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피플 [미국생활기] 외국인 연상녀와 결혼한다던 남편에게 미국인 시어머니가 던진 단 한 가지 질문

[미국생활기] 외국인 연상녀와 결혼한다던 남편에게 미국인 시어머니가 던진 단 한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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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기] 외국인 연상녀와 결혼한다던 남편에게 미국인 시어머니가 던진 단 한 가지 질문

 

남편과 저는 요즘 대세(?)인 연하남 연상녀 커플입니다. 요즘 시대에 태어나서 문명의 혜택을 받은 덕분에 흔히 말하는 롱디(long distance relationship, 장거리 연애)도 별 어려움 없이 이겨냈고, 연하남 연상녀 커플이 유행처럼 많아진 탓에 친척들로부터 욕도 좀 덜 먹었고, 국제 커플이 흔해져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덜 따갑습니다. (여전히 따갑긴 합니다만!)

어쨌든, 유행의 흐름을 쫓으려고 연하남을 만난 건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남편이 저보다 어린 사람이었고, 그러다 보니 결혼하려고 맘 먹었을 때 이것저것 걸리는 게 너무 많았어요. 저희 부모님께는 어떻게 말씀드리며, 또 남편의 부모님은 이 사실을 흔쾌히 받아 들이실지… 첫째는 서로에게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제일 큰 문제였고, 둘째는 나이였죠. (남편이 초큼 많이 어립니다. ㅠ.ㅠ 밝히진 않으렵니다. 나름 신비주의??? ㅋㅋㅋ)

저희 부모님께 남편에 대해 말씀 드렸을 때, 역시나 여느 한국 부모님처럼 호구조사부터 시작하셨답니다. 뭐 하는 사람이냐, 부모님은 뭐 하시냐, 부모님 나이는 어떻게 되시냐, 형제자매는 어떻게 되냐, 형제자매 나이는 어떻게 되냐, 결혼은 했느냐 등등, 아주 질문이 많으셨더랬어요. 그리곤 남친의 나이를 물으셨는데, 제가 대답을 했을 때 저희 어머니의 거침 없는 한마디! “야~, 이 도둑뇬!!!” 헉! 엄마!! 아무리 그래도!!! 하지만 맞습니다. 도둑뇬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을 나이차였으니까요. ㅠ.ㅠ 저희 부모님이 이러신데, 남편의 부모님은 얼마나 당황하실까요……

자, 그럼 남편측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남편의 부모님은 남편이 여친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전에 이미 저의 존재를 알고 계셨어요. 왜냐하면 남편과 제가 교제를 시작하면서 페이스북에 이미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려 놨었고, 그걸 본 남편의 친척들, 즉 이모분들과 삼촌분들, 외할아버지께서 이미 저희 시부모님께 얘기를 다 하셨던 거죠.

그때 당시 남편은 시부모님과 다른 주에 살고 있었는데, 외국인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된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냅니다. 내용인즉, “너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한테 말해 줄 거 없니???” 딱 이렇게요! 그래서 남편은 답장으로 “여자친구가 생겼고, 그녀를 정말 좋아해요.”라고 심플하게 답장을 보냈더라고요.^^ (저희는 서로 이메일 비번 오픈하고 삽니다.)

그리고 남편이 결혼을 결심했을 때, 저희 시부모님께서 남편에게 물어본 건, 저에 대한 마음이 확실한 건지, 앞으로의 계획 (학업과 직업 등)에 대해서만 물으셨다고 해요. 저희 부모님이 뭘 하시는지, 제 형제가 뭘 하는지에 대해선 질문이 없으셨고요. 다만 지나가듯 제 나이를 물으셨는데 남편이 딴 얘기로 돌렸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솔직히 말해도 부모님이 전혀 신경 안 쓰실 거라 했지만, 한국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아왔던 저는 왠지 그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결혼 전에 시어머님께 직접 이메일을 보냈다가 제 나이가 들통나고 맙니다. 제 이메일 주소가 “제 이름 19**@hotmail.com”이었거든요. 이름 뒤에 숫자가 제가 태어난 연도였어요. 메일을 보낸 후 아차 싶었던 저는 너무 걱정이 되더라고요. 제 나이를 알게 된 시어머님이 남편에게 전화를 하셨대요. 그리고선 웃으시며, “엘리의 나이를 알게 됐어. 하하하하하” 웃으시더니 갑자기 진지하게 남편에게 딱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며 하신 질문이, “너 정말 그녀를 사랑해?” 남편의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였지요. 그랬더니 시어머니께서, “니가 선택한 사람이니 니 선택을 존종하고 믿는다. 니가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셨대요. 제가 그렇게도 긴장하고 걱정했던 게 한 순간에 싹~ ^^;; 어쨌든 이렇게 쿨하게 말씀해 주셨던 시어머니가 지금도 참 좋아요. 그래서 시어머니, 시아버지도 그냥 “mom”, “dad” 이렇게 부른답니다.

위 사진은 저희 시어머니, 시아버지입니다.^^ 미국의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 같은 분들이세요. 아버님이 워낙 다정다감하셔서 시어머님이 장난으로 어디 남편 내다팔 곳 없냐고 물으셨는데, 그 소릴 들으신 시아버님이 “난 아직 당신을 너무 사랑해. 그러니까 제발 나를 버리지 마!!!” 이러시더라고요.ㅎㅎㅎ 그러는 시아버님이 너무 귀여웠어요.

스마일 엘리(Smile Ellie)
국제결혼으로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 블러프턴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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