱하면서 IT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 결과 인도델리공과대학 졸업생들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도계 IT 인력이 오늘날 세계 IT 산업을 이끌어가는 핵심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다행히 한국도 1998년 IMF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국가의 사활을 걸고 인터넷 산업에 뛰어든 결과 아주 빠른 속도로 미래산업 분야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컴퓨터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어린 세대는 물론이고 기성세대들도 컴퓨터의 미래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재교육에 적극 동참했다면, 지금 인도 출신 IT 인재들이 장악한 3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은 한국이 되었을 것이고, 이제 막 시작된 4차 혁명 역시 우리 한인들이 주도하고 있을 것이다.

미래기술과 금융의 융합
4차 혁명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지만, 진정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글로벌 기업과 연구소들이 양자 컴퓨터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는 세상에 다시 한번 큰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일반 PC 1대로 5년이 걸린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단 몇 초만에 그 암호를 풀어낸다. 만약 이 기술을 선점한 개인이나 집단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양자 컴퓨터로 주식시장에 뛰어든다면 기존 컴퓨터로 운영되는 금융시장은 양자 컴퓨터의 독무대가 될 것이다.
컴퓨터 시대에는 한 발 늦었지만, 양자 컴퓨터 시대에는 과거의 실수를 거울 삼아 한인들이 누구보다 먼저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미 양자 컴퓨터 기술의 선봉에 서 있는 한인들도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 듀크대학의 김정상 교수는 메릴랜드대 크리스 먼로 교수와 함께 IonQ 회사를 설립해 양자 컴퓨터 기술의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1980년초 손정의 회장은 세상의 흐름을 내다보고 미래기술인 컴퓨터에 올인해 세계 최고 부자가 되었고, 지금은 소프트뱅크의 300년을 내다보며 양자 컴퓨터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칼럼을 읽는 한인들 또한 나이에 상관 없이 미래기술을 공부하고 미래기술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에 금융을 융합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부자 한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인공지능] 인공지능 다음은 양자 컴퓨터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joonkleedr@gmail.com

이민 1세들의 도전
미국의 이민 역사를 돌아보면 어느 민족이나 처음에는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으로 시작했다. 한인들도 마찬가지다. 한인 1세들은 세탁소, 식당, 식료품 가게, 커피숍, 빵집 등을 운영하며 이땅에 뿌리를 내렸다. 영어가 부족한 이민 1세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본격적인 컴퓨터 시대가 열렸을 때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엄청난 부를 이룬 한인 1세들이 이미 있었다. 그리고 2000년 들어 미국에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을 위해 컴퓨터 단말기 시스템을 개발해 성공한 한인 1세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 중에는 6개월로 예상한 제품 개발이 6년만에 완성되면서 생활비가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세금이 밀리고,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그들이 모두 엔지니어링 전공자이거나 20대 젊은이들도 아니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ITIF(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혁신에 이바지한 이들의 46%가 이민 1세대이거나 그들의 자녀였고, 그중 아시아 이민자들의 비율이 43.7%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그들의 나이 또한 40대~60대가 가장 많았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위태함 속에서도 꿈을 좇는 도전정신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더 노력하는 용기가 1980년대 한인 1세대 창업자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새로운 기회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한인 1세들은 당장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바쁘게 일하느라 세상의 변화에 거의 무관심한 채로 평생을 살아간다. 반대로 세상의 흐름을 내다보며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컴퓨터 기술로 기반을 다진 사람들은, 뒤이은 인터넷의 출현으로 사업에 날개를 달았다. 그리고 그들은 일반 가게를 운영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우리 눈앞에 4차 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 앞에 또 한 번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좋은 사업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겠는가?
가장 먼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린 마음이다. 나이가 들어서 스마트폰,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등을 접한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막연히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정말 그렇게 어려울까?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배울 수 있단 말인가? 컴퓨터는 실제로 어린 아이들도 금새 익숙해질 수 있는 쉬운 기술이다. 따라서 어른들도 배우려고 마음만 먹으면 금방 배울 수 있고, 더욱이 요즘은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개인 과외를 받듯 하나하나 천천히 익혀갈 수 있다.
그런데도 ‘나는 이제 나이가 먹어서 머리가 굳었다’는 핑계로 시대의 변화와 미래의 기술 발전에 대해 무지로 일관한다면 또 한 번의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 것이다.

양자 컴퓨터
구글 논문에 따르면, 양자 컴퓨터는 현재의 수퍼 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계산을 4분 안에 해낼 수 있다. 그래서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인공지능,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는 최적화 문제, 실시간 주식투자 예측, 의료 및 생명공학, 신약 개발, 기상 예측 등에 활용되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부상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위치한 양자 인공지능(Quantum AI) 캠퍼스를 공개하며, “10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한 양자 컴퓨터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곳에서는 양자 컴퓨팅 관련 소프트웨어와 더불어 양자 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양자 프로세서 칩, 배터리 등의 하드웨어 장치도 함께 제작한다.
IBM은 오래 전부터 양자 컴퓨팅 기업연구 그룹인 ‘IBM Q Network’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마존도 양자 컴퓨팅서비스 ‘아마존 브래킷’을 발표하며 양자 솔루션랩을 갖추었다.
미국 보스톤 컨설팅그룹(BCC)에 따르면, 세계 양자 컴퓨터 시장은 2035년에 20억 달러 규모에서 2050년 26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최근 듀크대 김정상 교수가 공동설립한 IonQ에 645억원을 투자했다. IonQ의 양자 컴퓨터칩은 극저온에서만 작동하는 다른 양자 컴퓨터와 달리 상온에서 작동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와 금융 투자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라는 미국의 유명한 투자 전문가가 있다. 그는 수학교수로 재직하다가 40대에 투자자로 전업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투자 방식은 워렌 버핏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워렌 버핏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에 투자한 반면, 제임스 사이먼스는 가장 위험성이 높은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였다. 그가 운영하는 투자회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Renaissance Technologies)는 수학, 과학, 공학 분야의 인재들을 모아 인공지능의 근간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투자함으로써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양자 컴퓨터가 금융 투자에 도입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수많은 제임스 사이먼스가 출현할 것이다. 또한 오늘날의 금융 투자 거래 시스템은 대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1차, 2차 산업혁명은 각각 100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3차 산업혁명은 약 40년,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인공지능에 빠져 있는 사이 이미 양자 컴퓨터와 양자 인터넷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이 가져다준 기회를 놓친 분들이라면 이제 4차 혁명 시대의 양자 컴퓨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다줄 기회는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새로운 기술을 자신의 사업에 활용할 아이디어를 발견해낸다면 당신도 머지않아 새로운 빌리어네어가 될 것이다.

[코로나 소식] 한국 가족방문시 격리면제서 발급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 직계가족 방문시 격리면제서 발급 절차 및 서류 안내
미국 내 모든 총영사관은 2021. 6. 28.(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의 한국 직계가족 방문시 인도적 사유에 기초한 격리면제서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관련 업무는 ‘온라인 접수/발급’으로만 이루어진다.
격리면제서 소지자는 완화된 규정에 따라 14일간의 격리의무가 모두 면제되나, 서류 위변조시에는 검역법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된다. 따라서 한국 방문을 위해 격리면제서 신청서를 제출하실 분들은 아래의 안내사항을 먼저 읽어보시고, 유투브에서 “백신 격리면제 온라인 설명회”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1. 필수 준비 서류
① 격리면제서 발급 신청서
② 격리면제 동의서
③ 서약서
※ 상기 3개 서류는 총영사관 홈페이지 게시물 상단의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작성
④ 여권 사본
⑤ 가족관계증명서 및 결혼·혈족증빙 서류
☞ 90일 이내 발급된 가족관계서류만 유효

  • 현재 영사관 예약 대기인원이 많아 영사관에서 단기간내 증명서 발급이 어려운 바, 가급적 직계가족을 통해 한국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를 사본으로 제출 요망
  • 필요시 입양관계 증명서, 결혼증명서, 출생증명서 등 추가 제출
  • 미국 시민권 취득 등으로 이름이 변경된 경우,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이름변경증명서, Petition for name change) 등 추가 제출
    ⑥ 예방접종증명서 –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카드
    ⑦ 항공권 예약 내역
    ※ 본인의 거주지가 아니라 비행기가 출발하는 지역의 관할 공관에 신청서 제출. 관할 공관, 또는 여러 공관에 중복 신청 불가
    ▶ 격리면제서 신청은 온라인(E-Mail)으로만 ‘접수/발급’되며, 영사관 방문 접수 불가
    ☞ 모든 서류의 이름은 여권과 동일하게 기재. 미국 시민권자의 경우, 미국 여권에 기재된 영어 이름을 모든 서류에 동일하게 기재
    ※ 개인별 상황에 따라 추가 준비 서류가 다르므로 영사관 안내 및 설명회 영상 참조
    ▶ 발급된 격리면제서는 출발 전에 반드시 4부를 출력하여 한국 입국시 소지
  • 한국 입국 후에는 발급 불가

2. 해외 예방접종완료자 인정기준
▶ WHO 긴급승인 백신 : 화이자, 얀센, 모더나, AZ, 코비쉴드(AZ-인도혈청연구소), 시노팜, 시노벡
▶ 미국에서 백신별 권장 횟수 모두 접종
▶ 백신접종 후 2주 경과 (15일이 되는 날부터 신청 가능)
예시) 2차 예방접종일이 2021. 8. 1.인 경우 8. 16 (8. 1. + 14일 + 1일) 부터 신청 가능

  • 백신접종 후 2주가 경과하지 않은 경우 사전신청은 불가함

3. 국내거주 직계가족의 범위
① 배우자
②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 (부모 및 조부모 등, 재혼부모 포함)
③ 직계비속 (자녀, 손자·손녀, 사위, 며느리 등 포함)
※ 형제·자매는 미포함
☞ 직계 가족이 있다는 사실은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서류로 증빙해야 함 (90일 이내 발급)
④ 한국 거주 직계가족이 장기체류 외국인인 경우에도 신청 가능(단기체류 및 불법체류의 경우 불인정)
☞ 외국인등록증으로 확인 (신청인 입증책임), 단기체류 및 불법체류 외국인은 거주사실 확인이 불가하여 직계가족 방문 사유로 불인정
⑤ 해외입양인 (입양관련 서류 추가 제출)
▶ 동반 아동 관련 규정
한국 입국일 기준 예방접종을 완료한 부모와 동반하여 입국하는 6세 미만 아동은 예방접종증명서가 없더라도 격리면제서 발급 가능(서약서, 동의서 등 불필요). 그러나 미성년자 중 6세 이상 18세 미만이며, 미접종자인 아동은 발급 불가
예시) 12세 미접종아동은 발급 불가하며, 14일 격리 필요. 격리시 직계가족 중 1인 동반격리 필요

4. 격리면제기간 및 유효기간 등
▶ 격리면제기간 : 14일(의무격리기간 14일 전체 격리면제)
▶ 면제서 유효기간 : 격리면제서는 발급일로부터 한 달 내에 1회 입국에 한해 인정되며, 재사용 불가

  • 1개월을 초과하여 입국시 발급된 격리면제서 무효 처리
    예시) 격리면제서 발급일이 2021. 8. 1.인 경우 2021. 9. 1. 이후 입국시 면제서 효력 무효
    ▶ PCR 음성확인서 의무제출 : 격리면제서 소지자도 반드시 출발 72시간 이내에 발급된 PCR 음성확인서 지참 필수
  • PCR 검사는 일반 PCR 검사가 아닌, RT-PCR(Real-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를 받아야 함
  • PCR 음성확인서 미소지시 격리면제서의 효력이 정지되며, 외국인은 입국불허, 내국인은 진단검사 후 시설격리(비용 자부담)

5. 예방접종증명서 위조시 조치
▶ 위변조 증명서 발견시 검역법 위반(제12조 및 39조)으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따른 출국 조치
▶ 확진자는 치료비용 및 구상권 청구 가능
▶ 위변조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국가는 격리면제서 발급 일시 중단

6. 입국 후 방역관리
▶ PCR 진단검사 총 3회 실시 (2회로 단축됨, 입국 직후 PCR 검사 면제)
▶ 한국 입국시 출발 72시간 이내 발급된 PCR 음성확인서 제출
▶ 입국 직후 : 임시생활시설에서 진담검사 실시 및 결과 판정시까지 대기 (양성일 경우 격리면제서 효력이 취소됨)
▶ 입국 6~7일 :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체채취 후 숙소에서 결과 대기
※ 확진자 밀접 접촉시 효력 취소

7. 기타 Q&A
Q1. 기업인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격리면제 제도는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사업의 중요성, 긴급성 등에 대해 입증이 되는 경우, ① 해당 기업 소속 직원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고, ② 계약체결이나 신규 설비 구축 등 현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필수업무가 아닌 경우도 신청 가능함
Q2. 해외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귀임, 해외이주자가 영주귀국하는 경우도 격리면제서를 신청할 수 있나요? 국적과 상관없이 해외 동일 국가에서 백신별 권장 횟수를 모두 접종하고 2주 경과 뒤 입국한 자로서, 중요사업 목적, 학술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직계가족방문, 장례식 참석), 공무국외출장 목적으로 격리면제를 신청하는 경우, 목적별 요건 심사 후 요건이 충족되면 격리면제 가능함
Q3. 한국으로 유학이나 취업을 위하여 입국하는 경우, 학술·공익적 목적으로 격리면제서 발급이 가능한가요? 격리면제서 발급요청시 심사부처에서는 입국 목적의 중요성, 시급성, 불가피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격리면제서를 발급하고 있음. 이러한 심사기준을 고려할 경우 유학이나, 취업을 위해 입국하는 경우 시급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바, 격리면제서 발급이 어려움
Q4. 한국 입국 직후 PCR 검사 후 숙소(자택, 직계존비속 주소지 등)로 이동시 대중교통 이용 가능한가요? 격리면제서를 받았기 때문에 숙소로 이동시 대중교통 이용 가능

[시가 있는 삶] 연필을 깎다가 문득 – 임문혁

연필을 깎다가 문득

연필을 깎다 문득
옛일을 떠올린다

일기장에 눌러 쓴
삐뚤빼뚤한 글자들 눈에 선하다
아직도 여기 불쑥 저기 불쑥
콩콩대며 뛰어다니는 글자들

어디서 향나무 향 맑은 바람이 분다
바람에 절로 넘어가는 일기장

키를 쓰고 소금 받으러 가는 꼬마
구슬치기 딱지치기에 새까매진 손등
참외서리 갔다가 풀밭에 잃어버린 신발 한 짝

어디서 나를 기다리기나 할까
여기저기 추억 속 헤매다
훌쩍 자정을 넘는다

▶ 작가의 말
요즈음은 연필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전자화 시대가 되어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내고 영상통화를 하며, 문서나 서류도 사진을 찍어 보관합니다. 어쩌다 글씨를 쓸 일이 있어도 간편한 볼펜을 사용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칼로 나무 연필을 깎아 연필심에 침을 발라가며 글씨를 꾹꾹 눌러 쓰곤 했습니다.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 일부러 향나무 연필을 깎아서 글을 써 보곤 합니다. 그러면 문득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아련히 떠오르지요. 추억의 일기장을 넘기다 보면 향나무 맑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오줌을 싸서 키를 쓰고 소금을 받으러 가던 내 어린 시절의 꼬마는 구슬치기 딱지치기에 손이 까맣게 때가 묻었고, 참외서리 갔다가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일도 생각이 납니다.
아, 그리운 그 시절의 추억들은 어디서 날 기다리기나 할까요? 여기 저기 추억 속을 헤매다보면 훌쩍 자정을 넘길 때가 있습니다.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등이 있다. Ymmh22@daum.net

[정착이야기] 20. 알아두면 도움되는 미국생활 꿀팁 2

이원호 정착 서비스 대표 upcyclingstorenc@gmail.com
Kakao ID : LWHJOSEPH
T. 910-228-6759

미국에서 병원 가기
처음 미국에 와서 병원 갈 일이 생기면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의료 시스템도 잘 몰라서 웬만하면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보고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고 지나가곤 합니다. 그런데 병원에 꼭 가야 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되실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국 병원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비지팅을 오실 때 의무적으로 보험을 가입하고 오셨을 것입니다. 한국 손해보험 회사에서 실손보험을 가입하고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단 그런 보험은 미국병원에서 보험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병원에 가게 되면 “보험이 없다”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미국 병원에서 말하는 보험은 그 병원과 계약을 맺은 보험사의 보험을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어떤 보험사가 미국에 있는 어떤 병원과 직접 계약을 맺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약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가벼운 질환인 경우, “Urgent Care”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병원들에 예약 없이 바로 찾아가시면 됩니다. 요즘에는 타겟(Target) 같은 마켓이나 약국들에서 소형 클리닉을 운영하는 곳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Minute clinic”도 예약 없이 방문이 가능합니다. 이 정도 수준의 병원에는 대부분 NP(Nurse Practioner)가 근무하는데, 거의 모든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전문 간호사입니다.
만성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Primary Care 병원에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는 NP와 더불어 전문의인 MD(Medical Doctor)도 같이 근무합니다.
병원에 처음 방문한 환자는 작성할 서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사전 예약을 하실 때 환자가 작성할 서류를 미리 보내 달라고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Avance Care 같은 병원은 지점도 많고, 전산화가 잘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서류를 홈페이지에서 미리 작성할 수 있습니다.
진료 후 처방전을 보낼 약국을 물어보는데, 집에서 가까운 약국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약국을 미처 정하지 못했으면 처방전을 프린트해 달라고 하면 해주기도 합니다.
Urgent Care나 Primary급 병원에서는 간단한 외상치료까지는 가능하지만, X-ray 촬영 이상의 진단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형병원의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이 지역의 대형병원으로는 DUKE, WAKE MED, REX, Chapel Hill 등이 있습니다.
미국 대형병원 응급실은 ‘여기가 응급실 맞아?’ 할 정도로 조용한 곳이 많습니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으면 비용이 꽤 드는데, 너무 큰 비용이 예상될 경우에는 응급실 의료진에게 사회복지사(Social Worker)를 연결해 달라고 부탁하실 수 있습니다. 소셜워커에게 상황을 설명하면 여러 가지 비용 절감 방법을 찾아줍니다. 미국 사회복지사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고 그 역할도 상당히 큽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어떤 상황에서든 영어가 부족해 통역(Interpretor)이 필요한 경우에는 의료진에게 통역 서비스를 부탁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화상이나 전화로 한국어 통역사를 연결해줍니다. 통역 서비스 비용은 무료입니다.
병원 치료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하셔야 합니다. 대신 병원 홈페이지 포털에서 의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병원 기록을 출력할 수 있으니 서류들을 잘 챙겨서 한국에 귀국하신 후 보상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 생활하시는 동안 부디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다 무사히 돌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차량 개인거래시 등록과 보험 관련 내용
차량을 개인에게 구입하시는 경우,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분의 자동차 등록 말소와 보험 종료가 미국에 오시는 분의 입국보다 빨라질 때가 있습니다.
차량을 개인끼리 거래하는 목적은 파시는 분과 사시는 분 모두 중간 가격에서 만나 서로 이익을 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구매자는 미국 입국 후 바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구매자가 미국에 오기 전에 이전 차주의 차량 등록이 말소되고 보험이 종료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구매자가 그 차량을 바로 운행하게 되면 큰 위험이 따릅니다. 첫째, 경찰에 적발되면 차량 번호판(플래이트)은 압수되고 차량이 견인될 수 있습니다. 둘째, 사고시 무보험 차량이 됩니다. 셋째, 자동차 등록증이 없기 때문에 그 차량으로 운전면허 주행 시험을 볼 수 없습니다.

자동차 등록증과 보험 없이 차량을 운행하지 말아야 한다. ©Getty Images

따라서 안전한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판매자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째, 이전 차주께서 차량 등록을 1년 더 연장하고, NC inspection도 해주셔야 합니다. 이때 추가로 납부하신 세금은 차후에 환급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구매자가 차량을 바로 등록하고 이전 차주의 번호판을 반납한 후 영수증을 카운티 텍스 부서로 보내 세금환급을 받아 환불되는 금액을 한국에 있는 이전 차주에게 송금해주시면 됩니다. 차량의 inspection을 이미 마쳤기 때문에 구매자는 바로 등록을 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 자동차보험 또한 이전 차주께서 6개월을 연장하신 후 환급 받는 방식으로 세금과 함께 처리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구매자는 차량을 이용하기 시작하는 시점보다 이른 시작일로 해서 국제면허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해서 사고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이 개인간 차량거래를 위한 안전 가이드입니다. 이런 방법 외에 여러 가지 꼼수가 있을 수 있고, 운이 좋아서 안 걸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꼼수는 나중에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며, 그때는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몸 고생 마음 고생을 엄청 하게 됩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르는 것이 때로는 조금 귀찮고 힘들더라도 모두를 위해 원칙을 알고 따르시도록 권유해 드립니다.

[미국생활기] 미국 쇼핑의 원칙 – 일단 물어나보자!

알아야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제가 미국의 서비스직에서 일해 본 경험이라고는 미국 마트 알바 8개월이 전부이지만, 그 짧은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지금까지 실생활에서 잘 써먹고 있으니 참~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아는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 모르면 못 받는 서비스, 그것을 꼭 말로 해야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 서비스’가 특징이거든요.
그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저의 쇼핑 원칙 제1조 1항은 “일단 물어나 보자”가 되었습니다. 물어봐서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되면 좋은 거잖아요?^^ 물론 이것이 자칫하면 진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지만, 배운 여자답게 상식선에서 요구하고, 안 된다고 거절당하면 “즉시 수용 및 빠른 포기”의 미덕을 실천하면 진상까지는 안 될 거니까요.
저는 최근에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방구석 쇼핑을 즐기며 플렉스 중인데요, 여~윽시나 눈으로 직접 보고 사는 게 아니다보니 문제가 생길 때가 있더라고요. 그러나, 저의 쇼핑 원칙 제1조 1항에 의거하여, “일단 물어나 보자”를 철저히 실천한 결과, 늘~ 만족스러운 행복한 결말에 이르렀기에 오늘은 이 경험을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1. 엉뚱한 데 사용된 할인쿠폰 되돌려받아 다시 적용 받기
새 집으로 이사한 후, 거실 크기에 맞는 TV를 새로 구입하려고 메모리얼 데이 세일을 기다리는 중이었어요. 메모리얼 데이 세일 폭이 크지 않다면 독립기념일 세일까지도 기다릴 생각이었죠. 그런데 타겟(Target)에서 전자제품 1개만 10% 할인해주는 쿠폰이 발행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쿠폰을 이용해서 타 사이트와 가격비교를 해본 후 최종 후보를 골랐습니다. 밤에 애들 재워 놓고, 조용하고 신성한 분위기에서 구매버튼 클릭을 해야겠다 마음먹었어요. 고가 제품을 쇼핑할 때는 원 클릭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날 오후에 타겟에서 먼저 생필품들을 주문하고(주방세제, 설탕, 베이킹 소다, 프린터 용지, 프린터 잉크 리필) 그날 밤, 경건한 마음으로 TV 구입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제가 사려던 TV가 세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세일가에, 타겟 전자제품 1개 10% 쿠폰, 그리고 타겟카드로 결제시 추가 5% 할인까지 더하니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지구상 최저가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때부터 제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에게 최저가는 남에게도 최저가! 이제부터는 치열한 시간 싸움! 원 클릭 앞서는 자가 매진의 고통을 피해간다! 번개 같은 속도로 제품명, 제품크기, 배송지 주소를 두 번씩 확인하고 최종 결제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으잉? 전자제품 10% 쿠폰 적용이 안 되어 있는 겁니다! 75인치 TV 가격의 10%면 나름 으마으마한 금액인데, 이게 적용이 안 되다니!!! 다시 홈버튼을 눌러 쿠폰을 확인해보니, 감쪽같이 사라진 내 10% 할인 쿠폰!!!
뭐지??? 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세상에나!!! 39.99불짜리 프린터 잉크가 전자제품으로 분류되어 거기에 10% 할인쿠폰이 이미 적용되어 버렸더라고요. ㅠ.ㅠ 세상에, 이렇게 억울할 데가~!!! 100불도 넘게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으로 고작 4불 할인 받고 떨어져야 하다니!!! 게다가 프린터 잉크가 전자제품으로 분류될 줄 누가 알았겠냐고요. 하아~~~ ㅠ.ㅠ
그러나 일단 10% 할인을 못 받더라도 세일 중인 TV가 매진될 수 있으니 망설일 시간이 없었습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고 뒷일은 상담원과 얘기해볼 심산이었죠. 그때 시각이 밤 11:30분이었는데 늦은 시간이었으나 타겟 상담원을 소환했습니다. 다행히 타겟 고객서비스는 24시간 운영이더라고요.
“제가 TV 사려고 고이 간직해둔 전자제품 10% 할인쿠폰이 프린터 잉크에 적용되었어요. 프린터 잉크가 전자제품으로 분류되는 줄 알았더라면 TV를 먼저 사고 프린터 잉크는 나중에 샀을 거예요. 그래서 혹시 쿠폰 적용을 캔슬하고 TV에 적용해줄 수 있나요?” 이렇게 물어보았죠. 뭐, 안 된다고 하면 포기하고 세일가에 만족하는 수밖에요…

그런데 상담원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속상한 마음 이해해요. 하지만 프린터 잉크도 전자제품이라 쿠폰이 프린터 잉크에 적용되는 게 맞아요. 그렇지만 예외적으로 제가 직접 쿠폰 적용을 해드릴게요. 우리에겐 고객만족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Yeah~~~ 그리하여 결국 세일가에 플러스 10% 할인율 적용 받고, 정말 최최최저가에 원하던 TV를 구입할 수 있었답니다. 진짜, 말이라도 해보길 정말 잘했죠?^^

잘못 적용된 쿠폰을 취소하고 다시 적용 받을 수 있다. ©스마일 엘리

2. 온라인 레인체크 발급되나요?
그런데 이런 우여곡절 끝에 구입한 TV가 화면이 다 깨진 채로 배달이 왔더라고요. ㅠ.ㅠ ‘괜찮아, 교환하면 되니까…’ 하고 다시 상담원에게 교환 요청을 했는데, 아니 글쎄… 이 제품은 이미 매진되어서 당장 교환해줄 제품이 없으니 환불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아니… 어디가서도 이 가격으로 같은 제품을 살 수도 없는데… 그래서 나는 환불이 아니라 교환을 하고 싶은 건데…. ㅠ.ㅠ 그래도 일단 한 번 물.어.나.보.자!
미국에는 레인체크(rain check)라는 제도가 있잖아요. 세일 제품을 구입하러 왔는데 그 제품이 매진된 경우, 레인체크를 써 달라고 하면 다음 번에 그 제품이 입고되었을 때 세일 중이 아니더라도 레인체크를 보여주면 세일가에 살 수 있는 제도죠.
그런데 이것이 과연 온라인 쇼핑에서도 가능할 것인가??? 일단 물어나 봤습니다.
“저기, 이 TV가 세일 중이었고, 10% 할인쿠폰까지 적용 받아서 구입한 건데, 지금 이 제품 재고가 없어서 교환 받지 못하는 거니까, 혹시 레인체크 같은 걸 받을 수 있나요?”

온라인 쇼핑에서도 레인체크 비슷한 것을 발급 받을 수 있다. ©스마일 엘리

그러자 상담원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레인체크를 발행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재구입하실 경우 할인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 놓을게요. 케이스 넘버를 드릴테니, 다음에 주문한 후에 이 케이스 넘버를 알려주시면 이 금액가 그대로 할인 받을 수 있으실 거예요.”
오오~ 되네, 이거??? Yeah~~~!!! 아마도 제가 레인체크 제도를 몰랐다면 그냥 환불 받고,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냥 날려 버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일단 물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이게 정말 될 때의 그 쾌감~!!! 그리고 내가 나라는 못 구해도, 우리집 가정 경제는 구했다는 뿌듯함!!!
이렇게 케이스 번호를 받고, 최저가를 보장 받은 행복한 결말로 타겟 TV 쇼핑기는 막을 내리는 듯했으나, 의외의 전개가 펼쳐졌습니다. 결론은 타겟이 아닌, 베스트 바이(Best Buy)에서 TV를 사게 되었답니다.ㅎㅎㅎ 타겟에서 구입한 75인치 TV가 막상 받아보니 저희집 거실에 놓기에 좀 크더라고요. 타겟에 주문했던 TV가 재입고도 빨리 안 되고, 좀 더 작은 70인치 TV가 나으려나 하고 고민하던 차에, 베스트 바이에서 세일 중인 TV를 발견하고는 바로 주문해 버리고 말았답니다.
주문하면서도 ‘혹시 이 제품이 독립기념일에 더 세일을 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약간 망설여졌어요. 그래서 베스트 바이의 약관을 찬찬히 살펴보니, 배송 받은 후 2주 안에 그 제품이 구입한 가격보다 더 세일을 하게 되면 가격조정을 해준다고 써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전하게 독립기념일 2주 전에 배송을 받는 걸로 요청을 해두었답니다. 만에 하나, 세일을 더 해서 가격이 내려간다면 또 상담원 소환해서 가격조정을 해달라고 요청해야죠.
앞으로 여러분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신다면 일단 꼭! 일단, 물.어.나.보.세.요~~~ 물어보는 건 공짜! 할인 받으면 꿀이득!이니까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워싱턴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 <엘리네 미국 유아식> 저자. smileellie777@gmail.com

[코칭칼럼] 직원의 사표는 사장에 대한 해고통지서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코칭경영원 협력코치 blizzard88@naver.com

직원의 사표
어느 여론조사업체 N 사장을 만나 식사를 하는데 표정이 어두웠다. 이유를 물어보니 “며칠 전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 아닌가. 오너인데 무슨 해고?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던 것처럼 회사 임원진에게 뒤통수라도 맞은 것인가? 잠시 후 그가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내가 꼭 붙잡고 싶은 유능한 직원이 다른 회사로 가겠다며 사표를 썼어요. 더 이상은 나랑 같이 일하지 않겠다는 뜻이니, 사장으로서는 해고 통보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간 나의 사장 노릇을 복기해보며 유능한 직원에게 해고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반성 중입니다.”
다른 IT업체의 P 사장은 사직서를 내려는 직원을 붙잡고 “나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을 만나보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직원이 “사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하며 독대를 청해 오는 것이라고 한다. 십중팔구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중소기업체 사장들의 넘버원 애창곡은 “내 곁에 있어주”라고 하겠는가.
에이스 직원이 떠난다고 할 때 사장의 근심은 더욱 깊어진다. 붙잡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을 애타게 불러봤자 떠날 사람은 어차피 떠난다는 사실을.

이탈형 이직 VS 성취형 이직
서정주 시인은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라고 읊은 바 있다. 그렇다면 리더를 키우는 팔 할은 무엇일까. 아마도 ‘고독’이 아닐까 한다. 리더의 고독은 책임감의 지수다. 구성원과 같이 기뻐할 수는 있지만, 그들과 함께 아파하기를 요구할 수는 없다. 그래서 혼자서 모든 책임과 맞서며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믿고 아끼던 직원이 퇴사할 때, 리더는 수족이 잘려나가는 듯한 아픔과 자책감으로 힘들어 한다. 이때 그 직원의 부적응 문제, 조직 충성도, 사수의 리더십 등을 문제 삼으며 손가락질하는 리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는 직원의 퇴사를 자신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에 대한 엄정한 경고로 받아들인다. 직원이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 이는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사수가 부하직원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것은 그 사수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사장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직원의 사표를 자신에 대한 해고 통지서로 받아들이며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고 조직을 관찰하면서 나아갈 방향을 끊임없이 통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이다.
다트머스대의 시드니 핀켈슈타인 교수는 그의 저서 <슈퍼보스>에서 직원의 이직을 긍정적 이직과 부정적 이직으로 구분한다. 부정적 이직은 ‘회사 보고 들어왔다가 상사 보고 떠나는’ 이탈형 이직을 말한다. 반면 긍정적 이직은 ‘더 나은 기회를 위해 떠나는’ 성취형 이직이다. 식물이 자라면 분(盆)갈이를 해주어야 하듯이, 인재가 성장하려면 더 큰 무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취형 이직인 경우는 조직 이탈자라기보다는, 업계에서 나의 우군이 되어줄 수 있고, 기존 직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둘을 잘 판단하고 대응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응원하며 보내주기
직원의 사표를 자신의 리더십을 검증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그들과 ‘잘’ 헤어지는 일이다. 홍보업계의 B 사장은 직원이 떠날 때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며 자신을 다독인다고 한다. “나는 과연 그 직원을 평생 책임지고 돌봐줄 자신이 있는가?” 이렇게 자문자답을 해보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돌봐주며 백년해로할 자신도 없으면서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흔들림 없는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제조업체의 D 사장은 직원들이 사표를 내고 떠날 때, “절대 나쁜 감정으로 헤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회사보다 큰 곳으로 옮겨가는 직원은 ‘적진에 우리 회사의 영업맨을 한 명 심어 놓는다’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직을 응원해줍니다. 물론, 유능한 에이스가 떠나면 다른 직원들이 동요할까봐 걱정되기는 하지요. 그리고 분위기가 잠시 어수선해지도 하고요. 하지만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우리 회사에서 잘하면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도 생기고요. 그래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직원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회사 영업맨들이 늘어나는 것이고, 그 자리를 젊은 피의 새로운 인재들로 채운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또 어쩌겠습니까.”

재를 뿌릴까, 꽃을 뿌릴까
내공 있는 사장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이미 마음 떠난 사람은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이스라고 생각하는 직원과는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어느 인사 담당 임원은 에이스 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한 후에도 명절 때마다 시골에 계신 그의 부모님에게 정기적으로 선물을 챙겨 보내드렸다. 그 결과, 몇 년 후 그 직원은 결국 원대 복귀하였고, 현재 가장 충성스러운 오른팔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직원이라도 기왕 가는 길, 마음 편히 가도록 해주라고 말한다. 그것은 떠난 직원이 회사를 나쁘게 말하지 않는 ‘보험’의 역할도 되고, 남은 직원들에게 통 큰 사장으로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를 버리고 가는 님, 십 리도 못 가서 발병이나 나라’가 솔직한 심정이겠지만, 그걸 내색하지 않아야 남아 있는 직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직원의 퇴사. 그의 앞에 재를 뿌릴 것인가, 꽃을 뿌릴 것인가. 괘씸하고 마음 아픈 이별의 순간에도 먼 훗날을 기약할 줄 아는 지혜, 남은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여유, 자신의 상처는 곪아 터지고 문드러져도 회사와 직원들을 먼저 챙기는, 그 쉽지 않은 배려가 바로 사장인 리더의 일이자 당신이 짊어진 책임이다.
리더여, 혹시 지금 홀로 자책하며 눈물 흘리고 있지는 않은가. “사표 내고 열흘도 못 가서 발병이나 나 버려라” 하는 마음보다는, “가시는 길 고이 진달래꽃 뿌려 드리오리다”하며 축복해주자. 그리고 그들을 끝까지 우군으로 만들 방법, 그들을 언젠가 ‘돌아올 연어’로 생각하며 그들을 수용할 큰 바다 리더십을 키울 방법부터 궁리해보자. 이제부터가 진정한 리더의 고독력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