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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미국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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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미국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한인들
뉴욕 맨하탄의 브로드웨이 32가에 위치한 한인 타운과 코리안 퍼레이드 장면 ©KOREAN LIFE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뉴욕 맨하탄의 브로드웨이 32가와 뉴욕 퀸즈의 플러싱 및 베이사이드, 그리고 뉴저지의 펠리세이즈 파크를 중심으로 발달한 한인 타운을 방문해 보면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플러싱 지역은 노던 블러바드를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한글 간판들이 마치 서울의 한 곳을 옮겨 놓은 듯하다.

여기에 중국인 타운까지 추가하면 여기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일부라고 착각할 정도로 한인 타운과 중국인 타운이 빠른 속도로 세를 확장해 가고 있다.

미 연방 센서스국이 지난 9월 13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인구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해 9% 가까이 늘어났고, 이 기간 동안 미국으로 이민 온 인구의 35%가 아시아인이었다고 한다. 또한 아시아인들은 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아 구매력 신장률도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맨하탄 지역의 높은 렌트비 때문에 퀸즈와 플러싱 지역으로 유입되는 중국 자본이 그 일대의 스카이 라인을 바꿔 놓는 속도를 보노라면 ‘차이나 인베이전’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한인 및 아시아 인구가 빠르게 늘어감에 따라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KOTRA 뉴욕무역관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예술, 스포츠, 요식, 뷰티, 영화, 게임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으며, 2017년 미 의회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18명이라고 한다.

지난 11월 6일 중간선거 결과 캘리포니아에서 출마한 영 김(Young Kim)이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막판에 아쉽게 낙선했지만, 뉴저지에서 출마한 앤디 김(Andy Kim)은 하원에 당선되었다. 앤디 김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많은 젊은 한인 정치인들이 미국 정치의 중앙무대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들의 이민 역사가 깊어지면서 한인 2세, 3세들의 숫자가 늘었고, 그들에게는 미국이 나의 집이고 내 나라이며, 그들은 명실상부한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그 주인들을 대리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따라서 우리 한인 2세, 3세들이 한인들과 아시아인, 그리고 나아가 백인, 흑인, 중남미인 주민들을 대리하는 정치 지도자가 되도록 생각을 키워줘야 한다. 더 많은 리더들이 배출될수록 한인 사회 전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영향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민 1세들이 주로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경제적 기반을 닦았다면, 이민 2세, 3세들은 그것을 발판으로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