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 모시고 살자
얼마 전 남자친구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런 막장 시어머니는 없으니,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걸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라고요. 홀어머니 혼자 계시는데 따로 살면 자기 마음이 너무 불편할 것 같다고요.

그래서 제가 오빠의 사정을 들어보니 안타까워서 저는 결혼 안 해도 괜찮으니 연애만 하자고 했어요. 오빠가 결혼 안 하고 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저랑은 연애만 하자고요. 나는 헤어지지 않고 연애할 수 있으니 불안해하지 말라고 제가 이해하고 다독였는데, 남친은 오히려 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하더라고요. 우리도 나이가 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아야지, 어떻게 연애만 하자고 하냐고…

우리 어머니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래서 그럼 나랑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고 싶으면 어머니는 따로 사시는 게 맞을 것 같다, 나도 우리 부모님이랑 떨어져 사는 거 마음 아프지만 참고 결혼하는 건데, 오빠도 결혼을 선택할 거면 마음 아픈 걸 참아야 하지 않겠냐고 다독였어요. 나는 오빠의 어떤 선택도 존중하겠다고 했고요.

그런데 남친이 저보고 대뜸 너는 우리 어머니가 불쌍하지 않냐고 묻길래, 세상의 모든 부모는 아이를 낳고 키우며 희생한다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세상에 불쌍한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다고 했어요.

그러자 남친이 어머니 나이가 있으신데 어떻게 혼자 두냐고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길래, 어머니 혼자 둘 수 없으면 오빠가 같이 살아 드리면 되지 않냐고 저도 짜증스레 대답했어요. 오빠 어머니의 거취를 왜 자꾸 나한테 묻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요. 오빠가 결혼을 선택하든 연애를 선택하든 나는 둘 다 이해하고 양보를 해주겠다는데 왜 같은 말을 반복하냐고 화를 냈고, 똑같은 얘기 반복하기 싫으니 오빠가 잘 생각해보고 판단해서 제게 알려 달라고 했어요.

부모님이랑 사는 게 그렇게 힘들어?
그랬더니 남친이 자기가 무슨 선택을 할 수 있냐며 화를 내길래, 그럼 나는 얼굴도 모르는 오빠의 어머니 거취 문제를 내가 결정해야 하냐고 화를 냈죠. 그리고 나한테 결혼할 사람의 부모랑 같이 사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냐고 묻길래, 힘든 일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런 일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어릴 때 동화책만 보더라도 신데렐라, 백설공주가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았지, 왕자님 부모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은 본 적이 없다고, 나는 그런 결혼을 꿈꾸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어요. 내가 생각하는 결혼은 남편과 아이랑 한 집에서 사는 건데, 오빠가 어머니 모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나는 결혼도 포기하고 오빠를 만나주겠다는데, 지금 이런 오빠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고요.

너는 피도 눈물도 없구나!
그랬더니 남친이 저보고 피도 눈물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또 옛날 여자들은 시할머니까지 모시면서 살았다면서 난리를 피우더라고요. 그래서 오빠가 오빠 부모님 생각해서 피와 눈물이 난다면 나도 내 부모님에 대해 피와 눈물을 생각해볼 수는 있어도,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은 오빠의 욕심 때문에 내 인생 30년을 잘 모르는 사람과 한 집에 사는 불편함을 겪을 수는 없다.

그리고 옛날 여자들이 직업이 없어서 그랬을지언정, 요즘 여자들은 자기 일도 바쁘다. 오빠가 옛날분들을 만나고 싶으면 그런 시대를 겪은 최소 60세 이상의 여성분을 아내로 만나 결혼을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어요. 나는 옛날 여자들처럼 집에 있는 부엌데기가 아니고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하고 8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이 있고, 여가와 취미생활을 즐기는 현대 여성이라 나는 그런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하고 집에 와 버렸네요.

이런 경우면 남자가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자기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출처: 네이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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