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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칼럼] 자동차 사고 처리 방법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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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칼럼] 자동차 사고 처리 방법 6
이준길 변호사

지난 호에서는 자동차 사고 후 파손된 자동차를 본인이 원하는 정비소에서 수리해야 하는지 아니면 보험회사가 지정한 곳에서 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 보았다.

이번 호에는 상대방 과실에 의한 자동차 사고시 상대방 보험사로부터 위자료 등 각종 보상을 받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혼자 처리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자동차 사고시 변호사 선임
한인 1세 내지 1.5세들로부터 자동차 사고시 왜 변호사를 선임해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그러면 필자는 이렇게 반문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상대방 보험회사 직원과 대화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해 보상 처리를 맡깁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답은 간단하다. 보험회사를 상대로 자신이 직접 사고 처리를 하는 것보다, 변호사비를 주더라도 변호사를 선임해 처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하면서 동시에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 직원의 월급은 보상을 적게 해줄수록 올라간다
교통사고 고객들을 만날 때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많은 한인들이 상대방 보험회사 직원이 매우 친절하게 자신을 잘 도와주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상대방 보험회사 직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친절하게 보상처리를 도와 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상대방 보험회사 직원은 보험회사로부터 일정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고, 사고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적게 해줄수록 더 높은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자동차 사고건 낙상 사고건 보험회사로부터 보상금을 받아야 하는 경우, 손해사정인(claim adjuster)이 각 케이스를 담당한다. 이 손해사정인의 봉급 체계는 크게 보아 기본급과 보너스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보너스는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적게 줄수록 손해사정인의 보너스는 더 많아진다.

따라서 상대방 보험회사 직원이 사고 피해자인 나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나를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다. 친절하게 접근해서 좋은 관계를 맺고 나의 신뢰를 얻은 다음, 나에게 더 많은 질문을 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다. 그들의 사용하는 멘트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만들어준 것이고, 그들이 묻는 질문 리스트는 객관적인 질문으로 들리지만 나의 허점과 실수를 찾아내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를 빌미로 그들은 나에게 보상금을 덜 주거나 안 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영어를 잘하는 미국 사람들도 본인들이 직접 상대방 보험회사 직원과 통화하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상대방 보험사 직원의 친절한 태도에 넘어가 묻는 질문에 다 대답해주고 있다면 주도권은 이미 저쪽에 넘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변호사가 없으면 보험회사는 보상금을 적게 주려고 한다
고객들 중에는 처음에 변호사 없이 사고처리를 하다가 병원 치료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의 보상금을 제안받고 뒤늦게 변호사를 찾아오는 분들이 가끔 있다.

손해사정인은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 보상 금액을 아주 적게 부른다. 그리고 이렇게 적게 부른 금액 때문에 중간에 변호사가 끼어들까봐 걱정되어 하루라도 빨리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사건을 종결하려고 날마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한다.

변호사는 여러 사건을 경험하기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지급하겠다는 금액이 많은지 적은지 비교할 수 있지만, 교통사고를 처음 겪는 피해자는 보험회사에서 주겠다는 금액이 많은지 적은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사람은 누구나 돈이 필요하고, 교통사고가 난 후 시간이 한참 지나면 마치 공돈이 생기는 기분이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돈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변호사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보상금 차이
우리가 농담으로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에이, 선수끼리 왜 이러세요?” 처음에 변호사 없이 시작된 케이스 중 변호사가 나중에 선임되고 피해자의 병원 치료가 모두 끝난 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면 담당자가 바뀌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른바 선수가 교체되는 것이다.

보험회사는 피해자가 혼자 사고 처리를 하고 있으면 A라는 금액을 보상하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비슷한 케이스라도 변호사가 선임된 케이스는 일정 금액 이상의 보상금을 주지 않으면 변호사가 소송까지 갈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처음부터 A라는 금액 대신 B라는 금액을 제시한다.

변호사는 이 B라는 금액부터 협상을 시작해 적정한 수준의 보상금을 받을 때까지 보험회사 직원과 계속 싸워 나간다. 만약 보험회사가 계속 버티며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위협을 가한다.

그런데 만약 피해자 혼자 보험회사를 상대로 딜을 하는 경우에는 보험회사는 어차피 현재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걸 보면 이 사람이 혼자 소송까지 가지는 않을 거라 판단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위협을 가한다. 예를 들면, 자신들이 제안하는 금액을 언제까지 받지 않으면 마치 어떤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의 입장에서 마음이 약해진 피해자는 그 금액이 많은지 적은지 알 수도 없고, 또한 그 보상금을 지금 당장 받지 않으면 무슨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오해해서 덥석 보험회사의 낚시 바늘에 채이게 되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지에 대해 보험회사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점을 살펴보았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호에서 계속된다.

교통사고에 대해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T. 704-774-9654 또는 [email protected]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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