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복음의 시작
에베소 근처의 ‘프리에네’라는 지방에 한 비석이 있다고 합니다. 그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비문이 쓰여 있다고 합니다. “황제의 탄생은 세상을 향한 복음의 시작이다. (Augustus was the beginning of the good tidings(euangelion) for the world.)”
이 비석은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기리기 위해 약 BC 9년쯤 세워졌다고 합니다. 황제의 탄생을 알리는 비문을 이렇게 멋지게 써 두었는데, 이 선언을 마가가 뒤집습니다.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씌여졌다고 알려진 마가복음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의 시작입니다.” 황제의 탄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의 시작이라고 선언합니다. 이 복음의 선언이 우리 개개인마다 선포되어져야 합니다.
복된 소식이란?
교회에서 중요하게 선포되는 것이 “복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복음(좋은 소식, 혹은 복된 소식)이란 무엇일까요? 복음에 대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무엇일까요? 마가복음 1장 15절에 예수님께서 처음하신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이것이 예수님께서 처음 선포하신 메시지이고, 예수님의 공생애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이 메시지에 담긴 뜻을 함께 생각해 보길 원합니다.
1. 하나님의 때
시간, 때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쓰이는 헬라어 두 단어가 있습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입니다. 크로노스는 우리가 아는 시간의 흐름이고, 카이로스는 정해둔 때, 특별한 시기를 말합니다. 우리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시간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갑니다. 매일 매일 흘러가는 세월, 잡을 수 없는 시간이 크로노스이고, “지금은 은혜 받을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라고 선포하며 오늘 하루를 주님이 주신 은혜이자 특별한 날로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카이로스입니다. 크로노스의 하루가 카이로스(특별한 때)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때가 찼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정해두신 때가 찼다는 것입니다. 그 때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두신 특별한 시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때, 즉 카이로스를 붙들어야 합니다. Seize the Moment of God!
2.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나님 나라의 핵심은 “통치”입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미 시작되었고, 그 하나님의 나라는 개인마다 임할 수 있도록 가까이 임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주기도문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나라이 임하옵시며”라는 구절입니다. 내 삶의 통치자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내가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리며,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또 다른 특징은 “영원성”에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는 사람들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내가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소유하시는 그것입니다. 그 영원의 시작이 내 삶 속에 복음이 들어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그 시점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내가 영원을 사는 것입니다. 영원한 삶은 내가 이땅에서 떠나 시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이 땅에서 시작된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영원을 사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복음을 받아들인 그리스도인들의 삶입니다.
3. 회개하라
침례 요한의 선포의 메시지는 “회개”였습니다. 그가 주었던 침례도 회개의 침례였고, 온 유대, 예루살렘 사람들이 다 죄를 자복하고 그에게 나아와 침례를 받았습니다. 그 핵심은 마음의 변화요, 주께로 내 삶을 돌이키는 것에 있습니다. 회개의 핵심은 돌아섬입니다. 회개(Repentance)를 위해서는 4가지 ‘Re’가 필요합니다. 첫번째, 죄를 향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Recognition). 내가 하나님 앞에 지은 죄를 기억하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면 성령께서 도와주십니다. 두번째, 죄를 내 입술로 온전히 고백해야 합니다(Report). 입술의 고백으로 인정하고 주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다윗이 시편 51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세번째, 죄로부터 돌이켜서 돌아서야 합니다(Return). 회개의 의미가 돌아섬에 있는 것처럼. 그리고 마지막이 정말 중요합니다. 하나님과 화목함을 누려야 합니다(Reconciliation).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회개의 결론입니다.
회개 후 다시 죄로 돌아가면 안됩니다. 회개는 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진정한 회개에 눈물은 있지만, 고통은 없습니다. 진리를 알면 자유케 되기 때문입니다.
4. 복음을 믿으라
사실, 때가 찼다는 것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 그리고 죄를 회개하라는 것은 마지막 “복음을 믿으라”는 명령에 순종하는 과정을 알려줍니다. 복음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이신 십자가에서의 대속의 죽음과 우리의 산 소망이 되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것입니다. 나의 죄를 위해 피흘려 죽으시고 그 피값으로 우리를 속량(노예를 자유케 하기 위해 값을 치르는 일)시키신 것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소망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그것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는 언제일까요? 우리 각자가 복음에 반응하는 때입니다.하나님의 나라의 시작점을 알리는 때입니다. 회개의 때요, 믿음을 시작하고 믿음의 여정을 걸어가는 때 입니다. 그 때는 바로 지금일 수 있습니다. 지금 복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창세기 1장의 시작은 창조의 시작을 알립니다. 새로운 시작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을 창조하시며, “Let there be light!”이라고 외치셨습니다. 빛이 있으라. 우리 마음 가운데 복음의 빛이 비춰야 합니다. 이빛의 선포가 우리 마음속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내 마음이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환하게 밝아져야 합니다. 그 빛을 바라보십시오. 때가 이미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었으니,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을 믿으십시오. 이를 통해 모두가 진정한 빛과 자유를 누리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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