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없는 마을
1960년 펜실베니아 중부에 있는 로제토는 평범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17년 동안 의사로 일한 팰컨 박사는 65세 미만의 지역 주민 가운데 심장병을 앓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연구자들이 수돗물과 의료 시설을 공유하는 주변 마을과 로제토를 비교해보니 로제토 마을 주민들의 사망률이 35%나 낮았다.
로제토 마을 주민들의 음식을 살펴보니 그들은 설탕이 든 간식거리를 무척 좋아하고, 돼지기름으로 요리를 하며, 소시지를 즐겨 먹었다. 게다가 독한 술도 마다하지 않았다. 생활습관을 살펴봐도 특별한 점이 없었다. 흡연을 하고, 녹초가 되도록 일하면서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고, 비만도 흔했다. 그런데도 그들이 건강하게 오래 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세계적인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건강하게 나이든다는 것>의 저자, 마르타 자라스카는 운동과 식습관이 장수의 핵심 비결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600여 편의 논문을 분석하고, 50여 명의 과학자를 인터뷰 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핵심 비결을 밝혀냈다.
영양제보다 중요한 우정
외로운 말은 수명이 더 짧다. 쥐도 고립되면 비만해지고, 제2형 당뇨병이 생기며, 잠도 잘 못 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친구들을 몇 번 만나지 않는 일본 노인들은 매달 적어도 한 번 친구들과 어울리는 이들보다 사망위험도가 30% 높았다.
반대로 로제토 마을 사람들은 이탈리아 전통에 따라 여러 세대가 함께 살며 서로를 보살폈다. 그리고 틈날 때마다 진수성찬을 차리고 마을 사람들의 경조사를 함께 기념했다. 전체 주민이 2,000명도 안 되는 마을에 낚시클럽, 사냥클럽, 스포츠클럽, 도서관까지 22개나 되는 시민단체가 있었다. 로제토에 사는 한 주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마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었고, 우리를 도와주고 외롭지 않게 해줄 사람들이 언제나 주위에 있었어요.”
그런데 현대화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은 점점 좋은 차와 좋은 집을 소유하며 서로에게서 멀어지게 되었다. 1971년, 처음으로 마을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이 생겼다. 곧이어 고혈압 환자도 크게 늘었다.
누구나 외롭다고 느끼면서 100세까지 살기는 어렵다. 친구와 자주 안부를 주고받거나 가볍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해보자. 우정이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을 안다면 영양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매일 우정에 쏟아야 한다.
유전자를 바꾸는 봉사
캐나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험 참가자들에게 과자로 가득한 선물 주머니를 사서 자신이 먹거나 병원에 있는 아픈 아이들에게 주게 하였다. 그 결과,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 사람들이 더 큰 행복감을 느꼈다. 연구 참가자들 중의 1/5이 때로는 음식을 사 먹을 돈조차 부족했는데도 말이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 즐거운 기분만 얻는 것이 아니다.
고혈압을 앓는 노인들에게 매주 40달러를 주고 그 돈을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쓰게 하였다. 그러자 돈을 기부한 사람들은 마치 새로운 약물치료를 시작하기라도 한 것처럼 혈압이 떨어졌다. 게다가 아무런 부작용도 없었다. 이렇듯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미주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명백한 생리 변화를 이끌어내 우리의 건강을 개선시킨다.
수명을 늘려주는 성격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다음 중 건강과 수명을 늘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성격 요인 하나는 무엇일까?
① 외향적, ② 내향적, ③ 성실성, ④ 무책임, ⑤ 개방적, ⑥ 폐쇄적
정답은 성실성이다. 성실(誠實)이라는 단어는 ‘정성을 들여 열매를 맺는다’라는 뜻이다. 열매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무가 하루하루 햇빛과 비를 맞고 해충을 견디며 키워낸 것이다. 따라서 성실성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는 성향을 말한다.
자신이 성실한 사람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는 특징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 책상을 늘 깔끔하게 유지한다.
- 양말 서랍을 잘 정리정돈한다.
- 내일 입을 옷은 전날 밤에 미리 준비해둔다.
- 사야 할 물건은 메모를 한다.
- 스스로 한 약속을 잘 지킨다.
성실성이 평균 이하인 사람은 평균 이상인 사람보다 사망위험도가 44%나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실한 사람들은 정크푸드를 삼가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일에서 성공할 확률도 높다. 따라서 성실성이 자신의 성격 특성이 될 때까지 성실성이 필요한 작은 일을 하나씩 시작해보라.
행복한 관계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제 슈퍼푸드나 영양제, 또는 만보기 등에 집착하지 말자. 사람이 하루에 채소와 과일을 6인분씩 먹을 경우(거의 불가능하다) 사망위험도는 26% 줄어든다. 그런데 헌신적인 애정을 바탕으로 한 결혼관계는 사망위험도를 49%나 낮춰주고, 친구나 이웃 등 튼튼한 사회관계망이 있으면 사망위험도가 45%나 줄어든다.
고독감은 실제 고통이다.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면 마음만 외로운 것이 아니라 몸도 아프다. 인간이 혼자 외롭게 남겨지는 것은 생존을 위협하는 만성 스트레스 상황이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부신에서 알도스테론과 코르티솔 호르몬이 나오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와 염증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반대로 옥시토신, 세로토닌, 바소프레신 등 이른바 ‘사회성 호르몬’은 염증과 통증을 줄여준다. 이 호르몬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껴안고, 춤추고, 노래할 때 나온다. 반려동물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사랑과 우정이다. 그러니가족,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타인에게 친절하며,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 이런 삶의 자세는 나 자신은 물론,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참조 : 책식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