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어학원은 YC College!
서울 강남만큼이나 유명 영어학원들이 즐비한 부산에서 2014년에 작은 영어학원 하나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생각했다.
“곧 망하겠네…쯧쯧쯧.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다 영어학원을 열었대?”
그런데 사람들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 학원은 6개월만에 매출 800%를 돌파하며 당당하게 부산 영어학원의 1등 브랜드가 되었다. 이 학원의 이름은 YC College이고, 이 학원을 시작한 사람은 현재 YC College의 마케팅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문영호 대표이다.
그는 영어가 많은 이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성인 영어회화 전문 학원을 열게 되었다. 그런데 학원의 수업이나 강사, 커리큘럼이 매우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YC College를 선택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학원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마케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행착오 끝에 자기 학원에 걸맞은 마케팅 전략을 찾아 적용한 결과 부산의 대형 프랜차이즈 영어학원들을 제치고 6개월만에 매출 800% 달성과 더불어, ‘부산 영어학원은 YC College!’라는 1등 브랜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1호점에 이어 2호점을 열고, 3호점을 개원을 앞둔 시기에 코로나가 터졌다. 그때 초등학생 학원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보고 초등학생 영어회화 전문학원 YC 주니어를 열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닭볶음탕 전문 ‘오쓰식당’을 열어 자신이 그동안 배우고 익힌 브랜딩 전략으로 역시 작은 성공을 거두었다.
도대체 마케팅이나 브랜딩이 뭐길래 이런 도깨비 방망이 같은 힘을 발휘하는 것일까? 다행히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핵심들을 <팬을 만드는 마케팅>이라는 책에 담아 놓았다. 따라서 매출이 안 나와서 고민인 분들은 YC College의 사례를 통해 브랜딩에 한 발 다가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 업의 본질, 내 상품의 본질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전에, 혹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오너라면 스스로 가장 먼저 생각해보고 답해 보아야 할 질문들이 있다.
1. 왜 창업하셨어요? 이 사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2. 왜 이 아이템을 선정하셨어요? 이걸 통해서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싶으세요?
3. 고객은 왜 우리 가게에 와야 하나요? 왜 우리 제품을 사야 하나요?
-<작지만 큰 브랜드> by 우승우, 차상우, 한재호, 엄채은
이 질문들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본질과 내가 파는 상품과 서비스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문영호 대표는 마케팅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한다. ‘사람들의 고민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아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 그리고 YC College가 하는 일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한다. ‘영어를 통해 누군가의 꿈을 이루어주는 일’. 그가 운영하는 오쓰식당의 본질은 이렇게 정의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제공하는 일’.
그렇다면 화장품 파는 회사의 본질은 무엇일까? ‘좋은 화장품을 통해 누군가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 오너라면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문영호 대표는 항상 이것을 기억하며 학원의 강사님들에게 “수업 잘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는 수강생들의 꿈을 이뤄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수업을 잘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화장품 회사도 단순히 ‘매출을 높이자’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자’고 말하는 것이 매출 향상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자신이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도 비슷한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이것이 정말 고객들이 원하는 것인가? 이것이 고객들의 삶에 진짜 도움이 되나? 이것이 없어진다면 몇 명의 사람들이 아쉬워할까? 이것을 내 가족에게도 권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해 보면 내 제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이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없다면 당장 바꾸거나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브랜드 미션과 비전
문영호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고민한 다음, 아래의 질문을 통해 YC College의 비전과 미션을 정의했다.
브랜드 비전: 어떤 문제를 해결해서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브랜드 미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스타트업 브랜딩의 기술> by 앤 밀튼버그
YC College는 공교육이 해결하지 못한 ‘영어 말하기’ 문제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해서 누구나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돕는 것을 비전으로 정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수강생들이 가장 빨리 영어를 배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수강생들이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을까? 수강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은 없을까?’ 등의 질문을 하며 ‘즐거운 영어학습 경험 제공’이라는 미션을 정했다. 이를 위해 YC College는 2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강사만 채용했고, 매달 영어권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파티와 의미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브랜드 스토리 만들기
유명하지 않은 신생 브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스토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신발 중에 락포트(Rockport)라는 정장화 브랜드가 있다. 정장에 맞춰 신는 구두는 보통 발이 편하지 않은데, 락포트는 ‘편한 구두’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이 브랜드의 부사장이 직접 락포트 구두를 신고 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한 것이다. 그 결과 락포트는 ‘마라톤을 뛰어도 될 만큼 편한 구두’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좋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려면 다음 3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1.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문성
2. 고객에게 사랑 받기 위한 정감성
3. 고객에게 존중을 얻기 위한 공감성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믿을 만한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파스타 전문점이라 맛있습니다’ 대신, ‘이탈리아 현지 식당에서 7년간 일한 셰프가 만든 파스타라 맛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YC College도 ‘영어 잘 가르치는 영어학원’ 대신에 ‘2년 이상 경력직 강사만 채용하는 영어학원’이라는 점과 ‘주 4일 매일 2시간 30분씩 진행되는 YC College의 집중 수업 방식은 뇌과학을 전공한 하버드 의대 교수의 감수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정감성은 고객에게 호감을 주어 왠지 끌리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YC College는 수강생들이 즐거운 영어학습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매월 요트나 클럽, Pool을 빌려 외국인들과 다양한 파티를 열고, 수강생들에게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굿즈를 선물하는 등 호감도를 높이는 참신한 이벤트를 계속 진행했다.
또한 오쓰식당에서는 정감성을 높이기 위해 매일 SNS에 그날의 매출을 공개했다. 그러자 고객들이 매일 매출을 보면서 응원을 보내주고, 매출이 떨어진 다음날은 직접 가게에 와서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감성을 높이는 요소 중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디자인적인 요소이다. 소비자는 가게의 간판이나 메뉴, 웹 사이트의 상세 페이지 등을 보고 5초 이내에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좋은 제품에 매력적인 디자인을 입히는 것도 꼭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공감성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에 소비자들이 공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의류를 판매하는 회사, 신발 하나를 사면 제3세계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무료로 제공하는 회사,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회사 등이 좋은 예이다.
이를 위해 YC College는 모든 직원들과 강사들이 주 4일 근무를 하고, 수강생들의 복지를 위해 강의실 밖에 넓은 책상들을 배치했다. 또한 숙제를 잘해오면 학원 내 무료 카페에서 외국인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음료교환권을 준다. 더 나아가 다양한 기부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수강생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터널 브랜딩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직의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우리 가게의 성공을 바라도록 이끌어야 한다. 오너가 매출에만 신경을 쓰거나, 손님들만 신경 쓰면서 직원들을 소홀히 대한다면 직원들이 가게의 성공을 바라지 않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널 브랜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협력과 응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리더가 먼저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리더의 뜻에 동의하고, 우리 조직을 더 좋아하며 응원하게 만드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YC College에서는 직원과 리더가 일 잘하는 법을 문서로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그 중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YC College에서 일 잘하는 법>
1. 정시 출근에서 정시 퇴근까지 시간을 지켜주세요.
2. 개인적인 카톡은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해주세요.
3. 기분 나쁠 때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의견을 표현해주세요.
4. 여러분의 도전에 대한 모든 책임은 YC College가 져요.
5. 솔루션 없이 불만만 갖게 될 때가 YC College와 이별할 때예요.
<YC College 대표가 일 잘하는 법>
1. YC College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는 대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표 잘못으로 생각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 의사결정의 3가지 기준
첫째, 수강생의 영어 실력을 가장 빨리 늘려 그들의 꿈을 이루게 돕는다.
둘째,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셋째, 학습 경험이 수강생들에게 의미 있는 추억이 될 수 있게 한다.
3. 대표는 반드시 직원을 성장시키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팬클럽이 있는 영어학원
YC College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 팬클럽 모임과 단톡방을 운영한다. 금요일 새벽 6시에 광안리 해수욕장에 모여 근처 호텔의 조식 뷔페를 즐기며 굿즈 선물도 받고, 단톡방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도 한다.
YC College의 한 달 수강료는 평균 300 달러 정도로 싸지 않다. 하지만 3개월 이상 다닌 후 만족도가 무려 98.8%, 재등록율도 74%에 이른다. 부산에 산다면 한번쯤 이런 학원에 다녀보고 싶지 않을까? 그리고 비즈니스를 열심히 하는 것 못지 않게, 브랜딩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정경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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