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를 알고 있는가? 평생을 블루릿지 마운틴 아래에서 살아오신 89살의 우리 옆집 할머니 마마 제이니(Janie Correll)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블루릿지 파크웨이(Blueridge parkway)! 마마 제이니의 말에 나도 100% 동감이다.
버지니아 섀넌도어(Shenandoah) 국립공원의 스카이라인에서부터 노스 캐롤라이나 서쪽 끝 스모키 마운틴까지 산꼭대기 길을 타고 3일을 달리는데, 오 마이 갓!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있다니! 혹시 아직 안 가 보신 분들은 올 가을에 꼭 가 보시기를. 그리고 가기 전에 꼭 존 댄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 노래를 마스터하고가시기를. 그럼, 일단 아래의 QR 코드를 스캔해서 노래부터 들어보자.
노래 가사도 얼마나 시적인지!
“거의 천국 같은 곳, 웨스트 버지니아. 블루릿지 산과 섀넌도어 강. 그곳의 삶은 오래 되었죠. 나무들보다는 오래 됐고, 산들바람과 함께하는 산보다는 젊어요. 시골길이여, 그곳 고향으로 나를 데려다 주오.
내 모든 추억들은 푸른 바다를 본적 없는 광부의 아내, 그녀에게 모여 있죠. 어둡고 칙칙하게 채색된 하늘과 밀주의 흐릿한 맛, 내 눈엔 눈물방울들… 시골길이여, 그곳 고향으로 나를 데려다 주오.
나는 아침에 나를 부르는 그녀의 소리를 들어요. 그 라디오 소리는 저멀리 내 고향을 떠올리게 했죠. 그리고 길을 따라 차를 몰고 가면서 드는 느낌, 나는 진작에 고향에 갔어야 했는데… 시골길이여, 그곳 고향으로 나를 데려다 주오. 내가 속한 그곳, 웨스트 버지니아, 산골 엄마. 시골길이여, 그곳 고향으로 나를 데려다 주오.”
이 노래는 1971년에 발표되어 무려 50년이 되어가는 노래다. 재미 있는 것은 이 노래를 작곡한 존 덴버는 그때까지 웨스트 버지니아에 가본 적도 없었는데, 이 노래를 함께 작곡한 빌 대노프와 태피 니버트는 친구가 보내준 웨스트 버지니아 엽서를 보고 밤새 얘기를 나누며 가사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1년 후에 존 댄버는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교의 새 미식축구 경기장 개장 기념식에 가서 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 이후로 이 노래는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교의 주제가가 되어 운동경기가 끝나고 나면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서 이 노래를 함께 부른다고 한다. 나중에 웨스트 버지니아를 방문한 빌 대노프는 웨스트 버지니아가 자신이 노래에 쓴 그대로라며 만족해 했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블루릿지의 단풍은 정말 거의 천국 같이 아름답고 황홀하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풍경이랄까. 단풍이 지기 전에 산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 두려고 주말마다 블루릿지로 차를 몰던 어느 날, 우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라며 둘이 눈이 마주쳤다. “어머, 블루릿지 마운틴?” 그리고 휴대폰으로 이 노래를 검색해 가사의 뜻을 공부하고 하루 종일 이 노래를 듣고 또 들으며 해질녘까지 블루릿지 파크웨이를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다음 해 여름에 우리는 이 노래에서 말한 거의 천국 같은 곳, 웨스트 버지니아에 가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눈에는 웨스트 버지니아보다 노스 캐롤라이나가 더 천국 같은 곳이었다. 웨스트 버지니아는 어딜 가나 산밖에 안 보이는데, 캐롤라이나에는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호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평생을 산에서 살아오신 Mountain momma 마마 제이니는 실제로 바다의 맛을 모르시더라는. 할머니는 어쩌다 한번씩 딸과 함께 바다에 가셨는데 맨발로 백사장을 거닐지도 않고, 지금까지 한번도 새우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비린내가 나서 싫으시다고. 허허허.
7월 4일이 되면 할머니를 보러 블루릿지 마운틴에 간다. 시골길이여, 그곳 고향으로 나를 데려다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