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핫도그 소시지 1개면 당뇨병 위험이 30% 증가한다. ©dtoday

초가공식품
흔히 초가공식품으로 불리는 햄·소시지 등의 섭취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성인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오하나 교수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가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한국의 40∼69세 7,438명을 대상으로 평균 15년간 연구 참여자들의 음식별 섭취량을 조사하고, 2019년까지 당뇨병 발병 여부를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으로 확인된 사례는 총 1,187명이었다.
초가공식품은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고 가공과 변형이 많이 된 음식을 말한다. ▲햄과 소시지 ▲라면 ▲탄산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햄·소시지·베이컨 가장 위험
특히 초가공식품 중에서도 햄, 소시지, 베이컨은 당뇨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 이유는 이들 가공육에 첨가되는 ‘아질산염’ 때문이었다. 아질산염은 가공육의 붉은 빛깔을 유지하고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첨가되는 식품첨가물이다.
프랑스 소르본 파리 노르대 연구팀이 성인 10만 4,168명을 약 7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가공육을 통해 아질산염을 섭취한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이 53% 더 높았다. 그리고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대 연구에 의하면 하루 50g의 가공육을 섭취할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이 30% 높아졌다. 가공육 50g은 핫도그용 소시지 1개, 또는 비엔나 소시지 5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오 교수팀의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과 비교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평균 34%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햄·소시지 섭취량이 1% 증가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40% 늘어났고, 아이스크림 8%, 라면 5%, 탄산음료 2% 순으로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사탕과 초콜릿은 섭취량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연관성이 나타나 관련 메커니즘 및 인과관계를 검토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오하나 교수는 “이미 다른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이런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햄, 라면, 아이스크림을 동시에 먹는 아이스크림 라멘 ©Ruliweb

당뇨병 환자에게 최악의 식품
당뇨 환자들은 혈당 때문에 평소 식이조절에 많은 신경을 쓰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을 단번에 모두 끊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적절한 한계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라면은 일주일 한 개, 가공육 일주일에 한 번 섭취하는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외에 당뇨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음식은 다음과 같다.

▶ 흰 쌀밥
지난 2012년의 연구에 따르면 흰 쌀밥을 가장 많이 먹은 그룹에서 성인 당뇨 발생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흰 쌀과 파스타는 설탕과 비슷한 수준으로 혈당치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뇨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가공된 음식과 튀김, 흰 밀가루로 된 음식을 자제해야 한다. 따라서 흰 쌀 대신 정제하지 않은 현미를 섭취하도록 권한다. 정제하지 않은 곡물은 섬유질로 인해 혈당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 라떼 등의 혼합 커피
설탕이나 시럽, 크림 등이 들어간 혼합 커피는 밀크쉐이크처럼 높은 칼로리와 지방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가령 프라푸치노 같은 혼합 커피 한 잔에는 500칼로리와 98그램의 탄수화물, 9그램의 지방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런 혼합 커피는 혈당수치를 요동치게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블랙커피를 마시도록 권한다.

▶ 바나나와 멜론
모든 신선한 과일은 비타민과 섬유질을 함유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뇨 환자들은 설탕 성분이 많은 몇 가지 과일은 주의해야 한다. 바나나와 멜론, 복숭아 등이 당분이 많은 과일들이다. 따라서 이런 과일들은 혈당수치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대신 그라니스미스 사과나 블루베리 등은 당분이 낮아 당뇨 환자들에게 좋은 과일이다. 이런 과일에 땅콩버터와 저지방 치즈를 곁들여 먹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중국 음식
중국음식은 고칼로리, 고지방, 고탄수화물, 고나트륨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혈당수치를 매우 높게 만들고 이를 한동안 유지시킨다. 특히 튀긴 고기에 설탕 소스가 들어간 달콤한 요리들은 더욱 해롭다. 만약 중국 음식이 먹고 싶다면 집에서 찐 채소와 저지방, 저나트륨 양념을 사용해 만들어 먹기를 권한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혈압이 낮아지고 심장병 위험도 줄어든다.

튀긴 고기와 달콤한 소스는 혈당수치를 높게 만든다. ©namu.wiki

▶ 과일주스
오렌지 주스는 탄산음료를 마신 것과 같다. 탄산음료만큼의 설탕과 칼로리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설탕 과일주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과일주스 대신 당분 함량이 낮은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주스 형태로 마시는 것보다 당분이 덜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