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덕분에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는 송영균씨 ©hani.co.kr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email protected]

인생의 양면
가끔 내가 부잣집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아버지가 부자라면 내가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것 같다. 내가 노력을 안 한다고 가세가 기우는 것도 아니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니 동기부여가 안 됐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가난한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세상만사에는 양면이 있다.

한 부부가 아이를 낳았는데 낳고 보니 아토피였다. 둘째를 낳았는데 역시 아토피였다. 아이들이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다. 부부는 절망했지만 운동을 열심히 시키고 식단도 철저하게 관리했다. 그리고 이것을 자식들에게만 강요할 수 없어서 부모들도 솔선해서 같이 실천했다. 세월이 흐른 후 부부는 이런 말을 했다.
“참 원망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헌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큰 축복이더라고요. 이 나이에 이렇게 건강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완전 표준 체중에 잔병도 전혀 없어요. 아이들의 아토피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건강해졌답니다.”

당뇨병으로 고생한 소설가 최인호 씨도 비슷한 고백을 했다.
“당뇨병은 내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자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선생님이 매일 숙제를 내주는 것처럼, 내 게으른 성격을 잘 알고 계시는 하나님이 평생을 통해 먹고 마시는 일에 지나치지 말고 절제하라고 숙제를 준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의 김송호 박사도 우울증에 대해 비슷한 얘기를 한다. “우울증이라는 것도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은 그동안 밖으로만 향해온 자아의 시선을 안으로 돌리려는 자연적인 현상일 수 있다. 타인을 위해 살던 삶에서 자신을 위한 삶으로 전환하도록 하기 위해 겪는 감기와 같은 고마운 현상이다. 마치 우리 몸을 너무 혹사하면 감기몸살이 오면서 더 이상 무리하지 말고 쉬라는 경고 현상으로 보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우울증을 앓기 시작하는 중년의 위기는 자신을 찾아서 인생의 의미를 실현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인생의 맛
부처는 <보왕삼매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고 하셨느니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 맘대로 하기 어렵다. 병이 생기는 것도, 자식이 속을 썩이는 것도, 가난으로 힘들게 사는 것도. 하지만 그 일에 대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각자가 해석하는 기술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마음의 평화도 그렇다. 우리의 세상살이가 힘든 이유는 세상을 보는 우리의 가설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좋은 일만 일어나야 하고, 나에게는 병이 생기면 안 되고, 우리 자식들은 잘 돼야 하고, 우리 가족에게는 행복한 일만 있어야 하고 등등…….
그렇기 때문에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났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로 “Why me?”다. 즉, 나에게 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는 “Why me?” 대신 “Why not me?”라고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일어난다. 부자이거나, 혹은 지위가 높다고 해서 병이 피해가지는 않는다. 남들보다 열심히 착하게 살았다고 해서 늘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나한테도 언제든지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게 인생을 사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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