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건강 [정선용 박사의 건강 칼럼] 탈모와 발모의 메커니즘 2편

[정선용 박사의 건강 칼럼] 탈모와 발모의 메커니즘 2편

0
[정선용 박사의 건강 칼럼] 탈모와 발모의 메커니즘 2편
정선용 박사 [email protected]

지난 호에서는 탈모의 원인과 유형, 그리고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Finasteride 또는 Propecia)와 미녹시딜(Minoxidil)의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발모에 도움을 주는 천연 성분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탈모 치료제를 고르는 방법
탈모 치료제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두 제품 외에도 각 나라에서 승인 등록된 제품들과 천연 조성물로 만들어진 제품, 카페인 등 단일물질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포함하면 미국에만 해도 100가지가 넘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최소 1,000가지 이상의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다. 이 제품들 중에는 지난 호에서 설명한 20여 가지의 탈모 메커니즘 중 일부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시키도록 만들어진 것도 있고,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식물들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들도 있다.

따라서 탈모 치료제를 고를 때는 자신의 탈모 원인을 알고 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탈모의 원인을 찾아 줄 수 있는 병원이나 클리닉이 별로 없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한 차선책으로 각 제품의 구성 성분, 제품 설명서, 제품 후기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한 제품을 2-3개월 사용하면서 개선되는 느낌이 들면 그 제품을 최소한 6개월 이상 사용해 보아야 실제 효능을 알 수 있다.

정상인의 모발 주기에서 퇴행기와 휴지기가 3~4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탈모가 이미 진행된 분들은 3~4개월보다 훨씬 길게 6개월에서 1년 이상 적당한 제품을 사용해야 새 머리카락이 다시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한 제품을 한두 달 사용하고 포기하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기가 어렵다. 또한 발모 제품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면역력 증가나 스트레스 해소, 식습관 개선 등 탈모를 억제하고 발모를 촉진시킬 수 있는 체질 개선과 모낭세포 및 주변 조직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발모를 위해 사용하는 천연 성분들
1. 황금 (Scutellaria baicalensis –skullcap): 이 식물에 함유된 베이칼린(Baicalin) 성분이 혈관 내피 성장 인자(VEGF)와 Wnt/β-카테닌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발모를 촉진시키고,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하여 탈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2. 카페인: 커피에 많이 들어 있는 카페인을 두피에 바르면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I (IGF-I)가 많이 발현되게 하고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를 억제하여 발모에 도움을 주며, 다른 성분들이 두피에 잘 흡수되도록 도움을 준다.

3. 양파와 삼백초: 양파와 삼백초에 많이 함유된 큐에르세틴 (Quercetin)은 프로스타글란딘 D2(PGD2)를 억제시켜 탈모를 방지한다.

4. 깻잎(자소옆)이나 로즈마리:깻잎이나 로즈마리에 들어 있는 로즈마린산(RA)은 형질 전환 성장 인자 β(TGF-β)를 억제시켜 탈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5. 하수오 (Polygonum multiflorum): 하수오 추출물은 섬유 아세포 성장 인자 7(FGF-7), Sonic Hedgehog(SHH),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I(IGF-I), Wnt/β-카테닌 신호 전달 경로 그리고 간세포 성장인자(HGF)를 조절하여 발모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머리를 검게 하는 역할을 한다.

6. 측백나무나 편백나무 (Thuja orientalis or Platycladus orientalis): 이 나무들에 함유된 세드롤 (Cedrol)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모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7. 아욱 (Malva verticillata): 아욱 씨앗 추출물 연구에 의하면, Wnt/B-catenin signaling과 IGF-1, KGF, VEGF 및 HGF 등을 증가 시켜 발모에 좋은 역할을 한다.

8. 토마토 (Lycopersicon esculentum):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Lycopene) 성분은 5α-R와TGF-β를 억제시키고 IGF-1을 증가시켜 발모 증진과 탈모 방지에 도움을 준다.

9. 다시마 (Laminaria japonica):다시마 등 해초에 포함된 후코이단 (Fucoidan)과 다른 성분들도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모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10. 인삼 (Panax ginseng): 인삼에 들어 있는 진세노이드들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모낭과 모근에 영양분과 산소를 잘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특히 Ro는 5α-R를 억제시켜 탈모를 억제한다.

11. 당귀 (Angelica sinensis; Dong quai 또는 Dan gui): 당귀 뿌리는 전통적으로 탈모를 막는 데 사용되어 왔으며 재성장을 자극한다. 탈모의 주요 원인인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식물성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다. 당귀(當歸)의 한자 의미는 ‘집 나간 남편이 돌아 온다’는 뜻인데, 그 정도로 여성의 정기와 면역력 증강에 좋아 ‘여성 인삼 (female ginseng)’이라고 불린다.

12. 황기 (Astragalus membranaceus): 황기에 들어 있는 Astragaloside IV가 Fas/Fas L 경로를 차단하여 세포 자멸(apoptosis)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면서 모낭세포 보호에 도움을 주고, 발모 주기 중 퇴행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황기는 몸을 해독하고 T세포 기능을 지원하여 면역체계를 도우며, 우리 몸의 주요 영양소 중 하나인 다당류 (polysaccharides)가 풍부하다.

이 외에도 삼지구엽초, 어성초 등 수많은 식물들과 성분들이 탈모 억제와 발모 촉진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 가지 꼭 당부 드릴 부분은, 이런 식물들과 성분들이 발모 촉진과 탈모 방지에 아무리 효과가 있다고 해도 항상 독성과 최적 용량 등을 계산하고 시험한 다음 사용해야 한다. 또한 식물을 바로 사용할 때는 한의사나 전문가와 상의하여 적정량을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해야 부작용 없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1. Mechanism of action of herbs and their active constituents used in hair loss treatment. Fitoterapia 114, 18–25, 2016.
2. The Recent Research Trend of Hair Loss Preventers, Kor. J. Aesthet. Cosmetol., Vol. 12 No. 6, 773-786, 2014.
3. 그 외 다수의 최근 연구 논문들

이 칼럼에 대한 질문이나 다루어 주기를 바라는 주제가 있으시면 [email protected]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