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고향을 떠난 나그네의 삶. 뿌리를 내리기는커녕, 세월이 흐를수록 둥지를 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무작정 어디론가 떠날 수도 있는 나이도 아니다. 그러나 항상 마음 속에 떠나지 않는 갈등이 그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가만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내가 지금 있는 이곳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RTP 지역(Research Triangle Park, 1959년에 설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연구 단지 중 하나다. 듀크대학, UNC 채플힐과, NCSU 등 유서 깊은 대학들이 자리잡고 있는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이곳은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중에 네 번째로 꼽힌 곳이다(미국 ‘US 뉴스 & 월드리포트’가 2016년에 발표, 1위 콜로라도주 덴버, 2위 텍사스주 오스틴, 3위 아칸소주 페잇빌, 4위가 이 지역 RPT. 10위 실리콘 밸리의 산호세).
지금 나는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살고 있지만, 앞으로의 삶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 나름대로 그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일 먼저 배운 말씀, 그리고 살면서 자주 암송하는 말씀이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요한복음 3:16 말씀, 그리고 데살로니가 전서 5:16-18 말씀일 것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Rejoice always, pray without ceasing,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for this is the will of God in Christ Jesus for you(NRSV)”.
그러나 이 말씀을 실천하면서 사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항상 기뻐하는 것은 무엇인가 성취되었을 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울 때도 마찬가지다. 쉬지 않는 기도는 입술을 계속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 끊임 없이, 간절히 간구하는 기도 생활이다. 범사에 감사란 말 그대로 우리가 처한 ‘모든 상황과 환경’ 속에서 감사하는 삶이다 (in all circumstances, NIV). 바울 사도는 이렇게 변화된 삶을 경험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 New Creation(고후 5:17)이라고 했다.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심다
최근에 이루어진 남북회담 중에 잊혀지지 않는 모습을 떠올려본다. 남북한 두 정상이 만나 남북군사분계선에 한국인의 기백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심으면서 ‘평화와 번영을 심는다’고 했다. 그리고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가져온 흙을 덮고 대동강과 한강에서 떠온 물을 부어주었다. 이렇게 빨리 평화가 깃들 거라 생각지 못한 곳에 마치 기적처럼 평화 번영의 나무가 심어진 것이다.
성경에 보면 ‘너는 평생에 예루살렘의 번영(prosperity)을 보며, 네 자식의 자식을 볼지어다. 이스라엘에게 평강(Peace)이 있을지로다(시편 128:5-6). 북쪽 이스라엘 나무와 남쪽 유다 나무가 내 손에서 하나되게 하라(겔 37:16-19)’고 했다. 마치 예루살렘의 번영과 이스라엘의 평화처럼 남과 북에 번영과 평화가 깃들고 이 나무가 넓은 그늘을 드리운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심어진 곳에서 변화되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RTP 한인사회도 번영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는 물론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평생의 터전이 될 이곳이 제2, 제3의 고향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지라도 다시 한번 마음에 다짐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날마다 새롭게 창조된 삶(New Creation)을 살자. 그리고 내가 지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곳 RTP 지역에서 항상 기쁨과 기도와 감사생활을 해자. 이곳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 사이에 평화와 번영을 심자. 나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마다 손을 맞잡고 말해 주고 싶다. NC, RTP! 새롭게 변화됩시다. 그리고 항상 기뻐합시다, 감사합시다,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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