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보다 재미난 항공사
”오늘도 저희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고객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객 여러분의 돈도 사랑합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안내 멘트다. 사우스웨스트는 이렇게 약간의 유머를 사용해 고객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고객 서비스로 유명하다. 심지어 직원을 뽑을 때도 유머감각은 매우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이 비밀병기 덕분에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1971년 창립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미국 항공사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흑자경영, 무차입경영’을 기록 중이다. 또한 고객증가율이 연평균 133%에 이르는 경이적인 경영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승무원들의 위트는 비행기 이륙 전 안전수칙을 설명할 때도 계속된다.
“혹시 비행 중 담배를 피우고 싶은 분들은 비행기 날개 위에 마련된 라운지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곳에서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여행하시는 분들 중 천장에서 산소 마스크가 떨어졌는데 만일 그게 마음에 드신다면 아이에게 씌우시기 바랍니다. 처음 1분간은 2달러, 그 이후부터는 1달러씩입니다.”
비행기 비상 탈출시 행동요령도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
”여러분이 애인과 헤어지는 방법에는 50가지가 있지만, 이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딱 6가지밖에 없습니다. 비상 출구는 앞쪽에 2개, 중간에 2개, 뒤쪽에 2개가 있습니다. 잘 기억해 두셨다가 꼭 살아남으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우스웨스트의 유머경영 전략은 경영학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이다. 덕분에 이런 전략은 다른 여러 기업들의 fun 경영으로 이어졌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고객들은 자신에게 웃음을 준 사람을 오랫동안 기억한다고 한다. 그리고 재방문과 재구매를 이어가며 만족도가 축적되면서 단골이 되어간다.
그래서 오늘은 고객을 만나는 접점에서 고객을 즐겁게 하는 3가지 방법에 대해 나눠보겠다.
첫째, 첫 만남에 위트를 넣어라.
어느 전자제품 대리점에서는 고객이 방문하면 이런 인사로 고객을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습니다. 오늘같은 날에는 김씨, 이씨, 박씨보다 날씨가 최고네요. 하하하” 짧은 위트에 미소를 지은 고객들은 직원들과 더 편안하게 대화를 시작했다.
얼마 전 어느 쇼핑몰을 걷다가 무심코 안내방송을 듣게 되었는데 이런 멘트가 흘러나왔다.
“고객 여러분, 동쪽에서 뜨는 해가 무엇인지 아세요? 네. 동해입니다. 그럼 서쪽에서 뜨는 해는 무엇일까요?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마시고요. 네. 서해겠죠? 그럼 저희가 고객님들을 향해서 뜨는 해는 무엇일까요? 네, 사랑해입니다! 고객님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러분 옆에 있겠습니다.”
이렇게 고객과의 첫 만남에 유머와 위트를 넣고 고객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을 한마디라도 사용할 수 있다면 고객은 언제든지 마음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둘째, 고객과 놀이문화를 만들라
얼마 전 한국의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 항공을 탄 적이 있다. 그때 승무원이 나와서 선물을 놓고 승객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했다. 끝까지 이겨보려는 마음에서 승객들의 참여가 뜨거웠다. 마지막 남은 승객이 최종 승자로 상품을 타자 모두가 박수를 쳐주었다.
이 항공사를 이용할 때마다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이 짧은 가위바위보 게임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짧고 가볍고 단순한 게임을 여러 가지 준비해놓고 고객이 놀이를 즐기게 하는 것도 최고의 펀경영 기법 중 하나다.
몇 년 전 부산의 한 커피숍에 들른 적이 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돌아서려는데 바리스타가 물었다. “고객님 오늘은 한마음데이입니다. 일이삼 중에 한 숫자를 고르세요. 그리고 동시에 숫자를 외쳐서 같은 숫자가 나오면 머핀을 선물로 드립니다.” 자연스럽게 한마음 놀이에 빠져 머핀 서비스까지 받았다. 다음에 부산에 갈 일이 있다면 나는 당연히 그 커피숍을 다시 찾을 것이다.
셋째, 퀴즈로 고객을 동참시켜라.
예전에 아내와 함께 어느 식당에 갔다. 주문을 하자 유머 퀴즈 5개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었다. 퀴즈의 정답을 카운터로 가져오면 음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열심히 유머퀴즈를 풀면서, 모르는 문제는 인터넷 검색까지 해가며 모든 정답을 찾아냈다. 식사하는 내내 아내와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다음에 또 오자고 약속했다.
독일의 마케팅 전문가 한스 우베퀼러는 사람들이 물건을 비교할 때 이것저것 냉정하게 따지며 이성적으로 판단하지만 실제로 선택할 때는 느낌이나 기분에 따라 구매한다고 말한다. 가격, 디자인, 수명 등 다양한 요소를 냉정하게 평가하지만 결국은 ‘이게 더 느낌이 좋아!’ 하며 선택한다는 것이다. 유머로 고객과 만나는 것은 고객의 감성을 깨우는 일이다. 지금 당장 고객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보자. 한번만 웃길 수 있다면 이미 그 고객은 재방문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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