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엘리의 미국 생활기
미국에서 아파트 구하기 – 하우스 헌팅
미국에서 결혼하고, 한 달 반 동안 신랑 친구네 부부의 게스트룸에 얹혀 살면서 미국에서 살 아파트를 구했다. 물론 친구네 부부에게 렌트비는 지불하고 살았지만 역시 생활 패턴이 다른 사람들과 살면 불편하기 마련. 마음만 먹으면 집을 구하는 건 일주일만에도 가능하지만 내가 원하는 집이 비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크레딧 체크하면서 이상이 있을 경우 시간이 더 걸리게 될 수 있으니까 여유를 가지고 찾아 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집을 구할 때는 먼저 직장이나 학교와의 거리를 중심에 두고, 주변 동서남북 방향의 zip code(우편번호)를 확인한다. 그리고 아파트 렌트 웹사이트에 우편번호를 넣고, 가격대, 방의 개수, 부대시설 등을 조건으로 넣으면 그에 맞는 아파트들이 검색되고, 그 중에서 사진상으로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아파트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따로 메모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둔다.
나의 조건은 첫째, 반드시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을 것, 둘째, 워크인 클라짓이 있을 것(수납장이나 옷장을 구입할 필요가 없음), 셋째, 세탁기와 건조기가 설치되어 있을 것(세탁기와 건조기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아파트의 경우, 세탁물 분실의 위험이 있고, 세탁물을 시간 맞춰 꺼내러 가는 것도 귀찮고, 내가 필요할 때 세탁을 못할 수도 있음), 마지막으로, 화이트 키친일 것.
이 조건에 맞는 집 12개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12군데 중 6군데를 직접 둘러보았다. 아파트를 보러 갈 때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가도 되고, 그냥 바로 워크인으로 가도 되는데 가끔 예약 없이 간 경우는 아파트 오피스 직원이 먼저 온 사람들에게 집을 구경시켜 주느라 오피스 문이 잠겨 있어서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가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처음 본 집이 너무 맘에 들었고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되는 곳이었는데, 다만 렌트비가 우리 예산보다 200불 정도 더 비쌌다. 두번째 집은 위치가 별로였지만 아파트 수영장이 무슨 휴양지의 리조트 같았다. 다들 썬탠하고 바베큐 파티하고 그런 분위기였는데 신랑이 이 아파트는 절대로 안 된단다. 왜냐고 물었더니 “So many hot guys!!!” 단지 잘생긴 남자들이 너무 많아서 이 아파트에 살 수 없다니… 인정할 수 없는 이유다. 세번째 집은 쇼핑몰이 아파트를 감싸고 있는 형태라 걸어서 1분 거리에 몰이 있어 생활하기에는 아주 편리해 보였고, 당분간 차가 없는 나는 심심할 때 몰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구경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어 보였지만 아파트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
처음부터 너무 맘에 드는 집을 보아 버린 탓에 계속 돌아다녀봐도 더 이상 맘에 드는 집이 없고, 자꾸 첫 집이 눈에 밟히고 비교가 돼서 예산이 200불이나 오버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냥 첫 집을 계약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시 가니 렌트비를 할인해 주겠다며 매달 100불씩 할인된 가격에 계약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가 결정되면 신청서를 작성하고, 그 신청서를 토대로 아파트 오피스에서는 크레딧 체크를 한다. (신청서를 낼 때 신청비로 1인당 $30~40씩 가족수만큼 낸다. 우린 신랑과 나 둘이서 입주하게 되니까 $60불 지불함.)
그 후 별 문제가 없다면 따로 연락이 없고 계약하기로 한 날짜에 렌트비와 디파짓을 준비해 가면 계약서를 쓰게 되고, 아파트 열쇠를 받게 된다. 아파트들을 둘러본 후 일주일 정도 지나니 어느 아파트에서 이메일이 왔다. 아직까지 집을 못 구했다면 가격 조정도 가능하니 다시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훈남들이 수영장에서 썬탠하고 바베큐 파티하던 두번째 아파트였는데, 우리는 이미 첫번째 집으로 결정을 한 상황이라 다시 가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나중에 가격 조정도 가능하니 방문한 그날 바로 계약하지 말고, 맘에 든다면 일주일 정도 기다렸다가 가격 조정을 시도하며 계약을 해도 될 것 같다.
스마일 엘리(Smile Ellie), [email protected]
미국인 남자와 결혼하여 미국으로 이주한 후,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 블러프턴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미국 생활정보, 일상,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smile ellie의 일상 시트콤 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