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셰프, Carmen Kim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Niagara College Cook Apprenticeship
Canada Red seal Chef (캐나다 국가공인 기술자격)
Root & Bone Sous Chef
iamherishi@gmail.com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의 멋진 레스토랑 Root & Bone에서 부주방장(Sous Chef)으로 일하고 있는 김혜리 셰프입니다. 이번 호부터 10회에 걸쳐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제가 캐나다 최고 호텔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음식 레시피와 함께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각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음식 레시피도 참고하셔서 행복하고 맛있는 여러분의 인생 레시피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캐나다에 정착
저는 2012년 여름, 당시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던 남편과 결혼한 후 캐나다로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도착한 곳은 캐나다 동부 끝에 위치한 작은 섬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P.E.I.)였습니다. <빨간머리 앤>의 배경이 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지만, 겨울이 다가오자 일할 곳을 찾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큰 도시로 나가기로 결심하였고, 고심 끝에 선택한 두 번째 정착지가 캐나다 알버타 주의 에드먼튼(Edmonton)이었습니다.
넓고도 넓은 캐나다 땅을 가로질러 새벽에 도착한 에드먼튼. 그런데 집주인을 잘못 만나는 바람에 저희는 그나마 가지고 있던 많지 않은 돈을 전부 잃게 되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도시에서 이런 일을 당하게 되니 억울하고 황망하기 짝이 없었지만 해병대 출신인 남편과, 씩씩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행히도 감사한 분들을 만나 잠시 신세를 지게 되었고, 그분들의 은혜를 갚기 위해 남편은 추운 새벽부터 공사장에 나가 철근을 옮기며 열심히 일했고, 두 달만에 빚을 갚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잡 인터뷰
에드먼튼에서 드디어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후, 저는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돌입했습니다. 한국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일해온 저는 해외 생활은 처음이었지만 어디서든 빨리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어디든 지원하자!’라는 생각으로 100군데 이상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몇 군데서라도 연락이 오기를 바라면서요. 그런데 정말 그 중 한 군데에서 연락이 왔고, 저는 무조건 갔습니다.
당시 영어라고는 “Hello, How are you?” 밖에 못하던 저를 인터뷰하던 매니저가 저보다 더 황당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짜로 잡 인터뷰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첫 번째 잡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그곳에서 저를 채용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에 직접 부딪혀 어느 정도 가능성을 타진해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첫 번째 직업
인터뷰 연락을 기다리며 지내던 어느 날, 에드먼튼의 다운타운에 있는 한 호텔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곳도 제가 지원했던 곳 중 하나였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좋으니 저 호텔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호텔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일하러 올 수 있느냐는 말에 저는 “of course!”를 외치고 바로 그 호텔로 달려갔습니다. 누군가의 Sick call(질병휴가 전화) 덕분에 기회를 얻게 된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던 것은 3,000개는 되어 보이는 연회접시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습니다.(처음에는^^)
샥~샥~샥~ 접시에 스프레이를 뿌려 네모난 플라스틱 랙에 담아 디시워셔에 밀어 넣은 후 깨끗해진 접시를 다시 꺼내 정리하면 끝. 그리고 하루종일 반복 또 반복. 그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면 엄청난 쓰레기를 가져다 버리고, 매일 밤마다 키친 바닥을 청소하고……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저의 첫 셰프였던 James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는 앞으로 훌륭한 셰프가 될 거야!” 그의 말에 저는, ‘응? 내가 셰프가 된다고? 흠… 생각해본 적 없는데. 그리고 나는 요리전공자도 아닌데 어떻게 셰프가 될 수 있겠어?’ 하며 멋쩍게 웃을 뿐이었습니다.

호텔 셰프
그런데 James의 말이 점점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고, 일하는 요령을 빨리 터득했던 저는 호텔연회 때 파티셰(Pastry chef)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와~, 캐내디언은 디저트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서양 음식에서는 디저트가 완전 식사의 꽃이네. 너무 예쁘다. 요리는 예술이구나.’
그동안 제가 생각했던 요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언젠가 제가 배운 디자인과 요리를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제가 하는 일에 조금씩 더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1,000명이 넘는 호텔연회 준비는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음식을 만들고 플레이팅을 할 때마다 저의 디자인 감각을 발휘해 정성을 들였더니, 어떤 것은 제가 만든 것이 더 예쁘다는 칭찬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방 셰프와 파티셰가 함께 키친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제가 그곳에서 가장 오래 일한 사람이어서 파티셰가 하던 일을 자연스럽게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접시닦이부터 시작해 현장 영어를 배워가며 일하던 제가 처음으로 ‘쿡(Cook)’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 이민을 오게 되면 아무래도 영주권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저와 남편은 캐나다에 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오겠지.”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살다보니 정말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조건을 비교적 빨리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접시닦이부터 시작해 캐나다 TOP 100 파인다이닝의 부주방장이 되기까지, 지난 8년간의 흥미진진한 캐나다 정착 이야기와 정식으로 요리공부를 하게 되는 이야기. 다음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애플 화이트 발사믹 펌킨 씨드 비네그레트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쳐 있는 요즘,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식이섬유 섭취를 도와줄 맛있고 영양가 있는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이름은 애플 화이트발사믹 펌킨 씨드 비네그레트(Apple white balsamic pumpkin seed vinaigrette)입니다. 펌킨 씨드(호박씨)는 기호에 따라 넣거나 빼셔도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샐러드 ‘드레싱’은 주로 마요네즈가 베이스이고, 오늘은 달걀 노른자가 들어가지 않은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주로 하는 비네그레트를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4인분 기준
▶ 재료: 샬롯 ½개, 사과 1개, 홀그레인 머스타드 1큰술, 화이트발사믹식초 ½컵, 레몬주스 1큰술, 꿀 1큰술, 올리브유 ½컵, 호박씨 1큰술, 로즈마리 ¼줄기, 소금 ½작은술, 후추 ½작은술 (Tip : 샬롯은 양파로 대체 가능합니다.)

준비물

▶ 방법

1. 샬롯과 사과는 껍질을 제거한 후 작게 잘라 준비합니다.

2. 블렌더에 샬롯, 사과, 홀그레인 머스타드, 화이트발사믹식초, 레몬주스, 꿀을 넣고 블렌딩해줍니다. (Tip : 재료를 아주 잘게 썰면 포크나 휘스크로 섞어도 되지만, 블렌더를 사용하면 훨씬 간편합니다.)

3. 재료가 잘 갈아지면 올리브 오일을 천천히 추가하며 먼저 넣은 재료들과 오일이 완전히 섞일 때까지 블렌딩합니다.

4. 호박씨와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 넣고 한번 더 블렌딩해주세요.

5.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춥니다.

샐러드를 준비해 함께 드시고, 선호하는 치즈나 견과류 등을 곁들여 드시면 좋습니다. 저는 Goat cheese를 사용했습니다.

A.B.C Root Salad © 푸드스타일링 김혜리/ 사진 Brianna Goldie

제가 만든 샐러드는 뿌리야채들을 이용한 A.B.C Root Salad입니다(Apple, Beet, Carrot). 영양이 풍부한 어린잎채소와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사과, 비트, 당근의 조합인 ABC 샐러드는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혈액순환 개선, 내장지방 배출에 도움을 주어 체중조절과 노화방지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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