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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경영 칼럼] 유머가 있는 가정이 지상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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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경영 칼럼] 유머가 있는 가정이 지상천국
풋볼은 '풋'하고 웃는 축구공? ©gettyImages
최규상 유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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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은 ‘풋’하고 웃는 축구공?

아침부터 우리집 누렁이는 거실에서 축구공을 물고 뜯고 뒹굴며 놀고 있다. 미소를 띄고 바라보다 퍼뜩 한 가지 말장난이 떠올랐다. 얼른 아내에게 가서 말장난을 건넸다.

“여보, 강아지도 즐겁지만 축구공 도 즐거운가봐! 축구공이 ‘풋’하고 웃고 있잖아! ‘풋’하고 웃는다고 해서 풋볼인가봐!”

아내는 내 말장난에 박수를 치며 하하하 웃는다. 전날 저녁에도 아내와 반주를 하면서 한바탕 웃었던 터였다.

“여보, 소주와 보드카, 위스키를 섞어 마시면 알코올 도수가 몇 도인지 알아?”

“모르겠는데, 몇 도가 되는데?”

“응, 졸도! 하하하…”

아이 러브 우유!

아침마다 아내에게 유머를 던진지 15년이 되어간다. 아침 유머는 우리 부부의 행복 문화이며 함께 마시는 영혼의 보약이다. 덕분에 아침 웃음은 보약 10첩보다 더 영양가 있는 영혼의 보약이 되었다.

이제는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농담을 던지며 웃음을 터뜨린다. 유머는 유치하지만 삶의 큰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유머는 가볍지만 삶의 즐거움을 풍성하게 누리게 해준다. 그리고 유머는 짧지만 하루 종일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다보니 아내도 점점 유머가 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퇴근하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아내에게 전화했다. “여보, 마트에 왔는데 뭐 필요한 것 있어?”

그러자 아내의 대답! “우유 사오세요. 아이 러브 우유! 호호호!”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의 유머는 점점 세련되어 갔다. 어느 날 아내가 다가와 내 몸을 위아래로 훑더니 이렇게 말했다.

“요즘 내가 당신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는데… 당신 말이야, 치매끼가 있는 것 같아!”

치매끼라니? 깜짝 놀라서 내가 무슨 치매끼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아내는 웃으며 대답했다. “치매끼는 치명적인 매력과 끼를 말하는 거야! 당신 요즘 완전 치매야!”

이런 아침 유머와 아재 개그를 반복하며 우리 부부는 대한민국 최초의 부부 유머코치가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부부가 유머를 주고받으며 희희덕거리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신기해한다. 대화를 잃어버린 부부들이 지천인데 이렇게 허접한 유머를 주고받으며 웃을 수 있다니! 결혼 20년차 부부가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어떻게 아내를 즐겁게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지난 15년 동안 이런 질문을 대략 1,534,829번쯤 받아왔다. 오늘은 그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부부가 즐겁게 사는 비법을 나누어 보겠다.

웃음으로 즐겁게 사는 부부 ©Smart Indian Women

부부가 즐겁게 사는 비법

첫째, 유머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유머는 놀이처럼 최소한의 규칙이 있어야 재미가 있다. 규칙은 딱 하나! 바로 재미가 있든 없든 무조건 웃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유머를 하기 전에 먼저 상대와 약속을 해야 한다. 나는 아내에게 현금 10만원을 뇌물(?)로 주며 유혹했다. 아침 웃음은 보약이라는데 당신과 아침에 한번씩 웃고 싶다. 내가 유머를 할 테니 재미없어도 웃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내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놀라운 건, 내가 어떤 유머를 해도 아내가 웃을 거라고 생각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웃고 웃어주는 우리의 유머놀이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둘째, 삼척동자가 되어라. 삼척동자란 뭘 모르는 어리석은 어린아이를 말하는데, 아내에게 유머를 듣고 알아도 모르는 척, 재미 있는 척, 뒤집어지는 척하며 웃고 박수를 쳐달라고 했다. 유머는 유치함이 기본이다. 하지만 유치해도 서로 함께 웃는 순간에 행복의 극치를 맛보게 된다. 유머 하나에 웃고 또 웃어주다보니 어느 새 일상 속의 대화에서도 즐거움이 넘치기 시작했다. 서로 짠 것처럼 웃고, 웃어주다보면 실제로 웃을 일이 점점 더 많아진다.

셋째, 절대 멈추지 마라. 세상에 반복 없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 우리의 웃음은 순식간에 부부의 문화를 넘어 가정의 문화가 되었다. 부부가 유머를 즐기게 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웃음과 유머에 물들어간다. 별것 아닌 것에도 웃을 수 있는 가정문화가 되면 그곳이 이미 천국이다. 부부싸움이나 갈등이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멈출 수도 있겠지만, 가능한 빨리 다시 시작하라.

다시 사랑하기

이렇게 유머를 나누다보면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어떻게 하면 아내를 즐겁게 할까?”에서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쁘게 할까?”로 질문이 바뀌고, 곧 이어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까?”로 이어진다.

놀라운 것은 아내를 즐겁게 하는 비결이 바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비법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매일 유머를 통해 소통하다보면 “다시 사랑”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유머 하나가 “다시 사랑”으로 가는 위대한 통로가 된다.

2019년에 유머를 더 활용하면 무덤덤한 일상에 꽃이 피고, 사업에서도 귀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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