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 캐롤라이나 서쪽으로 가면 블루릿지 산맥을 따라 군데군데 도시들이 있고 그곳에 작은 한인교회들이 있다. 그 중에 예전에 가구단지로 유명했던 히커리(Hickory)에가면 트라이시티한인침례교회와 이 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상범 목사님 부부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이 교회와 인연이 닿게 된 것은 샬럿에 살다가 블루릿지 산 아래로 이사를 가면서였다. 그때 그 근처 닭공장으로 이민을 오신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을 통해 히커리 근방에 한국 이민 가정이 약 40가구 정도 있고 그분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자원하였고, 이상범 목사님이 교회 공간을 선뜻 내주신 덕분에 약 1년 정도 그 교회에서 영어공부 모임을 갖게 되었다.

이상범 목사님은 임업을 전공하신 분답게 블루릿지 산에서 자라는 온갖 약초와 버섯, 산삼에 대해 조예가 깊으셨고, 우리에게 귀한 약차를 만들어 대접해 주시곤 했다. 또 어느 성도분이 선물한 청란(푸른빛이 도는 계란)을 직접 부화시켜 교회 옆에 닭장을 만들어 키우셨는데, 가끔 그 귀한 청란을 영어수업에 오신 분들께 나눠 주시기도 했다.

작은 교회라 성도가 많지는 않았는데 일요일 예배 후에 늘 함께 점심을 먹으며 말 그대로 가족처럼 서로 얘기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교회공동체였다. 그 중에 이말선 성도님은 우리 영어공부 모임의 우등생이기도 하셨는데, 크리스마스가 되면 직접 뜬 목도리와 핸드폰 가방, 수세미 등을 선물해 주시며 따듯한 사랑을 듬뿍 나누어 주셨다. 목사님 사모님께서도 설이 되면 떡국을 끓여 주시고 좋은 날에는 잡채를 만들어 나누어 주셨다.

목사님이 산삼 채취 면허를 갖고 계셔서 같이 산삼을 캐러 가기로 했는데, 우리가 이사를 오는 바람에 아직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올 가을에는 꼭 트라이시티한인침례교회를 방문해서 오랜만에 여러 성도님들께 안부 인사도 드리고, 목사님과 함께 블루릿지 산으로 산삼을 캐러 가야겠다. 참, 산삼을 캐러 갔다가 목사님처럼 곰을 만날 수도 있으니, 그럴 땐 죽은 척 엎드려 기도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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