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길 변호사

지난 호에서는 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디폴트(Default)가 되는 조건 다섯 가지를 살펴 보았다. 요약하자면, 세입자가 리스에 적시된 계약 조건을 위반하거나, 가게에 담보 설정을 하거나, 영업을 포기하고 철수하거나, 파산 신청을 하거나, 리스 조항에 위반하여 가게를 매매할 경우 디폴트가 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리스에서 중요한 보증인(guarantor) 조항에 대해 알아보고, 나아가 옵션 조항에 대해서도 설명 드리겠다.

리스의 보증인(Guarantor)
대부분의 랜드로드들이 세입자가 렌트비를 제대로 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제3의 보증인을 요구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현재 세입자가 리스 기간이 남은 가게를 팔고 나가려고 할 경우, 랜드로드는 그에게 새로운 세입자의 보증인이 되도록 요구한다. 가게 매매를 빨리 완결짓고 싶은 마음에 싸인을 해주고 잊어 버리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부분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리스에서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은 보증인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일은 없다. 그런데 본인이 직접 영업을 할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가게를 제3자에게 매각하였을 때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리스에는 만약 가게를 인수한 사람이 렌트비를 낼 수 없는 등의 이유로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1차적으로 현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다. 그런데 그 사람이 돈을 낼 수 없는 상황이면 랜드로드는 2차적으로 보증인에게 책임을 부과한다. 그러면 이미 수년 전에 가게를 팔고 잊어 버리고 있던 전 세입자는 자신이 싸인한 리스 계약에 따라 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더 위험한 경우는, 자신은 다음 세입자의 보증인으로 싸인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리스에는 그 다음 세입자까지 보증인으로 되어 있는 리스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씨는 2008년에 상가를 리스하여 5년간 사업을 한 뒤 2013년에 박씨에게 남은 리스와 함께 가게를 매각하였다. 2013년에 가게를 매각할 당시 랜드로드가 Guaranty 조항을 근거로 만약 박씨가 디폴트하여 돈을 낼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김씨와 김씨의 부인에게 보증인으로 서명하도록 요구했고, 김씨와 김씨의 부인이 각각 개인 자격의 보증인으로 서명했다.

그리고 다시 5년 후인 2018년에 박씨가 한인이 아닌 토마스에게 가게를 매각하였다. 그런데 랜드로드는 토마스가 만약 디폴트가 될 경우를 대비해 이미 5년 전에 가게를 매각한 김씨에게 그가 서명한 리스 내용을 근거로 다시 보증인 서명을 요구했다. 랜드로드는 토마스가 디폴트될 경우를 대비해 1차로 토마스 부부, 2차로 바로 직전 세입자인 박씨 부부, 3차로 박씨에게 가게를 매각한 김씨 부부, 이렇게 3중의 안전장치를 걸어 놓으려는 것이었다. 랜드로드 입장에서는 6명 중 단 한 명에게라도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매우 유리한 리스 조건이겠지만, 이미 5년 전에 가게를 매각한 김씨 부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토마스의 디폴트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 보자면, 가게를 매각할 때마다 랜드로드가 그 전의 리스를 완전히 무효화하고 새로운 세입자와 새 리스 계약을 체결하면 좋으련만, 랜드로드 입장에서는 현재와 과거의 세입자들을 줄줄이 보증인으로 세워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아쉬운 사람이 싸인을 할 수밖에 없다.

리스는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당사자 간의 사적인 계약이기 때문에 랜드로드 입장으로서는 최대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는 리스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변호사를 고용해 리스를 검토시켜 자신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옵션(Option) 조항
상가 리스에는 대부분 옵션 조항이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7월 김씨가 상가를 임대하려고 랜드로드에게 접촉을 하니 랜드로드는 5년 리스에 각 5년씩 두 번의 옵션이 있다고 하였다. 만약 리스가 2018년 8월 1일에 시작한다면, 이 리스는 5년 후인 2023년 7월 31일에 끝난다. 김씨가 더 이상 사업을 하지 않고 가게를 매각할 생각도 없으면 2023년 7월 31일에 가게를 정리하고 나오면 된다.

그런데 가게를 더 이상 할 생각이 없더라도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파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대부분의 경우 옵션을 행사한다. 여기서 옵션이란 김씨가 2023년 7월 31일 리스가 끝난 후, 원한다면 다시 5년을 더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다. 즉, 김씨가 만약 첫 번째 옵션을 행사한다면 김씨는 2028년 7월 31일까지 영업을 할 수 있고, 두 번째 옵션까지 행사한다면 2033년 7월 31일까지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옵션 조항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계속 살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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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법학박사(SJD, 금융법전공), 변호사(미국 North Carol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