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시한 아기띠
회사를 다니던 임이랑 씨는 결혼 후 임신과 함께 퇴사를 한 후 두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전담하며 전업주부가 되었다.
그런데 출산 후 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목 디스크가 터졌고, 그 때문에 육아가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몸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줄 도구를 찾아 아기띠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힙시트 아기띠, 일본 아기띠, 미국 아기띠, 스웨덴 왕실에서 쓰는 아기띠……. 그런데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시중에 나온 아기띠가 죄다 만족스럽지 않아 남편에게 불평을 했다. “왜 이런 상품이 없지? 이 제품을 이렇게 약간만 바꾸면 엄청 많이 팔릴 것 같은데.”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너가 직접 만들어 봐.”
그래서 일단 동네 세탁소에 찾아가 사장님에게 물어봤다.
“사장님, 제가 이런 걸 만들고 싶은데, 여기서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
“애기 엄마, 여기는 그런 거 하는 데가 아니예요. 샘플실이라는 데를 가봐요.”
그래서 샘플실을 찾아갔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원단과 패턴을 갖고 왔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하나씩 숙제를 풀어나가며 시제품 8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하나씩 착용하면서 ‘이 원단은 늘어나네’, ‘이건 너무 더워’ 하면서 테스트를 해보고 최종적으로 남은 하나를 원단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첫 제품을 만들기까지 1천만 원을 투자했다.
우연한 마케팅 기회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전 KBS 아나운서 한 분이 힙시트를 하고 있는 영상을 보고 메시지를 보냈다.
“힙시트 아기띠 허리 안 아프세요? 제가 이런 아기띠를 만들어봤는데, 혹시 관심 있으세요?”
그래서 답신을 받고 첫 제품을 보내드렸더니 그분이 새로 받은 아기띠를 착용한 모습의 사진과 글을 올려주었다.
“오늘 하루종일 그 아기띠 뭐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경력단절 아기 엄마가 마음으로 만든 코니 아기띠! 티셔츠처럼 입을 수 있어요. 다음 주에 런칭한대요~”
오픈할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였지만 그 글을 보고 부랴부랴 밤새 사이트를 만들어 코니 바이에린을 런칭했다.
아마존에 입점
신기하게도 제품은 아주 잘 팔렸다. 처음 제작한 물량이 2주만에 다 나갔다. ‘나에게 필요한 게 다른 사람에게도 필요했구나’라고 절실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그런데 창업하고 2주도 안 되었을 때, 어떤 분이 일본으로도 배송이 되느냐고 물어왔다. 안 된다고 대답했지만 미래를 생각했을 때 한국만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어떻게 판매할지 고민하다가 일본 아마존에 입점을 했다. 그해 연말이 되니 일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뛰어넘었다. 덕분에 현재 일본의 신생아 3명 중 1명이 코니 아기띠를 쓰고 있다. 일본의 국민 아기띠가 된 것이다.
일본에서 성과가 좋으니 미국에서도 판매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아마존에도 입점했다.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국제고관절이형성협회 인증도 받고, 이 제품의 원단이 어떤 실로 만들어졌는지 등 구체적인 상품정보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려고 노력했다. 육아맘들은 그런 정보를 자세히 알고 싶어했다.
독특한 회사 운영방침
코니 바이에린의 해외진출 원칙은 무조건 직접판매 방식이다. 진짜 소비자들의 날것 그대로의 리뷰를 보고 들으며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아기띠는 아기를 위한 제품이면서 동시에 부모를 위한 제품이기도 하다. 나답게 옷을 입어도 시중에 나온 아기띠를 하면 ‘영락없는 아기 엄마’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코니 아기띠를 만들 때 ‘자존감’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엄마이면서 동시에 나다울 수 있는 아기띠, 품질도 좋고 엄마의 자존감도 지켜주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처음에는 남편과 둘이서 회사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16명의 직원과 함께 일한다. 전 직원이 100% 재택근무를 하며, 그들 대부분이 집에서 육아를 하는 육아맘, 육아빠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다.
2017년 매출 3억원, 2018년 50억원, 2019년 144억원, 2020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50여 개국에 진출한 코니 바이에린의 도전과 성취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