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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한국계 월가 회장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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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칼럼] 한국계 월가 회장 멀지 않았다
미국 최대의 증권회사 메릴린치의 최초의 흑인 회장인 스탠리 오닐과 한국계로서 메릴린치 사장에 오른 다우 김, 그리고 월가의 떠오르는 샛별 대니얼 안 © KOREAN LIFE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필자는 최근 뉴욕에 출장을 다녀왔다. 35년 전 미국에 유학와서 10여년 간 살았던 곳이 뉴욕이라 나에게는 항상 반가운 곳이다. 또한 젊은 시절 Stock Broker 자격증을 가지고 근무했던 곳도 뉴욕이라 뉴스에 자주 나오는 월가(Wall Street)역시 가깝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항상 빠질 수 없는 자식 이야기가 나왔다. 그중 한 분의 아들이 월가의 투자은행에 근무하는데 보너스를 포함한 연봉이 수백만 달러에 달했다. 그 지인의 아들뿐만 아니라 필자의 대학 동기의 아들도 월가의 투자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한인 2세들의 활약상을들을 때마다 반가움과 부러움, 든든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30여년 전 필자가 Stock Broker로 일할 때 한인 2세들이 이제 막 월가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후 30년이 지났으니 그들이 고위직으로 승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의 월가는 전세계의 돈이 모이는 곳이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 증권거래소가 위치한 월가에는미국 명문대 MBA 출신들이 큰 꿈을 안고 모여든다. 물론, 그들이 모두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한인 1.5세와 2세들에게 큰 믿음과 희망을 건다.

월가의 money game은 여러 면에서 우리 한인들에게 잘 맞는 업무이다. 세계인들이 잘 알고 있듯이 한인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월가의 money game 역시 가장 기본은 수학이다. 수학의 귀재들인 한인 2세들이 명문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면 과거에 비해 인종차별이 많이 없어진 월가에서는 취업 1순위다.

따라서 이제는 골드만 삭스에 취직한 한인 2세가 30년 후 그 회사의 회장이 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미국 최대의 증권사 메릴린치에서는 이미 17년 전에 스탠리 오닐(Stanley O’Neal)이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회장직에 올랐다.

가난한 노예의 후손인 오닐은 고등학교 졸업 후 제너럴모터스(GM) 조립 라인의 시간제 노동자로 취직했다. 그리고 GM의 사내 대학을 거쳐 학비 지원을 받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에 진학했다. 졸업 후 GM으로 돌아온 오닐은 재무업무를 맡다가 투자금융과 복잡한 금융거래에 매력을 느껴 35살에 늦깍이로 메릴린치에 입사했다. 그리고 입사 12년만에 최고재무경영자(CFO)에 올랐고, 이후 마침내 회장직(CEO)에 올랐다.

한국계로서 메릴린치의 2인자에 오른 김도우 사장(미국명 다우 김)이 있고, 월가의 샛별로 떠오른 대니얼 안을 비롯해 약 400여명의 한국계 젊은이들이 월가에서 활약하고 있다. 따라서 월가에 한국계 회장이 취임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