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빨래 건조대
한국은 베란다에 빨래봉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그 외에 자질구레한 수건이나 양말, 속옷 등을 널기 위해 빨래 건조대는 다 가지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미국인들 집에는 빨래 건조대가 없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첫째는 건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빨래를 널 필요가 없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둘째로는 미관상의 이유로 발코니에 빨래를 못 널게 해요.
아무리 건조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연 살균 소독을 위해서 이불 같은 건 발코니에 내놓고 말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 속이 개운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하다못해 집안에서라도 햇볕 잘 드는 곳에 빨래 건조대를 두고 말리려고 건조대를 사러 이리저리 찾아 다녔지만 파는 곳이 없더군요. 한국에서 제 짐을 미국으로 보낼 때 한국의 가볍고 튼튼한 빨래 건조대도 함께 보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답니다.

나중에 지인분이 한인마트나 코스트코에 가면 구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는데, 그땐 이미 일본으로 이사 결정이 난 후라 구입할 필요는 없었답니다.

2. 욕실 슬리퍼

© 쿠차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한국의 욕실에 있는 구멍 슝슝 뚫린 욕실 슬리퍼 다 알고 계시죠? 가볍고, 물도 잘 빠지고, 물에 젖어도 금방 건조되는 욕실 슬리퍼도 역시 미국인들 집에는 없답니다. 왜인지는 이미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미국의 욕실은 건식이라 욕실 슬리퍼가 필요 없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욕실 슬리퍼가 필요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발코니에 놓을 신발이 필요했거든요. 저희 집 발코니에 작은 티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두고 저녁에 발코니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미국 아파트의 발코니는 한국의 발코니와 다르게 샷시와 유리창이 없는 개방형이다보니 발코니 바닥에 먼지도 쌓이고, 비오는 날은 비가 들이쳐서 신발이 젖더라고요.

그래서 욕실 슬리퍼를 놓아두면 맨발로 나가지 않아도 되고, 비가 와서 젖어도 금방 마르니까 하나 놓아 두어야겠다 싶어 남편에게 욕실 슬리퍼를 설명했더니 남편은 어떤 슬리퍼를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자기네는 욕실에 슬리퍼를 안 신으니까 욕실 슬리퍼라는 것도 없고, 어떻게 생긴 것을 욕실 슬리퍼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ㅡ.ㅡ;;;;

그래서 사진을 검색해서 보여줬어요. “나 이런 슬리퍼가 필요해. 본 적 있어?” 그랬더니 남편이 너무나 당연한 듯이, “아~ 이거? 마사지 슬리퍼잖아!!!” ㅋㅋㅋ 네, 욕실 슬리퍼는 없어도 마사지 슬리퍼로서 미국에 존재하긴 하더라고요. 다만 그 용도가 마사지 슬리퍼인만큼 발바닥 지압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구입하지 않으니 미국인들의 집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답니다.

3. 세숫대야

© G마켓

옛날에는 세숫대야 놓고 물 떠서 세수했지만 집 안에 욕실이라는 게 생기고, 그 욕실 안에 세면대라는 게 생기면서 이제는 세숫대야 놓고 세수하는 분들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집에 세숫대야 하나씩은 다 있지 않습니까? 세숫대야에서 세수는 안 하더라도 아주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으니까요. 걸레도 빨고, 발도 씻고, 바가지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말이죠.ㅋㅋㅋ 하지만 미국 집에서는 세면대로도 충분한지, 세숫대야는 없답니다. 물론, 저도 세숫대야 없이 미국에서 잘 살았죠.

그러던 어느 날, 미국 마트에 가서 열심히 세숫대야를 찾았던 일이 있었답니다. 그것은 바로 김치를 담그기 전, 배추를 소금에 절이기 위해서였는데요, 한국에서야 빨간 고무 대야에 배추를 절이지만, 그 정도의 대량도 아니고, 그냥 남편과 저 이렇게 두 사람 먹을 약간의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세숫대야를 찾았답니다. 꼭 세숫대야가 아니어도 그 비슷한 것이라도 배추 네 포기 정도 절일 수 있을 정도의 큰 볼을 찾으러 다녔는데 없는 겁니다.

김치는 담아야겠고, 세숫대야는 안 보이고, 제가 때 미는 욕조에다가 배추를 절여야 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남편 왈, “싱크대에 절이면 되잖아!!!”

아하, 그렇지!!! 그리하여 결국에는 세숫대야 대신 싱크대에 배추를 절여서 김치를 담궈 먹었습니다. 아마도 이것 역시 한인마트에 가면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요.

한국인들 집에서는 필수품이지만 미국인들 집에서는 보기 힘든, 그리고 구하기도 힘든 것 3가지. 저는 미국에 돌아갈 때 꼭 한국에서 사서 갈 겁니다. 특히 세숫대야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 블러프턴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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