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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북리뷰] 소비자의 인식 속에 최초가 돼라 – 마케팅 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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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북리뷰] 소비자의 인식 속에 최초가 돼라 – 마케팅 불변의 법칙
마케팅 불변의 법칙 22가지를 뽑아 설명한 마케팅의 기본서 ©KOREAN LIFE

마케팅의 ABC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는 마케팅에 대해 전혀 몰랐다. 관심조차 없었다. 마케팅과 광고, 홍보, PR, 브랜딩의 차이도 몰랐다. 가끔 “우리는 지금까지 마케팅 하나도 안 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마케팅에 대해 괜히 부정적인 선입견만 쌓아 왔다. 그런데 스몰 비즈니스의 세계에 발을 들인 후, 그동안 피해 다니기만 했던 ‘마케팅’에 대해 기본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또 몇 년이 걸렸다.
물론 마케팅을 몰라도 비즈니스를 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마케팅에 대한 안목이 생기면 내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과 세상의 모든 제품과 회사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꽤나 달라지는 것 같다. 마트에 가서 콜라 하나를 살 때도 그 안에 담긴 보이지 않는 함의가 조금씩 보이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내 매장에 새로운 제품 하나를 추가할 때 훨씬 더 정교하고 올바른 판단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냥 장사보다 조금 더 폭넓게 바라보게 된다. 그러니 혹시 앞으로 마케팅에 대한 책을 접할 기회가 있으면 마음을 열고 읽어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분명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마케팅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상식 차원에서 마케팅과 주변 용어들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1. 마케팅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

2. 광고
① 상업광고 (Commercial AD) :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
② 공익광고 (PR AD) :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

3. PR (Public Relations)
장기간에 걸쳐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그 신뢰가 제품 판매로 이어지게 하는 것, 대중과 상호적인 커뮤니케이션
예시) “또 하나의 가족” – 삼성 기업 광고

4. 홍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매스미디어를 활용하는 행위.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5. 브랜딩
마케팅, 광고, PR, 홍보 활동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브랜드의 느낌과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것

그럼 이제, 오늘 소개할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나오는 22가지 법칙 중 핵심적인 원칙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마케팅은 인식 싸움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큰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은 ‘제4장 인식의 법칙’이었다. 함께 읽어보자.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고의 제품이 결국에는 승리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최고의 제품이란 없다. 마케팅 세상에는 소비자와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인식’만이 존재할 뿐이다. 마케팅은 바로 소비자의 이런 인식을 다루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제 수입자동차는 1위 혼다(Honda), 2위 도요타(Toyota), 3위 닛산(Nissan)이다. 사람들은 세 브랜드 간의 경쟁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이 품질, 디자인, 엔진마력, 가격 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각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는 ‘생각’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일본에서 파는 차를 미국에서도 똑같이 팔고 있다. 만약 마케팅이 제품의 전쟁이라면 두 나라에서 그 자동차의 판매순위는 똑같아야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혼다는 1위와 거리가 멀다. 도요타가 혼다보다 4배 이상의 판매율을 자랑하고, 혼다는 닛산의 뒤를 이어 3위에 머물러 있다. 제품은 똑같지만 소비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혼다는 자동차 회사로 인식되지만, 일본에서 혼다는 오토바이 제조업체로 인식되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토바이 회사에서 만든 자동차를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혼다는 자동차 회사로 인식되어 있지만, 일본에서 혼다는 오토바이 회사로 알려져 있다. ©KOREAN LIFE

또 다른 예를 보자. 청량음료업계의 경영자들은 더 맛있는 음료가 더 잘 팔릴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코카콜라는 20만번의 시음 테스트를 거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입증해냈다. ‘오리지널 코카콜라보다 펩시가 더 맛있다. 그리고 펩시보다 뉴코크(New Coke)가 더 맛있다.’
이 사실에 근거해 코카콜라는 뉴코크를 출시했고, 그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제일 맛없다고 판명된 오리지널 코카콜라가 1위, 그리고 뉴코크는 3위에 그쳤다. 물론 뉴코크는 맛에서 단연 최고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것을 믿고, 자신이 맛보고 싶은 것만 맛본다.
게다가 사람들은 ‘간접인식’을 근거로 구매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콜라는 역시 오리지널이 최고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다른 사람들은 다수의 인식을 기반으로 구매결정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보다 일본이 더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인식에 기반해 일제 자동차를 산다. 만약 일제 자동차에 대해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면 자신이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식에 부합하도록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기억속 최초
사람들의 인식 속에 기억이 만들어지면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기억 속에 최초가 되는 것, 이것이 마케팅의 ‘전부’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자기 마음속에 제일 먼저 들어온 최초의 제품을 가장 우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최초의 브랜드가 그 영역의 리더가 된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시장에 들어온 브랜드들의 판매율 순위는 흔히 발을 들여놓은 순서와 일치한다. 소염진통제를 예로 들어보자. 1위는 에드빌(51%), 2위는 뉴프린(10%), 3위는 메디프랜(1%)이다. 그들의 판매율은 시장진출 순서와 일치한다.

2위, 3위의 전략
안타깝게도 당신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최초’가 되지 못한 후발주자라면 희망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2위, 3위를 위한 전략이 있다.
렌터카 영역에서 소비자의 마음속에 최초로 들어가 1등 자리를 차지한 것은 허츠(Hertz)다, 2등은 아비스(Avis), 3등은 내셔널(National)이다. 2등인 아비스는 처음에 자사의 서비스 품질이 우수하다고 광고했다. “렌터카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서비스”가 아비스의 광고 메시지였다.
서비스 품질은 회사 내에서 아주 중요한 주제다. 하지만 회사 밖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모든 회사가 자기 회사의 서비스 품질이 최고라고 아우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런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자 아비스는 메시지를 바꿨다.
“아비스는 렌터카 시장에서 2위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아비스는 13년간의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 큰 이득을 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아비스가 더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는 1위 허츠의 지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비스는ITT에 매각되었는데, ITT는 광고 메시지를 바꾸라고 지시했다. “아비스는 1등이 될 겁니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즉각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니야. 아비스는 1등이 아니야. 내 마음속의 1등은 허츠야.” 그리고 이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사람들은 수화기를 들고 허츠로 전화를 돌려댔다. 결국 이 광고는 대실패였다.
당신이 소비자의 마음속 최초가 아니라면, 소비자의 마음속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라. 사람의 인식이란 한번 정해지면 바꾸기 어렵다.

2위가 되라
새로운 영역의 초기 단계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결국 두 거물 사이의 2파전으로 정리된다. 이 패턴은 그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브랜드에 적용된다. 시장에 3개의 브랜드가 있다면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정확히 4:2:1이다. 그리고 입지가 불안한 3위 브랜드가 총력을 몰아 막강한 두 리더 브랜드를 공격해봤자 별 효과가 없다. 그래서 성공적인 마케터들은 업계의 1, 2위 브랜드가 되는 데 집중한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1, 2위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3위 브랜드라면 자기만의 수익성 있는 틈새시장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그 영역에서 소비자의 인식 속에 최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

1위의 대안이 돼라
당신이 만약 2위라면 1위를 따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최선의 전략은 소비자가 인정해줄 만한 리더의 약점을 찾아낸 다음, 1위를 대적해 자신을 1위 제품의 대안제품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해열진통제 영역의 최초는 아스피린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품의 결함이 발견되었다. 아스피린이 위장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두 번째 주자 타이레놀은 아스피린의 대안으로 자신을 부각시켰다. 타이레놀의 광고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아스피린을 먹어서는 안 되는 수백만의 사람들을 위해.”
그 결과 오늘날 타이레놀은 아스피린을 능가하고 미국 약국에서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되었다.
코카콜라는 100년의 역사를 지닌 제품이다. 이런 코카콜라의 ‘오랜 역사’에 대응해 펩시콜라는 힘의 구도를 뒤집어 새로운 세대인 10대들을 공략한 결과 펩시세대(Pepsi Generation)를 여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들은 언제나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즉, 증명된 리더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리더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2위 회사는 바로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자신의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 그러면 1위 제품의 대안제품으로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런데 너무나도 많은 2위 후보 브랜드들이 리더를 모방하려고만 한다. 열심히 노력하건 적당히 노력하건 그 차이는 근소하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런 노력은 실패로 끝난다.

하나에 집중하라
끈질긴 노력 끝에 자기 분야의 1위가 되었다면 당신의 성공을 축하한다. 그리고 이제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말의 의미를 오랜 시간을 두고 깨달아가게 될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지만, 성공은 실패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처음에는 수익성이 아주 높은 하나의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다음 순간, 그 집중력이 여러 제품으로 분산되고 회사는 손해를 입는다. ‘A1’ 소스는 스테이크 소스 부분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인들의 입맛이 점차 쇠고기에서 닭고기로 옮겨가고 있으니 이제 닭고기 소스 제품을 출시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름을 A1 닭고기 소스라고 붙였다. 그래야 사람들이 A1이라는 훌륭한 스테이크 소스 제조업체가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음이다. ‘A1’은 브랜드명이 아니라 스테이크 소스 그 자체다. 식사를 하다가 “A1 좀 건네주시겠어요?” 하고 묻는데, “어떤 A1 말인가요?” 하고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국 A1 닭고기 소스는 예산만 1,800만 달러를 들이고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끝도 없이 많다. 세븐업은 단순한 레몬라임 음료로서 ‘비 콜라(uncola)’였던 당시 5.7%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었다. 그 뒤에 회사는 세븐업 골드, 체리 세븐업을 비롯한 다양한 맛의 다이어트 음료들을 추가로 내놓았다. 그 결과 세븐업의 시장점유율은 2.5%로 반토막이 났다.

분명한 사실은 어떤 영역이건 리더 브랜드는 라인 확장 압력을 끝까지 견뎌낸 브랜드다. 유아용 식품 브랜드 거버(Gerber)는 시장점유율 72%로 라인 확장을 도모한 비치넛과 하인즈 두 브랜드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리더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1등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KOREAN LIFE

라인 확장이 효과가 없다는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줄기차게 확장 제품들을 토해내고 있다. 이유는 라인 확장이 장기적으로는 실패를 부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성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는 바퀴만 달렸다면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뛰어들고 있다. 세단, 스포츠카, 소형차, 고급차, 트럭, 미니밴, 전기자동차까지. 그런데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려면 자금뿐 아니라 아이디어나 개념이 필요하다. 새로운 제품이 성공을 거두려면 새로운 영역에서 최초가 되어야 한다. 아니면 리더 브랜드의 대안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만능가 VS 전문가
오늘날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소비자의 마음속에 한 자리를 겨냥해 그곳으로 초점을 좁혀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는 크고 다양화된 ‘만능가’와 작고 집중화된 ‘전문가’가 있다. 만능가는 약하다 오늘날 만능가들 대부분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줄줄이 파산한 백화점들을 보라. 그리고 소매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회사는 대개의 경우 하나의 제품에 집중한 ‘전문가’들이다. 많은 회사들이 성공을 거둔 후,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소용이 되어주려고 하다가 큰 대가를 치렀다. 그러니 이것을 기억하라.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최초로 입성하고, 초점을 좁혀서 하나에 집중하라.
그리고 마지막 조언은 시장의 수요를 완전히 만족시켜주지 말라는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연예인들은 출연을 자제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신들에 대한 수요를 길게 가져간다. 유행은 절정에 다다르면 그 뒤부터는 내리막길뿐이다. 그래서 식당이 잘 된다고 크게 확장하면 망한다는 속설은 대부분 현실이 된다.

이 책에 ‘마케팅은 아래 임원에게 떠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책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리고 ‘경쟁자들이 못 보도록 혼자서 독점하고 싶은 책’이라는 찬사도 있다. 마케팅이 단지 판촉활동이 아니라 경영의 본질임을 일깨워주는 좋은 책이니 비즈니스의 도약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정경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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