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 대신 구체적인 월별 목표를 담은 Monthly Goal의 예시. 월말과 분기말에 셀프 승급 심사를 한다. ©나우엔

긍정의 배신
작년 연초에 11가지 새해 목표를 세웠다. 각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이미지도 신중하게 골라서 종이 한 장에 깔끔하게 배치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언제 실천할지도 적었다. 마지막으로 칼라 프린터로 인쇄해서 액자에 넣고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덕분에 나는 거의 매일 새해 목표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한 결과 2021년 연말에 11개의 목표 중 몇 개나 이루었을까? 10%라도 실천한 것까지 포함해서 총 5개다. 그리고 그 중에 100% 실천한 것은 딱 1개뿐이었다. 스스로 평가하기에 약 25%의 성공과 약 75%의 실패다. 많이 부끄러웠다.
다시 2022년 새해 목표를 세우려고 앉아 지난 1년을 돌이켜보았다. 나에게는 정말 멋진 새해 목표가 있었는데, 그걸 매일 보면서 살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첫 번째는, 7월부터 내 인생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 때문에 하반기 전체의 삶이 크게 출렁거렸다.
두 번째는, 너무 장미빛 꿈에 부풀어서 모든 상황이 완벽할 때만 이루어질 수 있는 목표가 2개 있었다.
세 번째는, 내 능력을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한 목표가 4개나 있었다. ‘매일 꾸준히’가 필요한 목표는 삶에 규율이 있어야 가능한데, 나는 그런 훈련이 안 되어 있었다.
결론은 나의 계획이 새해 목표라기보다는 새해 소망에 더 가까웠다는 것이다. 꿈이 목표가 되려면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계획을 세울 때는 낙관적인 태도와 함께 비관적인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낙관적인 태도만 가진 사람보다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들을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사람이 훨씬 실천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나는 멋진 새해 소망을 세우는 기분에 도취되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고, 무엇보다 실천력을 높이려면 비관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 결과는 ‘긍정의 배신’으로 돌아왔다.

월별 목표
2022년에는 막연한 소망 대신 진짜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우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우주는 언제나 나의 편이었다. 바로 나에게 딱 필요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이름하여 ‘Monthly Goal’이다.
타이틀도 거창하게,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30살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렸다는 라이언 셰어(Ryan Shea)라는 젊은이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과거나 현재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새해 계획’이 아닌 ‘새 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처음 몇 달은 나쁜 습관 제거하기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는 새로운 습관 시작하기에 집중한다.” 와우~!!! 그가 왜 포브스가 선정한 인물인지 알 것 같다. 내가 찾던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감사 인사를 하고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셀프 승급 심사
월별 목표를 세우면서 내가 가장 포인트를 둔 부분은 월말과 분기말에 그것을 실천했는지 안 했는지 스스로 승급 심사를 하는 것이다. 통과하면 다음 달로 넘어가고 실패하면 다음 달 목표를 조정한다. 마치 품새 하나를 익힐 때마다 색깔이 다른 띠를 받는 태권도 승급 심사 같은 방식이다. 그래서 분기별로 황금색, 녹색, 파란색, 빨간색을 사용하고, 월별로 조금씩 진한 색을 넣었다.
매월 실천 항목은 5가지이고, 승급 기준은 한 달 30일 중 16일(51%)을 실천했으면 통과다. 내 목표는 실천 안 한 날보다 실천한 날이 더 많은 1년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한 번도 승급 심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정 보완할 부분이 나타나겠지만, 일단 실천 의지는 사뭇 비장하다. 왜냐하면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에게 스스로 실망하고 자책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매달 내가 정한 작은 목표를 스스로 실천하고 달성하며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한 달 한 달을 보내고 싶다. 월별 목표가 괜찮아 보인다면 여러분도 한번 실천해 보시기를 권한다.

나우엔
라이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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