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수마을 블루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화두가 된 100세 시대에는 가능하면 몸과 마음의 젊음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5대 장수마을로 불리는 ‘블루존(Blue Zone)’ – 그리스 이카리아, 이탈리아 사르데냐, 미국 로마 린다, 코스타리카 니코야반도, 일본 오키나와 – 에 사는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그들은 특별히 장수를 추구하지 않았다. 그저 일상적인 음식을 먹고, 몸을 많이 움직이며,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았다. 그 결과 80세, 90세, 100세에도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고, 암과 치매 발병률도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5곳의 블루존에서 찾은 9가지 공통점을 ‘파워 나인’이라고 부르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일상에서 꾸준한 신체 활동
2. 삶의 목적의식
3. 식물성 위주의 식단
4. 80%만 먹기
5. 하루에 와인 2잔
6. 마음 내려놓기
7. 가족 우선 사고방식
8. 영적인 활동과 신앙생활
9. 지지하는 친구 그룹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세계 5대 블루존 중 4곳이 섬이나 반도였고, 기후가 대체로 온화한 편이어서 자연환경으로 인한 재해나 스트레스가 적은 지역이었다. 이 9가지 공통점을 미국 LA의 도시 세 곳에 적용한 ‘블루존 프로젝트’를 실행한 결과, 7년만에 아동 비만율 68% 감소, 성인 비만율 15% 감소, 흡연율 36% 감소, 일일 스트레스 지수 10% 감소, 직접 의료비 7,400만 달러 절감, 건강평가점수 미국 전체 3등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도 각자의 삶에서 블루존 프로젝트를 실천해보면 어떨까?
욕심껏 많이 먹어봐야 빨리 늙고 빨리 죽을 뿐
블루존의 9가지 공통점 중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항목은 80%만 먹기가 아닐까 싶다. ‘소식’하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예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세상은 넓고 맛있는 건 많으니 식탐을 자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어린 시절에 가난하게 자라서 음식에 대한 무의식적 갈망이 있는 경우라면 더 깊은 차원의 자기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어쨌거나 지금부터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내 위장을 스몰 사이즈로 만드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위장은 평소 자기 주먹보다 약간 더 크고, 내벽에 쪼글쪼글한 주름이 잡혀 있다. 위가 비어 있을 때의 용적은 약 50ml 정도인데, 최대로 팽창되었을 때는 약 1리터에서 1.5리터 정도까지 늘어난다.
그런데 과식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배가 불러서 잘 움직이지 않게 되고, 자신의 총 에너지의 60%를 오로지 음식을 소화하는 데 사용하게 된다. 게다가 음식을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긴 만큼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도 더 많이 배출되는데, 이 활성산소는 노화와 질병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할수록 세포막, DNA, 세포구조의 손상이 많이 일어나고, 콜라겐을 파괴해 피부 세포의 재생능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고 잡티가 올라오게 된다.
미국 바이오 메이컬 연구팀의 실험 결과 많은 양의 음식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활성산소가 노화를 일으키는 만큼, 반대로 음식 섭취량을 20~30% 줄이면 대사가 느려지면서 노화 진행도 느려지고, 노화와 관련된 질병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욕심껏 많이 먹고 싶다는 생각 대신, 음식을 많이 먹어봐야 소화시키느라 에너지를 다 쓰게 되고, 소화 기관을 혹사시켜 위장병만 생기고, 과잉된 영양소와 노폐물이 피를 오염시키며, 활성산소 때문에 세포가 손상되어 빨리 늙고, 면역시스템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져 빨리 병들어 죽을 뿐이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과식은 가장 미련한 습관 중 하나다.
하루 2끼 식사법
요즘에는 하루에 3끼를 먹는게 일상이지만, 과거에는 아침 저녁 하루 2끼 식사가 일반적이었다. 고려 중기 <고려도경>에 보면 ‘고려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고, 조선시대에도 1일 2식이 원칙이었다. 아침 일찍 밥을 먹고 농사일을 하는 농부들의 경우에는 중간에 간단한 새참을 먹었다.
점심은 산업화 이후 출퇴근 문화가 시작되면서 정착되었다. 공장과 기업에서 노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침과 저녁 사이에 정해진 식사 시간을 만들었고, 현대 사회에서 직장생활이 일상으로 확대되면서 점심이 제대로 된 한끼 식사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생체리듬을 고려하면 하루 2끼 식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아침에 한 끼와 늦은 오후에 점심을 먹는 것이다. 저녁에 배가 많이 고프면 물을 마시거나 사과, 바나나 등을 약간 먹고 지나가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저녁을 건너뛰거나 가볍게 먹게 되는데, 한 달만 이렇게 하면 매우 긍정적인 신체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저녁식사는 적에게나 주어라
우리는 하루 3끼 중 저녁식사를 가장 푸짐하게 차려 먹는데, 무거운 저녁식사는 우리 몸에 매우 큰 부담을 준다. 그래서 독일 속담에는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서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이 있다. 스페인이나 중국 속담에도 ‘저녁식사는 적에게나 주어라’, ‘저녁식사는 많은 무덤을 만들 뿐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저녁을 많이 먹게 되면 완전 소화가 되기까지 5시간에서 8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세포 재생과 해독, 상처 치료에 사용할 에너지를 계속 소화를 위해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몸이 무겁고 피곤한 상태로 다시 아침을 먹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따라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한 달 정도 하루 2끼 식사를 실천하며 자신의 신체 변화를 관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달간 1일 2식을 했을 때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몸에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이다. 그동안 저녁식사 후 소화에 사용하던 에너지를 세포 재생과 해독, 상처 치유에 사용하고도 남은 에너지가 충전되기 때문에 아침에 피로감 없이 상쾌하고 가볍게 일어날 수 있게 된다.
또한 위와 장의 소화기 질환이 크게 개선된다. 사람이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하루에 만들어내는 소화액이 타액, 위액, 쓸개즙, 췌장액, 장액 등을 합해 무려 6리터나 된다. 나이가 들면 소화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식사량도 자연스럽게 줄여주는 것이 좋다. 특히 그동안 가장 많은 소화액이 필요했던 저녁식사를 건너뛰게 되면 소화기관이 무리하게 소화액을 짜내기 위해 애쓰지 않게 되고, 밤 동안 휴식을 취하며 내장 기관을 치유할 수 있어 소화기 기능이 크게 개선된다.
그리고 저녁에 위장이 비어 있으면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과 노화를 억제하는 성장 호르몬(HGH – Human Growth Hormone)이 분비되는데, 성인과 노인들에게 성장 호르몬은 젊음을 유지하고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근육과 혈관이 점점 사라지게 되는데, 저녁에 위장이 비어 있으면 이 젊음의 호르몬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저녁을 건너뛰면 쓸개즙이 낭비되지 않아 간의 해독 능력이 개선되면서 피부도 맑고 깨끗해진다. 따라서 최상의 건강 상태를 만들기 위해 한 달만 1일 2식을 실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