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원들과 오래 함께하는 비결을 알면 직원에 대한 고민이 줄어든다. ©ppss.kr
문영호
마케팅 & 브랜딩 전문가
<팬을 만드는 마케팅> 저자
YC College 영어학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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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직원을 가진 사장님
외식업 대표님들이 부산에 놀러 오셨습니다. 오신 김에 부산의 외식업계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계신 대표님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외식업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날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직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다들 매장도 여러 개 가지고 계시고 매출도 상상 이상으로 큰 대표님들이셨는데, 그분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좋은 직원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팬을 만드는 비즈니스라고 하면 대부분 고객에게만 집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팬덤을 가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먼저 직원을 우리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제가 올린 글 중에 꽤나 좋은 반응을 받은 문장 2개가 있습니다. ‘내 수준에 맞는 직원이 온다.’와 ‘내가 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지금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봐라.’입니다.

내 수준에 맞는 직원이 온다
대표님들을 만나보면 직원들이 일을 못한다고 불만이신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그러면서 다른 회사, 다른 매장 직원들과 비교를 합니다. 그리고 좋은 직원만 오면 회사가 금방이라도 성장할 것처럼 이야기하십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난 구직자라면 삼성, 구글과 여러분 회사 중에 어디를 갈지 고민하진 않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여러분의 회사에 구글이나 삼성에 갈 인재가 지원하는 멋진 일이 벌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결국은 여러분이 운영하는 회사 수준에 맞는 직원이 옵니다. 따라서 주어진 현실을 바라보고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직원을 채용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아는 대표님이 직원이 잘 안 구해진다고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인 광고 내용을 보자고 했습니다. 이유는 구인 광고에 있었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내용으로 구인 광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대표님은 제품의 상세 페이지를 정말 잘 만드십니다. 고객들이 당장이라도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잘 이끌어 내십니다. 그래서 제가 제품 상세 페이지를 만드는 것처럼 구인 광고를 다시 만들어서 올리라고 조언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지원자가 이전보다 확실히 늘었다고 합니다. 지금 회사 수준에 맞는 직원이 옵니다. 그리고 그중에 최고를 뽑는 것이 대표가 해야 할 일입니다.

내가 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지금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봐라
친한 형이 저에게 해준 조언이 있습니다. 내가 사업을 잘하는지 궁금하면 순수익과 직원을 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영어 실력이 궁금하면 영어 시험 점수를 보면 됩니다.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학점을 보면 됩니다. 영어점수나 학점처럼 사업에서는 순수익과 직원을 보면 지금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나요? 당신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시간만 떼우고 있나요? 당신 때문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게 사장 탓이라는 것에 이견을 제시할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를 사장 탓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이 상황을 개선할 수가 없습니다. 직원이 일을 못한다고 직원 탓을 하고, 시스템 탓을 하면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습니다.

직원에게 맡기기
직원을 뽑아 놓고 일을 위임하지 못하는 사장님들이 종종 계십니다. 간단한 방법을 일러 드리겠습니다. 직원에게 일을 맡겼을 때는 내가 했을 때의 70~80% 정도만 기대하면 됩니다. 직원은 여러분 사업의 주인이 아닙니다. 여러분처럼 퇴근 후에도 이 일을 생각하고,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일하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간혹 여러분처럼 일하고 여러분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는 직원도 있습니다. 여러분 직원이 그렇다면 지금 당장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말해주십시오. 이런 직원이 있다는 건 정말 복 받은 겁니다. 직원에게 일을 맡길 줄 알아야 합니다. 위임하는 법을 찾지 못하면 여러분의 사업은 순조롭게 성장하기 힘듭니다.

좋은 직원을 갖는 3가지 비결
처음 얘기했던 좋은 직원을 가진 외식업 대표님들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분들이 좋은 직원을 갖게 된 3가지 비결이 있었습니다.
첫째, 직원이 업무적으로,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데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둘째, 직원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직원이 어떤 고민이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늘 파악하고 있습니다. 셋째, 직원과의 약속을 꼭 지킵니다.
이 세 가지 비결 덕분에 좋은 직원들과 오랫 동안 함께 일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직원에 대한 고민이 줄어드니 다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직원이 떠나는 이유
직원들이 일을 배운 후 자꾸 떠나는 것이 고민인 대표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직원이 떠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여러분 밑에서 배우고, 자기 사업을 하기 위해 들어온 직원은 떠납니다. 이 직원이 떠나는 건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저는 이런 직원이 들어오면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언젠가는 너도 사업을 할 건데, 내 사업장에서 돈 안 들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으니 너에겐 매우 좋은 기회다. 그러니 일하는 동안은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둘째는 이 회사에 계속 있어도 미래가 불투명하면 떠납니다. 직원이 여러분 회사에서 일을 배우고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습니다. 그런데 1년 후나 2년 후에 내 삶이 그대로일 것 같으면 떠납니다. 따라서 좋은 직원을 잡는 방법 중 하나는 회사를 꾸준히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설령 지금 버는 수익으로 만족한다 하더라도 좋은 직원과 꾸준히 함께 일하고 싶다면 여러분 회사는 반드시 계속 성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크래프톤 웨이>에서 읽었던 좋은 문장을 공유합니다.
“그는 ‘회사란 이익을 내는 곳’이라는 정의에 동의하면서도,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에게 회사란 혼자서 이루기 힘든 성과를 내기 위한 곳이었다. 저마다 다른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혼자서는 결코 넘볼 수 없는 목표에 도전하는 곳. 그러기 위해선 조직원 모두가 공유하는 명확한 비전이 필요했다. 기업 비전은 경영진의 일방적 선언이 되어선 안 된다. 비전은 구성원이 함께 공감하면서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가치여야 한다는 게 그의 믿음이었다. 사업은 혼자 이루기 힘든 일을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