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의 <그리스도의 탄생 > by 지오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이탈리아 화가·건축가) ©비주앤주
함종택 목사
UMC 연합감리교회 은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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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

“수진, 너 좋은 소식(good news) 알아?” “무슨 소식?” “오늘 저녁에 엄마가 여행에서 돌아와.”

학교 공부를 마친 손주들을 데리고 오는 동안, 6살짜리 정수가 3살짜리 동생에게 하는 말이다. 평소에는 아이들 엄마인 딸이 데려오지만, 딸이 출장을 갈 때는 우리 부부가 대신 손주들을 데려오곤 한다.

필자의 손녀 수진(Cecilia)과 손자 정수(Matthew)

아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엄마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싶은 안쓰러운 마음에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 헤아릴 수 없는 엄마의 손길. 그리고 한편으로는 엄마가 없어도 씩씩하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대견스러울 뿐이다.

예수님의 탄생 소식

손주들의 대화를 듣다가 문득 우리를 위한 좋은 소식, 예수님의 탄생 이 떠올랐다.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 소식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며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고 했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good news of great joy)”은 인류 역사에 가장 큰 뉴스가 되었다(누가복음 2:10-11).

선지자의 예언

이사야 선지자는 예수의 탄생을 예언했다. 그리고 그의 예언대로 태어난 예수는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선포했다. 그는 아름다운 소식을 전파하기 위해,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기 위해,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주기위해, 갇힌 자를 풀어주기 위해, 그리고 슬픈 자를 위로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누가 4:18-19).

성탄의 모습

뉴욕에 계신 최효섭 목사는 성탄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우울한 Blue 크리스마스, 한번 멋지게 놀아보는 흥분의 Pink 크리스마스, 지난 날을 기억하는 회상의 Grey 크리스마스, 바람직하지 않은 불의한 Black 크리스마스,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X 크리스마스, 흰눈이 내린 White 크리스마스,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Yellow 크리스마스.

성탄은 무엇보다 눈이 오기를 기대하는 때이다. 우리가 사는 캐롤라이나 지역은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지만, 나에게는 성탄과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눈이 오기를 기다리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

한 해를 돌이켜보면 우리 마음속에는 남에게 털어 놓기 힘든 실수와 잘못, 아쉬움들이 눈처럼 쌓이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죄가 주홍 같아도 하얀 눈처럼, 진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깨끗이 씻어주신다고 하셨다(이사야 1:18). 그래서 성탄에 하얀 눈이 내리면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하얗게 씻어주시고 덮어주시는 듯한 위로를 받는다. 그런데 성 프란치스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에게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라”고 말씀하신다.

모두를 위한 좋은 소식

빌리 그레함 목사에게 어느 분이 물었다. “오랜 사역 중에 가장 좋았던 일이 무엇인가요?” “예수님과의 교제이지요. 그분의 임재를 느끼고, 그분의 지혜를 얻고, 그분의 인도와 가르침을 받는 것, 그것이 나의 가장 큰 기쁨(greatest joy)이었습니다.”

그분에게는 예수님과의 교제가 “큰 기쁨”이었다고 한다. 나의 손주들에게는 엄마가 가장 좋은 소식이지만, 이번 성탄에는 아기 예수의 탄생이라는 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손주들과 나누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을 위로하는 Yellow 크리스마스를 위해 이민생활에 마음이 상하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성탄이라는 가장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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