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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반칠환 (1961~ ) 시인.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으로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람』, 『웃음의 힘』, 『전쟁광 보호구역』등. 서라벌 문학상 수상.

▶ 시 해설

2019년 새해 첫날을 맞이했습니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러서 왔는데, 놀랍게도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다 같이 도착했습니다. 이것이 새해의 첫 기적입니다.

걸어와도 기어와도 새해는 늦게 오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날마다 한 걸음 한 걸음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똑같이 도착한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생명들은 타고난 능력과 특성, 천품에 따라 움직이지만, 새로운 시간은 모든 생명 앞에 공평하게 놓여 있습니다.

날아가듯 빠르게 가든지, 기어가듯 아주 느리게 가든지,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바위는 앉아만 있었는데도 한날 한시에 새해 첫 날을 맞이했으니까요.

2019년, 누구에게나 똑같이 공평하게 주어진 365일, 이제 우리는 모두 그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또 다른 기적을 향하여, 자! 출발-!!!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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