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우리 자신과 다른 민족들을 부르는 호칭을 들을 때마다 이제는 우리 한인들의 정체성을 재정립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한인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한인들은 미국의 주인이라는 점이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많은 한인 1세들이 현지인들을 부를 때 ‘미국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백인을 표현할 때는 ‘미국 사람’, 중남미 사람들은 ‘스페니쉬’, 아프리칸 어메리칸들은 ‘흑인’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맨 처음 이민 온 유럽 백인들만 ‘미국 사람’이고, 한인들을 포함한 다른 민족은 다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은 운 좋은 이민자’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옳지도 않을 뿐더러, 우리 자신과 2세들에게 매우 큰 해악을 끼친다.
굳이 이민의 선후를 따지자면 미국의 원래 주인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었고, 그들은 1만 2천년 전에 베링 해협을 건너온 아시아인들이다. 500여년 전에 미국을 발견한 콜럼버스보다 1만년 앞서 미국에 살던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원래 ‘미국 사람’이고 ‘주인’인가?
또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미국 사람’이라는 말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에서 미국 국민으로 살면서도 우리 스스로 ‘미국의 이민자’ 내지 ‘임시 방문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면 2세들까지도 그 생각을 물려 받을 수 있다. ‘너는 아시아인이니까 미국 사람들에게 차별 받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조언도 때로는 2세들에게 ‘나는 반쪽짜리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각자가 ‘나는 이 나라 미국의 온전한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살아야 한다.
실제로 많은 나라들이 자국민의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한국도 제한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한다. 따라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100% 한국 사람이면서 동시에 100% 미국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영어로 Korean-American이 아닌가. 한인들도 American, 즉 미국 사람이며 미국의 온전한 주인이다. 1세들은 물론,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2세들은 더더욱 미국 사람이다. 그런데 미국 사람인 우리가 인종 때문에 차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며, 똑같은 미국 사람으로서 그것을 조심하고 감내할 이유가 무엇인가?
특히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해 우리 한인들은 미국의 ‘주인’으로서 국민의 대리인인 정치인들에게 합당한 요구를 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마치 ‘발언권이 없는 손님’의 태도로 ‘미국의 주인’들이 알아서 잘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미국의 주인이다. 주인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가 곧 미국의 평화와 직결되니, 이는 곧 100% 한국인이자 100% 미국인으로서 가장 공의로운 일을 하는 것이다.
미국 주류 언론들의 이중잣대
미국의 반트럼프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를 폄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노력에 대해 계속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한반도 평화의 최대의 방해 세력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중요한 정책을 시행할 때 언론의 뒷받침이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정부 시책에 대해 한 목소리로 협조적인 보도를 하는지, 보수와 진보가 반반으로 대립하는지, 혹은 한 목소리로 비판하는지에 따라 국민들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그 차이가 더 극명하여 노골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미국 주류 언론들은 이전 빌 클린턴이나 오바마 행정부,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명백한 잘못과 비리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벗어나 지나치게 편파적인 보도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입을 다물었다.
반대로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관련해 없는 비리도 있다고 우기다가 1년 반 동안 조사해도 아무런 소득이 없자, 나중에는 10년 전 사생활을 들추며 도덕성에 맹공격을 퍼부었고, 이제는 트럼프가 주목받고 있는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트럼프의 정치적 업적과 영향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미국 주류언론들의 지극히 편파적인 보도의 구체적인 증거 자료들과 함께 미국 주류 언론들의 역할이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미국 언론인의 90%가 민주당
먼저 미국 주류 언론인들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알 수 있는 기사를 살펴보자. Time지는 지난 대선 기간 중인 2016년 10월 17일자에 The Center for Public Integrity(공공청렴센터)가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에 공개한 자료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2015년 1월 1일부터 2016년 8월 30일까지 미국의 언론인들이 총 $396,000의 정치 기부금을 힐러리와 트럼프에게 보냈다. 아래 도표에서 보듯이, 이 중 무려 96%인 $382,000이 힐러리에게 후원되었고, 나머지 단 4%인 $14,000만 트럼프에게 지원되었다. 따라서 미국 주류 언론의 90%가 민주당 지지자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타임지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Between Jan. 1 2015 and Aug. 30 2016, those who identified themselves in federal campaign finance filings as journalists, reporters, news editors or television news anchors — and others known to be working in journalism — donated more than $396,000 combined to the presidential campaigns of Clinton and Trump, according to the report. The vast majority of those funds — about $382,000, or 96% — went to the Democratic nominee. Only about $14,000 went to the Republican.”
위에서 보듯이 주류 언론이 공화당 출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죽도록 미워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들이나 대통령들과 달리 ‘fight fire with fire’ (불에는 불로 싸워라) 특성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항상 자신을 공격하는 상대방에게 반드시 몇 배로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반격을 해왔다. 주류 언론의 공격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똑같은 패턴으로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류 언론인들이 자신을 공격하자 그에 대해 몇 배의 반격을 가했던 것이다.
주류 언론의 엘리트 의식
미국의 언론은 과거에 워터게이터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을 사임시키면서 자신들이 대통령보다 더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다. 또한 미국 언론인은 자신들의 생각은 항상 옳고 정의롭기 때문에 자신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의식을 계몽하고 이끌어 간다는 엘리트 의식이 강하다. 그런데 어느 날 돈도 많고 언론인들 못지않게 방송 경험도 풍부하고 언론 플레이에도 능한 트럼프가 언론인들의 엘리트 의식에 치명타를 가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트럼프는 언론인들의 손아귀에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언론인들이 트럼프의 낚시질에 걸려 들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선 후보는 언론인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하였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언론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주류 언론을 “Fake news”라고 대놓고 망신을 주며 그들을 3류 직업으로 치부해 버렸다. 이는 언론인들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주류 언론들은 ‘반트럼프’라는 공감대를형성하며 전열을 가다듬고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를 현직에서 끌어 내리고 2020년 재선에서 낙선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를 중도 하차하게 하거나 재선에서 낙선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언론들이 매사에 사사건건 트럼프를 반대하고 시비를 거는 것이다.
이 점이 현재 우리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 과정에서 매우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약 주류 언론의 절대 지지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평화 노력을 추진했다면 상황이 지금처럼 흘러가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주류 언론이 오바마의 노력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며 협력적인 기사를 썼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트럼프가 남북평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반대는 물론이고, 추가적으로 미국의 주류 언론까지 사사건건 부정적인 기사를 보도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에 초를 치고 있는 것이다.
주류 언론들의 왜곡 보도
실제로 미국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해 얼마나 왜곡 보도를 하고 있는지 실례를 살펴보자.
이 자료는 미국의 진보이자 민주당을 적극 지지하는 반트럼프 인터넷 언론인 Axios의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친트럼프 언론의 여론조사결과보다 더 객관적인 자료이다.
이 여론조사는 지난 6월 15일부터 19일까지 시행되었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층까지 포함한 전체 미국인의 72%가 미국 주류 언론이 트럼프가 미워서 의도적으로 왜곡 보도를 한다고 믿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지지자의 53%도 자신들을 도와주는 주류 언론이 왜곡 보도를 한다고 믿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는 무려 92%가 주류 언론을 믿지 않는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CNN, NYT, WP, ABC, CBS, NBC 등 주류 언론이 24시간 365일 반트럼프 보도를 하더라도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주류 언론의 보도 자체를 보지도, 듣지도, 믿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힐러리 지지자들은 주류 언론이 날이면 날마다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한다고 장담했기 때문에 그들 또한 힐러리가 이길 것으로 100% 믿고 있다가 막상 힐러리가 패하자 큰 충격에 빠졌던 것이다. 주류 언론을 믿지 않던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승리가 딱히 놀라울 것이 없었다.
한편 동일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각 언론사의 성향이 반트럼프냐, 친트럼프냐, 중립이냐에 따라 제목도 달라진다.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여론 조사의 주체이자 민주당 지지 언론인 Axios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92%가 언론이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를 보도한다고 생각한다.( 92% of Republicans think media intentionally reports fake news)”를 제목으로 뽑았다. 이 제목만 보면 마치 공화당 지지자의 절대 다수가 제정신이 아니어서 주류 언론을 믿지 않으며, 문제가 주류 언론에 있지 않고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반면 친트럼프 언론인 Breitbart는 “여론조사: 미국인 72%가 주류 언론이 고의로 가짜 뉴스를 보도한다고 믿는다.(Poll: 72% of Americans Believe Establishment Media Deliberately Report Fake News)”를 제목으로 뽑아 미국인 전체 중 72%를 강조하며 객관성을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중립 성향인 The Hill의 제목은 ”여론조사: 72%가 전통적 언론들이 자신들이 가짜이거나 오보이거나 고의로 현혹시키는 것을 알면서도 보도한다고 믿는다 (Poll: 72 percent say traditional outlets ‘report news they know to be fake, false, or purposely misleading’)로 조금 더 중립적인 톤을 유지하고 있다.
앵무새 같은 한국 언론
한편 한국의 언론들이 미국의 주류 언론을 거의 받아쓰는 수준으로 트럼프 대선 출마 시점인 2015년 6월부터 현재까지 3년 이상 앵무새노릇을 하다 보니 졸지에 한국이 미국 주류 언론의 시장이 되었고, 이러한 왜곡 보도가 한국 인터넷 언론을 통해 미국 한인들에게 역수입되어 미국에서 재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언론이 미국 주류 언론의 남북평화 방해 기사만 번역하여 쓰기 때문에 한국이나 미국에 사는 많은 한인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진정어린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이것이 우리 한인들을 포함한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결과론적으로 미국 주류 언론의 조작에 속아 한인들끼리 서로 갈등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여론조사에 대해 한국의 언론이 어떤 제목을 뽑았는지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한국의 ‘뉴스 1’에서 뽑은 제목을 보면 ‘트럼프 효과’?…美 공화 지지자 92% “언론, 가짜뉴스 생산”으로 반트럼프 언론 Axios 제목을 그대로 따왔고, 한술 더 떠서 intentionally(고의적으로)를 뺌으로써 마치 트럼프가 공화당 지지자들을 속여서 가짜뉴스라고 믿게 만들었다는 뉘앙스까지 풍긴다.
진영을 넘어선 한반도 평화
필자는 우리 한인들이 미국에서 진정한 주인 역할을 하려면 미국의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미국의 정치는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 한인들이 본인의 판단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필자는 평소에 공화당, 민주당에 대한 언급은 일부러 피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정치는 종교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선호와 논리가 있어서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가 미국 정치에서 정당에 대한 언급을 피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분야가 바로 남북평화 문제이다. 이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 한인들에게는 가족의 생사는 물론, 한민족의 생존과 번영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남북평화를 방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가차 없이 비판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이 미국 언론 상황이 트럼프대 반트럼프 언론으로 나뉘어 극단적인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소중한 남북평화가 미국 정치의 진영 논리에 의해 짓밟히고 희생되지 않도록 우리 한인들이 하나된 힘을 모아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한국 언론은 자신들이 베껴쓰고 있는 미국 주류 언론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 전 세계의 한인들, 그리고 심지어는 북한 당국자 및 주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남북평화에 관한 한 미국 반트럼프 언론의 논조를 답습하지 말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주체적인 시각으로 판단하여 남북평화에 도움이 되는 보도를 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둘째, 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은 100%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100% 미국인으로서 트럼프에 대한 왜곡된 감정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까지 왜곡 보도하는 미국 주류 언론들의 왜곡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오는 8월 17일(금) 저녁 6시에 노스 캐롤라이나 채플힐에 소재한 원불교 NC교당에서 명진 스님 캐롤라이나 강연회 및 북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 캐롤라이나 지역에 귀한 손님이 오시니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지면을 통해 명진 스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명진 스님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봉은사의 주지로서 국가 권력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불의를 비판해 오신 대표적인 사회 참여 승려이다.
명진 스님은 1950년 생으로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당시에는 스님들도 반드시 군대에 가야 했던 시절이어서 월남전 당시 군생활을 하게 된 명진 스님은 맹호부대원으로 참전한 경력이 있다.
1969년, 19세의 나이에 해인사 백련암으로 출가하였고, 1998년~2005년까지 봉은사 선원장, 2006년~2010년까지 봉은사 주지로 재직했다. 봉은사 주지로 재직하는 동안 사찰 재정 공개를 시행하였고, 1,000일 기도를 완성함으로써 오늘날의 그 유명한 봉은사를 만든 주인공이다.
2010년 명진 스님이 정권에 의해 봉은사에서 쫓겨나게 된 사건은 당시 한국에서 아주 떠들썩한 사건이었다. 명진 스님이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직접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명진 스님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이기에 여기에 소개한다. [출처: 2010년 3월 23일자 시사IN, 2010년 3월 21일 명진 스님 봉은사 일요법회 법문 전문(출처: <불교포커스>)]
“먼저 법회에서는 부처님의 법이 설해져야 하는데 오늘은 부처님의 법이 아닌 세간의 시비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신도님들과 사부대중에게 저의 부덕한 소치로 그 동안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를 드린다. 봉은사 부처님께도 참회를 올린다. (중략)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살에 해인사로 출가해 성철 스님 문하에서 1년 있다가 군대를 다녀와서 다시 법주사로 출가했다. 걸망을 지고 이 선방 저 선방으로 돌아다니다 86년도에 해인사 승려대회를 계기로 사회와 종단의 여러 문제에 관심 가지게 됐다. (중략)
94년 종단개혁 때 제가 부처님께 가사를 바치며 이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산문을 떠나겠다고 했다. 중노릇을 그만두겠다고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종단의 개혁이 성공했다. 형식적으로는. 지금의 종헌종법도 개혁회의에서 마련된 것이다. 그 뒤로 선방에서 남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선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다시 봉은사 주지를 맡게 됐다. (중략)
그때 품은 뜻은 94년에 이루고자 했던 개혁을 봉은사에서 한번 해보자. 종단개혁이 법안을 바꾸고 종헌종법을 바꾸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부처님의 법대로,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절을 만든다면 종단이 바뀌지 않겠나 하는 원력을 세우고 1,000일 기도를 시작했다.
처음 기도 시작할 때 신도님들이 믿지 않았다. 100일 지나도 믿지 않았고, 200일 지나도 믿지 않았다. 300일째 되니까 정말 기도하는 건가 생각했다. 500일째 되는 날 신도님들에게 3배를 올렸다. 만약 제가 혼자 기도했다면 벌써 그만 뒀을 것이다. 여러 신도님들이 바라보고 기대하는 그 마음을 생각했다. 중노릇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거구나 느꼈다.
봉은사가 재정을 공개할 때 재정의 투명성을 분명히 하면 신도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종단에서 ‘저렇게 잘 되니까 우리가 직영해야겠다’고 나올 줄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중략)
2009년 11월 5일 총무원장 취임식이 있었다. 11월 20일경 김모 거사가 나를 찾아왔다. 자승 원장과 한나라당 원내대표 안상수 의원이 같이 자리를 했는데, 안상수 의원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잣절 주지를 그냥 놔둘 수 있느냐”고 했다. 그리고 용산참사에 1억 전달한 것을 두고 “돈 함부로 운동권에 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단다. (중략)
이후 조계종 총무원은 2010년 11월 9일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명진 스님은 봉은사를 떠났다.
그리고 지난 2017년 4월 대한불교 조계종이 언론 인터뷰와 법회 등에서 종단과 총무원 집행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종단의 위상과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명진 스님의 승적을 박탈했다. 이에 수많은 종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승적 박탈 철회를 요구했지만 명진 스님은 재심 요청을 하지 않고 자유인으로서 길거리로 나와 법회를 열었다. 명진 스님은 옳은 길을 가며 스스로 성찰하는 삶을 살자고 당부했다.
편집자주 – 트럼프 대통령을 ‘evil (악마)’ 또는 ‘idiot (멍청이)’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면 한미간의 외교와 무역 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와 남북평화, 중국과의 무역 문제 등에 있어 국익에 큰 해가 된다는 판단 아래,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에 쓴 『트럼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전문을 연재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는 자신의 69세 생일 이틀 후인 2015년 6월 16일, 자신의 랜드마크 빌딩이며 집이기도 한 뉴욕 맨하탄의 트럼프 타워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발표하였다. 트럼프의 출마 선언은 그야말로 미국과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타워 로비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트럼프의 모습은 선거 기간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트럼프의 대선 스토리에서 빠지지 않는 장면 중 하나다.
트럼프는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그의 슬로건인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잇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약자로 MAGA)”을 선보였고, 이 슬로건은 무너진 미국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과거에 잘 나가던 시절의 미국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적중했다.
그리고 America 대신 다른 단어를 넣어 만든 기발한 패러디 행렬이 줄을 이었다.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잘 만든 슬로건 하나가 열 일을 한다. 멋진 슬로건은 후보의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주고 희망을 불러일으키며, 입에 착 붙는 운율감으로 선거 유세장에서 주문처럼 울려 퍼진다. 이에 비해 트럼프의 라이벌이었던 힐러리의 슬로건은 ‘스트롱거 투게더(Stronger Together, 함께하면 더 강하다)’로서, 미국 주류 언론들조차도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낮은 점수를 주었다.
출사표를 보면 트럼프가 보인다
트럼프의 출사표는 그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트럼프는 17명이나 되는 공화당 후보 중 한 명에 불과했고,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대선 출마를 깜짝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의 출사표에 대해 진지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선거 공약을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출사표에 담긴 말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더구나 대통령 후보로서 대선 출사표를 던질 때 후보들은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공표한다. 따라서 트럼프의 출사표는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그리고 전 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럼프는 현재 대통령으로서 그가 출사표에 명시한 말들을 그대로 실행해 나가고 있다. 트럼프를 정치 쇼맨으로 생각했던 미국 정치인들과 언론들조차 트럼프가 진지하게 자신의 공약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라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트럼프 출사표의 전문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영상과 원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Donald Trump’s Presidential Announcement Speech’를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이 책에 인용된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배경 설명을 덧붙여 의역한 것이다.
출사표의 주요 내용
트럼프의 연설은 약 50분 가량 진행되었고, A4 5장 정도의 분량이다.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는 중국 무역 문제로 서두를 시작하며,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해 미국을 죽이고 있다며 중국을 맨 먼저 겨냥한다. 이어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 마약과 범죄를 비롯한 수많은 문제를 미국에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슬람 테러주의와 ISIS, 그리고 중동의 석유와 이라크를 장악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경고하며, 이 문제들을 위해 자신은 역사상 최강의 군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결정적으로 미국의 최악의 실업률과 마이너스 성장을 지적하며, 현재 수많은 일자리가 중국과 멕시코로 넘어가서 국민들이 일자리를 달라고 외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트럼프는 약속한다. 일자리에 관한 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중국, 멕시코로 넘어간 일자리를 되찾아 오겠다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담을 쌓겠다고. 군 출신 중에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고. 무역에 있어서 각 나라와 재협상을 하겠다고. 그래서 죽은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그의 약속을 하나씩 지켜 나가고 있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트럼프의 출마 선언 연설 전문 번역문>
와! 수천 명이 모였군요. 매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와 주셔서 영광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승리를 만끽했는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승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을 이겨본 것이 언제였습니까? 우리가 무역에서 중국을 이기고 있습니까? 중국은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중국을 항상 이겨 왔습니다.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건 언제 일본을 이겨본 적이 있습니까? 일본은 미국에 수백만 대의 차를 수출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도쿄에서 쉐보레 차를 본 것이 언제였습니까? 여러분, 쉐보레는 없습니다. 그들은 항상 우리를 이기고 있습니다.
언제 우리가 멕시코를 이겼습니까? 그들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들이 경제적으로 우리를 이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닙니다. 그들이 우리를 경제적으로 죽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의 문제를 처리하는 쓰레기장이 되고 있습니다. 멕시코가 사람들을 미국에 보낼 때 가장 우수한 사람들을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많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보내고, 그 사람들은 그 문제들을 미국으로 가져옵니다. 그들은 마약과 범죄를 가지고 옵니다. 그들은 강간범들입니다. 물론, 그들 중에는 좋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멕시코뿐만이 아니라 다른 중남미나 중동에서도 옵니다. 이런 일들은 빨리 중지되어야 합니다.
이슬람 테러주의는 중동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자가 되고 있고 저와는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그들은 최근에 시리아에 호텔을 건설했습니다. 믿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ISIS는 석유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저는 군을 사랑합니다. 저는 우리 역사상 최고의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라크 공격은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중동을 휩쓸 것입니다. 이란이나 또 다른 국가가 석유를 차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란이 지금 이라크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우리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 2조 달러를 쏟아 부었습니다. 미국의 인명피해는 수천 명에 달합니다. 부상자도 수천 명에 이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이라크 군에게 많은 무기를 주었지만 적들이 공중에 총 한 발을 쏘자 그들은 무기를 버리고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읽었는데 이라크 군이 2,300여 대의 험비를 버리고 달아나서 그것을 적들이 모두 차지했다고 합니다.
지난 분기의 GDP가 발표되었는데 마이너스 성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이너스 성장은 없었습니다. 우리의 실업률도 1978년 이래 최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이 없습니다. 중국과 멕시코가 우리의 일자리를 가져가 버려서 우리에게는 일자리가 없습니다.
우리의 적들은 점점 더 강해지고 우리는 점점 더 약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핵무기는 작동하지도 않습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핵무기 장비가 30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뉴스가 TV에 방송되었을 때 러시아의 푸틴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낼까 생각하면 공포감이 느껴집니다.
우리 공화당 후보들은 중국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과 경쟁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 공화당 후보들은 태양은 뜰 것이고 달은 질 것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말만 하고 있고, 국민들은 그런 정치적 말잔치는 집어치우고 직장을 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로비스트들에게 완전히 장악되어 있습니다. 로비스트들은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진실로 위대한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위대한 리더가 필요한데 그 리더는 바로 『아트 오브 딜(The Art of the Deal)』을 쓴 사람입니다. 우리는 일자리와 군사력을 되찾아올 수 있고 퇴역군인들을 돌봐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미국의 브랜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 삶을 사랑하고 또한 훌륭한 가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가족들은 제가 매우 어려운 일에 도전하려 한다고 걱정합니다. 제가 듣기로도 진실로 성공한 사람은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저는 공식적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저는 일자리에 관한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일자리를 중국, 멕시코, 일본 등으로부터 되찾아올 것입니다. 미국은 중국에 1조 3천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일본에게는 이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직업을 가져가고, 돈을 벌어가고, 그리고 미국에게 돈을 빌려줍니다. 그러면 미국은 이자를 갚고 달러 가치는 상승해 그들의 상황은 더 좋아집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이 어떻게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있습니까?
무역에 관해서도 몇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우리의 협상팀들은 뭐가 뭔지도 잘 모릅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잘 모르고 그는 엉터리 협상가입니다. 저는 자유무역주의자입니다. 그러나 자유무역을 하려면 재능 있는 사람들이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후보에게 선거자금이나 지원하여 자리를 차지한 정치꾼들이 협상가로 나서면 자유무역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무역은 영리한 사람들만 있으면 훌륭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리석은 사람들만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특정한 기업들의 이익단체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발생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저의 친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제조업을 합니다. 중국은 온갖 종류의 물건들을 우리나라에 쏟아 붓습니다. 저는 중국이 위안화를 영리하게 평가절하하기 때문에 그러한 물건들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수주일 전에 제 친구가 저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는 매우 화가 나 있었습니다. 웬일이냐고 물으니 그가 말하기를, 제가 알듯이 자신이 아주 훌륭한 제품을 만들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저는 그 제품을 매입해 사용하니까 고품질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친구 얘기가 자신의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품을 만들어 중국에 선적해 보냈는데 중국에서 환경문제 등 온갖 트집을 잡아 미국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으니 중국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일을 수시로 자행하고 많은 미국 회사가 이렇게 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중국에 수출을 하기는 했지만, 많은 관세를 물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우리가 트럭 등을 수출하면 관세를 부과합니다. 보잉사의 경우를 보십시오. 중국은 보잉사로부터 비행기를 수입하면서 온갖 특허, 비밀 기술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이 멍청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저는 중국을 좋아합니다. 저는 중국인들에게 아파트를 팝니다. 중국 은행의 미국 본부가 바로 여기 트럼프타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리더는 미국의 리더들보다 더 똑똑합니다.
우리가 중국을 재건하고 있습니다. 도로, 교량, 학교들. 우리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카드를 사용할 줄을 모릅니다. 우리의 리더들이 게임의 법칙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카드를 가지고 있는 줄도 모릅니다. 우리는 중국이 공정하게 할 때까지 세금을 부과해야 합니다.
중국은 또한 군사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남중국해에 군기지 섬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미국 같으면 환경문제라며 섬에 아무것도 손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ISIS와 문제가 있지만, 군사적으로 중국과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무역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은 멕시코와 같습니다. 어느 외국 자동차 회사가 테네시주에 공장을 건설한다고 보도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그 회사는 멕시코에 10억 달러를 투자하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주일 전에 포드 자동차 회사는 멕시코에 25억 달러를 투자하여 자동차, 트럭, 자동차 부속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5억 달러면 세계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저는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협상가들을 압니다. 저는 좋은 협상가, 나쁜 협상가, 과대평가된 협상가들을 압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저는 그 협상가들이 각각의 나라를 담당하게 할 것입니다. 포드에 관한 한 저는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이라면 포드 회장에게 바로 전화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축하합니다. 제가 듣기로 귀하가 멕시코에 25억 달러를 투자해 거기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는 미국에서 하며, 미국에 자동차를 수입하면서 세금은 한 푼도 안 낸다고 알고 있습니다. 좋은 뉴스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나쁜 뉴스도 있습니다. 저는 자동차, 트럭, 부속품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들어 올 때마다 즉시 35% 관세를 부과하겠습니다.”
만약 제가 대통령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이런 경우에 정치자금 후원자나 포드의 로비스트로부터 전화를 받을 것입니다. 그들은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포드는 저를 봐주고 있고, 저는 대통령을 챙겨주고 있으니, 포드에게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35% 관세 이야기를 포드 회장에게 하면, 포드 회장은 1시간 정도 후에 저에게 전화를 해 올 것입니다. 아마 냉정을 회복하기 위하여 하루 정도 더 기다릴지도 모르지요. 포드 회장은 “제발, 제발”하며 애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관심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포드 회장은 여러 정치인들에게 전화해 저에게 압력을 넣어 달라고 부탁할 것입니다. 그 정치인들이 저에게 전화를 해도 저는 역시 다른 사람들의 후원금이 필요 없으니 관심 없다고 할 것입니다. 저는 제 돈을 쓰지, 로비스트들의 돈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8조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문제더미에 짓눌려 있습니다. 우리는 도처에 군사장비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핵무기는 구닥다리가 됐습니다.
포드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30여 명의 제 친구들, 이익단체, 로비스트들이 저에게 전화를 하며 포드를 도와달라고 할 것이고, 그들이 저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다시 포드 회장이 저에게 전화해 그 결정을 제고해 달라고 부탁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대답은 한결같이 “노”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포드 회장은 결국 멕시코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미국에 있겠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일이 수도 없이 많은데, 또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매일 10억 달러씩 벌고 있습니다. 저는 사우디를 사랑합니다. 많은 사우디 회사가 이 트럼프 빌딩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군함을 보내서 “우리가 당신들을 보호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뭘 하고 있습니까? 그들은 돈밖에 없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사우디가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예멘을 보십시오. 1년 전 오바마의 일을 기억하십니까? 예멘의 경우 위대한 승리였습니다. 그런데 2주일 후에 예멘은 난리가 났고 결국 우리는 철수해야 했고 그들이 우리의 무기와 장비들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중동에서는 적들이 항상 우리의 장비를 차지하고 맙니다. 이제는 차라리 중고 장비를 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우디아라비아를 보십시오. 사우디가 예멘에 관심이나 있습니까? 사우디는 우리 없이는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이라크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젭 부시를 보십시오. 이라크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데 무려 5일이 걸렸습니다. 그는 그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루비오 상원의원을 보십시오. 이라크 전쟁이 좋은지 나쁜지도 대답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우리를 리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간단한 질문 하나도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커다란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지금은 석유가 여기저기 도처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석유 가격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트릭을 썼습니다. 그들은 우리나라 리더들보다 더 영리합니다. 우리나라를 다시 부강하게 만들려면 우리는 거기에 맞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여하튼 포드는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이번 선거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유능한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입니다. 며칠 전 어떤 기자가 저에게 “당신은 좋은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국민들한테 당신에게 투표하라고 할 것인가?”라고 질문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저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제가 좋은 사람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자선단체 등에 많은 후원금을 냈습니다. 저는 실제로 매우 좋은 사람입니다.
이어서 저는 그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미 좋은 사람들에게 식상해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누가 능력이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에게 우리의 부를 빼앗기는 것에 신물이 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교육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면서 교육의 성과는 세계에서 26등을 하고 있는 것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항이나 도로 등의 여러 면에서 마치 제3세계와 비슷합니다.
두 번째로, 저희 회사는 공개 기업이 아닙니다. 따라서 아무도 제 자산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선출직에 출마하려면 정부로부터 순 자산을 확인받아야 합니다. 저는 저의 순 자산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제 아버지와 함께 조그마한 부르클린과 퀸즈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분은 위대한 협상가였습니다.
제 아버지는 저에게 맨하탄에 진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맨하탄은 큰 부동산업자들의 장이고 우리는 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버지에게 맨하탄으로 진출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4, 5년 후에 맨하탄으로 진출했고, 그 후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랜드하얏트호텔, 웨스트사이드의 컨벤션센터 등.
정치평론가들은 TV에서 “도널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도널드는 비공개 기업이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출마하지 않으면 내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사람들이 모를 것이다.’ 저는 저의 성공에 대하여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일생 동안 수만 명의 직원들을 고용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대형 회계법인에서 선관위 등 정부기관에 보고할 제 회사의 제정보고서를 수개월 동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담을 쌓을 것입니다. 담을 쌓는 비용은 멕시코가 지불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말을 꼭 기억하십시오. 어느 누구도 도널드 트럼프보다 ISIS에 대하여 더 과감하게 무너뜨릴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우리 군 출신 중에서 페튼 장군이나 맥아더 장군 같은 사람을 발굴하여 우리 군을 이끌게 하고 어느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란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캐리 국무장관 같은 사람은 뽑지도 않을 것입니다. 캐리는 협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고 말도 안 되는 협상이나 하고 있습니다.
저는 취임 즉시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해지시키겠습니다. 또한 총기 소지 관련 2차 수정헌법을 지지하겠습니다. 저는 무역에 관해 상대방 국가들과 재협상을 하겠습니다. 또한 국방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슬프게도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당선되면 저는 그것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크고 더 멋지게 부활시키겠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트럼프와 대한민국』을 책으로 구입하고 싶으신 분은 [email protected]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종이책으로 출판할 예정입니다.
유머를 통해 고객 행복 가치를 생산하도록 돕는 유머경영 컨설턴트. “유머는 돈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고객을 웃게 하는 실천적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최초의 비즈니스 유머포럼인 “희희덕 유머포럼”을 운영하면서 기업체에서 비즈니스 유머 강의와 유머경영 컨설팅을 하고 있다.
유머를 통해 고객 행복 가치를 생산하도록 돕는 유머경영 컨설턴트. “유머는 돈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고객을 웃게 하는 실천적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최초의 비즈니스 유머포럼인 “희희덕 유머포럼”을 운영하면서 기업체에서 비즈니스 유머 강의와 유머경영 컨설팅을 하고 있다.
빛고을 순두부집의 첫인상은 깔끔하다. 매장 분위기도 깔끔하고, 식탁도 깔끔하고, 화장실도 매우 깔끔하다. 빛고을 식당에 처음 갔을 때 손 씻으러 갔던 남편이 화장실이 너무 깨끗하다며 감탄할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장님 얼굴을 보면 ‘나, 깔끔한 사람’이라고 써 있다. 이 가게를 처음 인수했을 때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홀과 화장실을 비롯해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다 새로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음식하는 사람은 외양도 깔끔해야 한다며 항상 세련되고 준비된 모습으로 요리를 하고 서빙을 하신다.
작은 음식점은 매장 분위기부터 음식맛까지 모두 주인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빛고을 순두부의 밑반찬은 딱 보는 순간 신선한 느낌이 든다. 사장님이 김치와 밑반찬을 매일 새로 만드시는데, 어떤 것은 음식을 내기 직전에 바로 무쳐서 나온다. 어느 날은 겉절이가 정말 생생해서 비결이 뭐냐고 여쭤 보니 소량씩 바로바로 무쳐서 낸다고 하셨다. 그때가 저녁식사 시간이었는데, 한창 바쁠 시간에 겉절이를 소량씩 무쳐 내는 정성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참 놀랍고 존경스러웠다.
이름이 빛고을 순두부집이라 순두부 메뉴를 시키려고 보니, 순두부 종류가 무려 12가지나 된다. 순두부는 여태 고기맛, 해물맛, 야채맛 이렇게 3가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곱창 순두부, 된장 순두부, 국수 순두부, 만두 순두부… 신기한 메뉴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중에 제일 탐나는 메뉴는 바로 섞어 순두부! 새우, 조개, 쇠고기가 들어가 바다와 육지의 조화를 한 그릇으로 맛볼 수 있다. 큼직한 왕새우들이 들어 있어 보기에도 아주 먹음직하다. 뚝배기 끝까지 넘실넘실하는 찌개 양을 보고 이걸 다 먹을 수 있겠나 싶었지만, 밑반찬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다 비우고 겉절이는 리필까지 해서 먹었다.
두 번째 갔을 때 시도한 메뉴는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고 고른 불낙전골이었다. 다른 메뉴들은 집에서 흉내라도 내 볼 수 있는데, 전골류는 아예 엄두가 안 나서 나에게는 한국 식당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이다. 그런데 전골의 육수가 기대 이상으로 참 맛있었다. 그래서 어떤 육수를 쓰시냐고 여쭤 보니 갈비탕 육수를 내서 쓰신다고 하셨다. 아, 역시 우리 음식에는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야 이런 깊은 맛이 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손님들은 한국 사람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같은 다른 아시아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갈 때마다 옆 테이블에서 외국어를 하는 아시아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일본인 직장인 그룹이 계산을 하는데, 사장님이 그분들과 일본어로 얘기를 하시는 것이었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대화하시는 걸 보니 일본어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다음에 가면 국수 순두부나 쭈꾸미국수볶음을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한번도 안 먹어본 메뉴를 시도하면 성공보다는 실패한 경험이 더 많아서 점점 익숙한 메뉴만 찾게 되는데, 빛고을 식당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시켜도 사장님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해주실 것 같은 안도감이 생긴다.
인터넷에서 빛고을 식당 리뷰와 평점을 살펴 보니 10년 전에 올라온 악플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불친절하고, 양도 적고, 미원맛이 나고, 비싸고, 한국 식당 특유의 인심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사장님이 바뀌었지만 예전의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과거 고객들의 리뷰와 평점이 섞여 있어 지금 빛고을 순두부의 평점을 깎아 먹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재의 빛고을 순두부 사장님과 스탭들은 아주 친절하고, 음식 양도 많고, 음식맛도 깔끔하며, 가격도 다른 한식당과 비슷하다. 한국 식당 특유의 인심?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오히려 한국 손님들이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말만 잘하면 순두부에 작은 새우 한 마리는 더 넣어 주시니 안심하고 찾아가 보시길.
그린스보로는 샬롯, 랄리에 이어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그 덕분에 일찍부터 한국식품점 Super Gmart가 자리를 잡았고, 그 주변으로 한인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그곳에 가면 떡집, 노래방, 간판집, 미용실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데, 당연히 식당도 몇 군데 있다. 그 중에 이름이 가장 다정하게 느껴지는 ‘다사랑’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전에도 한두 번 들러서 서로 안면이 있는 카운터 이모님이 밝은 표정으로 맞아 주셨다. 여기서 밥을 먹는 건 처음이라 메뉴를 찬찬히 보니, 메뉴판에 적힌 이름이 ‘다사랑’이 아니라, ‘단지(Danji)’였다. 이모님께 여쭤 보니 사장님이 바뀌면서 식당 이름이 ‘단지’로 바뀌었는데, 외부 간판은 그대로 두어서 그렇다고 했다.
우리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을 것 같은 점심 메뉴인 돌솥비빔밥과 순두부찌개를 시켰고 곧이어 밑반찬이 나왔는데, 딱 보는 순간 한국의 가정식 백반집에서 보던 느낌이 들었다. 뭔가 낯익고 친근하고 편안하면서도 맛있는 전라도 음식 같은 느낌. 그래서 이모님께 혹시 주방장님 고향이 전라도시냐고 물어봤더니 아니시란다. 식당 사장님 내외분이 직접 음식을 하시는데, 한국에서 식당을 오래 하셔서 음식을 맛있게 잘하신다고 했다.
밑반찬이 맛있는 집
그래서 내친 김에 이모님께 단지 식당만의 자랑거리를 좀 알려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제일 첫번째가 역시 밑반찬! 손님들이 단지 식당의 밑반찬이 맛있다고 하시는데, 특히 가장 한국적인 맛이라고 표현하신다고 하셨다.
사실 미국에서 한식당을 개업하면, 한인 밀집지역이 아닌 이상 손님의 대다수가 미국 현지인들이다. 따라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약간씩 변형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인 손님들 입장에서는 그것을 이해하면서도 가끔은 그런 퓨전 한식에 대해 뭔가 아쉬운 느낌을 갖게 된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한국 음식점에 갔을 때 ‘이게 뭐야? 맛이 왜 이렇게 밍밍해? 이맛도 저맛도 아닌데…’ 하며 실망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
그런 한식에 점점 익숙해 가던 차에 단지의 음식을 맛보신 손님들이 ‘가장 한국적인 맛’이라며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찾아오신다고 했다. 식당을 처음 오픈했을 때는 한국인 손님과 미국인 손님이 50:50 정도였는데, 요즘엔 한국인 손님들이 더 많이 늘어서 70% 정도가 한국인 손님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옛것을 고집하는 것이 사람의 입맛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도 한국분들이 단지에서 옛날 한국 음식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많이 찾으시는 듯했다.
짜장면과 짬뽕이 맛있는 집
두 번째 자랑거리가 뭐냐고 했더니 놀랍게도 ‘중식’이 맛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하셨다. 중식이라고? 나는 깜짝 놀라 메뉴판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진짜 ‘Noodle’ 페이지에 자장면, 삼선간짜장, 짬뽕이 있는 것이었다. 오, 자장면 $9.99, 삼선간짜장 $15.99! 이게 있는 줄 알았으면 간짜장을 먹어 보는 건데! 그리고 아주 짧은 순간, 그린스보로 사람들이 부러웠다. 맛있는 짜장면을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그는 집
세 번째 자랑거리는 사장님이 된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아서 쓰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순두부찌개 국물이 아주 진국이었다. 옛날 가게 사진에 보니 가게 입구에 장독 단지가 줄줄이 놓여 있던데, 그게 아마도 된장, 간장, 고추장 단지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가게 이름이 ‘단지’인 것도 거기서 유래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사장님께서 처음에 요리를 누구한테 배우셨는지, 중식 요리는 어떻게 배우셨는지, 한식점에서 중식 메뉴를 추가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등 직접 여쭤보고 싶은 게 몇 가지 더 있어서 짧은 인터뷰 요청을 드렸더니, 이모님 말씀이 사장님 내외분은 가게가 너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다. 이유는, 요즘 주방에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사장님 내외분이 직접 음식을 다 하시는데, 손님이 더 늘면 일을 더 많이 해야 돼서 힘들어 하신다는 것이었다. 하긴 얼마 전에도 다른 분들한테서 요즘 중남미 사람들도 없어서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단지의 영업 시간을 보니 평일엔 9시, 금토는 10시까지였다. 재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다 보면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게 꼭 기쁜 일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래도 혹시 한국의 진한 양념맛이 그립거나 짜장면과 짬뽕이 땡기는 날은 그린스보로 단지 한식당으로 가 보시기를. 친근한 가정식 백반과 추억의 짜장면, 그리고 밝고 편안한 표정의 이모님이 반겨줄 것이다.
토요일 저녁, 샬롯에서 일을 보다가 저녁 먹을 시간을 놓치고 저녁 9시가 넘어서야 일이 끝났다. 짬짬이 차 안에 있던 간식을 먹어서 아주 허기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건너뛰기엔 허전하고 문 연 식당은 술집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때 문득 예전에 늦은 시간에 밥 먹으러 갔던 스시야가 떠올랐다. 영업시간을 확인해 보니 평일엔 10시, 금토는10:30까지였다. 야호! 햄버거가 아닌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9시 30분쯤 도착해서 이 시간에주문이 가능한지부터 확인했다. 식당 마감할 때 들어오는 손님은 식당 주인도 안 반긴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좀 미안했다. 그런데 활달한 한국인 알바생이 당연히 된다고 하여, 우리는 배가 별로 안 고프니 밥보다는 회를 먹기로 했다. 디럭스 회를 시키고 이걸로 둘이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약간 부족하실 수도 있다고 해서 저녁메뉴 중에 제일 저렴한 튀김우동을 추가했다.
그리고 가게 안을 둘러보니 미국인 손님들이 안쪽과 바깥 테이블에 두 팀이 있고, 스시맨 두 분과 알바생 너댓 명이 마감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알바생들은 대학생들 같았는데, 분위기가 젊고 발랄해서 보기 좋았다. 한국인과 미국인 학생들이 섞여 있었고 서로 일을 가르치고 배우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는데 오랜만에 회를 먹게 돼서 너무 기뻤다. 미국에 살면서 제일 아쉬운 게 푸짐한 한국 횟집이었다. 수십 가지 곁들이 반찬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져 나오는 횟집에 가서 식구들과 백세주나 매실주 한 잔씩 곁들여 먹던 기억이 마음 한켠에 향수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미국 일식집에서 둘이 정종 한 병에 회 좀 양껏 먹으려면 가격 부담 때문에 일식집은 아주 특별한 날이나 가는 곳이 되었다.
그런데 음식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튀김우동의 튀김과 우동이 따로따로 나와서 결국 우리는 회 한 접시와 튀김 한 접시, 그리고 우동 한 그릇을 놓고 늦은 만찬을 즐기게 된 것이다. 아이구야, 양이 너무 많아서 이걸 어쩐다? 이럴 땐 제일 맛있는 것부터 먹는 게 순서.
회는 역시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었다. 아, 그런데 초고추장이 없네! 회도 어떤 건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어야 맛있고, 또 어떤 건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야 맛있는 법. 서버를 부르니 미국인 여학생이 와서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앗, 이 신선한 문화충격. 마치 태권도장에서 미국인 학생이 사범님께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었다.
나는 그 공손한 여학생이 왠지 초고추장도 알고 있을 것 같아 “초고추장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초…, 초…, 한번만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하며 미안해 한다. 그러자 한국인 여학생이 듣고 “Spicy chilly sauce!”라고 알려 주었다. 덕분에 나도 하나 배웠다. 그녀가 아직도 발그레한 얼굴에 미소를 띄고 Spicy chilly sauce를 두 손으로 공손히 가져다 주며 미안하다고 다시 인사를 했다. 괜찮다고 했더니 그녀가 서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와우, 그녀의 노력하는 마음이 참 예쁘고 감동적이었다.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 Bethany라고 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식당 서버의 이름이 궁금해진 것도 처음이고, 서버의 마음이 고맙고 예뻐서 팁을 많이 주고 싶은 생각이 든 것도 처음이었다.
어쨌든 초고추장과 함께 맛있는 회와 바삭한 튀김과 달큰한 우동 국물을 먹는 맛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맛이었다.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는 건 나의 착각이었는지 우리는 앞에 놓인 음식을 거의 다 비웠고, 영업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손님이 한 명 들어와서 포장이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놀라서 시계를 봤는데, 10:21분. 정확히 영업 마감 9분 전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인 여학생이 웃으며 흔쾌히 주문을 받았고 스시맨 두 분도 바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손님이 되레 놀라며, “Wow, what a nice service!” 하며 감탄을 했다.
남편 말에 따르면 애틀랜타 영사가 방문했을 때 여기서 저녁식사를 했다고 한다. 맛도 가격도 서비스도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한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서버들이 있어서 좋았다. Thank you, Bethany!
지난 6월 15일 아침, 사우스 캐 롤라이나 그린빌에 있는 Conestee park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린지 그래이엄과 팀 스캇의 보좌관들을 비롯해 여러 정치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특히 ‘리멤버 727’의 김한나 대표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인들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참석했다.
김한나 대표는 지난 4월 27일부 터 오는 7월 27일까지 90일 동안 한 국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세워진 미국 내 70개 도시를 방문하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었다. 행사 전날 미리 그린빌에 도착해 만나본 김한나 대표는 그녀의 가녀린 몸매와는 대조적으로 신념이 가득한 눈빛과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여걸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놀라운 점은, 90 일 동안 거의 매일 새로운 도시로 이동하며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만 나는 벅찬 일정을 소화하는 그녀가 운전 도우미도 없이 혼자 왔다는 것 이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잠깐씩 함께하며 길동무가 되어주기는 하 지만, 90일 간 미국 대륙을 대부분 혼자 운전해서 횡단하는 셈이다.
다음날 아침 김한나 대표는 시원한 초록색 원피스 차림으로 행사장에 나왔다. 그리고 그린빌이라는 도시의 이름에 맞게 그린색 원피스를 입었다는 그녀의 인사말을 들으니, 그녀가 자신이 방문하는 도시 하나 하나를 특별하고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아주 인상 깊었던 부분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첫째는 그녀가 한국전 참전용사들 한 분 한 분에게 개인적으로 감사를 전하는 부분이었다. 그녀는 손수 준비한 양국 국기 배지를 참전용사 한 분 한 분께 전달하며 개인적인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김한나 대표는 모든 한국 사람들을 대신해 6. 25 전쟁 때 한국을 지켜 주신 참전용사분들께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그분들께 큰절을 올렸다. 보는 사람조차 가슴이 울컥하고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김한나 대표는 참전용사분들을 ‘할아버지(Grandpa)’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단지 이분들이 아흔에 가까운 분들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한국전쟁 당시 이분들이 한국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어머니 아버지들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었을 수도 있는데, 이분들 덕분에 우리 부모님들이 살았고 우리도 생명을 받아 태어날 수 있었으니 참전용사분들은 말 그대로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하신 할아버지들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표에 따르면 매월 100명 정 도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세상을 떠난고 했다. 그래서 이분들이 살아 계실 때 서둘러 그분들을 찾아뵙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고 한다. 우리를 대신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해주고 있는 김하나 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