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와 개구리
내게는 오래된 그림이 한 장 있다. 황새에게 머리부터 잡혀 먹히게 된 개구리가 마지막까지 죽을 힘을 다해 황새의 목을 조르고 있는 이 유머러스한 그림은 내 책상 앞에 항상 자리잡고 있다.
나는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 그림을 들여다보곤 했다. 이 그림은 내가 사업적인 곤경에 빠졌을 때 그 누구보다 실질적인 격려를 해주었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일깨워주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회를 살피면 헤쳐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이 개구리를 보며 얻을 수 있었다.

실패 너머 실패
미국에 이민 와서 우리 가족이 운영하던 비즈니스가 차츰차츰 성장하면서 나는 가족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것에서 벗어나 보려 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에 계속 도전했지만 결국 몇 년간의 수고가 다 물거품이 된 날 아침에도 나는 이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재산보다 많은 빚을 가지고 타국에서 실패를 딛고 일어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절망감이 온 몸을 싸고 돌았고, 나의 실수로 부모님의 노후와 아이들의 장래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죄책감과 슬픔이 머리를 쥐어뜯게 하던 시절이었다.

개구리의 용기로
어느 수요일. 아침저녁으로 지나다니는 길에 있던 휴스턴에서 유명한 소매 유통업체가 경영자들의 이권다툼 끝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장 하나당 시세가 400만 달러나 된다는 그 회사는 내 형편으로 욕심을 내기에는 터무니없었다. 더군다나 동양인에게는 절대 넘기지 않는다는 이상한 소문도 들렸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68달러(68만 달러가 아니다)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당장 그 회사의 사장을 찾아내 약속을 잡고 그 업체의 거래 은행을 찾아가 은행장과 부행장을 만나 도와달라 부탁을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아침마다 그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그 회사를 바라보며 “저건 내 꺼다. 저건 내 꺼다.”라고 100번씩 외치고 지나갔다.
그로부터 8개월을 쫓아다닌 후, 나는 4개의 열쇠를 건네 받았다. 죽어가는 회사를 살리는 나의 재주를 믿어준 은행과 내 억지에 지쳐버린 사장은 100% 융자로 40년된 비즈니스를 나에게 넘긴 것이다.
동요하는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이익의 25%를 나누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을 다독이며 비즈니스를 키워나갔다. 매출은 1년만에 3배가 올랐고, 이듬해에는 추가 매장도 열었다.
만약 그때 내가 절망만 하고 있었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그 개구리처럼 마지막까지 황새의 목을 움켜쥐고 버티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절대 포기하지 마라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절망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결코 다가서지 못할 것 같은 부부 간의 이질감, 평생을 이렇게 돈에 치여 살아가야 하는 비루함, 실패와 악재만 거듭하는 사업, 원칙과 상식이 보이지 않는 사회 정치적 모멸감. 이런 모든 절망 앞에서도 부디 개구리의 마지막 몸짓을 생각하기 바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 인생은 불과 다음 해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이곳에 살고 있을까? 나는 과연 내년에도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하루하루 격랑의 바다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 모두에게 나는 이 개구리의 용기를 보여주고 싶다.
황새라는 운명에 대항하기에 개구리 같은 나 자신이 너무나 나약하고 무력해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당신의 신념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운명이라는 거친 손이 당신의 목덜미를 휘감아 치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그리고 오늘부터 마음 속에 이렇게 용감한 개구리를 한 마리 키우시기 바란다.

출처 : 김승호, <자기경영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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