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워싱턴에서 맨스필드재단이 주최한 ‘한·미·일 의원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 한 분을 인터뷰하러 가던 길. 저녁을 먹으려고 DC에 있는 한국 식당을 검색해 보니 새로운 컨셉의 비빔밥집이 여러 개 눈에 띄었다. 평점들도 상당히 좋고, 음식 사진들도 모두 먹음직해 보여서 하나씩 차례차례 업소탐방을 해 봐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워싱턴 DC에서 우리 한식점들이 이렇게 장사를 잘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의원님의 저녁 일정이 약간 변경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는 식당 앞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돌려 대사관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페어팩스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중 마침 퇴근 시간에 걸려 차라리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근처의 한국 식당을 검색해 보니 어제 DC에서 보았던 익숙한 비빔밥집 이름이 뜨는 것이었다. 그것도 평점이 5점 만점, 이름도 흥겨운 BIBAP! DC에 있는 비빔밥집 체인인가보다 하며 어제 풀지 못한 호기심을 풀기 위해 BIBAP을 찾아갔다. 그리고 밥이 나오는 동안 주문을 받는 사장님께 여쭤보니 DC에 있는 1호점을 오픈하셨고, 그 전에는 DC에서 비빔밥 푸드트럭으로 성공하신 분들이었다. 급 호기심이 동한 우리는 마침 손님이 뜸한 틈을 타서 주방에 계시던 사장님을 모시고 나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사장님, 먼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저는 원래 호산나넷이라는 기독교 네트워크에서 <좋은 신문>이라는 교회신문을 발행하는 일을 했어요. 그래서 주재원으로 워싱턴에 와 있다가 2014년부터 아예 여기서 살기로 결정을 하고 무슨 비즈니스를 하면 좋을까 찾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제가 할 게 없더라고요. 그동안 출판 관련 일만 해왔지, 다른 일은 경험도 없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도 없고, 레스토랑을 하자니 렌트비도 비싸고 영어도 좀 부담되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때 마침 DC에서 푸드트럭이 한창 인기였어요. 그래서 우리도 푸드트럭을 한번 해보자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 푸드트럭을 시작하는 데는 자본금이 얼마나 들었나요?
푸드트럭은 트럭의 연식과 요리 장비에 따라서 1만 5천불짜리부터 3만 5천불짜리까지 자기 예산에 맞게 구입할 수 있어요. 저희가 시작할 때만 해도 푸드트럭용 키친세트가 없어서 저희가 직접 장비를 사다가 설치하고 검사를 통과해야 했는데, 요즘엔 푸드트럭용 키친세트가 제작돼서 나오고 가격도 많이 저렴해져서 1만 5천불에도 중고 트럭을 살 수 있어요. 푸드트럭의 핵심 장비는 냉장고와 보온기인데, 그걸 얼마나 큰 걸로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가격대가 달라지게 되죠.
▶ 요리 경험이 전혀 없으셨는데, 장사하는 데 혹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요리 경력이 푸드트럭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어요. 저랑 같이 옆에서 장사하던 친구들 중에 요리사 출신이 있었어요. 그 트럭 앞에는 늘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그래서 장사 끝나고 얼마나 팔았냐고 물어보면 40인분 정도 팔았대요. 저는 좀 의아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그 시간에 보통 150인분 이상 팔았거든요. 이게 무슨 차이냐 하면, 2시간 동안 150인분을 팔려면 한 명당 30초 안에 써빙을 해야 돼요. 음식이 만들어져서 나가는 속도가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나물박스를 따로 만들었어요. 알바생을 고용해서 한 시간 동안 나물박스 100개 정도 준비해 놓고, 밥, 고기, 소스를 바로 얹어서 30초 안에 써빙을 할 수 있게 메뉴를 개발한 거죠. 그래서 제가 칼질은 못해도 손은 누구 못지 않게 빨라요. 요리사 친구들이 놀랄 정도예요. 그런데 요리사 친구들은 트럭에서 직접 요리를 하려고 하더라고요. 트럭에서 튀김을 해서 써빙을 하다 보니까 손님들이 뙤약볕에서 20분씩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앞에는 늘 손님들이 바글바글했지만, 한번 왔던 손님은 절대 다시 안 오죠. 하여튼, 그렇게 3년 정도 한 후에 DC에서 BIBAP 1호점을 열었어요. BIBI JA 푸드트럭은 지금 3호차까지 나왔고, 그리고 한 달 전에 BIBAP 2호점을 페어팩스에 오픈한 거예요.
▶ 외국 사람들이 한국의 비빔밥을 좋아하나요?
요즘은 Rice가 건강에 더 좋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어요. 그래서 빵 대신 Rice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죠. 비빔밥은 다양한 야채를 같이 먹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는 걸 미국 사람들도 많이 알아요. 그리고 손님들이 음식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그걸 참고해서 저희가 레시피를 조금씩 변형시켰어요. 예를 들면, 김치에 멸치액젓을 넣지 않고, 소스도 좀 덜 맵게 하고, 아이스버그 상추를 넣어서 그들에게 익숙한 샐러드처럼 퓨전화한 거죠. 그리고 미국 음식은 하나하나 따로 먹는 문화인데, 비빔밥은 입안에서 하나로 완성되는 맛이잖아요. 그들이 이런 음식을 처음 접하기 때문에 비빔밥 먹는 법을 가르쳐주면 재미있어 해요. 한식이 건강에는 좋은데,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이었잖아요. 그런데 저희 비빔밥은 음식의 맛을 유지하면서 빠르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지금은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KOREAN EXPRESS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어요. 실제로 Yelp에 보면 저희 BIBAP 고객 평점도 높고, 성장 가능성도 멕시칸 브랜드 CHIPOTLE하고 같은 레벨로 굉장히 높게 평가되고 있어요.
▶ 그러면 푸드트럭으로 월평균 얼마나 벌 수 있나요?
DC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제가 2016년도에 17만 8천불 세금보고를 했어요. 푸드트럭은 4월부터 10월까지가 피크예요. 겨울엔 추워서 장사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4월부터 10월을 기준으로 DC에서 주중 점심 장사는 본인들 월급을 벌어가는 거예요. 월급 이상의 돈은 주말 이벤트를 통해 벌어요. 저희는 각종 페스티벌, 교회, 학교, 커뮤니티 행사에 가서 주말 장사까지 하면서 주당 평균 4천불 정도 벌었어요. 어떤 축제에서는 저희 둘이서 하루에 3천불까지 찍어 봤어요.
▶ 푸드트럭이 3호차까지 나왔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체인점인가요?
체인점은 아닌데, 체인점처럼 운영하실 수 있게 제가 컨설팅을 해드려요. 예를 들어, 푸드트럭을 해 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제가 두 달 동안 컨설팅을 해 드리는데, 처음 한 달 동안 트럭 구입 및 제작부터 모든 퍼밋, 유망 지역 안내, 메뉴 개발 및 운영 노하우, 재료 제공까지 전부 도와드리고, 그 다음 한 달 동안 트럭으로 같이 장사를 나가서 On the Job 트레이닝을 시켜 드려요. 그래서 트럭 구입 및 운영비로 3만 5천불, 두 달 간의 컨설팅비로 1만 5천불, 총 5만불 정도가 필요하고요, 두 달 후부터는 완전히 독립하실 수 있게 도와드려요.
▶ 사장님, 혹시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출장 세미나를 열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실 뉴욕부터 플로리다까지 푸드트럭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소자본 창업이고 수입도 자기 노력에 따라서 상당히 괜찮거든요. 그런데 6월부터는 주말에 예약된 행사가 많아서 혹시 5월에 날짜를 정할 수 있으면 제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소자본으로 푸드트럭을 창업해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1:1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팀별로 1시간씩 푸드트럭이나 BIBAP 한식점 창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시간 관계상 선착순 6팀만 모실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광고를 보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www.bibija.us와 www.bibap.us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