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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칼럼] 연말 고과 면담 울렁증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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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칼럼] 연말 고과 면담 울렁증 극복하기
면담 일정을 협의하여 조율하고, 토의사항을 미리 공유한다. ©achieve coaching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코칭경영원 협력코치 [email protected]

고과 면담 스트레스
‘학생은 시험만 안 보면 할 만하고, 국회의원은 선거만 안 하면 할 만하다’는 농담이 있다.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각 직장의 관리자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뭘까? 아마도 내년 연봉 협상을 위한 평가와 관련된 고과 면담이 아닐까 싶다.
좋은 평점을 받은 사람보다 낮은 평점을 받은 사람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연말 고과 시즌이 되면 평가 스트레스, 고과 면담 울렁증을 겪는다는 관리자들이 많다. 올해의 근무평점이 공지된 후에 직원들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타다다닥 거칠게 느껴지면 근무평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 같아 괜히 가슴을 졸인다는 관리자들도 있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를 도입하기 위해 모든 평가 항목을 수치화해서 엑셀에 숫자를 입력해 평가를 하면 직원들의 불만이 없을 줄 알았더니, 웬걸! 이후 직원들의 분위기가 더 가라앉아 좌불안석이라는 경우 등 연말 근무평가에 대한 여러 사례들이 쏟아진다.
아무리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려고 해도 평가를 받는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내가 잘 되면 공정한 인사, 안 되면 불공정한 인사’란 말이 나왔겠는가.

공정한 평가
낮은 평점을 받은 직원은 ‘그동안 나름 열심히 일했는데, 내가 왜 이 정도밖에 못 받나’ 싶어서 불만이고, 높은 평점을 받은 직원은 ‘내가 저 사람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했는데, 왜 저 사람과 똑같은 평점을 받아야 하나’ 싶어서 불만이다. 따라서 연말 근무평가와 관련해서는 이러나 저러나 불만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리자들은 불완전한 평가제도만 탓할 수도 없고, 직원들의 문제제기를 무시할 수만도 없어서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직원들 입장에서는 평가 결과가 스스로 느끼기에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면 절대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는 척하더라도 어떻게든 일을 덜 하거나, 업무에 덜 집중하는 방식으로 나름대로의 ‘균형’을 맞춰 손해를 벌충한다.
직원들의 근무 평가 제도는 반드시 공정성을 수렴해 나가야 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는 프로처럼 일하라고 하면서 정작 근무 평가는 프로답지 못하다는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관리자는 연말 고과 면담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프로답게 면담을 진행할 수 있을까?

1. 사전 준비
고과 면담은 사전 준비가 반이다. 따라서 직원들과 고과 면담 일정에 대해 조율하고 주고받을 질문들을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
이때 면담 일정을 관리자의 일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가뜩이나 둘 사이에 불편한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상명하달식의 일방적인 통보는 둘 사이의 징검다리를 치워버리는 격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면담 일정을 상호간의 일정을 고려해 조율하고, 사전 질문을 미리 공유해야 한다. 또한 토의사항을 간단하게 정리해 준비하고, 그동안 해왔던 1:1 면담 기록 등을 바탕으로 면담을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가를 받는 직원의 자기평가서는 물론이고, 관리자도 직원의 성과, 개선 요소 등을 반드시 사전에 정리해 가야 한다. 면담 중에 나눠볼 질문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올해 연초에 세운 목표는 무엇인가?

• 그 목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달성도는 어느 정도인가?

• 올해 성과와 관련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 내년 목표와 계획, 실행 방법은 무엇인가?

2. 대상자에 따른 면담 초점 변화
면담 대상자에 따라 면담의 초점을 다르게 해야 한다.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는 먼저 그간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인정과 칭찬을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말로 공치사만 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팀 전체에 미친 긍정적 영향과 기여에 대해 공식적인 감사를 표현하고 작은 상패나 식사권, 상품권 등으로 이를 보여준다면 더 금상첨화다.
관리자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것이 일을 잘하지 못하는 직원들과의 면담이다. 필요한 경우, 그들이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진실의 순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을 ‘어른처럼 대하라’는 말이 있다. 성과가 낮은 직원을 진정으로 어른처럼 대한다는 것은, 그 직원이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문제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충 얘기하고 지나가거나, 별일 아닌 것처럼 회피하거나, 앞으로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는 식의 막연한 낙관론으로 우쭈쭈하며 달래주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좌표를 정확히 인식하게 해서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도출해야 한다. 특히 질문을 통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개선방향에 대한 본인의 결심과 계획, 그리고 관리자의 구체적인 개선사항 제언으로 흐름을 짜보자.

3. 기대와 격려로 마무리
면담을 끝낼 때는 기대와 격려로 마무리하자. 올해의 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은 직원에게 경제 정세나 주변 상황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을 거라는 핑계나 막연한 위로는 금물이다. 내년에 더 노력하면 올해보다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식의 듣기 좋은 희망고문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 저런 말이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그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그 직원에 대해 진심어린 신뢰와 기대를 표명하는 것이다. 예일대와 콜럼비아대 교수 연구진의 실험에 의하면, 신뢰가 담긴 리더의 마무리 격려 멘트 한마디로 피드백 효과가 40% 향상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이다.
“올해 당신이 OO 프로젝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듯이, 내년의 목표도 잘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같이 해당사항의 개선과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봅시다. 나도 당신의 성장을 위해 돕겠습니다.”

요컨대 연말 고과 면담 울렁증을 겪는 관리자들이 명심할 사항은 ‘고과 면담은 수학이 아닌 수확’이라는 점이다. 평가, 고과 면담 모두 1년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수확이지 한꺼번에 몰아쳐 사칙연산을 돌리는 수학이 아니다.

근무실적과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해 반영하는 근무성적평가 프로세스 ©인사혁신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