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 걸음 한 걸음, 내가 원하는 삶에 집중하고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며 살아가자. ©Agoda
심연희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RTP지구촌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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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 가장 좋은 것
큰딸이 대학에 갈 때 타주로 떠나는 아이에게 당부한 말이 하나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자신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을 택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을 위해 가장 좋은 음식, 가장 좋은 활동, 가장 좋은 곳, 가장 좋은 사람들, 가장 좋은 말을 선택하며 살라는 바람이었다. 늘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부모의 그늘을 떠날 때, 부모가 자신을 사랑해주었듯 스스로도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피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며 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것은 당연하고 쉬운 말 같지만, 실제로 우리는 자신에게 좋은 것을 선택하지 않을 때가 많다.
좋은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을 선택해 기억하고, 좋은 사람보다는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 옆에 머무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신에게 건강하고 좋은 환경보다는 유혹과 자극이 넘치고 결국은 해로운 환경을 선호하기도 한다. 몸에 좋은 음식보다는 당장 입맛을 만족시키지만 건강에는 안 좋은 음식을 선택하기 쉽다. 기쁨보다 미움을 선택하기도 한다.

“쓸모없는 흑인 남자”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라는 말은 언뜻 들으면 이기적인 가르침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항상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며 살아가다보면 그 끝은 결국 하나님과 맞닿으리라는 믿음에서 나온 부탁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항상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삶에서 용기 있고 선하고 좋은 선택들을 했던 사람들을 본다.
최근에 40대 초반에 흑인으로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연방대법원 판사가 되었던 클레런스 토마스(Clarence Thomas)의 자서전을 읽게 되었다. 그의 정치적 견해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삶은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태어나서 딱 두 번 만났던 그의 아버지는 시계를 사주겠다던 그 단 하나의 약속도 결국 지켜내지 못했다. 어머니는 그 책임감 없는 아버지에게서 세 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미혼모로 혼자 아이들을 잘 키워낼 수 없었다. 어린 클레런스는 먹을 음식이 없고 씻을 물이 없는 할렘가의 아파트 계단에서 요강을 들고 내려오다가 넘어져 오줌 위에 뒹굴기도 했고, 가난한 흑인 아이라며 수없는 무시와 경멸 속에 자랐다. 학교도 툭하면 빠지기 일쑤였다. 그러다 결국 클레런스는 외할아버지와 의붓할머니의 손에 넘겨졌고, 그 일이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숨도 못 쉬게 엄하고 체벌도 자주 했던 할아버지를 클레런스는 자신의 유일한 아버지로 묘사한다.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지는 않았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늘 열심히 일하며 손자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주려고 몸부림쳤던 할아버지. 정직하게 노력하며 살았던 할아버지가 그의 가장 큰 롤모델이었다.

그러나 그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할아버지의 기대와는 다른 학교, 다른 직업을 선택했고, 두 사람의 정치적 견해 차이와 할아버지의 무지함에 대한 도전 등으로 인해 두 사람은 크게 사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머리가 커졌다고 자신에게 대들고 도전하는 클레런스에게 할아버지는 악담을 퍼부었다.
“너도 니 애비처럼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흑인 남자로 살 거다.”
그후 클레런스는 예일대 법학과를 어렵게 졸업했고, 졸업 후에도 인종차별 속에서 힘겹게 직장생활을 전전해야 했다. 그때마다 그는 할아버지의 말을 기억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었다. 아버지처럼 쓸모없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할아버지에게 꼭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버텼다. 그리고 대법원 판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셀 수도 없는 도전과 위협, 그리고 근거 없는 스캔들을 견뎌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에게 인생을 신념대로 살아가는 최고의 가치를 가르쳐준 할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신앙을 굳건하게 붙들었다.

더 좋은 선택
인종 차이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개인적 차이를 보이는 삶의 모든 부면에서 우리는 차별을 받기도 하고, 차별을 하기도 한다. 생김새가 달라서, 성별이 달라서, 교육 수준이 달라서, 사회적 지위가 달라서, 하다 못해 키나 몸무게가 달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동시에 그 차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은 생각보다 잔인한 곳이기도 하다. 상처 입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부모에게 “쓰레기”라는 욕설을 듣고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내담자들을 만난다. 친구들이나 동료에게서 가십과 왕따의 희생양이 된 아픈 영혼들을 만난다.
그런데 그 와중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또 다시 희망을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만난다. 최악의 환경에서 나고 자라고 살아가던 클레런스라는 사람을 그저 환경의 희생자로 주저앉히지 않은 힘은 무엇일까?
그는 분명 더 좋은 것을 선택했다. 차갑고 엄격했던 할아버지보다 강인했고 부지런했던 할아버지를 기억했다. 수많은 음모와 위협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옳은 것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선택했다. 자신을 좌절시키려는 적들보다 이 나라와 국민들을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과 꿈에 초점을 두었다.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매일매일 걸음을 멈추지 않기로 선택했다.

연말이 들뜬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때로는 묘한 우울감을 준다. 아직 해내지 못한 일들에 대한 미련, 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후회, 잘 안 풀린 상황에 대한 좌절감에 젖기 쉬운 때이기도 하다. 세상도 나도 우리 가족도 여전히 변하지 못했음에 한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새롭게 다가오는 새 날에 대한 기대, 이제껏 삶의 도전들을 감당하고 버틸 수 있게 했던 힘을 기억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누군가 던진 뼈아픈 한마디를 되새기기보다 이제껏 부족한 우리 곁을 지켜준 가족, 친구, 교우들에 감사하기로 작정할 수 있다. 이 어두운 시대에 절망하기보다는 이곳에 빛으로 오신 겸손한 아기 예수의 사랑을 기뻐할 수 있다. 더 좋은 것, 나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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