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되, 내 강점의 빛과 그림자를 생각하자. ©TheEconomistJobs
김종명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강점이 곧 약점?
임원 코칭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코칭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당 임원의 상사와 동료, 부하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에게 이 임원의 강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강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서 임원의 약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너무’ 열정적이고, ‘너무’ 추진력이 강하고, ‘너무’ 책임감이 강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게 뭐야? 강점과 약점이 같은 거야?’
그런데 대부분의 임원 인터뷰 결과가 그랬다. 그가 가진 강점에 ‘너무’라는 말을 붙이면 그의 약점이었다.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때 내가 내린 결론은 ‘통제받지 않은 권력의 부작용’이었다. 부장 때까지는 임원으로부터 통제를 받으니 자신의 마음대로 밀어붙이지 못했지만, 임원이 되고 나서부터는 눈치 보는 게 없어지니까 자신의 스타일대로 밀어붙여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강점이 지나치면 오히려 약점이 된다는 관점에서 이를 ‘강점의 패러독스’라 이름 붙였다.

임원과의 1:1 코칭이 시작되면 먼저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임원의 대답을 듣고 나면, 지금까지는 그 강점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 강점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고 말해준다. 강점의 패러독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면 임원들은 놀라워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접근 방법이 틀린 건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강점의 패러독스는 강점이 지닌 속성이 약점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메시지다. 겉으로 보기엔 강점에 초점을 맞춘 것 같지만, 실상은 약점에 주의하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강점의 빛과 그림자
얼마 전에 코칭했던 임원의 사례다. 갤럽 강점 진단을 실시하고, 조직 구성원들과 인터뷰를 했다. 구성원들이 말한 임원의 약점은 의사결정이 너무 늦고,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게 주를 이루었다. 이 임원의 강점 TOP 5는 심사숙고, 지적사고, 회고, 분석, 수집이었다. 재능 테마들이 가진 힘과 차별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난 후에, 각 재능 테마의 잠재적 취약성에 대해 설명했다. 임원은 깜짝 놀랐다. 구성원들이 말한 자신의 약점은 재능 테마의 잠재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심사숙고의 신중함이 의사결정을 너무 늦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적사고의 생각하는 특성은 추진력의 부족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자신의 강점이 곧 자신의 약점이라니 임원은 난감해 했다.

그래서 강점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말해줬다. ‘모든 강점에는 잠재적 취약성이 있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그림자가 생긴다. 그런데 칼이 위험하다고 칼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듯이, 자신의 강점이 가진 잠재적 취약성 때문에 강점을 발휘하는 데 주저한다면 자신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다만, 자신의 강점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취약성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알고 행동하면 조심하게 되고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마치 칼이 날카롭다는 걸 알면 칼질을 하면서 손을 베지 않으려고 주의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임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재능 테마의 힘과 차별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십시오. 그리고 그 재능 테마가 가진 잠재적 취약성도 동시에 인식하십시오. 그런 다음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성과는 재능 테마에서 발휘될 것이고, 일하는 과정은 즐거울 것입니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코칭이 끝나고 나서, 코칭 후 임원의 변화에 대해 구성원 인터뷰를 다시 했다.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왔다. 해당 임원이 신중하면서도 의사결정을 너무 늦지 않게 하고, 생각을 많이 하면서도 동시에 추진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해당 임원에게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빛과 그림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일하니 자신의 강점이 드러나면서도 부작용은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강점에 집중하되 그림자를 생각하라
각자의 강점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해석해주고, 자신이 가진 강점의 빛과 그림자를 설명해주면, 사람들은 자신감을 가지면서 동시에 겸손해졌다. 그들은 과거에 주로 자신의 약점을 고치려고 애써왔는데, 그러다 보니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일하는 게 별로 즐겁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강점을 발휘하는 데 집중하면서 동시에 그림자를 생각하면서 일하게 되었고, 그 과정도 즐겁다고 했다.
빛을 보면서 그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동시에 볼 줄 아는 것은, 자신의 색깔과 향기를 마음껏 뽐내면서도 그로 인한 약점이 두드러지지 않게 살아가는 삶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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