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청용의 해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0년만에 돌아온 갑진년으로 푸른 용, 즉 청용의 해이다. 한민족에게 용은 수 천년간 우리와 함께 해온 친숙한 상상 속의 동물이다. 서양에서는 용이 불을 내뿜는 파괴와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동양에서는 용이 하늘로 승천하면서 비와 바람, 구름을 다스려 비를 내려주는 물의 신(水神)으로 숭상되었다. 물은 예로부터 생명의 근원을 의미했기에 민간에서는 1년 농사에 앞서 풍년을 기원하는 용신제, 가물 때는 기우제, 고기잡이를 나갈 때는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용왕제 등을 지내며 용을 희망을 주는 존재이자 최고의 권위를 가진 초자연적인 동물로 믿어왔다.
그 중에서도 청용은 동해 바다에 살면서 동쪽을 지키는 용들의 왕으로 여겨졌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용이 도를 깨우치면 비늘이 파란색이나 초록색으로 변하며 청용이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청용은 심해 용궁에 살면서 한반도의 동쪽을 지키고 다른 용들을 다스리는 가장 존엄한 동방의 수호신이 되었다. 이런 믿음들이 쌓여 용은 고귀한 혈통과 강력한 힘의 상징, 그 힘으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루어내는 진취적인 존재, 이를 통해 만백성을 구제하고 나라를 수호하는 든든한 희망의 상징으로 우리 민족의 고분벽화와 그림, 도자기, 그리고 민간신앙에서부터 구중궁궐의 왕실문화까지 우리 문화유산의 곳곳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갑진년 청용의 해를 맞아 하늘 높이 비상하는 한 해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개천에서 용 났어용
흔히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개천용’의 신화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새로운 ‘개천용’들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주는 나라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계은행(WB)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 100만 달러(한화로 약 13억) 이상을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약 1%가 금수저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계 인구의 ‘절대다수’가 개천에서 태어난 셈이다. 그러면 내가 금수저가 아니라고 비관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다행히 미국 개천에서 살고 있으니 기왕이면 개천에서 날아오른 용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떤가?
따라서 올해부터는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한 팔자를 탓할 게 아니라, ‘나는 개천용이 될 운명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이라는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루어가는 것이 어떻겠는가?
멋진 꿈을 꾸어용
흔히 꿈에서 용이 나오면 장차 큰 일을 할 귀한 자식이 태어날 태몽이거나 길몽으로 여긴다. 그런데 보통 사람 중에 용이 나오는 태몽을 가졌거나, 자다가 용꿈을 꾸어본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극소수일 것이다. 그러니 올해부터는 깨어서 자신과 세상을 위한 멋진 용꿈을 꾸자.
올해 꼭 이루었으면 하는 꿈은 무엇인가? 올해 연말이 되어 한 해를 되돌아 보았을 때, 이것을 이루어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할 만한 일 3가지는 무엇인가? 그것을 매일 기억하고 실천할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꿈을 이루었을 때, 그 기쁨을 어떻게 축하하겠는가?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 그 꿈을 생각하며 잠들고,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그 꿈을 생각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자. 그러면 매일 아침 우리 자신이 바로 올해 큰 일을 할 귀한 인재가 되는 것이다.
용두사미 이겨내용
새해를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로 시작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진정한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는 이 말을 기억하자.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긍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행동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긍정적인 생각-긍정적인 느낌-긍정적인 행동의 삼각편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새해의 꿈과 다짐을 끝까지 지킬 수 있고, 희망을 현실로 바꾸어 갈 수 있다.
기억하자. 당신은 스스로 개천용의 운명을 선택한 귀한 인재다. 올 한 해 간절하게 멋진 꿈을 꾸며, 행동으로 뒷받침하자. 그러면 당신은 반드시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이다.
이준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