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수선

-임문혁

행복상가 뒷골목
사랑수선집

사랑 수선?

좁아진 품, 질질 끌리는 욕망의 바짓가랭이
낡고 헐고 해진 사랑, 너덜거리는 가슴
고칠 수 있단 말인가
자르고, 잇고, 뜯고, 박고······

오그라들고 비뚤어지고
때 묻고 솔기 터진 내 사랑도
새 옷처럼 살려낼 수 있을까

오늘도 하루 종일 거리를 헤맸다
목이 마르다

삶의 보따리 통째로 싸 들고
사랑수선 사랑 수선
들어가 볼까

 

▶ 작가의 말
이 시는 어느 날 거리를 걷다가 어떤 가게 간판을 보고 쓴 시입니다. 옷 수선집인데 가게 이름이 <사랑수선>이었습니다. 그 간판을 보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뭐라구? 사랑을 수선한다구? 사랑도 수선할 수 있다구?’

늘 속이 좁고 이기심과 내 욕망에 사로잡혀서 낡고 헐고 해진 옷처럼 너덜거리는 내 모습. 이 오그라들고 비뚤어지고 때 묻고 솔기 터진 내 사랑도 자르고, 잇고, 뜯고, 박고 해서 새 옷처럼 살려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세상 사는 일이 녹녹치 않아 피곤하고 힘들고 목이 마를 때, 낡은 삶의 보따리를 통째로 싸들고 가서 이 <사랑수선>집에 맡겨 말끔하게 수선해 새 옷처럼 고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사랑수선>집에 가서 여러분의 사랑도 수선 한번 맡겨 보시겠어요?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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