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영성 [상담 칼럼] 빈 구석을 채우는 균형의 미: Give & Take

[상담 칼럼] 빈 구석을 채우는 균형의 미: Give & 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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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칼럼] 빈 구석을 채우는 균형의 미: Give & Take
심연희 대표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RTP지구촌교회 사모

너~무 괜찮은 자매들
우리 교회를 비롯한 많은 지역 교회들과 코스타같은 청년집회를 보면서 갖게 되는 고민 아닌 고민이 하나 있다. 이 많은 크리스천 자매들의 짝 찾아주기 미션이다. 기도도 너무 열심히 하고, 신앙도 너무 좋고, 공부도 많이 했고, 너무 능력 있고 똑똑한 이 자매들을 보면서 뿌듯함과 동시에 시름에 잠기게 된다. 이 ‘너∼무’ 괜찮은 자매들이 자기가 ‘존경할 만한 배우자’를 찾을 때,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갈 우리의 ‘보통’ 형제들을 보면서다. 독신의 은사와는 거리가 멀고, 결혼을 하고 싶은데 하염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자매들을 보면서 얘기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 부디 너무 괜찮은 ‘엄친딸’ 대신 좀 빈틈이 있는 ‘허당’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빈 구석
우리는 모두 적당히 잘나고 적당히 부족한 구석을 가지고 태어났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만드시고 ‘돕는 배필’(창2:18)을 주신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리 모두가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빈 구석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도 ‘허당’의 면모가 있게 마련이다. 거의 모든 일을 철저하게 잘 해내는 사람들도 아차하고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너무 괜찮은 사람들은 잘못하면 도움 받는 법을 잊어버린다. 다른 사람이 내 옆에 다가와 도와줄 수 있는 빈 공간이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아주 열심히 일을 하다가 문득 돌아보면 나 혼자 일하고 있고, 나 혼자만 힘들어 원망하게 된다.

오래 가는 관계
오랜 시간 지속되는 인간관계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Give & Take의 특성이다. Give & Take가 적당히 균형을 이룰 때 그 관계가 오래 가는 것이다. 계속 주기만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받기를 당연히 여기기 시작하면서 억울해 지거나 지치게 된다. 내가 ‘봉’인가? 의심스러워진다.

계속 받기만 하는 사람은 좋을 것 같지만 사실 엄청 부담스러워진다. 상대가 많이 주다가 덜 주거나 안 주면 괜히 섭섭해지고, 또한 자꾸 받다 보면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신세를 많이 진 사람과의 관계가 어색해지고 안 좋아질 수 있다. 그래서 균형이 깨진 관계들은 종종 아름답지 않게 끝을 맺게 된다.

헌신의 끝
교회에서 소그룹을 돌보는 역할을 담당했던 한 리더는 참 헌신적으로 자신의 그룹을 섬겼다. 늘 사람들을 초대하고 가정에서나 일터에서 교제하고 밤 늦도록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룹원들의 대소사에는 열일을 제쳐 놓고 달려갔고, 세상에 둘도 없이 친한 관계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끈끈해야 할 관계가 종종 상처로 끝나곤 했다. 만나면 늘 자정을 넘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교제하며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 리더는 지치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렇게 진심을 다해 섬기고 시간을 투자했으면 이제는 그룹원들도 그것을 나누고 되돌려줄 때도 됐건만 사람들은 끝도 없이 기대기만 했다. 이제는 좀 덜 해도 되겠지 싶어 한 걸음 물러서면, 상대방은 자신이 뭔가 실수를 했나 싶어 긴장했다. 그리고 예전처럼 자주 불러주지 않는 것에 대해 못내 서운해 하고 때로는 배신감을 느꼈다.

받은 것이 많은 인생
많은 크리스천이 죽기까지 희생하며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섬겼던 예수님의 삶을 지표로 삼고 살아간다. 오른 뺨을 맞으면 왼쪽 뺨도 돌려대고, 겉옷을 달라 하면 속옷도 주며,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함께 걸으라고 하셨던(마5:38-42) 말씀으로 가치관을 형성한다. 그런데 인간관계 강의에서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그러면 우리보고 ‘Doormat(현관에 깔아 놓는 신발 매트, 동네북)’이 되라는 말인가요?”

언뜻 보면 크리스천이 ‘Doormat’을 자청하는 자존감 낮은 사람들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퍼줄 수 있는 데에는 한 가지 큰 비밀이 있다. 우리는 받은 것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먼저 시작된 예수님의 큰 사랑으로 생명을 받았고 마르지 않는 기쁨의 근원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받은 것을 퍼주며 크리스천은 삶의 Give & Take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일과 쉼의 균형을 이루어야 먼 길을 갈 수 있다. 너무 많이 쉬는 사람은 일을 하고 난 후의 쉼이 더 달콤함을 모른다. 너무 자신에게 집중돼 있는 사람은 섬김의 축복과 의미를 누리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Balance, 즉 균형의 묘미이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우리 모두에게는 약한 면이 있다. 안 그런 척, 강한 척할 뿐이다. 아내학교를 인도할 때, 아내들에게 농담처럼 하는 부탁이 있다. 제발 혼자서 가구 번쩍 번쩍 옮기지 말라고. 데이트에 대해 강의할 때 교회 자매들에게 부탁한다. 제발 교회 스피커 같은 무거운 짐 혼자 나르지 말라고. 남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때로는 그들을 도와주는 일이 된다. 왜냐하면 내가 도움을 청할 때, 상대방은 자신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상대방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동시에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해보자. 내가 차 태워 줄 테니 언제 커피 한 잔 사라고 말해보자. 이삿짐을 날라줬으면 짜장면을 얻어 먹자. 그래야 상대방도 덜 미안해 한다. 주고받는 것이 깍쟁이처럼 계산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 Give & Take를 잘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중요한 스킬이며 사역을 오래 해나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오늘은 좀 약해져 보자. 그러면 나를 도와줄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내일은 또 강해져도 보자. 나의 작은 도움이 누군가의 지팡이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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