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비즈니스 [업소탐방] 더램의 깔끔한 한식당, 빛고을 순두부!

[업소탐방] 더램의 깔끔한 한식당, 빛고을 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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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순두부집의 첫인상은 깔끔하다. 매장 분위기도 깔끔하고, 식탁도 깔끔하고, 화장실도 매우 깔끔하다. 빛고을 식당에 처음 갔을 때 손 씻으러 갔던 남편이 화장실이 너무 깨끗하다며 감탄할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장님 얼굴을 보면 ‘나, 깔끔한 사람’이라고 써 있다. 이 가게를 처음 인수했을 때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홀과 화장실을 비롯해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다 새로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음식하는 사람은 외양도 깔끔해야 한다며 항상 세련되고 준비된 모습으로 요리를 하고 서빙을 하신다.

작은 음식점은 매장 분위기부터 음식맛까지 모두 주인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빛고을 순두부의 밑반찬은 딱 보는 순간 신선한 느낌이 든다. 사장님이 김치와 밑반찬을 매일 새로 만드시는데, 어떤 것은 음식을 내기 직전에 바로 무쳐서 나온다. 어느 날은 겉절이가 정말 생생해서 비결이 뭐냐고 여쭤 보니 소량씩 바로바로 무쳐서 낸다고 하셨다. 그때가 저녁식사 시간이었는데, 한창 바쁠 시간에 겉절이를 소량씩 무쳐 내는 정성과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참 놀랍고 존경스러웠다.

이름이 빛고을 순두부집이라 순두부 메뉴를 시키려고 보니, 순두부 종류가 무려 12가지나 된다. 순두부는 여태 고기맛, 해물맛, 야채맛 이렇게 3가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곱창 순두부, 된장 순두부, 국수 순두부, 만두 순두부… 신기한 메뉴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중에 제일 탐나는 메뉴는 바로 섞어 순두부! 새우, 조개, 쇠고기가 들어가 바다와 육지의 조화를 한 그릇으로 맛볼 수 있다. 큼직한 왕새우들이 들어 있어 보기에도 아주 먹음직하다. 뚝배기 끝까지 넘실넘실하는 찌개 양을 보고 이걸 다 먹을 수 있겠나 싶었지만, 밑반찬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다 비우고 겉절이는 리필까지 해서 먹었다.

두 번째 갔을 때 시도한 메뉴는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고 고른 불낙전골이었다. 다른 메뉴들은 집에서 흉내라도 내 볼 수 있는데, 전골류는 아예 엄두가 안 나서 나에게는 한국 식당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이다. 그런데 전골의 육수가 기대 이상으로 참 맛있었다. 그래서 어떤 육수를 쓰시냐고 여쭤 보니 갈비탕 육수를 내서 쓰신다고 하셨다. 아, 역시 우리 음식에는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야 이런 깊은 맛이 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손님들은 한국 사람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같은 다른 아시아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갈 때마다 옆 테이블에서 외국어를 하는 아시아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일본인 직장인 그룹이 계산을 하는데, 사장님이 그분들과 일본어로 얘기를 하시는 것이었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대화하시는 걸 보니 일본어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다음에 가면 국수 순두부나 쭈꾸미국수볶음을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한번도 안 먹어본 메뉴를 시도하면 성공보다는 실패한 경험이 더 많아서 점점 익숙한 메뉴만 찾게 되는데, 빛고을 식당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시켜도 사장님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해주실 것 같은 안도감이 생긴다.

인터넷에서 빛고을 식당 리뷰와 평점을 살펴 보니 10년 전에 올라온 악플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불친절하고, 양도 적고, 미원맛이 나고, 비싸고, 한국 식당 특유의 인심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사장님이 바뀌었지만 예전의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과거 고객들의 리뷰와 평점이 섞여 있어 지금 빛고을 순두부의 평점을 깎아 먹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재의 빛고을 순두부 사장님과 스탭들은 아주 친절하고, 음식 양도 많고, 음식맛도 깔끔하며, 가격도 다른 한식당과 비슷하다. 한국 식당 특유의 인심?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오히려 한국 손님들이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말만 잘하면 순두부에 작은 새우 한 마리는 더 넣어 주시니 안심하고 찾아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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