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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나들이] 버려진 쓰레기로 역사와 전통을 직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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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나들이] 버려진 쓰레기로 역사와 전통을 직조하다
박영진 NC 미술관 안내원 [email protected]

오늘날 우리는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너무 많은 쓰레기에 직면해 있다. 이번 달에는 이 버려진 쓰레기를 재료로 사용해온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엘 아나추이(El Anatsui)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웨스트 빌딩 안의 한 벽에 커튼처럼 걸려 있는데 소재는 버려진 술병 뚜껑이다. 이 많은 병뚜껑이 그의 손에서 재활용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느 쓰레기 더미에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을 통해 협업과 환경보호, 그리고 역사적 의미와 동적 패턴에 대해 살펴보자.

엘 아나추이는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나 출신의 유명한 아프리카 예술가이다. 그는 1975년부터 나이지리아 대학(Nsukka, Nigeria)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재료를 아름다운 큰 작품으로 탈바꿈시킨다. 그의 연구는 전통적인 아프리카 예술 기법과 추상화된 이미지를 접목시키는 것이다.

작품명: 인류를 연결하는 선(Lines that Link Humanity), 2008년작 작가명: 엘 아나추이(El Anatsui), 가나 태생(1944) 규격: (불규칙) 18 x 25 ft. (5.49 x 7.62 m) 재료: 알미늄 폐품(술병 뚜껑), 구리 끈 바바라, 샘 웰즈 (Barbara and Sam Wells)의 기증품

아프리카의 전통문화 중 직물은 주로 협업의 산물이다. 엘 아나추이의 작품 역시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 엮어낸 결과물이자, 역사적 시간과 현재의 순간이 교차하는 직조물이다. 병뚜껑 하나하나를 연결해 작품이 완성되면 그가 직접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설치하거나, 아니면 전시될 미술관에 작품을 보낸다. 그런데 작품을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 그는 여러 사람들을 작업에 참여시키고, 전시 공간에 따라 설치 방식을 변형하면서 관람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이 작품에서 금색은 엘 아나추이의 조국 가나의 역사와 전통을 표현한다. 섬유는 가나에서 중요하고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금색은 특히 왕족과 관련된 색으로 왕의 존엄과 권위를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는 계곡과 언덕을 연상키시는 패턴과 출렁이는 물결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엘 아나추이는 초기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와 유럽 및 신세계 사이에 노예와 물건을 운반하던 대서양 바다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당시 유럽의 상인들이 물물교환을 위해 아프리카에 가져온 것 중 하나가 술이었다. 그가 모은 이 술병의 뚜껑들은 아프리카의 이런 아픈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킨다. [참조자료 1]

큰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혼합색으로 이루어진 수직 띠와 출렁이는 노란 바다와 그 바다에 떠있는 은빛 조각이 한데 어울려 역동적인 패턴을 만들어내고 있다. 버려진 쓰레기로 아프리카의 역사와 전통을 아름답게 직조한 감동적인 작품을 NC미술관에 오셔서 직접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 더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 아래의 질문에 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 한 예술 작품을 여러 명이 만든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협력할 수 있겠습니까?

• 이 작품의 어디에서 예술가의 지도적 역할을 볼 수 있습니까?

•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소통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입니까?

• 이 작품을 여러분이 직접 벽에 건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습니까?

• 폐품을 사용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면 어떤 종류의 폐품을 재료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참고자료
1. Khan Academy: https://www.khanacademy.org/

NORTH CAROLINA MUSEUM OF ART
2110 Blue Ridge Road Raleigh, NC 27607