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상황에서도 가벼운 유머를 사용할 줄 아는 리더가 존경받는다. ©daily.co.kr
고현숙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코칭경영원 대표 코치 [email protected]

농담으로 시작하기
노부부가 극장에 갔다. 자리에 앉자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다.
“그 자리 찬바람 안 들어와?”
“네, 괜찮은데요.”
“의자가 삐걱거리진 않고?”
“아뇨, 쿠션도 괜찮네요.”
아내는 생각했다. ‘참 세심하게도 챙겨주네.’ 그때 남편이 말했다.
“그럼 나랑 자리 바꿔.”
하하하. 농담으로 새해 첫 칼럼을 시작해본다. 새해 경제전망도, 정치·사회 상황도 하도 불확실하고 어둡다고 하니 이렇게라도 살짝 웃으며 시작하시길 바라며.

긍정적인 정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게 해준다
긍정 심리학자인 바버라 프레드릭슨 교수는 ‘긍정적 정서의 확장 및 구축 이론(Broaden-and-build theory of positive emotion)’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서, 즉 감정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힘이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정서가 크게 작용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사고와 행동의 레퍼토리를 넓혀주는 확장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운동을 통해 좋은 기분과 활력을 느끼면 기억력이 증진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게 된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나 회복력도 높아진다고 한다.
반면 부정적인 정서는 옵션을 줄이고 시야를 제한한다. 진화론적으로 인류는 부정 편향을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비판을 받으면 ‘생존이 위태롭다’는 무의식적인 방어모드가 발동된다. 이는 분노, 좌절, 도피, 무기력 같은 비합리적 반응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긍정적인 정서는 ‘여기에 발전할 기회가 있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적절한 위기 의식은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게 사람의 창의성을 죽일 정도여서는 안 된다.

문제를 가볍게 다룰 수 있는 능력
코칭을 할 때도 나는 사안을 가볍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상사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그것을 심각한 일로 받아들이며, 상사는 압제자이고 자신은 희생자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코치는 그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야 할까?
이때 가장 나쁜 것은 코치가 구원자 같은 심리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드라마 트라이앵글’이라 한다. 현실이 아닌 부정적인 상상에 기반한 각본이기에 드라마타이즈, 즉 극화되었다고 말한다. 코치는 상대가 현실이 부조리한 것임을 이해하고 껴안을 수 있도록 사안을 가볍게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때 필요한 것이 큰 시각과 유머다.

리더의 정서는 전염성이 강하다
리더의 정서는 특히 전염성이 강하다. 조직 내에서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북돋우고 싶으면 모든 사안을 너무 심각하게만 다루지 말고 때로는 가볍게 유머를 사용해보자.
긍정 정서는 과거에 대해서는 성취감과 자부심, 안도감을 느끼고,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성과 희망, 신념, 신뢰를 갖게 한다. 이때 유머는 현재의 긍정 정서에 강력하게 작용한다. 기쁨과 열의, 몰입, 즐거움이 있는 새해를 원한다면 유머를 통해 조직에 긍정적인 정서를 전파하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은 이왕 유머로 시작했으니 실없는 농담으로 마무리를 해본다.

질투심이 강한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 내가 먼저 죽으면 재혼할 거지?”
“아니, 안 할 거야.”
“흥, 말로만 그렇지, 당신은 분명히 재혼할 사람이야!”
“아니야~.”
“재혼하면 그 여자랑 우리 단골 식당에도 가겠지?”
“아니라니까!”
“하~, 이 가구랑 침대도 다 그 여자 차지가 되겠네?”
“그럴 일 없다니까!”
“새로 산 내 골프채도 그 여자가 치겠네!”
“아이, 정말! 절대 아니야! 그 여자 왼손잡이라구!!!”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