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사돈댁
저는 아이 둘 키우는 32살 엄마예요. 저에게는 28살 여동생이 있는데 3년 교제한 남자와 결혼 얘기가 오가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상견례 날짜를 잡고 상견례를 했어요. 그런데 예비 사돈되실 분들의 무례한 행동 때문에 제가 엎어버렸어요.
- 저희 부모님이 인사를 드렸는데 고개만 까딱함
- 제 동생은 결혼 후에도 맞벌이 예정인데 신랑 아침, 저녁밥은 무조건 차리라고 함
- 일주일에 한번씩 시댁에서 시간 보내길 원함
- 무리한 예단 요구 (제부될 사람은 32살인데 모은 돈이 4천. 그런데 제부 차를 바꿔주길 원함)
- 명절, 시댁 행사 때는 무조건 시댁에 머물길 바람
이 외에 막말 시전하길래 가만히 듣다못해 내가 따짐.
폭풍 사이다
“말씀 중 죄송하지만 저희 부모님이 인사하셨을 때 왜 고개만 까딱하신 건가요?” 그러자 자기도 ‘안녕하세요’ 라고 했다 함. “들으신 분 말씀 좀 해주세요.” 했더니 아무도 대답 안 함.
“그리고 제부될 사람도 손이 있는데 왜 제 동생이 밥 차려줘야 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동생이 더 벌지 않나요? 그러면 반대로 제 동생한테 밥 차려줘도 되지 않나요?”
그러면서 제부될 사람한테 물어봄. “제 동생이 차려주는 밥상 받기만 하고 손 하나 까딱 안 하실 거예요?” 그러자 “엄마도 나한테 밥 안 차려주면서 왜 그래?”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사돈될 분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씀 못하시더라고요.
또 일주일에 한번씩 왜 시댁에 방문하길 원하시냐 하니까, 이제 며느리도 딸인데 같이 시간 보내면 좋지 않겠냐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있던 시누되실 분한테 물어봤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시댁 방문하시나요?” 그랬더니 아니라 함. 그러면서 자기 엄마한테 왜 자꾸 시집살이 시키려고 하냐고 함.
그리고 차 바꿔주고 말씀하신 예단 다 해주면 대출없이 집 사가지고 오실 거냐, 제 동생 예물 세트 다이아로 다 맞춰주실 거냐 물어봄.
그러니까 다이아는 못해주신다고 함. 그래서 그럼 다이아는 해주지 말고 제 동생 차 외제차로 바꿔달라 함. 그랬더니 그래도 차는 남자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함. 그래서 내가 요즘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다 차 가지고 다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함.
마지막으로 명절 문제. “제 동생도 부모가 있는데 명절에 왜 시댁에만 머물기를 바라시나요? 그런 이기적인 생각은 하지 마세요. 따님이 명절에 친정에 못 가고 시댁에만 머물러 있으면 기분 좋으시겠어요?”
그래서 나는 결론적으로 이런 지옥 같은 불구덩이에 내 동생 시집 못 보낸다고 함. 그랬더니 우리 엄마 아빠도 이런 집에 우리 딸 시집 안 보낸다고 하심.
그래서 이 상견례 자리는 없던 걸로 하고, 결혼도 없던 걸로 하자고 했음. 그러자 제부될 사람이 “처형, 제가 잘하겠습니다.” 하길래 동생한테 물어봄. “너는 이 결혼 할 거니?” 그랬더니 동생이 울면서 안 한다고 함. 그래서 동생이랑 부모님, 애들 다 데리고 나옴.
동생이 울면서, 힘들었지만 언니 때문에 불구덩이 안 들어간 것 같아 고맙다고 함. 우리 부모님도 나한테 잘했다고 칭찬하심. 동생은 다행히 생각보다 잘 이겨내고 있음.
출처 : 네이트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